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oungest daughter of the great wizard of the famous swordsmanship RAW novel - Chapter (24)
검술 명가의 대마법사 막내딸 24화. 멜로디 오서(1)(24/214)
24화. 멜로디 오서(1)
2023.11.24.
“로즈, 그건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란다. 그리고.”
아드리안 공작이 자신을 간절하게 쳐다보는 조셉 오서를 흘끔거리며 중얼거렸다.
“멜로디 오서의 행적을 찾아보고 있지만 아직 찾지 못했어. 어지간히 꼭꼭 숨겨 둔 모양이야.”
“제가!”
재빨리 소리쳤던 로제테는 목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인상을 썼다. 루카스가 말하지 말라고 말렸지만 꿋꿋하게 얘기했다.
“제가 찾을 수 있어요.”
“네가 어떻게?”
아드리안 공작이 의문을 표했고.
“진짜인가요, 아가씨? 정말 멜로디를 찾을 수 있나요?”
조셉이 간절하게 창살에 매달렸다.
로제테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 있어요.”
그녀는 조심스럽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것을 들은 아드리안 공작의 눈이 커졌다.
* * *
“확실히 일리가 있는 말이에요.”
아드리안 공작에게서 로제테의 계획을 들은 셀린느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한 번도 해 본 적은 없지만 이론적으로는 그럴듯해요. 어떻게 작은 아가씨께서 그런 것을 생각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럴 때는 그냥 아무것도 모른다는 척 웃는 게 최고다.
로제테는 복잡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셀린느를 향해 그저 웃었다.
그래도 셀린느가 행동을 취할 생각을 하지 않길래 그녀의 치마를 조심스럽게 잡아당겼다. 재촉의 의미였다.
그걸 알아들었는지 셀린느가 표정을 가다듬었다.
“아무튼 해 보겠습니다.”
로제테가 제안한 방법은 추적술이었다. 아직은 쓰이지 않지만, 로제테가 시간을 돌리기 전에는 간혹 쓰였던 마법이었다.
셀린느가 로제테에게 재차 확인했다.
“조셉 오서의 혈액으로 추적한다는 거 맞죠?”
“네.”
로제테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제안한 방법은 바로 혈연 확인 마법을 이용한 추적 마법이었다.
조셉 오서가 갖고 있는 마법 통신구의 수신 범위를 확인한 뒤, 그 안에서 혈연 확인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시간은 좀 걸리지만, 범위만 좁히면 멜로디를 찾을 수 있었다.
‘문제는 멜로디가 있을 만한 범위를 좁히는 게 어렵다는 거지만…….’
로제테는 자신 있었다. 그녀는 과거 댈러스 후작의 지시로 사람들을 추적하는 데 도가 튼 사람이었으니까.
다만 셀린느는 로제테의 의견에 동조하면서도 조금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그 범위를 좁히는 게 쉽지 않아요.”
“할 수 있어요.”
로제테는 이제 조금 돌아온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가능해요.”
셀린느가 확신에 찬 로제테를 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역시 범인은 천재를 이해할 수 없는 법이지요. 같이 한번 해 봐요.”
곧 아드리안 공작이 사람을 시켜 조셉 오서가 갖고 있는 통신구를 갖고 오게 했다.
로제테는 기사 하나가 서둘러 갖고 온 통신구에 손을 댄 채 눈을 감았다.
그때 셀린느가 로제테의 어깨를 잡았다. 로제테가 놀라서 뒤를 돌아보자 그녀가 웃었다.
“아가씨의 코어는 아직 작아서 또 무리가 갈 수 있어요. 제가 마나를 보태 줄게요.”
셀린느의 마나가 로제테의 몸속으로 흘러 들어왔다.
로제테는 많은 양의 마나가 작은 마나 코어를 보호하듯 감싸는 것을 느끼며 추적 마법을 발현했다.
‘저택의 남서쪽. 이 정도 거리면 수도 외곽으로 나가야 할 것 같아.’
눈을 뜬 로제테가 검지로 지도 어느 부분을 가리켰다.
“이쪽이에요.”
지도를 예의 주시하던 아드리안 공작이 기사들에게 무언가를 열심히 지시했다. 언뜻 듣기에 황실 마법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라는 것 같았다.
어느새 로제테에게서 마나를 거둔 셀린느도 빙긋 웃었다.
“저도 가 볼게요. 로제테 아가씨는 방에 돌아가서 쉬세요. 또 무리하면 안 돼요.”
“저도…….”
가고 싶다는 말을 하려는데, 아드리안 공작이 딱 잘라 거절했다.
“어른들에게 맡기렴.”
“하지만…….”
그가 로제테의 두 어깨를 조심스럽게 잡고 미소 지었다.
“네가 큰일을 했다는 것은 알고 있단다, 로즈. 하지만 이번엔 이 아비를 믿어 주면 안 되겠니?”
로제테는 입술을 깨물며 아드리안 공작을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공작의 보라색 눈에는 여러 감정이 담겨 있었다.
그 속에서 걱정과 애정을 발견했을 때, 로제테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그래.”
아드리안 공작이 눈짓하자, 기사 하나가 로제테에게 다가왔다.
“아가씨, 방까지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기사를 따라 걸어가던 로제테가 공작을 돌아보았다.
“무사히 와야 해요.”
공작이 눈을 조금 크게 떴다가 이내 다시 웃었다.
“그러마.”
* * *
로제테는 무거운 마음으로 방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아드리안 삼 남매가 안으로 들어왔다.
루카스가 로제테를 따라 침대에 털썩 앉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야. 나는 아버지에게 더 혼날 줄 알았지 뭐야.”
다니엘이 엄히 타일렀다. 늘 부드럽게 웃고 있던 그의 얼굴이 그답지 않게 굳어 있었다.
“아버지께서 돌아오시면 더 혼날 거야. 넌 좀 더 혼나야 해. 어떻게 로즈를 데리고 그곳에 갈 생각을 했어?”
“하지만……!”
“제가 가고 싶다고 했어요.”
로제테가 끼어들자 다니엘이 이번엔 그녀를 타일렀다.
“너도 그러면 안 돼, 로즈. 혹시라도 잘못되면 어쩌려고 그랬어.”
로제테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제가 루카스 오빠를 지킬 수 있어요.”
“아니, 아니지. 네가 우리를 지키는 게 아니라 우리가 널 지켜야지.”
“……?”
“너는 우리 막내잖니. 너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
“맞아.”
이자벨도 동조했다.
“너는 아직 작고 어리잖아. 우리에게 맡겨.”
그렇지만 그러는 언니와 오빠도 저랑 나이 차이가 얼마 안 나잖아요. 언니, 오빠도 아직 어리단 말이에요.
그렇게 따지고 싶었지만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몇 살 차이 안 나지만, 오늘따라 유독 다니엘과 이자벨의 얼굴이 어른스러웠기 때문이다.
로제테는 고개를 푹 숙이며 발을 동동거렸다.
이런 마음이 들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보호받는 듯한 느낌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루카스가 ‘꼬맹이 얼굴이 빨개졌대요!’라고 놀리는 소리를 들으며 로제테는 모든 일이 잘 해결되기를 속으로 빌었다.
* * *
로제테가 범위를 좁히자, 멜로디는 생각보다 빨리 찾을 수 있었다.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멜로디는 수도 외곽에 있는 한 저택에서 발견되었다.
“찾았습니다! 이곳입니다!”
직접 수도 외곽을 뒤지던 아드리안 공작은 기사의 말에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방문 앞에는 방을 지키던 기사가 아드리안가의 기사에게 제압당해 쓰러져 있었다.
“들어가시죠.”
아드리안 공작은 천천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침대 위에 볼록 솟은 이불 더미를 볼 수 있었다.
그는 수하에게 기다리라고 손짓한 뒤 천천히 다가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이불 더미가 움찔거리더니 안에서 겁에 잔뜩 질린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사, 살려 주세요.”
아드리안 공작이 머리로 추정되는 곳을 쓰다듬었다.
“나는 널 해치지 않는단다.”
“정말요?”
“그럼. 아쉘라 여신님에게 맹세하마.”
그제야 살짝 안심했는지 아이가 고개만 빼꼼 내밀었다.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여자아이였다. 조셉이 말해 준 멜로디 오서의 인상착의와 같았다.
“혹시 네 이름이 멜로디니?”
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제 이름은 어떻게 아셨어요?”
“네 오빠가 말해 줘서 알았지.”
“우리 오빠를 알아요?”
“그래. 오빠가 널 데리러 와 달라고 부탁해서 왔단다.”
“하지만…….”
아이, 멜로디가 우물거렸다.
“다른 아저씨들은 오빠가 절 찾으러 온댔는데.”
“그래?”
“네. 근데 왜 오빠는 안 왔어요?”
“오빠가 조금 바쁘거든.”
아드리안 공작이 손을 내밀었다.
“이 아저씨와 같이 가지 않으련?”
멜로디가 망설였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은 따라가지 말라고 오빠가 그랬어요. 그런데 제가 모르는 사람을 따라와서 이모랑 헤어졌어요. 그래서…….”
아드리안 공작이 미소 지으며 칭찬했다.
“맞아. 모르는 사람은 따라가면 안 된단다. 잘 배웠구나. 그럼 이거면 될까?”
그가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검을 보여 주었다. 검 손잡이에는 아드리안가의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멜로디는 그것을 바로 알아 보았다.
“어? 그거 오빠 검에 있는 것하고 똑같아요! 아저씨도 아드리안 공작님을 위해 일하는 건가요?”
“그래, 맞아. 이제 좀 믿을 수 있겠니?”
그래도 멜로디는 고민하는 얼굴을 했다. 그러나 이내 결심했는지 꼬물꼬물 이불에서 나왔다.
“좋아요. 아저씨를 믿을게요. 그리고 사실 여기는 더 이상 있기 싫거든요.”
“그래, 잘 생각했구나.”
아드리안 공작이 멜로디를 품에 안고 밖으로 나왔다.
“자, 이제 오빠를 보러 가자꾸나.”
* * *
아드리안 공작이 멜로디를 데려오는 사이, 그의 수하들이 바쁘게 움직여 배후를 찾았다.
제일 먼저 멜로디가 발견된 건물의 소유주를 찾았다. 그런데 소유주는 귀족도 아니고 그저 그런 재산을 보유한 상인이었다.
아드리안 공작은 상인이 그의 재력으로 그런 저택을 구매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상인을 심문한 결과, 실소유주가 샤네 자작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저는 아닙니다! 제가 왜 아드리안 공작님을 해치려고 하겠습니까!”
샤네 자작은 저택에 들이닥친 치안대를 보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그의 저택에서 조셉 오서가 갖고 있던 것과 한 쌍인 마법 통신구가 발견되었다. 그가 조셉에게 사주했다는 증거였다.
황제는 이번 일을 좌시할 수 없다면서 친히 황실 기사단에게 조사를 명령했다. 샤네 자작은 황성의 지하 감옥에 갇혔다.
그리고 멜로디는 무사히 아드리안 공작과 함께 공작저로 왔다.
그 소식을 들은 로제테는 아드리안 삼 남매와 함께 멜로디를 보러 나왔다.
‘우와, 예쁘다.’
조셉 오서의 동생, 멜로디 오서는 다소 평범한 오빠와 달리 인형처럼 예쁘게 생긴 아이였다.
눈에 띄는 화사한 금발과 가을 하늘을 닮은 푸른색 눈동자. 밀가루로 반죽한 것 같은 말랑한 흰 뺨.
로제테는 멜로디를 보며 언젠가 보았던 엘리샤의 비스크 인형을 떠올렸다.
그렇게 예쁘게 생긴 아이가 안 그래도 동그란 눈을 더욱 똥그랗게 뜬 채 덜덜 떨고 있었다. 안쓰러울 정도였다.
그러나 멜로디의 예쁜 외모보다 로제테의 관심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다.
‘저 아이, 좋은 선생님에게서 배우면 꽤 실력 있는 마법사가 될 것 같아.’
조셉이 검술에 실력을 타고났다면 멜로디는 마법에 재능이 있었다.
아직 마법을 배운 적이 없어 갈무리되지 않은 마나의 기운이 철철 흘러나왔다. 타고난 체내 마나가 꽤 많다는 뜻이었다.
멜로디를 보고 나서야 왜 댈러스가에서 그녀를 죽이지 않고 데리고 있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들은 멜로디를 키워서 이용하려고 했던 것이다. 더불어 조셉을 협박할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였다.
아드리안 공작의 품에서 내려온 멜로디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오빠는요? 오빠는 어디 있어요? 오빠를 보러 온댔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