The youngest daughter of the great wizard of the famous swordsmanship RAW novel - Chapter (150)
검술 명가의 대마법사 막내딸 150화. 로제테를 살리는 방법(1)(150/214)
150화. 로제테를 살리는 방법(1)
2024.03.29.
“설마 조슈아 전하가 보낸 거야?”
실버는 여기서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알지 못해서 눈동자를 위로 들어 올렸다. 루카스의 시선을 필사적으로 피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루카스는 옹알이 같은 말을 중얼거리는 실버에게 계속 따져 물었다.
“야, 늑대. 대답해 봐. 전하가 보낸 게 맞냐니까?”
어느새 루카스의 머리 위로 자리를 옮긴 삐삐도 루카스의 눈치를 살폈다.
[삐이이…….]“전하께서 왜 이 시간에 널 보내신 거지? 말해 보라니까.”
실버는 이대로 루카스를 확 뿌리치고 도망을 가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했다. 사실 조슈아가 ‘로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실히 알아야 해.’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진작 도망갔을 터였다.
[아우우!]하울링을 한 번 한 실버가 도망가기로 마음먹었을 때였다.
<루카스, 대체 무슨 일이지?>
실버의 목걸이에서 조슈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으앗?”
루카스가 놀라서 뒷걸음을 친 사이 실버가 창문으로 후다닥 달려갔다.
<실버, 잠깐만. 루카스와 할 얘기가 있어.>
창문에 앞발을 올렸던 실버가 다시 루카스에게로 돌아갔다.
“어, 그러니까, 전하 맞으십니까?”
<그래.>
“어, 그…….”
루카스가 실버에게 황족의 예를 갖춰야 하나 고민하며 엉거주춤 허리를 숙이는데, 조슈아가 대충 눈치채고 말했다.
<어차피 보이지도 않는데 황족에 대한 예는 갖추지 않아도 돼.>
“네.”
다시 허리를 편 루카스가 잠시 뜸을 들였다가 물었다.
“그나저나 전하께서 정말 실버를 보내신 게 맞으십니까?”
<어차피 아니라고 해도 믿지 않을 테지. 그래, 내가 실버를 보낸 게 맞다.>
“대체 왜……?”
<공녀와 상의할 게 있었다.>
“이 밤중에 무슨 상의를…….”
<어마마마께서 황후궁에서 주최할 일에 대해 공녀에게 의견을 묻고 싶다고 하시더군.>
“황후 전하께서 그러셨군요. 그런데 왜 편지를 놔두고 전하께서…….”
평소라면 루카스는 조슈아에게 이렇게까지 꼬치꼬치 캐묻지는 않았을 터였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무례를 무릅쓰고 물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조슈아는 자연스럽게 말을 돌리기로 했다.
<아무래도 실버를 통해 직접 대화를 하는 게 편지보다는 더 빠를 것 같아서 말이지. 그런데 공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
“그게…….”
루카스가 한숨을 크게 쉬었다. 실버와 삐삐도 그를 따라 울적한 소리를 냈다.
<무슨 일인데 그러지?>
루카스는 이 이야기를 조슈아에게 해도 될지 망설였다. 아드리안 공작이 이번 일에 대해 저택 사람들에게 함구령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설명하지 않더라도 이미 모든 것을 본 실버가 돌아가서 조슈아에게 설명할 터였다. 조슈아의 성격상 실버에게 모든 것을 들으면 아드리안가로 직접 상황을 물으러 올 게 뻔했다.
그럴 바엔 지금 차라리 차분하게 설명하는 게 나았다.
“꼬맹이가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쓰러지다니?>
루카스는 실버에게 다가가 작게 속삭였다.
“지난번에 한 번 쓰러진 뒤로 몸이 좋지 않아 불안했는데,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의원은 뭐라고 했지?>
“의원은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셀린느 경은…….”
루카스가 뒤늦게 입을 다물자 조슈아가 재촉했다.
<셀린느 경은 뭐라고 했지?>
“그게…….”
조슈아가 자신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실버의 눈동자를 보다가 한숨을 푹 쉬었다.
“전하, 미천한 신하가 감히 여쭙겠습니다. 제가, 저희 아드리안이 전하를 믿어도 되겠습니까?”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지 이해해. 하지만 신께 맹세코, 나는 아드리안과 공녀에게 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을 거야.>
루카스가 침대에 누워 있는 로제테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혹시 전하께선 12년 전 아드리안가에서 일어났던 일을 기억하십니까?”
<12년 전이라면, 스승님께서 마차 사고를 당한 일을 말하는 건가?>
“네. 그때 아버지께서 입조심을 시키셔서 사건의 진상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 그때 아버지를 구한 건 꼬맹이였습니다.”
<……그렇군.>
루카스가 천천히 로제테에게 다가갔다. 그 뒤를 실버가 꼬리를 축 늘어뜨린 채로 따라갔다.
루카스가 창백한 로제테의 이마에 손을 올리며 이어 말했다.
“저는 마법사가 아니라서 꼬맹이가 정확히 어떻게 아버지를 구했는지 여전히 잘 모릅니다. 다만, 그때 꼬맹이가 큰 마법을 쓴 후유증으로 열흘 가까이 쓰러져 있었다는 것은 압니다. 셀린느 경은 꼬맹이의 마나가 고갈되었다고 했었죠.”
<지금 그 얘기를 하는 이유는?>
“셀린느 경은 꼬맹이의 상태가 그때와 비슷하다고 했습니다.”
<마나가 고갈되었다고?>
“엄밀히 따지면 좀 다르다고 하다고는 하는데, 어쨌든 그렇다고 합니다.”
실버의 목걸이 너머에서 조슈아가 작게 앓는 소리를 냈다. 루카스는 주먹을 꽉 쥐었다.
“대체 꼬맹이가 왜 이렇게 됐을까요? 꼬맹이는 그때보다 많이 성장한 데다가 제가 알기로 최근에 몸에 무리가 갈 정도로 마나를 쓴 적도 없습니다.”
<…….>
“그런데 대체 왜…….”
결국 눈에서 참지 못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삐삐가 위로하듯 뺨에 제 얼굴을 비볐지만, 루카스는 진정할 수 없었다.
“처음 꼬맹이를 보았을 때, 저는 오빠로서 꼬맹이를 지켜 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늘 꼬맹이를 지킬 수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저는…….”
<상황을 알았으니 진정하도록 해, 루카스. 공녀도 네가 이렇게 우는 것을 원치 않을 거야. 그리고 공녀에 대해서는 나도 조사를 하도록 하지. 원한다면 황궁의나 황실 마법사도 보내 줄 테니 스승님께 한번 말씀드려 보도록 해.>
“배려에 감사합니다.”
<밤이 늦었으니 이야기는 이쯤 하도록 하지. 상황을 봐서 내가 한번 아드리안가로 찾아갈 테니.>
그 말을 끝으로 실버가 루카스의 눈치를 보다가 창문 쪽으로 슬금슬금 걸어갔다. 간신히 진정한 루카스가 멀어지는 실버의 등에 대고 물었다.
“그런데 황자 전하. 정말 그것뿐입니까?”
<무엇이?>
“전하께서 오늘 패밀리어를 보낸 것에 정말 사심이 하나도 없냐고 묻고 있는 겁니다.”
<그건 지금 내가 할 얘기는 아닌 것 같군.>
조슈아의 대답이 끝나기 전에 실버가 재빨리 창문을 뛰어넘었다.
“전하!”
루카스가 재빨리 창문에 달라붙었지만, 늑대는 어느새 자취를 감춘 뒤였다. 한숨을 한번 쉬고는 로제테의 옆에 돌아와 앉았다.
“꼬맹아, 너 대체 황자 전하와 무슨 사이인 거야?”
당연히 로제테에게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하지만 루카스는 로제테와 조슈아의 짐작할 수 있었다.
‘일전에 다니엘 형이 황자 전하를 굉장히 경계하셨지.’
아마도 다니엘은 두 사람의 사이를 진작 눈치챈 모양이었다.
평소라면 길길이 날뛰었을 일이었다. 상대가 제아무리 조슈아라고 할지라도, 어떻게 사랑스러운 동생을 감히 넘볼 수 있냐고 따졌을 것이다.
그렇지만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다.
“무슨 말이라도 좋으니까 눈 떠서 얘기해 주지 않을래? 이 오빠가 다 이해해 줄 테니까…….”
[삐이이…….]루카스와 삐삐는 동시에 고개를 아래로 떨구었다.
여러 가지 일로 마음이 복잡한 밤이었다.
* * *
조슈아의 침실로 돌아온 실버는 낑낑거리며 조슈아의 눈치를 살폈다. 자신의 부주의 때문에 루카스에게 들켜서 미안하다는 것이었다.
조슈아는 그런 실버의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네 탓은 아니야, 실버. 어쩔 수 없는 일이었잖아.”
여전히 실버는 낑낑 앓는 소리를 냈다.
“어차피 언젠가는 밝혀질 일이었어. 시기가 조금 빠를 뿐이지. 아, 물론 로즈가 알면 화를 낼 수도 있겠지만…….”
실버가 이번에는 다른 이유로 끙끙거렸다. 조슈아는 힘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로즈는 어땠지?”
실버는 자기가 본 광경을 그대로 묘사했다.
“그래. 얼굴에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단 말이지.”
조슈아는 실버가 한 묘사와 조금 전 통신구를 통해 들은 루카스의 설명을 곱씹어 보았다.
‘마나 고갈이라…….’
흔치 않은 일이었다. 게다가 루카스의 말처럼 상황상 로제테가 마나 고갈이 될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었다.
한 가지 짚이는 점이 있다면…….
-그동안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시간을 돌린 것에 부작용은 없나?
-부작용이요?
-그래. 나는 그대가 쓴 마법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지 못해. 하지만 그런 마법에 부작용이 없다는 게 조금 의아해서 말이지.
언젠가 조슈아는 로제테에게 그런 의문을 표한 적이 있었다. 그녀가 사냥 대회 날 이유도 없이 쓰러진 다음이었을 것이었다.
당시 로제테는 지금까지 괜찮았으니 앞으로도 별일 없을 거라고 답했다. 조슈아 또한 그랬으면 좋겠다고, 아니, 꼭 그래야만 한다고 답했다.
실제로도 그는 이대로 아무 일 없이 넘어가기를 바랐다. 하지만 잔인한 아쉘라 여신은 로제테를 가만히 놔두지 않을 생각인 듯 싶었다.
“만약 로즈가 마법의 대가로 쓰러진 거라면, 그 아이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야.”
[컹?]“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로즈가 모든 것을 바꾸기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아는 사람은 나뿐이니까.”
조슈아는 서랍장으로 가서 오필리아가 주었던 팬던트를 손에 꽉 쥐었다.
“일단 어마마마께 이 팬던트에 대해 물어 봐야겠어.”
그 어떤 위협으로부터도 소유자를 지켜 준다고 했던 마법석 팬던트.
그 ‘위협’의 범위에 정확히 어떤 게 들어가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로제테의 마법으로부터 그를 보호했던 이 마법석이라면 그 마법의 대가를 받고 있는 로제테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오필리아에게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물어야 했다. 행여나 마법석의 힘만 쓰고 로제테가 깨어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었으니까.
“어마마마께선 주무시고 계실 거니 일단 다른 방법을 찾아보도록 해야겠어. 실버, 따라와.”
조슈아는 팬던트를 다시 서랍에 넣어 놓고는 방을 나섰다. 그의 행선지는 온갖 마법 서적이 모여 있는 도서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