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oungest of a wealthy family is really good at music RAW novel - chapter 140
“선방..이 무슨 뜻이야?”
“라이벌들을 잘 막아냈다구.”
유이의 물음에 동갑인 배지율이 대답해주었고, 고세미는 쑥스러운 듯 피식 웃기만 했다.
“10명 중에 우리 세미 언니만 네티즌 점수 만점인데?”
“오오! 진짜다!”
“네티즌 점수가 중요하지.”
“어떻게들 알았는지 커뮤니티에서 ‘다이스의 6번째 멤버!’ 막 이러면서 이미 난리 났어!”
“그럼 오늘 마지막 미션도 네티즌 점수는 만점이겠네?”
고세미는 양쪽에서 5명이 한마디씩만 해도 6마디의 말을 들어야 했다.
시끄럽긴 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뿌듯했다.
리더로서 맏언니로서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근데 나는 세미 언니가 그렇게 곡을 잘 쓰는 줄 몰랐어.”
“나두. 언니가 조용한 편이잖아. 자기 자랑도 별로 안 하고.”
“우리 잘돼서 다음 앨범 나오고 정규 앨범도 내고 그러면 세미 언니가 작곡한 곡으로 같이 춤추고 노래하면 좋겠다.”
“그로니까. 대펴님한테 건의를 해버자.”
“그러려면 일단 이번 데뷔 앨범이 잘 돼야 해. 그래야 다음도 있고, 정규 앨범도 있고, 우리 목소리도 낼 수 있어.”
또 다시 한마디씩 건네는 동생들이었다.
세미는 이 말을 들으면서 뭐라 대꾸하지는 않았지만, 속으로는 작곡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그 어떤 의무감이 생겨났다.
이윽고,
– 두 번째 미션이자 마지막 경연이기도 하죠. ‘편곡 및 보컬 커버’ 테스트입니다.
TV속 MC가 비장한 말투로, 함께 무대 위에 올라 있는 10명의 참가자를 둘러보며 말했다.
스텝들이 커다란 상자를 하나 가지고 나왔고,
– 이 상자에 들어 있는 10개의 공에는 곡명이 적혀있습니다. 참가자분들께서는 공을 뽑으시고, 다른 참가자를 지목하여 그 참가자에게 자신이 뽑은 공을 전달하시면 됩니다. 본인이 뽑은 공을 본인이 가질 수는 없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다이스 멤버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대박. 흥미진진한데?”
“세미 언니, 무슨 공 뽑았어?”
“비밀. 스포일러하면 재미없지.”
지금껏 조용히 있던 고세미의 한마디에 멤버들이 탄식을 터뜨렸다.
“쉿! 바로 뽑는다! 순위대로 뽑네.”
1위를 했던 남자 참가자는 유리아이의 곡을 뽑았고,
“저거 내가 유리아이 선배님 곡 중에 제일 좋아하는 건데.”
“저 곡 2위 했던 애한테 어울릴 거 같지 않아?”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3위했던 다른 남자 참가자를 지목하여 이 공을 건넸다.
“에헤이! 견제하는 구만.”
“2위한테 주려다가 3위한테 폭탄 돌리기 했어. 나빴다.”
“오히려 흥미진진한데?”
어느새 경연 프로에 푹 빠진 다이스 멤버들이었다.
다음으로 2위 윤설이 나와 공을 뽑았고,
“트로트도 있구나.”
트로트곡 ‘향기’를 뽑은 윤설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우앗! 세미 언니한테 줬어!”
“대박! 언니 트로트 부른 거야?”
“어···. 근데 편곡했어. 끝까지 봐봐.”
윤설이 고세미에게 공을 건네는 장면에서 동생들의 뜨거운 반응에 고세미는 TV에 시선을 그대로 고정한 채로 나지막이 답했다.
3위의 남자 참가자는 난이도가 상당한 여자 발라드곡을 뽑고는 1위 참가자에게 복수했고,
4위의 고세미의 차례가 되었다.
“두구두구두구두구”
“과연 고세미 참가자는 무슨 곡을 뽑을 것인가!”
동생들의 호들갑.
고세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도 싫지 않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푸하하! 요정소녀 피치!”
“애니 OST잖아? 주최 측에서 노렸네. 이슈 만들려고.”
TV속의 MC도 웃음을 터뜨리며 반응했고,
공을 뽑아 든 고세미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윽고 표정 변화 하나 없이 이를 윤설에게 건넸다.
“오오. 그러네. 저 애한테 어울리겠다. 음색도 맑고.”
“세미 언니가 나름 배려한 거네.”
“근데 저 여자애는 마음에 안 드는 거 같은데? 방금 한숨 쉬었어.”
이에 지금껏 가만히 무릎을 안고 보던 고세미가 놀란 얼굴을 했다.
“진짜? 몰랐어.”
“방금 완전 확실하게 한숨 푹 내쉬었잖아.”
“언니 앞에서는 티 안 냈겠지.”
“아니야. 경연 다 끝나고 나한테 고맙다고 계속 그랬는데···.”
고세미의 눈썹이 팔자를 그렸고,
“그럼 저 때 공 뽑을 때는 마음에 안 들었는데, 뒤에 공연을 잘했나 보네”
“잘했다니까 기대된다! 요정소녀 피치라니···.”
동생들의 말에 고세미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같은 시각,
선오의 아지트 거실 TV 화면에도 같은 프로그램이 나오는 중이었다.
참가자들이 각자 받은 곡을 가지고 개인 작업실에서 편곡하는 모습들이 연이어 비쳤다.
“이제 많이 능숙해졌네.”
고세미가 시퀀서, 즉 작곡 프로그램을 다루는 장면에서 선오는 뿌듯한 듯 웃었다.
고세미에게 미디 레슨을 해 준지 1년 가까이 되어 가는데 그사이 그녀는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다.
“이제 아이돌이 춤이랑 노래만 하는 시대는 끝났어.”
선오는 지난 삶에서 아이돌 멤버들이 작사는 물론 작곡이나 안무를 직접 디자인하며 활동하던 모습을 떠올렸다.
“나는 다이스를 크게 키울 거니까.”
잠시 후, 윤설의 모습도 등장했다.
‘요정소녀 피치’의 악보를 받아 들고 처음에는 한숨만 푹푹 내쉬는 그녀였다.
그 모습이 선오가 보기에도 귀여웠다.
“설이 이번에 네티즌 점수 좀 받겠는데?”
선오는 알고 있었다.
대중들은 이런 모습에 반응한다는 것을 말이다.
처음부터 잘나고 성공하는 모습이 아니라, 난관을 겪고 시련을 전화위복으로 삼아 성공하는 그런 모습을 원한다.
“세미가 의도한 건 아니었겠지만, 설이한테 이건 기회야.”
이렇게 생각하던 순간,
TV 속의 윤설이 뭔가 아이디어가 떠올랐는지 자세를 바로 하더니 손을 빠르게 움직였다.
순식간에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주는 윤설.
동시에 선오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 이제 마지막 경연 무대. 시작하겠습니다.
MC의 목소리가 먼저 흘러나오자마자 CF가 이어졌다.
선오는 냉장고로 가서 맥주를 한 캔 땄다.
치익—— 탁——
벌컥벌컥 들이켜는 갈증이 풀리는 것 같았다.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며 보고 있었나 싶었다.
3차 경연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연락해온 고세미와 윤설이 건넨 말을 떠올리는 선오였다.
‘트로트는 안 해봐서 편곡할 때는 조금 어려웠거든요. 근데 저랑 음역이 잘 맞는 곡이라 무대는 그래도 수월했던 것 같아요.’
‘만족스럽게 잘 치렀어요. 점수는 아직 모르지만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고세미와 윤설을 믿고 있었지만 방송을 보면서 긴장이 된 건, 선오에게 ‘다이스’와 ‘윤설’은 중요한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다이스’가 발표되면 머지않아 선오의 정체가 세상에 알려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공사 중인 도산대로 사옥이 완공되면 사업체를 확장한 후, ‘윤설’을 세상에 내보낼 계획이었다.
그때는 129가 아닌 지선오의 이름을 걸고서 말이다.
선오가 최종 목표로 향하는 데에 중간 보스 같은 느낌이랄까.
이 같은 상념이 깨진 것은 CF가 끝난 후 나오기 시작한 무대 때문이었다.
1위를 했던 남자 참가자가 얼마 안 가 삑사리를 냈다.
“저 곡이 어려운 곡이긴 하지. 그러게 심보를 곱게 쓰지 그랬어···.”
무대가 진행될수록 아무래도 저 참가자가 대상을 가져가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이어 윤설의 무대가 시작됐다.
선오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키며 리모컨으로 볼륨을 크게 올렸다.
뾰로롱—!
오늘 밤엔 어디로 날아가 볼까——
마법소녀 복장을 하고는 등장한 윤설의 모습에 선오는 빵 터지고 말았다.
평소의 성격이나 윤설이 좋아하는 음악 스타일을 고려해봤을 때 굉장한 모험이었다.
오색 빛깔 찬란한 꿈을——
살짝 내려 드리겠어요——
시작은 여느 애니메이션 OST 같았다.
하지만 점차 곡이 진행되면서 세련된 팝 장르로의 편곡이 들려왔다.
“처음에는 전략적으로 익숙한 진행으로 시작했네. 제법인데?”
가요나 영미권의 팝을 넘나들며 세련된 사운드를 구가하는 그녀였다.
“이거.. 안티드랍?”
윤설은 풍부한 드럼 사운드로 뼈대를 잘 세우고 킥 소스를 잘 택하여 프로 프로듀서의 냄새가 짙게 풍기는 팝음악을 만들어냈다.
선오가 예전에 레슨으로 가르쳐준 기법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입혀서 상당한 퀄리티의 곡을 완성시킨 것이다.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이지 설이 너는 천재가 맞구나.”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실력을 발휘하는 그녀를 보면서 마치 보석을 보는 듯한 표정으로 눈을 빛내는 선오였다.
윤설에게 이번 음유음악경연대회 출전 경험은 수상을 떠나서 그녀가 음악적으로 크게 성장할 기회가 됐다는 판단이 섰다.
“이런 막다른 상황에 놓이니까 새로운 장르도 시도해볼 수 있었던 거지.”
아니나 다를까.
휴대폰을 꺼내어 반응을 살펴보니 과히 뜨거웠다.
1. 윤설
2. 요정소녀 피치
실시간 검색어 1,2위도 나란히 윤설의 무대 관련 키워드가 장악하고 있었다.
ㄴ 귀엽다 저 여자애ㅋㅋㅋ
ㄴ 지난주에는 저런 이미지 아니었던 것 같은데
ㄴㄴ 지난 번에는 아이돌 육성 프로에 나와야 할 것 같은 애가 나와서 무게 잡고 있었지ㅋㅋ
ㄴ 나이랑 잘 맞는 무대야
ㄴ 초딩 때 추억 소환ㅋㅋ 친구들이랑 맨날 저거 부르고 다녔는데
ㄴ 곡이 너무 좋은데? 진짜 저 꼬마가 편곡한 거야?
연예인 및 방소 관련 커뮤니티의 반응이 상당했다.
ㄴ 지금 저 무대가 원곡보다 좋은 것 같다
ㄴ 계속 듣고 싶음ㅋㅋ 음원 안 내주나
ㄴ 어린애가 실력이 대단하다..ㄷㄷㄷ 무대도 잘하는데 곡이 진짜 미침ㄷㄷㄷ
ㄴ 이걸 레알 저 꼬맹이가 편곡했다고???
선오는 3위 참가자가 무대를 하는 동안 이를 흐뭇하게 보다가,
화면 속에 고세미가 등장하는 순간 다시 TV 속에 집중했다.
창문을 열면 네 향기가 불어와——
올블랙의 고혹적인 의상과 마치 꽃을 떠올리게 하는 머리 디자인 그리고 손가락에 끼운 커다란 꽃 모양의 장식까지.
같이 따라간 스타일리스트가 수고한 것이 확연히 느껴지는 무대였다.
“트로트를 팝적으로 해석했구나. 곡 운이 좋긴 했지만, 세미 본인이 제일 잘 쓰는 장르로 잘 편곡했네.”
독특한 소스의 베이스에 미니멀한 편곡.
향기만 풍기고 사라져——
향기만 남기고 떠났네——
스트링을 쓸 자리에 대신 아쟁을 쓰면서 몽환적인 동양화 속에 들어선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러면서 신선하게 포인트 주는 것도 잊지 않았고.”
제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물론 선오같은 프로듀서의 귀에는 기술적으로 약간의 아쉬운 부분이 들리기는 했다.
작곡가로서의 고세미는 아직은 성장의 여지가 더 많다고 보는 선오였다.
허나,
“눈빛 연기 뭔데? 하하하. 무대를 진짜 잘했네. 날아다니는 구나 아주.”
고혹적인 눈빛에 연습으로 다져진 춤 선.
실연 점수는 거의 만점이지 않을까 싶은 무대였다.
그 덕에 선오의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피어났다.
이후, 2시간 정도 더 방영이 이어졌고 10명 참가자의 무대가 모두 끝난 후에야 밤늦은 시각 방송이 끝났다.
한편,
“딱 브런치 먹으면 좋을 시간이네.”
미국 뉴욕의 맨해튼에서 이를 끝까지 시청한 태영은은 브런치로 뭘 먹을까를 생각하다가,
“으음···. 누가 대상일지 궁금하다.”
다시 방금 보았던 음유 음악경연대회 방송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점수랑 순위 나오면 알려달라고 부탁해놔야겠어.”
그녀는 어디론가 문자를 보냈고,
“생각보다 엄청 재밌었단 말이지···. M프라임이 우리 덕분에 시청률 대박 났겠어.”
입을 삐죽이며 계속해서 생각을 이어 나갔다.
“아무래도 우리 태양일보의 방송 채널을 따로 뚫어야 할 것 같아.”
그녀는 확실히 사업에 재능이 있었다.
태양일보의 태 회장 또한 둘째 딸의 능력을 일찍이 알아보았기에 기대를 품고 있었다.
“그리고···. 고세미에 관한 우호적인 기사를 내라고 전달해야겠어.”
지난주 방영을 통해 고세미가 스튜디오129에서 준비 중인 걸그룹 ‘다이스’의 마지막 6번째 멤버임이 드러났다.
태영은의 입장에서 고세미를 밀어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당연했다.
“객관적으로 오늘 무대를 엄청 잘하기도 했고. 내가 이러려고 아빠한테 음유음악경연대회 주최하자고 조른 건데 뭐.”
태영은은 노트북을 켜서 태양일보 회사 메일로 접속했다.
수신자를 연예부 부장으로 설정하고는 길게 무언가를 써 내려갔다.
* * *
스튜디오129의 홍보팀장 유은주는 어제 일요일 주말을 반납한 채 분주히 일을 했다.
‘음유 음악 경연대회 3차’ 방송에서 그제 토요일에 2회가 방영된 후, 관련 기사가 쏟아져나왔기 때문이다.
‘고세미’를 검색어에 올리며 이를 모니터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였다.
「‘고세미’의 향기! 독설가 방형만의 마음도 녹였다!」
「음유대회 ‘고세미’ – 알고보니 걸그룹 연습생?」
「걸그룹 ‘다이스’ 마지막 멤버 공개하며 데뷔 초읽기?」
「작곡·작사·연주·보컬·비주얼까지 완벽한 신인의 등장, 음유대회 ‘고세미’의 선전이 기대되는 이유」
「고세미-다이스-스튜디오129 “실력파 걸그룹 예고에 관련 검색어 들썩!”」
「음유 대회 4위에 머물렀던 ‘고세미’ 최종 평가에서 반전은 있을까?」
그리고 오늘 월요일 아침 회의.
고세미에 대한 각종 기사 반응을 정리하여 회의 자료로 공유했다.
“다행히 분위기가 나쁘지 않습니다.”
“혹여 아이돌 연습생이 왜 이런 곳에 나왔냐고 태클 거는 기사나 여론이 나오지는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기우였나 봅니다.”
“그러고보니 이번에 독설가 방형만 쌤이 세미한테 엄청 유하긴 했어요?”
“그 분은 이번에 전체적으로 순한맛이었긴 했는데, 세미를 마음에 들어하긴 했죠.”
유은주의 프레젠테이션에 다른 팀장들 모두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네티즌들도 세미의 실력만큼은 다들 인정해주는 분위기입니다.”
“커뮤니티 둘러봤는데 아이돌 하기에는 오버 스펙이라는 반응이 대다수이더라고요.”
“자연스레 ‘다이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미는 팬카페도 생겼습니다.”
다른 팀장들도 따로 모니터해온 모양이었다.
선오 또한 마찬가지였다.
얼굴에 미소를 머금으며 한마디 보탰다.
“관심을 노리고 세미를 출전시킨 거긴 한데···. 기대보다 효과가 좋습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대표님. 데뷔 일을 예정보다 1~2주 앞당기는 것도 고려해보면 어떨까요? 뮤직비디오도 1차 편집본 이번 주중에 중에 나오고, 수록곡 녹음도 다 마쳐서 이제 후작업만 하면 되거든요.”
공희주 팀장의 말에,
김태웅 팀장도 고개를 끄덕이며 거들었다.
“생각 이상으로 홍보 효과가 좋아서···. 이 기세를 몰아 관심이 사그라들기 전에 데뷔하면 베스트긴 하죠.”
“좋습니다. 지금 진행 속도로 보면 데뷔를 1주 정도는 당겨볼만 하겠네요.”
최근에 ‘팀장’ 직함을 달고 회의에 참석하기 시작한 최철수가 오늘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믹싱, 마스터링 후반 작업 속도를 올리겠습니다.”
“추가 인력 필요하면 말씀해주세요.”
선오의 말에 최철수가 고개를 가로젓더니,
“제이강과 저까지 둘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사람이 많다고 작업 속도가 빨라진다기보다는 손발이 맞아야 해서요.”
어느새 제이강과의 협업이 익숙해진 듯 보이는 최철수였다.
선오는 그 모습이 기특했다.
둘이 서로를 견제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선오가 둘을 붙여놓자 의도했던 대로 동반 성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으니까.
“작가님, 애들 레코딩된 보컬 들어보셨어요?”
선오가 이러한 질문을 던진 상대는 회의실 테이블 끄트머리에 앉아있던 음하나였다.
그녀는 스튜디오129의 소속 작사가로서 입사하자마자 이번 ‘다이스’ 앨범의 전곡 작사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