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oungest daughter of the great wizard of the famous swordsmanship RAW novel - Chapter (153)
검술 명가의 대마법사 막내딸 153화. 로제테를 살리는 방법(4)(153/214)
153화. 로제테를 살리는 방법(4)
2024.04.01.
“지금은 금지된 마법 같은 거 말입니다.”
조슈아가 저도 모르게 얼굴을 굳혔다. 반면 아드리안가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중 단 한 명, 아드리안 공작만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금지된 마법? 그게 뭐야? 꼬맹이가 흑마법이라도 썼다는 거야?”
“굳이 따지자면 흑마법만 금지된 마법인 건 아닙니다.”
“그럼? 꼬맹이가 대체 무슨 마법을 쓴 거야?”
“그것까진 저도 알 길이 없어 여러분께 묻는 거지요.”
미하엘이 여전히 얼굴을 굳힌 조슈아에게 묘한 시선을 주었다. 실제로도 여기서 미하엘의 질문에 답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조슈아뿐이었다.
그러나 조슈아는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내가 함부로 말을 할 주제가 아니야.’
로제테가 마법으로 시간을 돌렸다고 말하면, 필연적으로 그녀가 왜 그런 일을 벌였는지에 대한 질문도 따라오게 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그녀가 과거 어떤 짓을 했는지도 밝힐 수밖에 없었다.
로제테가 아드리안 공작과 다니엘에게 한 짓까지. 그리고 로제테는 늘 그 사실이 밝혀지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했었다.
조슈아는 아드리안 공작과 다니엘을 잘 알았다. 그들은 기억하지도 못하는 로제테의 만행을 안다고 해서 자신들이 사랑하는 로제테를 원망하거나 내치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그 모든 사실은 로제테가 직접 말해야만 했다. 조슈아가 여기서 진실을 말하는 건 일종의 월권행위였다.
조슈아가 침묵을 지키고 있는데, 아드리안 공작이 여전히 심각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후작이 말하는 금지된 마법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알기로는 없네. 로즈가 그런 짓을 벌일 아이도 아니고.”
“혹시 오해하실까 봐 말씀드리자면 현재 금지된 마법에는 악한 것만 있는 건 아닙니다. 의도는 좋으나, 성공률이 0에 가까운, 그러니까 많은 사람이 시도하다 죽은 마법도 금지되었죠. 이를테면…….”
미하엘이 작게 중얼거렸다.
“사람을 살리는 마법이라든가, 시간을 되돌리는 마법 같은 거요.”
조슈아가 주먹을 꽉 쥐었고, 아드리안 공작이 생각이 많은 얼굴이 되었다.
침묵하는 아드리안 공작을 대신하여 다니엘이 차분히 물었다.
“저희가 알고 있는 바로는 없지만, 만에 하나 로제테가 그 금지된 마법을 썼다고 칩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무슨 마법을 썼는지까지 알아내야 합니까?”
“무슨 마법을 썼는지가 중요하긴 합니다. 그것을 알면 방법을 찾기 수월해지긴 합니다만, 모른다고 해도 방법은 있죠.”
“그럼 일단 그 방법으로 시도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미하엘이 다니엘을 향해 검지를 세웠다.
“그 전에 의뢰 비용부터 논의해 보도록 하지요.”
“의뢰 비용이라면 얼마든지 드릴 수 있습니다. 저희 로즈만 살려 주신다면…….”
“먼저 말씀드린다면 저는 금전적인 대가를 바라는 게 아닙니다. 아실지도 모르겠지만 마탑은 금전보다는 다른 대가를 더 많이 받아서요.”
“금전적인 대가가 아니라도,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하겠습니다.”
“그럼…….”
미하엘이 눈을 곱게 접으며 웃었다.
“아드리안 공녀를 제게 주실 수 있으십니까?”
* * *
“그 X끼, 완전 또라이 아냐? 애초에 마탑주가 맞기는 한 거야? 저딴 X끼를 어떻게 믿어?”
루카스가 빨개진 얼굴로 씩씩거렸다. 이자벨이 관자놀이를 짚었다.
“루카스, 언행을 좀…….”
“내가 지금 말을 곱게 하게 생겼어? 누나도 들었잖아! 저 미친놈이 뭐라고 했는지!”
루카스는 이자벨이 뭐라고 대꾸할 틈도 주지 않고 계속 말을 다다다 쏘아붙였다.
“꼬맹이를 달라니? 꼬맹이가 무슨 물건이야? 달라고 하면 주게?”
“물건 취급한 건 아니야. 혼담을 넣은 거잖아.”
이자벨의 말이 맞았다.
삼십 분 전, 로제테를 달라는 미하엘의 말을 들었을 때 아드리안가 사람들은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루카스는 아예 대놓고 날뛰었다. 꼬맹이를 데리고 뭔 짓을 할 생각이냐는 것이다.
이자벨 또한 팔짱을 낀 채 언짢은 얼굴로 미하엘을 노려보았고, 아드리안 공작은 입을 꽉 다물었다.
다니엘만 애써 차분하게 되물었다.
-로즈를 달라는 게 정확히 어떤 뜻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미하엘은 그제야 자세히 설명했다.
-제가 말을 오해하게 한 것 같군요. 소설에서 보면 이렇게 말을 하던데……. 아무튼 제 말은 로제테와 결혼하고 싶다는 뜻입니다.
그는 사실 어릴 적부터 로제테를 마음에 두고 있었으며, 그녀에게 이미 청혼했다고도 털어놓았다. 쉘튼 왕국의 사절단이 모두 떠났는데도 혼자 제국에 남아 있는 이유 또한 로제테라고 했다.
물론, 그 말을 들은 루카스는 더욱더 날뛰었다. 다니엘이 성난 루카스의 입을 막았다.
일단 생각 좀 해 봐야겠다는 이유로 아드리안의 네 사람과 조슈아는 공작의 집무실로 향했다. 미하엘은 세바스찬의 안내를 받으며 응접실로 향했다.
“혼담을 넣은 방식이 너무 악질적이잖아! 자기가 꼬맹이를 살려 주면 뭐, 결혼할 자격이 생기는 거야? 이건 꼬맹이 목숨 갖고 장난치는 거지! 우리가 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잖아!”
이자벨은 이젠 루카스에게 대꾸할 정신도 없어 그저 고개만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고 그동안 꼬맹이가 우리에게 청혼에 대해서 말을 안 했다는 건 저 자식과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잖아! 안 그래? 그런데 꼬맹이를 원하지도 않는 상대와 결혼시키라고? 난 못 해! 난 반대야!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고!”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문제잖아, 지금.”
“누나는 지금 누구 편을 들고 있는 거야!”
“조용.”
다니엘이 그답지 않게 나지막이 중얼거리자 루카스와 이자벨이 입을 꾹 다물었다.
“아버지와 황자 전하 앞이다.”
루카스는 불만스럽다는 듯 작게 구시렁거렸지만, 소리를 높이지는 않았다. 그런 루카스의 어깨를 톡톡 두드린 다니엘이 아드리안 공작에게 물었다.
“아버지 생각은 어떠신가요?”
“…….”
“아버지?”
공작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사실, 그는 조금 전 미하엘이 넌지시 건넸던 말을 듣고 생각이 많아진 참이었다.
-사람을 살리는 마법이라든가, 시간을 되돌리는 마법 같은 거요.
아드리안 삼 남매는 꼬맹이가 그런 마법을 쓸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더 나아가 꼬맹이에게 그런 능력이 없을 거라고 여겼다.
그러나 아드리안 공작은 미하엘의 말을 듣자마자 그동안 잊고 있었던 의문점들을 다시 떠올렸다.
어릴 적부터 로제테는 종종 이해 안 되는 행동을 하고는 했었다.
다니엘에게만 난데없이 마차를 탈 때 조심하라고 경고하더니, 실제로 마차 사고를 당한 공작을 구하기 위해 직접 달려왔다.
셀린느도 어떻게 썼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마법을 쓰며 그를 구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고아원에서 새우를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는데 새우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패밀리어 삐삐는 말도 안 되게 어린 나이에 스스로 소환했으며, 삐삐의 도움을 받아 황후, 오필리아의 독살을 막았다.
아드리안 공작은 그런 로제테를 수상쩍게 여겼지만 그녀를 다그치거나 이유를 묻지 않았다.
로제테 아드리안은 그의 사랑스러운 막내딸이었고, 그녀가 무엇을 하든 자신이 지켜 줄 수 있을 거라 여겼기에.
그런데 자신의 오만이었을까. 그는 꼭 중요한 순간에 로제테에게 도움만 받았을 뿐, 그녀를 위험으로부터 지켜 주지 못했다.
차라리 진작 로제테에게 비밀을 털어놓으라고 했다면, 이런 일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거기까지 생각했던 아드리안 공작은 문득 놓치고 있던 것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맞은편에 앉아 있던 조슈아의 금색 눈과 눈이 딱 마주쳤다.
‘그러고 보니 황자 전하도 특이한 행동을 보이시곤 했었지.’
로제테를 보겠다고 연락도 없이 아드리안 저택에 불쑥 쳐들어오곤 했었다.
게다가 로제테에게 오필리아의 독살 미수범을 잡는 것을 도와달라고 했다고 했다.
‘로즈 또한 전하를 보자마자 크게 울었었어.’
무엇보다 요즘 들어 계속해서 반복되던 꿈이 마음에 걸렸다. 단순히 꿈이라고 치부하기엔 굉장히 꺼림칙했던 그 꿈이 뭔가를 말해 주고 있지는 않았을까.
어쩜 그 꿈도 지금 상황과 무슨 연관이 있지 않을까.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공작이 세 남매에게 말했다.
“너희는 잠깐 나가 보도록 해라. 전하와 긴히 할 얘기가 있으니.”
“아버지? 이 상황에서 저희 빼고 황자 전하와 할 얘기가 뭐가 있나요?”
“그럴 일이 있으니 나가 보거라.”
루카스는 다니엘과 이자벨의 눈치를 살피다가 제일 먼저 방을 나갔다. 다니엘과 이자벨도 그 뒤를 따라나섰다.
“전하, 무슨 생각을 그리 깊이 하시고 계십니까?”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과 달리, 조슈아는 여전히 생각이 많은 얼굴이었다.
실제로도 그는 미하엘의 충격적인 발언 이후로 생각이 많았다.
어떻게 감히 로제테를 넘보는 거냐고 화를 내고도 싶었고, 그의 멱살을 잡고 사람 목숨 갖고 장난치지 말라고 경고하고도 싶었다.
그런 충동을 참느라 손바닥에 손톱 자국이 남을 정도로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제게 무슨 얘기를 하시려고 그러십니까?”
아드리안 공작이 단둘이 이야기하자고 할 때만 해도 조슈아는 별생각이 없었다. 기껏해야 공작이 미하엘에 대해 아는 게 있냐고 물을 줄 알았다.
그럼 자신이 아는 한에서 말해 주려고 했다.
그런데 아드리안 공작이 의외의 말을 꺼냈다.
“전하께서야말로 제게 하실 말씀은 없으십니까?”
“제가요? 글쎄요. 특별히 없는데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로즈에 관해서 말입니다.”
아드리안 공작이 심호흡을 한 번 쉰 뒤 다시 입을 열었다.
“로제테가 저 몰래 무슨 일을 했는지, 전하께서는 알고 계신 거냐고 물은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