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oungest of the returning tycoons RAW novel - Chapter 114
114화 꼬리가 밟힌 계획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출근 전 기사를 본 장수연은 어이가 없어 저절로 소리가 튀어나왔다.
기사의 내용은 이렇다.
장백진이 송우병원 전문의로 재직하면서 대통령 주치의로 일할 때, 장수연이 송우미디어 입사 면접시험을 봤다.
송우그룹 내부인에 의하면 그 당시 엄현호 사장은 장백진과 그의 딸 장수연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함께 면접을 본 지원자들은 장수연이 면접을 망쳤다며 침울해하는 것을 보았는데, 합격된 것을 알고는 놀라워했다.
그녀가 입사한 이후 송우미디어가 빠르게 성장한 것도 사실이며 세간에는 장백진 전 대통령 주치의가 송우미디어 엄현호 사장과 정권 실세를 연결해 준 것이라는 말도 떠돈다.
“이 기자, 누구야?”
장수연은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이름을 보았다.
김태현 기자였다.
“전화를 받은 적이 없어.”
자신의 송우미디어 입사와 관련해 기사를 쓰면서 자신에게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하지?”
장수연은 방 안을 서성이며 잠시 생각하다 휴대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가고 잠시 후.
“선배, 안녕하세요.”
[수연아, 오랜만이네.]
“아침 일찍 통화 괜찮으세요?”
[괜찮아. 혹시 네 기사 때문에 전화한 거야?]
“네, 선배.”
장수연은 대한일보는 아니지만, 신문사 기자인 대학 선배에게 전화했다.
학과는 다르지만 동아리에서 만나 함께 활동했던 선배였다.
그는 장수연의 아버지인 장백진의 국제의료봉사단에 취재기자로 동행해 취재와 더불어 봉사도 했었다.
그런 활동으로 장수연과 장백진 부녀에 대해서 잘 아는 선배였다.
[그 기사, 사실이야?]
“아니에요. 완전 거짓이에요.”
[그렇지? 내가 너와 박사님을 아는데, 그 기사가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선배, 이런 기사 쓰면서 당사자인 저에게 사실 확인도 하지 않는 게 가능해요?”
[연락이 안 왔어?]
선배의 놀란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흘러나왔다.
“연락이 없었어요.”
[문자도?]
“없었어요.”
[그럴 수는 없지. 기자가……?]
그가 말하기 전에 장수연이 먼저 얘기했다.
“대한일보 김태현이라는 기자예요. 혹시 아세요?”
[아……! 김태현…… 그 기자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들은 말은 있어.]
“어떤 말인데요?”
그가 잠시 망설이더니 나지막이 얘기했다.
[아, 그게…… 기사화하면서 돈을 받는 경우가 있다고.]
“그게 사실이에요?”
[몰라. 아직 대한일보 기자로 있는 걸 보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지. 하지만 내가 아는 대한일보 기자는 김태현이라면 치를 떨더라. 그놈은 기자 아니라면서.]
“…….”
[혹시, 법적으로 대응할 생각이야?]
“아직 잘 모르겠어요. 회사와도 관련이 있어서.”
[잘 생각해서 결정해. 혹시, 도움 필요하면 연락하고.]
“네, 선배. 고마워요.”
통화를 끊은 장수연은 노트북을 열어 검색을 했다.
“김태현 기자…….”
그 기자가 쓴 기사를 검색해 살펴보던 장수연의 눈이 순간 멈췄다.
“구진수 정무수석 관련 기사가 왜 이리 많아?”
김태현 기자가 쓴 기사의 타이틀은 이랬다.
[무명의 거액 장학금 기부자, 알고 보니 구진수 정무수석]
[노인요양시설 건립 자금 기부한 구진수 정무수석, 매년 남모르게 봉사해]
[기부왕 구진수 정무수석,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게서 산 땅도 아동복지시설에 기부하려 샀다.]
김태현 기자가 최근에 작성한 구진수 정무수석 관련 기사는 미담뿐이었다.
“도대체 그 당시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시 검색해서 살피는데, 눈에 띄는 기사가 있었다.
[김석만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의 부동산 매직, 매입 몇 개월 후마다 개발 호재]
[김석만 이사장의 땅, 정무수석에게 헐값에 넘긴 한 달 후 이사장에 임명]
구진수 정무수석 미담 기사 이전에 구진수와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사이의 수상한 거래에 대한 의혹이 있었다.
“김석만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은 사퇴하고, 구진수 정무수석은 자리를 지켰네.”
장수연은 구진수 정무수석이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김태현 기자의 미담 기사가 역할을 했다고 생각했다.
“많은 미담 기사로 왜 정무수석을 지켜야 했을까?”
미담 이후의 기사를 검색하는데, 장수연이 한 기사에 눈길이 멈췄다.
[신진종합기계 매각 결정, 입찰공모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신진종합기계의 최대주주가 국민연금공단이었고, 두 개의 업체가 공모에 지원했는데, 송우중공업이 우선협상 대상에 유력한다는 것.
“국민연금공단과 송우중공업.”
김태현 기자의 기사를 따라가다 보니 송우그룹이 나왔다.
“뭔가 느낌이 이상하네.”
다시 김태현 기자가 쓴 기사를 살펴보는데, 집단 식중독 기사가 있었다.
[집단 식중독 일으킨 식당 주인, 알고 보니 송우그룹과 사돈]
“또 송우그룹? 이 기자, 뭐지?”
장수연은 곰곰이 자신이 아는 송우그룹 사람들을 생각했다.
“아버지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그들은 진심을 감추는 것에도 능하고,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계략을 꾸며 다른 사람을 그들의 계획에 끌어들인다.
그 순간, 장수연의 머릿속으로 스친 게 있다.
“찌라시부터 입사 특혜 기사가 계획……?”
* * *
송우미디어 사장실.
최명준이 급히 사장실로 들어오며 얘기했다.
“벌써 언론사로부터 전화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현호는 짐작했다는 듯한 눈빛을 보낸 후 그에게 물었다.
“최 실장도 기사 봤어요?”
“네. 찌라시 내용이 입사 특혜로까지 이어지고 있더군요.”
“이걸 누가 계획했는지 알게 됐어요.”
“정말입니까?”
놀란 최명준의 눈이 커졌다.
“누가 계획한 겁니까?”
“큰형이에요.”
“엄현식 사장님이요?”
“그래요.”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현호는 의아한 표정으로 묻는 최명준을 향해 싱긋 미소를 보였다.
“지난번 집단 식중독 해프닝 기억해요?”
“아, 유 검사 부친의 식당에서 일어난 일, 말입니까?”
“그래요.”
“당연히 기억하죠. 그 일의 출발은 사장님이시니까요.”
최명준의 말이 틀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집단 식중독 해프닝을 이야기하려면 그 이전의 일로 거슬러 가야 한다.
바로, 큰형수 채연희가 재직하고 있는 명운대학 입시부정 사건이다.
그 입시부정 사건은 정보를 알았던 유태규 검사가 엄현식과 채연희를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실행되었지만, 결국 실패했다.
그 후, 현호는 유태규에게 불리한 정보를 큰형수 채연희에게 전달되도록 만들었다.
그 정보를 들은 엄현식과 채연희가 보복하기 위해 일으킨 사건이 집단 식중독이었다.
“어쨌든, 집단 식중독은 큰형과 큰형수가 계획한 거죠. 그 계획에 이용된 언론사와 기자가 누구인지 압니까?”
“대한일보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 관심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인터넷에 그 기사 검색이 될 거예요. 작성 기자가 누구인지 확인해 보세요.”
“예.”
최명준은 즉시 노트북을 열어 집단 식중독 기사를 검색했다.
그리고 잠시 후.
“아!”
그의 입에서 탄성이 새어 나왔다.
“김태현 기자네요. 이번 송우미디어 입사 특혜 기사를 쓴 기자와 이름이 같습니다.”
“같은 사람일 겁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같은 사람이라는 걸 현호는 안다.
전생에서 김태현은 박경국 과장과 결탁해 기사를 작성했다.
대부분 큰형 엄현식을 경영인으로 돋보이게 하는 기사이거나 그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에게 불리한 기사를 썼다.
물론, 김태현은 그것에 대한 대가를 받았다.
“그래서 이번 일을 엄현식 사장님이 계획했다는 걸 아셨군요.”
현호는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때, 비서실로부터 인터폰이 울렸다.
그에 현호가 응답했다.
“무슨 일입니까?”
[사장님, 컨텐츠사업본부장님께서 통화를 원하십니다.]
“연결하세요.”
“네.”
잠시 후, 수화기로 컨텐츠사업본부장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사장님, 혹시 송우미디어 관련 신문 기사를 보셨습니까?]
“예, 봤습니다.”
[장수연 사원이 찾아와서 회사에서 어떻게 대응할지를 물었습니다.]
“장수연 사원을 사장실로 보내세요. 내가 직접 얘기하죠.”
[아, 예. 알겠습니다.]
인터폰을 끊자 최명준이 걱정스레 물었다.
“사장님, 어디까지 얘기하실 생각이십니까?”
이번 일은 현호의 가족이 계획한 일이기에 최명준은 걱정이 되었다.
자신은 그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아 온 터라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있지만, 일반인이 들으면 충격을 받을 만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의 생각을 아는 현호는 나지막이 소리를 내었다.
“글쎄요. 일단, 장수연 씨 얘기를 들어봐야죠.”
잠시 후, 문이 열리며 장수연이 사장실 안으로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장수연은 정중히 인사를 한 후 얘기했다.
“입사 특혜 기사 때문에 왔습니다.”
“우선, 저기 앉아요.”
“네.”
장수연이 소파로 이동해 앉자 현호가 맞은편으로 와서 앉았다. 그의 옆에 최명준이 앉았다.
“그 기사 때문에 당황스럽죠?”
현호가 먼저 얘기하자 장수연이 대답했다.
“네, 많이 당황스럽습니다. 회사 차원에서는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신지 궁금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생각입니다. 반박 보도문을 준비하고 있고, 언론사와 기자를 상대로 법적 대응도 할 생각입니다.”
“사장님, 이런 일로 언론사와 기자를 고소하면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가 될까요?”
“글쎄요.”
사실 현호도 처벌 수위를 얘기하기는 어려웠다.
“아는 선배가 기자에요. 그래서 물어봤더니 오보로 판단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해요.”
“그렇다고 아무 일도 안 할 수는 없잖아요.”
“사장님, 이번 입사 특혜 기사를 쓴 사람이 김태현 기자라고 하는데, 저는 이 기자는 언론사에서 퇴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호는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과 거짓을 교묘히 섞어 그녀의 삶을 모욕하고 있으니 당연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
“장수연 씨 심정은 이해합니다.”
“그 기자는 사실에 관심이 없습니다.”
“예……?”
“사실 확인을 위해 제게 어떤 연락도 하지 않았어요. 문자 한 통 받은 게 없습니다.”
“아……!”
그녀의 말이 맞다.
김태현은 사실에 관심 없다. 그저 기사 의뢰인의 요구에 맞게 쓰는 게 중요할 뿐.
그런데 현호는 그녀의 의견에 맞장구칠 수만은 없었다. 자신의 가족이 관련되어 있으니.
“좋은 변호사를 선임해서 그런 것까지 문제를 제기하죠.”
“사장님, 저는 그런 의미로 말한 게 아니라…….”
장수연이 말을 끝맺지 못하고 망설이는 기색을 보이자, 현호가 얘기했다.
“장수연 씨 괜찮으니 얘기해 보세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겁니까?”
현호의 말에 결심이 섰는지 장수연이 다물었던 입을 열었다.
“사장님, 제 물음에 솔직히 얘기해 주실 수 있으세요?”
“그러죠. 솔직하게 얘기하겠습니다.”
“찌라시가 나왔을 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이번 입사 특혜 기사까지 번졌어요.”
“…….”
“찌라시부터 오늘 기사까지, 저를 희생양으로 삼고 누군가 사장님을 노린 게 아닌가요?”
“……!”
현호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