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oungest of a wealthy family is really good at music RAW novel - chapter 55
ㄴㄴ 와 소름;; 연습생 갤에 간혹 올라오는 연습생 출퇴근 사진에서 본 얼굴이자나…
ㄴㄴ 얼굴값 하네..
더 큰 문제는 바로 이든킴 팬카페였다.
[(펌) 네이온판에 올라온 JK연습생 학폭 폭로글] [이든이가 판에 올라온 JK연습생이랑 엮일 확률은?] [JK연습생 학폭 이슈 관련 대응 방안]이든킴이 올해 안에 데뷔할 거라는 것을 알고 있는 팬들은, 학폭 논란의 주인공이 JK엔터의 연습생이라는 것에 이미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유은주가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
“벌써 홍보팀에 전화가 빗발치고 있대요.”
이에 정기석이 눈썹을 꿈틀대며 되물었다.
“전화? 기자들?”
“기자들보다도, 이든킴 팬들이요. 이든킴이 하동혁이랑 같이 데뷔하는 거냐고 문의하거나, 아예 하동혁이랑 같이 엮으면 가만히 안 있을 거라고 협박조의 전화도 많다고 해요.”
“참 빠르다, 빨라···.”
같은 시각,
조영준 대표도 이 소식을 접하고 있었다.
골프 리조트 하하CC의 사무실에서 말이다.
“박 기자님! 확인은 무슨. 당연히 아니지. 그냥 루머, 허위사실 유포, 모함 뭐 그런 거야. 내가 우리 연습생들 얼마나 까다롭게 뽑고 얼마나 빡세게 관리하는지 알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네티즌들의 반응은 예비 연예인을 일반인으로 봐주지 않는 시선으로 변했다.
언론도 이와 관련한 취재를 제대로 시작하는 움직임이 일었는데,
조영준 대표에게 이 같은 기자들의 확인 전화가 쇄도하고 있었다.
때문에, 골프를 치러 온 이곳에서 꼼짝없이 하동혁 뒤처리를 하고 있는 그였다.
그 옆에서 하하CC의 하 사장은 컴퓨터로 문제의 네이온판 글에 댓글을 달고 있었다.
ㄴ 하동혁 동창인데 이거 사실무근임. 하동혁 데뷔 앞두고 모함인가?
어느새 직원들도 동원됐다.
ㄴ 동혁이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상상조차 힘든 글인데요? 정말 사실 맞나요?
ㄴ 내 친구가 JK연습생인데 이거 하동혁이 잘생기고 인기 많고 집안 좋아서 질투하는 글 같다고 함
ㄴ 근데 저 담배빵 사진이랑 멍 자국이 증거가 되나? 하동혁인지 뭔지 걔가 했는지 알게 뭐야.
하동혁의 짓이 맞다는 것을 알고 있는 조영준과 하 사장은 필사적으로 방어하고 있었다.
* * *
“하동혁이랑 부모 불러서 따져 물었는데 그런 일 없대. 그래서 회사 차원에서 반박 자료 내보내기로 했어.”
이튿날 회의실.
전부터 예정된 이든킴 그룹 관련 회의가 열렸다.
조영준 대표의 이 같은 말에,
김록기 이사, 정기석 프로듀서, 그리고 선오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다들 굳은 표정으로 정적을 만들자,
조영준 대표는 말까지 더듬으며 해명을 덧붙였다.
“그..그렇잖아. 연습생이라도 우리랑 아티스트 계약을 이미 한 친구인데, 매니지먼트가 뭔데? 이럴 때 아티스트 보호하는 게 역할 아니야? 우리 아티스트가 억울한 모함을 당하고 있는데 당연히 나서야지.”
선오는 가만히 휴대폰을 꺼낼 뿐이었다.
선오의 문자에, 무음으로 즉각 안 실장의 답장이 왔다.
[네, 바로 터뜨릴 수 있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대중들 반응이 생각보다 약한 것 같아 우려됩니다. 데뷔도 하기 전에 너무 빨리 터뜨린 건 아닐까요?]안 실장의 반응은 선오도 예상했던 것이었다.
[제가 원했던 건 대중들의 파급력이 아닙니다. 하동혁의 데뷔 자체를 막으려고 했던 거니, JK엔터에만 경고를 줄 수 있으면 됩니다.] [우리 데뷔조 애들한테까지 피해가 오는 건 안 되니까 적정선에서만 마무리 할 수 있게 해주세요. 그런 면에서 지금 분위기 아주 좋습니다.]연이어 2개의 문자로 안 실장에게 답신하고,
다시 회의실 분위기를 살피는 선오였다.
이 회의실에서 가장 초조한 건 조영준이었다.
그가 지금 손톱까지 물어뜯으며 걱정하는 건 무엇 때문일지 궁금했다.
하동혁이 데뷔 조에서 탈락할까 봐?
하동혁이 데뷔가 물거품이 되면 자신의 부정이 드러날까 봐?
“암튼 하동혁 문제는 홍보팀에서 대응 중이니까 걱정들 말고 데뷔 조 5명 모아서 얼른 컨셉짜고 연습 시작해. 시간은 금인데 쓸데없는 루머에 허투루 낭비하지 말자는 뜻이야.”
혼자 무언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급해 보이는 조영준이었다.
* * *
“씨발···. 박 기자 개새끼! 그동안 나한테 받아먹은 밥이랑 기사가 몇 개인데!!”
이튿날.
조영준 대표는 자신의 의도와 정반대로 흘러가는 여론 및 기사와 마주해야만 했다.
네이온판에는 다른 동창들의 추가 폭로와 추가 증거 사진들이 우수수 올라오기 시작했으니까.
하 사장과 조영준이 맞불을 놓은 전략이 오히려 그들을 자극해버린 것이다.
가만히 있던 추가 피해자들까지 들고 일어난 상황이었고, 대중들은 새로운 놀잇감으로 이 이슈를 택했으며, 기자들은 조회 수를 위해 이를 모조리 기사화하고 있었다.
「[이슈줌] 수많은 ‘학폭’ 피해자를 낳은 ‘예비 연예인’」
「3大 연예기획사 연습생, 수위 높은 학교폭력의 가해자였음이 밝혀져」
「JK엔터 ‘사실무근’으로 일관 → ‘사실 확인 중’으로 입장 전환」
「학폭 논란의 가해자, 골프 리조트 하하CC와 관련 있나? 문의와 항의글에 홈페이지 폐쇄」
「 친구 볼에 담뱃불 비벼끈 ’10대 소년’ 아이돌로 데뷔할 수 있을까?」
「JK엔터, 해당 연습생은 진위 확인 후 적법한 절차 밟을 것」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하동혁과 피해자가 나눈 휴대폰 문자를 디카로 찍은 사진이었다.
하동혁의 협박과,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 그의 괴롭힘 정황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쾅—— 쾅쾅쾅——
조영준은 신경질적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그의 휴대폰은 눈치도 없이 쉴 새 없이 울리는 중이었다.
화면에 뜬 발신인을 보고 전화를 받지 않기를 수차례,
[골프장 하 사장]이 전화는 기다렸다는 듯이 받는 조영준이었다.
“안 그래도 지금 전화하려고 했는데. 대체 아들을 어떻게 키우신 겁니까?”
대뜸 화부터 내는 그였다.
– 뭐요? 이럴 때 우리 아들 보호하는 게 댁들 일 아닙니까? 화는 내도 내가 내야지! 뭐어? 사실 확인 중? 적법한 절차?
조영준과 하 사장은 서로를 적반하장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판 깔아줬고. 엎은 건 그쪽 아들이 엎은 건데 나더러 뭘 어쩌라는 건데요?”
– 이런 구설수 해결해주고 아티스트 보호하라고 매니지먼트가 있는 거 아닌가? 이따위로 나오라고 내가 당신한테 수천만 원을 준 게 아닐 텐데? 그 돈 다 뱉어내시든지!! 이제 와서 감히 내 아들을 손절하려고 들어?
휴대폰을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의 언성이 높아졌다.
“하 사장님! 아니, 동혁이 아버님. 말조심 하세요!! 난 당신한테 돈 같은 거 받은 적 없어. 사과랑 배 몇 상자 받은 게 다 야. 안 그래?
– ··· 뭐?
전화 너머의 하 사장은 말문이 막힌다는 듯 반응했다.
“아들 인생 영원히 끝장내고 싶지 않으면 얌전히 계시라고요, 동혁이 아버님. 잠잠해질 때까지 상황 지켜보자는 말입니다.”
– ······.
“인생 깁니다. 애 지금 고작 20살인데···. 나중에라도 기회 얻고 싶으면 그 입 함부로 놀리지 말자는 말입니다.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기획사 대표가 연습생 부모한테 돈을 받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시네···.”
두 사람의 통화가 이어지는 사이,
건너편 이사실.
이곳에는 선오와 김록기 이사가 마주 앉아 있었다.
“일단 하동혁 그 친구는 데뷔 조에서 빼고 4명으로만 진행하세요. 누구 말마따나 시간이 금인데 이런 일로 데뷔가 지체되면 안 되죠.”
김록기의 말에 선오는 짧고 굵게 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나는 처음부터 그 친구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태도도 그렇고, 새까만 눈빛도 뭐랄까 섬뜩했고요. 말투도 영 불량한 게···.”
김록기가 데뷔 조 멤버들을 두고 이런 속내를 밝히는 것은 처음이었다.
물론 그의 표정으로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던 선오였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번 이슈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고 봅니다. 회사 차원에서는 조금 골머리를 앓겠지만, 그건 129 작가나 정기석 작가 그리고 다른 데뷔 조 멤버 4명이 신경 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니 여러분은 여러분의 일에만 집중해주세요. 하동혁 일은 내가 잘 처리할게요.”
이에 선오는 지금이 적기라고 보았다.
자신이 쥐고 있는 칼을 김록기에게 넘길 차례라고.
이 이상의 정치 싸움은 김록기에게 맡기고 자신은 일에만 집중하는 게 맞다고 보았고 또 그러고 싶었으니까.
“이사님, 이번 사태 연관해서 따로 보여드릴 자료가 있습니다. 조영준 대표님 관련입니다.”
진짜 어른
선오가 김록기 이사의 앞에 올려놓은 것은, 몇 장의 사진과 USB였다.
사진을 살펴보던 김록기의 얼굴이 급속도로 굳어가기 시작했다.
“이건 누구죠? 영준이가 누구 돈을 이렇게 받은 건가요?”
“··· 하동혁의 부친. 골프 리조트 하하CC의 사장입니다.”
김록기는 기가 찬다는 듯 코웃음을 치다가 이내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무언가를 물으려다가,
“그런데 이런 건···.”
다시 삼키는 그였다.
이런 건 어디서 어떻게 얻게 되었느냐는 물음이었으나 지금 그런 건 중요치 않다고 생각했다.
김록기 자신이 전에 녹취록을 손에 넣은 것처럼 무슨 일이 있었겠거니 짐작을 할 뿐이었다.
그보다는,
“이런 것까지 보게 해서 미안합니다. 그리고 이런 것까지 신경 써줘서 고맙습니다.”
사과를 먼저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조영준의 치부였지만 회사의 치부이기도 했으니까. 아직까지는 말이다.
김록기는 회사의 임원으로서 129에게 미안함과 창피함 그리고 고마운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하동혁의 부친한테 접대와 금품수수를 받은 정황이라···. 129 작가가 나한테 칼자루를 쥐여주는 거군요?”
선오는 무언의 긍정으로 고개를 가만히 끄덕이며 의사표시를 했고,
김록기는 이제 선오가 어떤 의도로 자신에게 이것을 보여주었는지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이 칼은 내가 잘 갈아서 요긴하게 쓰겠습니다. 조영준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 지금은 이런 걸 휘둘러도 입지에 흠 정도만 생길 뿐이지, 그의 자리까지 흔들지는 못 할 겁니다.”
한배에 탄 선오에게 이런 설명 정도는 해줘야 맞는 거라고 판단한 그였다.
물론 선오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JK엔터 이사회에 아직은 조영준 편이 더 많아. 여기가 학교도 아닌데 연습생 부모에게 금품 좀 받은 거로는 법망에 걸리지도 않을 거고···. 이사님도 지금 같은 계산을 하고 있겠지.’
괜히 대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 아니었다.
지난 삶의 조영준은 자신의 편들을 구워삶아서 이사회를 쥐고 흔들며 김록기를 내쫓았다.
하지만 이번 생은 사정이 달랐다.
조영준의 최측근인 조규태가 사라진 상태고, 김록기는 칼을 쥐고 있다.
이사회에서 중립을 지키는 사람들을 김록기 편으로 만들거나, 적어도 그들이 조영준에게 등을 돌리게 만드는 전략이 가능했다.
김록기는 그것을 위해 칼을 갈고 있는 것이다.
몸을 일으켜 책상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김록기였다.
띡.띡.띡.띡.띡. 띠리리릭——
책상 아래쪽 깊숙이 놓여 있는 금고를 열고,
그 안에 방금 선오에게서 받은 사진과 USB를 넣었다.
바로 옆에는 녹취록 USB도 함께였다.
일전에 조규태의 팀장실에서 조영준과 그들이 나눴던 대화가 담긴, 조규태의 만행을 눈감아준 조영준 대표의 대화가 들어 있는 USB였다.
‘확실하게 보내버릴 한 방만 더 있으면, 이것들을 한꺼번에 터뜨려서 이사회를 소집해야지.’
그리고 어쩐지.
김록기는 그날이 그리 멀지 않았음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조규태라는 팔과 다리가 잘린 조영준 대표가 사내에서 자신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을 잡기 위해 무리수를 두며 날뛰는 것은 시간문제였으니까.
* * *
며칠 후, JK엔터.
선오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기 위해 서 있다가 하동혁을 만났다.
선오에게 먼저 꾸벅 인사를 건네는 그였다.
하동혁은 이번 논란으로 데뷔 조에서 이미 제외된 상태였다.
지금은 아예 JK엔터 연습생에서 퇴출을 시킬지 말지 논의 중이라고 했다.
“··· 왜 그랬어요?”
그냥 묻고 싶었다.
진심으로 궁금하기도 했다.
뭐 때문에 그렇게 악랄하게 친구들을 괴롭혔는지 말이다.
이에 눈을 동그랗게 뜨던 하동혁은 이내 입술을 한번 꾹 깨물더니 입을 열었다.
“··· 그런 투로 물어봐 주시는 분은 처음이네요. 다들 저를 혼내기만 하고 탓하기만 하던데.”
책망하거나 단정 짓는 말투가 아니었다.
정말로 그 어떤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물어오는 목소리, 그래서 자신에게 귀를 기울이고 있는 저 표정.
하동혁은 그러한 선오의 반응에 잠시 뜸을 들이다가 다시 입술을 뗐다.
“··· 그땐 그렇게 하면 제 존재감이 생기는 게 좋았던 거 같아요.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거죠.”
“동혁 군은 그런 거 안 해도 친구들 사이에서 대단한 사람이었을 거 같은데요? 유복한 가정에, 아들한테 관심이 많은 아버지에.”
“아뇨.”
하동혁이 고개를 푹 숙였다.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표정이었다.
“아빠는 제가 자기 인생에 흠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어릴 때부터 그랬고요. 그래서 엄마랑도 이···.”
무언가 말하려다가 곧 입을 닫는 그였다.
아마도 이혼이라는 단어를 꺼내려던 것 같았다.
선오는 지난 생의 기억을 떠올리며 짐작했다.
하동혁은 이내 그 단어를 삼키며 말을 이어나갔다.
“솔직히 제가 이렇게 비뚤어진 데에는 아빠 잘못도 크죠. 내가 뭘 하든 자기 얼굴에 먹칠하지 않게 다 돈으로 막으니까. 그래? 그럼 어디까지 돈으로 되나 해보자. 하는 심정으로 더 막 나갔던 것도 있는 거 같아요.”
“그건 핑계죠. 동혁 씨는 어린아이가 아니에요. 중학생 때도 그 정도 판단과 결정은 할 수 있는 나이였고, 아버지 탓은 안 통해요.”
차갑고 진지하게 변한 선오의 목소리에,
하동혁은 고개를 들어 선오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