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oungest daughter of the great wizard of the famous swordsmanship RAW novel - Chapter (26)
검술 명가의 대마법사 막내딸 26화. 멜로디 오서(3)(26/214)
26화. 멜로디 오서(3)
2023.11.26.
“멜로디!”
드디어 감옥에서 풀려난 조셉이 비틀거리며 달려왔다.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지기를 여러 번. 그는 오랜만에 오빠를 봐서 마냥 기쁜 멜로디를 껴안고 울었다.
“멜로디, 으흑, 멜로디.”
“오빠아?”
조셉의 목을 꽉 끌어안은 멜로디가 오빠를 따라 울기 시작했다.
“오빠, 왜 울어?”
“그냥, 우리 멜로디를 오랜만에 봐서 좋아서 그래.”
“나도 오빠 봐서 너무 좋아!”
조셉이 이젠 멜로디의 두 어깨를 붙잡고 위아래로 꼼꼼하게 훑기 시작했다.
“어디 다친 곳은 없어? 이상한 아저씨들이 무섭게 하지 않았어?”
“아픈 곳은 없어! 이상한 아저씨들이 무섭기는 했지만 괜찮았어!”
가슴 졸였던 오빠의 심정을 알 리가 없는 멜로디가 해맑게 답했다.
“그래, 다행이야. 정말 다행…….”
조셉은 다시 흐느꼈다. 아드리안 공작이 눈짓하자 하녀들이 조셉에게서 멜로디를 떼 놓았다.
“자, 아가씨. 저희랑 같이 간식 먹으러 갈까요?”
“정말요? 맛있는 거 많아요?”
“그럼요.”
“그런데 오빠는요?”
“오빠도 곧 갈 거예요. 먼저 가서 먹고 있어요.”
“알았어요. 오빠, 나 먼저 갈게!”
조셉에게 손을 흔들어 보인 멜로디가 하녀들을 따라 방을 나갔다.
아드리안 공작이 여전히 눈물을 뚝뚝 흘리는 조셉에게 나지막이 설명했다.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멜로디의 말처럼, 멜로디는 꽤 잘 지냈으니까.”
“하지만 어떻게……. 분명 인질로 잡혔는데.”
“멜로디가 마법에 재능이 상당히 있는 모양이야. 아마도 그 아이를 마법사로 키워 이용하려고 했겠지. 그래서 일이 엉망이 된 지금까지도 멜로디를 살려 놓은 것 같더구나.”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해 잠시 눈만 깜빡이던 조셉이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는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저에 이어 우리 멜로디까지 이용하려고 한 거였군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그래도 다행이야. 그 덕분에 멜로디가 무사할 수 있었으니까.”
“…….”
“아까도 말했지만, 멜로디는 우리 아드리안가에서 데리고 있을 거다. 너만 잘한다면 멜로디를 후원하여 마법사로 키울 생각이야. 셀린느도 멜로디를 이미 가르치기로 했다.”
마법은 아무나 배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특히 평민들은 더더욱. 그래서 재능이 있더라도 제대로 마법을 배우지 못하고 썩히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드리안가의 마법사에게 직접 수업을 듣다니? 이건 가문의 영광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얼떨떨해하던 조셉이 이내 공작의 말뜻을 알아듣고는 그의 발치에 납작 엎드렸다.
“감사합니다, 공작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번에도 감사 인사는 로제테에게 하도록 하거라. 그 아이가 선택한 일이니까.”
“작은 아가씨께서…….”
조셉이 벌떡 일어났다.
“아가씨를 뵈러 가도 되겠습니까?”
“그래.”
“감사합니다. 그럼 나중에 다시 인사 드리러 가겠습니다.”
조셉은 여전히 살짝 비틀거리며 안으로 뛰어갔다. 아드리안 공작은 멀어지는 그를 보다가 집무실로 향했다.
이제 모든 일을 마무리할 생각이었다.
* * *
처음 보는 화려한 간식을 본 멜로디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거 정말 제가 먹어도 되나요?”
조앤이 웃으며 답했다.
“그럼요.”
그래도 멜로디가 망설이자, 맞은편에 앉아 있던 로제테가 아이의 손에 체크 쿠키 하나를 쥐여 주었다.
언젠가 거창한 아침상을 앞에 두고 머뭇거리는 그녀에게 루카스가 했던 행동을 따라 한 것이었다.
머뭇거리다 쿠키를 입에 넣은 멜로디의 두 눈이 번쩍 뜨였다. 로제테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맛있어?”
“으응.”
그것을 시작으로 멜로디가 열심히 간식을 입에 넣었다. 그녀를 따라 간식을 오물거리던 로제테는 용기를 내어 통성명을 이어 갔다.
“몇 살이야?”
“나? 여덟 살! 너는?”
“나두 여덟 살이야.”
“친구네?”
“친구?”
로제테가 두 눈을 멍하니 깜박였다.
“나이도 같으니까 친구지. 왜? 싫어?”
싫은 건 아니었다. 다만, 친구라는 표현이 조금 낯설었다.
물론 고아원에 지낼 때도 또래 친구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때 친하게 지내던 아이를 지칭하던 ‘친구’라는 말과 멜로디와 자신을 지칭하는 ‘친구’라는 단어가 왠지 조금 다른 것 같았다.
‘나쁘지 않아.’
오히려 기분이 좋다고 할 수 있었다. 로제테는 가슴께가 살짝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을 느끼며 두 발을 동동거렸다.
“앞으로 우리 둘 다 셀린느 언니에게서 마법을 배울 거니까, 잘 지내자.”
“좋아!”
두 아이의 만담을 듣던 조앤은 잠시 망설였다.
엄밀히 따지자면 공작가의 자제인 로제테와 평민인 멜로디는 친구가 될 수 없었다.
그렇지만 로제테가 좋아하니 일단 놔두기로 했다.
‘나중에 멜로디가 마법사가 된다면 기사 작위나 귀족 작위를 받을 수 있으니까, 정말 아가씨와 친구가 되면 좋겠네.’
그렇게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때 차분한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조셉 오서가 안으로 들어왔다.
“오빠!”
멜로디가 소파에서 폴짝 뛰어내려 달려갔다. 조셉이 멜로디를 번쩍 들어 올렸다.
“오빠, 이거 먹어 봐! 엄청 맛있어!”
“우리 멜로디, 간식 먹고 있었어?”
“응!”
“근데 오빠가 아가씨에게 할 얘기가 있는데, 잠깐만 내려갈까?”
“응!”
멜로디를 내려놓은 조셉이 로제테에게 다가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감사합니다, 아가씨. 아가씨 덕분에 멜로디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건 네가 마음을 바꿔서 그런 거야.”
“그래도 아가씨가 아니었다면 공작님께서 무사하실 일도, 멜로디를 찾을 일도 없었겠죠.”
“…….”
조셉이 기사의 예의를 갖춰 오른손 주먹을 제 왼쪽 가슴에 갖다 댔다.
엄밀히 따지자면 아직 견습 기사인 조셉은 취할 수 없는 행동이었지만, 로제테는 따지지 않고 그가 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직 저는 기사 작위를 받지 않아서 기사의 맹세를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약속드릴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저는 아가씨를 위해 살겠습니다.”
“날 위해서?”
“네. 제 목숨은 오직 아가씨를 위한 것입니다. 정식으로 기사 작위를 받게 된다면 아가씨에게 기사의 맹세를 하겠습니다.”
그가 말이 없는 로제테의 눈치를 살폈다.
“받아 주시겠습니까?”
어느새 지켜보고 있던 멜로디가 슬금슬금 다가와 오빠를 따라 로제테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로제테는 자신을 바라보는 두 쌍의 푸른 눈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감사합니다, 아가씨!”
“감사합니다!”
세 사람은 서로를 보며 배시시 웃었다.
조셉 오서가 정식으로 로제테에게 기사의 맹세를 하게 될 때까지 1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세 사람은 아직 알지 못했다.
* * *
“접점이 없군. 정말 이게 단가?”
보고서를 내려놓은 아드리안 공작이 눈가를 꾹꾹 눌렀다. 그의 보좌관이 송구하다는 얼굴로 고래를 숙였다.
“최대한 찾아보았지만……. 죄송합니다.”
이번 일을 꾸민 샤네 자작은 반년 전 아드리안 공작이 황제에게 내놓은 안건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던 사람이었다.
아마도 그는 아드리안 공작만 없으면 그 안건이 통과되리라 생각하고, 그를 없애려는 계획을 세운 것 같았다.
여기까지가 지금까지 드러난 표면적인 이유였다.
그러나 그 사실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아드리안 공작은 분명히 샤네 자작의 뒤에 누군가가 있을 거라고 여겼다. 그래서 아드리안 공작가의 정보력을 총동원해서 샤네 자작의 배후 밝혀내려고 했다.
그러나 드러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샤네 자작은 이렇게 치밀하게 계획을 세울 인물이 되지 못해. 샤네가의 정보력으로 아드리안에 첩자를 두 명이나 심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조금 더 알아보겠습니다.”
보좌관이 나간 뒤, 아드리안 공작은 감았던 눈을 떴다.
그는 조금 전, 첫째 아들인 다니엘이 했던 말을 곱씹었다.
-아버지, 사실 로즈가 전부터 이상한 말을 했습니다.
-무슨 말을 했지?
-저 보고 마차를 탈 때 조심하라고 하더라고요.
-마차?
-네. 결과적으로 마차 사고를 당한 것은 아버지였지만, 로즈의 말을 그냥 넘길 수는 없어서 말씀드립니다.
다니엘은 이어서 이런 말도 했다.
-또한 조슈아 전하께서도 비슷한 말을 하셨는데…….
-황자 전하께서도?
-네. 마차 사고를 조심하라고 하셨습니다. 정확히는 조슈아 전하께서 먼저 말씀하시기는 했는데, 시기가 비슷해요.
조슈아와 로제테가 비슷한 시기에 마차를, 그것도 다니엘을 콕 집어 마차를 조심하라고 했다니.
확실히 좀 별난 일이었다.
그래서 아드리안 공작은 다니엘과 헤어진 뒤 혹시나 하고 조셉 오서를 만나 물었다.
-혹시 그들이 노리던 게 나뿐 아니라 다니엘도 포함인가?
그러나 조셉의 대답은 ‘아니다’였다. 이름 모를 상대가 노린 것은 딱 집어 아드리안 공작이었다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말했다.
상대는 다르지만 마차 사고는 분명 일어났다.
아드리안 공작은 이 점을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그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다가 사랑스러운 막내딸을 만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아드리안 공작이 로제테의 방을 찾았을 때, 그녀는 여전히 멜로디와 대화 중이었다.
“로즈.”
로제테의 앞에선 재잘재잘 잘 떠들던 멜로디가 몸을 굳혔다.
“멜로디 양, 오빠 보러 갈까요?”
눈치 빠른 조앤이 멜로디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방 안에 남은 것은 로제테와 아드리안 공작, 단둘뿐이었다.
‘무슨 소리를 하려고 그러시지?’
로제테는 평소와 묘하게 다른 공작의 얼굴을 보고 조금 긴장했다.
분명 모든 일이 잘 끝났는데, 공작은 여전히 할 말이 있어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맞은편에 앉은 공작이 은근하게 물었다.
“로즈, 전에 다니엘에게 무슨 말을 했다고 들었는데.”
“무슨 말이요?”
알 것 같았지만, 일단 모른척했다.
“다니엘에게 마차 탈 때 조심하라고 했다던데.”
언젠가는 이런 질문을 받는 날이 올 줄 알았다. 로제테는 차분하게 미리 준비해 두었던 대답을 건넸다.
“마을에 있을 때 마차 사고에 대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런 거예요.”
“왜 하필 다니엘에게만 그런 소리를 했을까? 아빠나, 이자벨, 루카스는 걱정되지 않았니?”
로제테가 고개를 붕붕 저었다.
“걱정됐어요.”
“그럼 왜?”
“이자벨 언니와 루카스 오빠는 마차를 잘 안 타잖아요. 그래서 별걱정 없었어요.”
“그럼 아빠는?”
그렇게 묻는 공작은 조금 섭섭해 보이기도 했다.
“아빠는……!”
로제테가 망설이다가 이내 팔을 쫙 벌리며 활짝 웃었다.
“아빠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소드 마스터잖아요!”
그러니 걱정할 필요 없다는 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