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oungest of a wealthy family is really good at music RAW novel - chapter 127
ㄴㄴ 오랜만에 자본으로 처바른 걸그룹 보는 건가? 기대되는데ㅋㅋ
ㄴㄴ 이 댓글 궁예가 맞다면 다른 멤버들도 곧 하나둘씩 얼굴 알리겠네
이곳에서 탄산보이즈가 아닌 다른 그룹, 그것도 걸그룹에다가 아직 데뷔하지도 않은 이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이례적이었다.
물론 탄산보이즈의 멤버 2명과 협업을 했다는 이력이 있기는 했지만.
「그러고보니 지누 드라마는 잘 찍었나?」
지누 가족 여행 간 거 보면 촬영은 이제 끝난 거 같은데.. 빨랑 보고싶다ㅠㅠㅠ
ㄴ 방영만 기다려
ㄴ 지누 연기 잘해서 스텝들한테 칭찬 많이 들었다는 소문 있더라
ㄴㄴ ㅇㅇ 이주 그 애랑 지누랑 합이 좋아서 아역 분량 촬영이 일찍 끝났다고 나도 들음
ㄴ 이주 호감형임 볼매야 볼매
거의 휴대폰을 노려보다시피 하고 있는 조영준이었다.
이를 지켜보던 하동욱이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형, 다이스 멤버 애들 중에 털만 한 애들 없어요? 형은 걔네 신상 기억하는 거 있을 거잖아요.”
“하아···.”
대답 대신 한숨부터 튀어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기억하지. 기억하는데···. 129 걔가 무슨 조화를 부린 건지, 문제 하나도 없는 깨끗한 애들만 잘 골랐더라고?”
“그래요? 다이스 멤버가 또 누구누군데요?”
“일단 지금 공개된 이주, 배지율. 얘네는 정말 무난한 애들이야. 논란이 될 과거가 전혀 없어. 그리고 내가 알아본 바에 따르면, 고세미랑 천희나라고 다른 2명도 내가 아는 애들인데···.”
조영준이 잠시 뜸을 들이자 더더욱 집중하는 하동욱이었다.
“고세미는 약간 은둔형 스타일이랄까? 사건사고가 있을 수가 없는 타입이고. 천희나는 성격이 엄청 좋고 밝아. 얘도 깨끗 그 자체···.”
“그럼 형이 기억하는 문제 있었던 연습생은요? 다이스 데뷔 조가 아닌 게 확실해요?”
하동욱이 아직 포기할 수 없다는 듯이 애타는 목소리로 되물었고,
“벌써 돈 많은 집 자제들 파티에 찾아다니면서 따로 스폰 구하러 다닌 애가 있었는데, 걘 얼마 전에 JK를 나갔더라? 데뷔 조에서 탈락된 거겠지.”
조영준은 차분하게 대답을 이어나갔다.
“팀명이 ‘다이스’면 2명 더 있지 않겠어? 4명만으로 끝나진 않을 거 같으니까 나도 더 알아볼게. 탈탈 털어서 없던 먼지라도 만들어내야지.”
애써 의욕을 가져보려는 듯 힘을 주는 조영준의 말에, 하동욱도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저도 뒷조사 더 해볼게요. 129 그 새끼에 대해서.”
* * *
같은 시각, 스튜디오129의 회의실에는 활기가 넘쳐흐르고 있었다.
“다이스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표님.”
선오를 필두로 팀장들이 모인 회의가 거의 매일 같이 진행되고 있는 요즘이었다.
“그리고 ‘혜성쇼’ 팀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첫 녹화 일정 잡혔다고요. 딱 이주 드라마 방영 시작 주입니다. 희나가 으쌰으쌰해서 들어가기 딱 좋은 타이밍인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먼저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이주랑 지율이가 팀에서 동생이네요. 천희나 그 친구 겉으로 표현은 안 해도 애가 타겠어요.”
유은주 팀장과 공희주 팀장의 말.
선오가 되물었다.
“혜성쇼 방영은 언제라고 하던가요?”
“2월 첫 주, 설 연휴가 첫 방이라고 합니다.”
“설 연휴요? 타이밍 좋네요.”
장영호 피디의 차기작이다 보니 KBC에서도 밀어주는 모양새인 듯했다.
첫 방송을 설 특집으로 편성해주는 것이 그 방증이었으니까.
“혜성쇼 시작하면 이제 팀에서 제일 언니인 세미만 비공개 상태가 되겠네요···.”
과묵하게 있던 김태웅 팀장이 세미를 걱정하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네, 세미는 유종의 미를 장식해야죠. 리더가 될 거기도 하고요.”
이것은 우울증 치료가 잘 끝났을 때의 이야기였다.
때문에 그동안 선오는 일부러 팀원들에게 고세미에 대한 언급을 피했었다.
하지만 며칠 전 선오가 병원 의사를 다시 따로 찾았을 때,
‘고세미 환자분은 정말 많이 좋아졌습니다. 다행히 맞는 약을 금방 찾았어요. 처음에 약 부작용이 좀 있었는데 잘 참고 견디더라고요. 의지가 대단해서 그런지 처음 잡은 치료 계획보다 차도가 빠릅니다. 환자분 표정 보시면 대표님께서도 느끼실 겁니다.’
희망적인 이야기를 들었기에 선오도 고세미라는 카드를 이제 드러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세미한테는 제가 따로 이야기할게요. 다른 동생들 먼저 공개되는 거에 대해 조급해하지 않도록이요.”
고세미의 얼굴을 어떤 방법으로 알릴지는 선오 나름대로 생각해둔 플랜들이 있었다.
팀장들은 선오의 표정과 눈빛을 보며 이를 읽었는지 더는 캐묻지 않았다.
“그럼 이제 오디션 이야기로 넘어가도 될까요?”
그랬다. 사실 오늘 회의의 메인디쉬는 글로벌 오디션이었다.
공희주 기획팀장이 가져온 자료를 돌리기 시작했다.
꽤나 두꺼웠다.
“대표님께서 지시하신대로 정말 아닌 것 같은 지원자나 비디오 접수 안 한 지원자만 제외시키고 전부 심사 대상에 넣었습니다.”
“잘 하셨습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선오는 1차 심사부터 직접 참여할 계획이었기에 공희주에게 각별히 부탁을 넣었다.
최대한 누락시키지 말고 전부 서류와 비디오 영상을 전해달라고 말이다.
“다들 이제 당분간은 심사에만 집중하도록 하죠. 얼른 최종 멤버 섭외해서 올해 안에 타이틀곡 정하고 연습 들어갈 수 있게요.”
선오가 단호한 말투로 이렇게 말해오자, 팀장들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이 정도 양이면···. 모레는 무리일 거 같고, 목요일 회의로 잡읍시다. 그때까지 각자 이 서류 전부랑 비디오 검토들 하셔서 눈에 띄는 지원자 찾아오는 걸로요.”
지금 앞에 놓인 서류의 두께를 고려하면 야근도 불사해야 하는 일정이었지만, 누구 하나 불만인 기색이 없었다.
직접 걸그룹을 만들어 런칭하는 경험에 의욕이 앞선 그들이었다.
게다가 선오가 ‘타이틀곡’이라는 단어를 내뱉은 순간, 팀장들의 머릿속에 이미 다이스의 데뷔 무대가 그려지기 시작했으니까.
“넵!”
기합이 단단히 들어간 팀장들의 목소리에 회의실에 울렸다.
“야근할 때는 야식, 간식 다 제공할 거고요. 아예 재택근무 신청하셔도 됩니다. 지금부터 목요일 회의 전까지요.”
언제나 그랬듯, 일을 많이 시킬 때면 그만큼 팀원들을 배려해주는 선오였다.
그 마음이 전해져서였을까. 그 어느 때보다 넘치는 일거리를 한가득 받아서 회의실을 나오는 팀장들의 표정은 몹시도 밝았다.
* * *
목요일은 눈 깜짝할 새에 다가오고 말았다.
다들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앉은 얼굴로 회의실에 모여들었다.
표정은 분명 웃고 있었으나 그 낯빛은 안녕하지 못한 얼굴들로 말이다.
“정말 고생들 많으셨습니다.”
오직 선오만이 밝은 안색으로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대표님은 괜찮으세요?”
“전부터 느끼는 거지만 우리 대표님 체력이 대단하세요, 정말.”
하지만 선오는 지금 칭찬 따위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들 어떠셨어요? 이번 글로벌 오디션 지원자들?”
어제 오전에 이미 서류와 비디오 검토를 모두 끝내고 어서 빨리 팀장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혈안이 되어 있는 선오였으니까.
“가장 눈에 띄는 지원자부터 말씀드려보면···.”
선오의 의중을 읽었는지 유은주 팀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저는 115번, 태국인 지원자요. 춤이 이미 프로 댄서 수준이더라고요. 피지컬 자체가 남다르기도 하고요.”
“저도 그 친구 좋게 봤어요. 한국어는 전혀 못 하지만, 재력가 혼혈 집안에 국제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영어도 모국어 수준이라는 것. 그리고 외모도 동아시아 계열 느낌이 강해서 친근한 게 좋았어요.”
선오는 팀장들의 대화를 지켜보며 빙긋 미소를 지었다.
115번 참가자는 지난 삶에서는 훗날 2군 기획사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하며 거의 태국의 공주급으로 유명세를 얻었던 소녀였으니까.
그 기억 덕분에 회의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
“좋습니다. 115번은 최종 후보에 넣고요. 또 괜찮았던 다른 참가자 있나요?”
선오가 판을 깔아주자 공희주와 유은주가 자신들이 작성해온 명단을 보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했고, 최소 2명에게 추천을 받은 참가자는 일단 최종 후보에 넣는 방식으로 선발이 진행됐다.
그런데 그렇게 최종 후보에 들어간 멤버 중에는, 선오가 사진과 비디오를 보자마자 전생의 기억이 떠오를 만큼 확실하게 피해 할 멤버가 2명 있었다.
‘얘는 어디 2, 3군에서 데뷔했는데 돌연 계약 파기하고 중국으로 돌아갔던 걔잖아?’
‘이 얼굴 기억난다. 대대적으로 터진 그때 그 아이돌 마약 사건에 연루됐었는데···.’
선오는 기존 다이스 멤버들과의 조합을 핑계로 이 2명을 최종 후보에서 떨어뜨리고자 했고, 다행히 팀장들은 선오의 의견에 곧장 수긍을 해왔다.
“항상 대표님이 반대하시는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으니까요.”
“중학교부터 자퇴했다는 이력이 좀 걸리기는 했어요. 비디오 영상 살펴보면 성격도 특이할 거 같고요.”
그렇게 선오는 팀장들과 함께 점심도 회의실에서 해결해가며 3명의 최종 후보를 추렸다.
태국인 1명, 일본인 1명, 중국인 1명이었다.
지난 생에서도 성공적으로 데뷔했거나, 지난 생에서의 기억은 없지만 충분히 실력과 매력을 갖춘 이들이었다.
이 3명을 두고 확인차 다시 묻는 선오였다.
“이 정도면 될까요? 나중에 아른거리면 후회가 남으니까, 또 추천해줄 지원자 있으면 지금 말해주세요.”
“저는···.”
다른 팀장들에 비해 과묵한 김태웅이 돌연 입을 열었고, 선오를 비롯한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로 쏠렸다.
“7번 참가자도 좋았습니다.”
이 말에 다들 고개를 갸웃하며 7번 참가자의 서류를 꺼내 보았다.
“어? 이 친구!?”
선오는 자기도 모르게 외마디 탄성을 질렀고, 눈을 빛내며 프로필을 다시 살폈다.
그리고는 이내 깨달아버렸다.
‘뭐야···. 블랙사인?’
블랙사인. 한 10년 후쯤 전세계 음악 시장에서 최정상급 아티스트로 자리 잡을 다국적 K팝 걸그룹이었다.
허나 지금 선오의 손에 들린 서류 속 프로필 사진은 너무 앳된 얼굴이라 한 눈에 알아보기 힘들었다.
“이 7번 참가자. 영상 좀 다시 봐볼까요?”
선오는 떨려오는 목소리를 침착하게 누르며 말했고, 곧바로 회의실 화면 속에 등장한 그 얼굴을 다시금 찬찬히 살피기 시작했다.
– (아직 K팝 댄스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발레를 어릴 때부터 했습니다)
한국인이라고 봐도 무방한 외모로 영어를 쓰며 곧이어 클래식 발레를 선보이는 영상 속 소녀.
분명 블랙사인의 멤버가 맞았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앰버서더로 활동하며 국내에서도 ‘한국인보다 더 한국의 미를 잘 살린 아티스트’라는 칭송까지 받게 될 바로 그 멤버 말이다.
엄청난 대어를 하마터면 놓칠 뻔했던 것이다.
“이 친구···. 이 친구도 최종 후보에 넣죠.”
선오는 흥분감을 감추며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
그때,
김태웅이 난색을 표하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대표님, 이 친구 자기소개를 살펴보면···. 시간이 많이 없습니다.”
17%의 확률
김태웅의 말에 선오는 7번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꼼꼼하게 읽어 내려갔다.
“아···. 이 친구 일본인인데 지금 부모님의 권유로 영국 유학 중이네요. 로열 발레 학교 입시를 준비 중이고요.”
“네, 이제는 어릴 때부터 해오던 발레를 그만두고 아이돌의 길을 걷고 싶지만 아직 부모님을 설득하지 못했나 봅니다.”
선오가 이마를 짚으며 내뱉은 말에 이어 김태웅도 한숨 섞인 한마디를 보탰다.
7번 지원자 자기소개서의 말미에 적힌 말이 선오의 뇌리에 박혔다.
「 ··· 본격 원서접수 시즌 전에 한국에서 오디션 합격 소식을 받는다면, 부모님도 제가 얼마나 진지한지 알게 되실 테니 제 꿈을 허락해주실 거라 믿습니다. 인생 2막을 위해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
“영국 대학 입시가 언제인지 혹시 아시는 분?”
“이제 막 시작된 걸로 압니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런던에 있는 로열 발레 스쿨은 겨울에 원서를 받아서 실기를 치른 후 봄에 합격자 발표를 한다고 합니다.”
선오의 물음에 칼답을 상세히 내놓은 것은 김태웅 팀장이었다.
그는 회의 전에 이미 영국의 발레 입시에 대해 찾아보고 온 눈치였다.
7번 지원자가 몹시 마음에 든 듯했다.
“그럼 김 팀장님 말씀대로 시간이 많이 없네요.”
7번 지원자 ‘카와구치 유이’의 지난 삶을 떠올려보면, 김태웅의 안목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에, 어느새 그를 보는 선오의 눈빛이 달라졌다.
“유 팀장님은 일단 이 친구 포함, 4명의 최종 후보자에게 지금 바로 연락 돌려주시고요.”
선오의 말에 유은주가 최종 후보 4명의 지원서를 골라내어 수합했다.
태국인 1명, 일본인 2명, 중국인 1명이었다.
“공 팀장님은 이 4명의 집안을 좀 조사해주세요.”
“집안..이요?”
“네, 예를 들어 ‘일본인이나 중국인 멤버들 집안이 알고 보니, 한국에 적대적인 반한 세력이었다’ 라고 하면 나중에 문제가 될 테니까요. 태국 멤버도 동남아 쪽에서 그런 이슈가 될 만한 집안은 아닌지 살펴주시고요.”
선오는 전생에서 그런 케이스를 많이 봐왔다.
타국의 팬층을 확보하기 위해 영입한 멤버가 오히려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문제가 됐던 케이스 말이다.
실력 좋고, 외모도 이질감이 들지 않는 최종 후보를 잘 뽑았으니 이제 또 다른 검증을 할 시간이었다.
“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면밀히 조사해볼게요.”
공희주는 역시 이해가 빨랐다.
“그리고 김 팀장님.”
“네?”
“저랑 런던에 좀 가셔야겠습니다. 내일 바로요.”
선오가 씨익 웃으며 건넨 말에 김태웅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반응했다.
“김 팀장님이 그렇게 웃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네요.”
“아···. 하하···.”
그가 멋쩍은 표정이 되어 머리를 긁적였다.
선오는 그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지난 콘서트 프로젝트 때는 그저 사무적으로 맡은 바 업무에만 충실했던 김태웅도, 이제 선오만큼이나 스튜디오129와 다이스에 진심이라는 것이 느껴졌으니까.
“우리 잘 만들어봅시다. 다이스.”
* * *
쪼르르르르르———
2개의 와인잔이 붉은빛을 머금으며 채워졌다.
오늘은 조영준의 자택에서 은밀히 만남을 가진 두 사람.
“동욱아, 6명이 맞단다.”
“다이스요?”
“어. 2명은 글로벌 오디션으로 뽑는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