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oungest daughter of the great wizard of the famous swordsmanship RAW novel - Chapter (192)
검술 명가의 대마법사 막내딸 192화. 반격(3)(192/214)
192화. 반격(3)
2024.05.10.
“저는 아빠를 지키러 갈래요.”
로제테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다. 만약 사람들이 말린다면 마법으로 제압하고 아드리안 공작을 구하러 갈 생각까지 한 것이었다.
그런데 루카스가 마구잡이로 머리를 헝클이더니 그녀에게 동의했다.
“그래. 가자, 꼬맹아.”
“그러니까 막지 마……. 네?”
그가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었다.
“왜 그렇게 봐? 가자니까. 아버지의 실력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도와드리러 가는 게 좋겠지.”
“아니, 저 혼자…….”
“말했잖아. 너 혼자 보내기엔 마음이 편하지 않아. 막내가 혼자 뭘 하겠다고.”
이자벨이 그런 루카스를 꾸짖었다.
“아무리 철이 없어도 그렇지, 지금 그런 소리가 나와? 애를 부추기면 어쩌자는 거야?”
“누나.”
그녀를 바라보는 루카스의 눈빛에선 어느새 장난기가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그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속삭였다.
“누나 말처럼 나는 철이 없어서 귀족의 의무니, 신하의 도리니 그런 거 몰라. 내게 중요한 건 꼬맹이처럼 우리 가족이야.”
“…….”
“젠장, 이대로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제정신으로 살 수 있을 것 같아? 누나나 형도 잘도 그럴 수 있을 것 같지?”
이자벨과 다니엘은 차마 대답하지 못했다.
아드리안 공작이 에른하르트 제국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거라고 애써 합리화하고 있지만, 그들의 마음이라고 편할 리가 없었다.
“그러니까 누나와 형은 전하를 데리고 무사히 수도로 돌아가. 가서 그곳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해. 나와 꼬맹이는 이곳에서 해야 할 일을 할 테니까.”
루카스가 다시 장난스럽게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그 후에 수도에서 무사히 만나자고. 난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아. 다니엘 형이나 이자벨 누나의 결혼식도 봐야 하고, 인정하긴 싫지만 우리 꼬맹이 시집가는 것도 봐야 하고.”
중간에 혼자 가겠다고 항의하는 로제테의 의견은 가볍게 무시당했다.
“그러니까 얼른 가. 아 참, 그리고 너.”
그가 구석에서 덜덜 떨고 있는 베키에게 다가가 뒷덜미를 낚아챘다.
“저, 저, 저, 저요?”
“너도 같이 가.”
“제가 왜!”
“마탑에서 일했다고 했으니까 마탑주에 대해 뭐 아는 게 조금이라도 있을 거 아냐? 약점이라든가.”
“……몰라요!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루카스의 눈이 가늘게 휘어졌다.
“방금 대답이 느렸는데. 뭔가 알고 있는 거지?”
“…….”
“게다가 아까 보니까 결계에서 나온 뒤로 마법을 제대로 쓸 수 있는 것 같고. 저 패럿도 그쪽 패밀리어 아냐?”
루카스가 턱짓으로 가리킨 나무 기둥 위에는 그의 말처럼 패럿 한 마리가 몸을 세운 채로 이쪽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대로 미하엘 르쉐르를 막지 못한다면 네가 무사할 수 있을 것 같아? 아닐걸. 그 자식이 괘씸죄로 네게 사람을 보내 처리하지 않을까?”
“…….”
베키는 차마 아니라고 말하지 못했다. 그녀도 미하엘이 끈질기게 따라와 복수할 거라 생각하는 듯했다.
“그러니까 얼른 가자고.”
베키는 입술을 달싹이며 고민하나 싶더니 이내 제 패밀리어에게 손짓했다. 패럿이 타다닥 달려와 그녀의 다리에 매달렸다.
그때, 기사 몇 명이 손을 들었다.
“저희도 가겠습니다.”
“주군을 지키겠습니다.”
로제테가 바락 소리를 질렀다.
“다 필요 없어요! 저 혼자 갈 거라니까요.”
그러나 루카스를 비롯한 그들은 단호했다.
“안 됩니다! 아가씨를 어떻게 혼자 보냅니까?”
“저희가 엄호하겠습니다.”
“맞아, 꼬맹아. 포기하고 같이 가.”
“…….”
“그럼 가자.”
루카스가 로제테의 손을 꽉 쥐었다.
‘냉정하게 생각해.’
뿌리쳐야 한다. 희생양을 더는 늘릴 수 없었다.
미하엘 르쉐르는 적어도 그녀를 죽일 수 없었다. 그러니 최악의 경우엔 공작만 무사히 대피시키고 미하엘과 함께 가면 모든 상황이 해결될 터였다.
미하엘이 다른 사람에게 가는 것만 필사적으로 막으면 되니까.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같이 가면 골치가 아파진다. 공작 하나라면 모를까, 여러 사람을 무사히 대피시킬 자신이 없었다.
‘삐삐.’
로제테가 속으로 생각하자 삐삐가 그녀의 어깨로 날아와 울었다.
[삐!]‘레인 경의 패밀리어에게 미하엘의 약점이 뭐냐고 물어봐 줘.’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삐삐가 패럿의 등 위로 날아가 앉았다.
[삐이? 삣!]삐삐의 말을 패럿이 베키에게 전달했다. 베키가 로제테를 흘끔거렸다. 로제테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자, 그녀의 계획을 눈치챘는지 베키가 패럿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아마 저쪽도 생각으로 대화를 하는 모양이었다.
그걸 다시 패럿에게서 전해 들은 삐삐가 로제테에게 포르르 날아왔다. 삐삐의 부리에는 처음 보는 파란 마법석이 들려 있었다.
로제테가 의아한 얼굴로 베키를 바라보자 그녀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동시에 삐삐가 로제테의 손바닥에 마법석을 떨어뜨리며 지저귀었다.
[삣!] [컹!]삐삐가 약점을 알아 왔다고 소리치는 것과 동시에 실버가 조슈아를 향해 무언가 외쳤다. 아마 로제테와 삐삐의 행동이 수상하다고 말한 거겠지.
“로즈……!”
그러나 그가 반응하는 것보다 로제테가 더 빨랐다.
“오빠, 미안해요.”
루카스에게서 손을 빼낸 그녀는 마법을 시전했다. 그녀와 다른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결계를 만들어 세운 것이었다.
“이거 뭐야? 꼬맹아, 얼른 취소해!”
루카스가 보이지 않는 투명한 벽을 주먹으로 쾅쾅 두드렸고, 실버가 앞발로 박박 긁었다.
로제테는 조슈아에게 입 모양으로 속삭였다.
‘언니와 오빠들을 부탁해요. 최대한 빨리 수도로 돌아가요. 그리고 사랑해요.’
그녀는 눈을 크게 뜨는 그의 얼굴에서 겨우 고개를 돌려 삐삐와 함께 아드리안 공작을 향해 달려갔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것으로도 모자라 목 속에서 혈향이 느껴질 정도로 숨 가쁘게 뛰었다.
로제테는 전속력으로 뛰어가면서도 베키에게 전해 들은 말을 머릿속으로 상기했다.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마탑주가 신전에 관련된 의뢰나 마탑에 신관이 방문하는 것을 꺼렸다고 해요. 이전 마탑주가 있을 땐 안 그랬다고 하는 것을 보면 뭔가 있지 않을까요? 그 외엔 저도 잘 모르겠네요.
신전과 신관이라…….
베키의 말대로 그것만으로는 약점이라고 하기엔 약했다. 미하엘이 단순히 신전에 악감정을 갖고 있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현재로선 그게 미하엘의 유일한 약점이었으니 그것에 희망을 걸어 보기로 했다.
비록 로제테는 타고난 신력은 없었지만, 그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마법은 알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달려갔을까. 우위를 가늠할 수 없는 강력한 두 마나가 맞부딪치며 파생되는 파장이 그녀에게도 쏟아졌다.
피부가 따가울 정도로 강력한 힘이었다. 실제로도 뺨과 팔 등에 가벼운 생채기가 났다.
‘다행이야. 아빠가 아직 견디고 계셔!’
로제테는 희망을 얻고 다리에 단단히 힘을 주고 달렸다. 곧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날리는 모래바람과 마주쳤다. 그리고 희미하게 보이는 두 인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드리안 공작은 마나로 빛나는 검을 쉴 새 없이 휘두르고 있었고, 미하엘은 마법으로 그 공격을 막았다.
아까보다 미하엘의 반응 속도가 느렸다. 아마도 실버가 그의 패밀리어인 페리토의 옆구리를 단단히 찢어발겨서 그런 것 같았다.
실제로 공작의 검에 베였는지 미하엘의 몸이 맨처음 공격 받았던 등뿐만 아니라 곳곳이 피로 얼룩져 있었다.
그러나 그건 아드리안 공작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부상만 보면 공작 쪽의 상태가 더 심각해 보였다.
그런데도 그의 속도는 아까와 별 차이가 없었다.
두 사람은 로제테가 근처까지 왔는데도 그녀를 눈치채지 못했다. 로제테 또한 숨을 죽이고 상황을 관찰했다.
‘마나를 어느 정도 회복했어.’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미하엘에게서 도망친 그 잠깐 동안 마나 코어에 마나가 꽤 많이 차올랐다. 그리고.
‘이게 효과가 있었어.’
로제테는 베키가 준 마법석을 꽉 쥐었다.
-마나가 남아도는 공녀님은 이런 게 필요 없으시겠지만, 저 같은 평범한 마법사들은 이런 걸 갖고 다녀요. 특히 이번엔 마물이 얼마나 셀지 몰라서 최상급으로 구해서 왔는데, 이게 도움이 될 거예요.
설명에 따르면 체내 마나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조금이나마 마법의 효과를 증폭시켜 주는 마법석이라고 했다.
소유자의 마나 보유량이나 실력에 따라 효과가 더 극적으로 나타나니, 로제테에게는 확실히 효과가 나타날 거라고도 덧붙였다.
로제테도 이런 게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확실히 지금까지는 특별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갖고 다니지 않던 것이기도 했다.
로제테가 일단 숨죽이고 상황을 지켜보는데, 아드리안 공작이 미하엘의 심장을 노리고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 전에 미하엘 쪽에서 뻗어 나온 가느다란 밧줄이 그의 검을 꽉 움켜쥐었다. 공작의 움직임이 봉쇄되었다.
마나로 만들어진 밧줄은 공작의 검을 으스러뜨릴 기세로 꽉 조였다. 그러나 장인이 특별한 소재로 만든 데다가 마나까지 두른 검은 부러지기는커녕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지긋지긋하군. 원래 버러지들이 명줄이 질기다고는 하는데, 아주 성가셔.”
이를 악물고 중얼거린 미하엘이 손을 휘저었다. 밧줄이 이번엔 공작의 검을 힘껏 잡아당겼다. 공작은 검을 놓치지 않기 위해 손에 꽉 힘을 주며 버텼다.
그러나 힘을 당해 낼 수 없어서 그대로 끌려가며 중심을 잃었다.
그가 발을 헛디디며 잠깐 비틀거렸을 때였다. 아주 찰나의 순간, 미하엘의 마나가 공작의 심장을 노리고 날카로운 칼처럼 쏟아졌다.
“안 돼!”
로제테가 바로 그들에게 달려들며 마법을 시전했다. 그녀가 쏟아 낸 마나가 미하엘의 마나의 방향을 바꿨다. 공작의 왼쪽 땅에 그의 마나가 화살처럼 박혔다.
로제테는 두 남자 사이를 가로막으며 섰다.
“이제 그만해, 미하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