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oungest of the returning tycoons RAW novel - Chapter 176
176화 주목받게 된 나해철
“나해철 대표님, 일은 어떻게 됐습니까?”
현호는 나해철 대표와 통화 중이었다.
[주식을 확보했습니다.]
그의 대답에 현호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수고하셨습니다.”
[엄 사장님 가족분들이 곧 알게 될 텐데요.]
“M&H 인베스트먼트가 송우생명 2대 주주가 된 것에 충격을 받겠죠.”
M&H 인베스트먼트는 유종일에게서 넘겨받은 송우생명 주식뿐만 아니라 엄현주가 마음제과 인수자금을 위해 담보로 맡겼던 주식도 소유한 상태다.
엄상현 회장 또한 M&H 인베스트먼트가 송우생명 지분을 더 확보했단 사실에 놀랄 것이다.
하지만 나해철 대표가 어떻게 송우생명 주식을 확보했는지 알 수는 없을 것이다.
‘누구보다 이 사실이 드러나지 않길 바라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지.’
그들은 바로, 엄상현 회장의 자식인 엄현식, 엄현태, 그리고 엄현주다.
‘나해철 대표가 어떻게 주식을 확보했는지가 드러나면 차명 계좌를 보유했단 사실이 들통이 날 테니까.’
한편, 나해철 대표는 엄상현 회장의 자식들이 그에게 어떻게 나올지 짐작이 되는 듯 다음 질문을 했다.
[충격은 받겠지만, 어쨌든 형제분들은 제게 접근할 텐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M&H 인베스트먼트가 소유한 지분은 엄상현 회장의 지분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엄 회장이 충분히 경계를 할 만하다.
그렇기에 그의 자식들이 나해철 대표에게 경쟁적으로 접근해 주식 매도를 유도할 것이다.
“제가 방법을 알려 드릴 테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 *
나해철 대표가 현호에게 결과를 보고했듯이 유종일은 동생 태규에게 연락했다.
“유 검사님요? 아! 회의 마치고 방금 돌아오셨네요. 잠시만요.”
유태규가 사무실로 들어오자 직원이 얘기했다.
“검사님, 형님께서 전화하셨습니다.”
“알겠어요.”
유태규는 자리에 앉자마자 인터폰으로 유종일의 전화를 넘겨받았다.
“형, 무슨 일이야?”
[태규야, 바쁘니?]
“회의가 있었어. 지금은 통화만 가능해.”
[특별 채용 공고 난 거 봤어.]
“채용 공고에 난 대로 준비하면 될 거야. 다른 것은 송우식품 인사과 직원이 알려 줄 거고.”
[너도 제수씨도 참 애쓰는구나. 날 속이려고.]
“뭐……?”
속마음을 들킨 유태규는 깜짝 놀랐지만, 티를 내지 않으려 애쓰며 물었다.
“형, 그게 무슨 말이야?”
[채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조건이 채용 공고문에 실렸더라. 자세히 보지 않았으면 그냥 지나칠 만큼 작은 글씨로.]
“형, 그거 별 의미 없는 거야.”
[외부에 알리는 공고문이야. 의미 없는 게 어딨어?]
“형, 내가 회사에 알아보고 다시…….”
그의 얘기를 유종일이 끊었다.
[됐어. 그럴 필요 없어.]
“형.”
[너와 제수씨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았으니까, 이제 내 결정도 알려 줄게.]
“그게 무슨……?”
[나, 엄청 부자 됐어.]
“뭐……?”
[내 명의의 주식을 팔았거든.]
“뭐어?”
소스라치게 놀란 유태규가 버럭 언성을 높였다.
“형! 그게 무슨 말이야? 팔다니, 뭘?”
[송우생명 주식, 모두 팔았어.]
“형! 미쳤어!”
[안 미쳤어. 내 동생이 날 속였다는 걸 알게 되니까, 오히려 정신이 번쩍 들었어.]
“누구에게 넘겼어?”
[어차피 알게 될 테지만, 동생이니까 특별히 얘기해 줄게.]
“…….”
[M&H 인베스트먼트 나해철 대표야.]
그 말을 듣는 순간 유태규의 인상이 일그러졌다.
[나 대표가 제수씨를 잘 알더라. 안부 전해 달라고 했어.]
엄현주가 담보로 맡겼던 송우생명 주식을 찾아오지 못하고 그에게 넘겼던 일이 있다.
이제 그는 엄현주와 엄현태가 비밀리에 소유했던 송우생명 주식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형!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자업자득이라는 말, 이럴 때 알맞지 않아? 너야말로 자신을 뒤돌아봐. 내게 무슨 짓을 했는지.]
“…….”
[깨닫게 될 때, 형한테 연락해.]
뚝.
통화가 끊어지자 유태규는 한층 더 인상을 구기며 거친 말을 내뱉었다.
“제기랄!”
욕이라도 내뱉고 싶었지만 사무실의 직원들이 의문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어서 할 수가 없었다.
유태규는 형이 저지른 일을 엄현주에게 전해야 하기에 직원의 시선을 피해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 * *
“뭐, 뭐라고 했어요?”
유태규와 통화 중인 엄현주는 멍한 얼굴로 다시 물었다.
[형이 송우생명 주식을 나해철 M&H 인베스트먼트 대표에게 넘겼어요.]
“뭐라고요!”
그녀의 목소리가 앙칼지게 높아졌다.
[우리가 채용에 대해 거짓말한 것을 알았어요.]
“그걸 어떻게 알아요?”
엄현주는 의아했다.
특채 채용이 거짓이라는 건 자신과 남편, 여상길 팀장과 인사부장 정도만 알 뿐이다.
[공고문을 직접 살펴봤어요?]
“아뇨.”
어차피 유종일을 채용하지 않기에 채용 공고문을 살펴볼 이유가 없었다.
[형이 공고문에 실린 ‘조건에 맞지 않으면 채용되지 않을 수 있다’ 는 내용을 봤어요.]
“아……!”
사소한 실수를 깨달은 엄현주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 문구를 넣지 않고 채용하지 않을 시 법적인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인사부장의 얘기에 문구 삽입을 승낙했었다.
어차피 채용될 것으로 믿고 있는 유종일이 공고문을 자세히 보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걸 본 형님이 홧김에 나해철 대표에게 넘긴 거 같아요.]
“당신 형님, 제정신이에요? 어떻게 내 주식에 함부로 손을 대요?”
엄현주는 솟구치는 분노로 언성을 높였다.
[지금 그걸 따진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에요.]
“그럼, 어떻게 해결해요? 왜 이 타이밍에 나해철 대표가 등장하냐고요?”
[나해철 대표가 형님에게 접근한 거 같아요. 송우생명 주주변동을 체크해서 형님이 주주로 등록된 걸 알았을 테니까요.]
“하아…….”
너무 기막힌 상황에 한숨을 내뱉은 엄현주는 머릿속이 텅 빈 듯,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현주 씨…… 현주 씨!]
“……얘기해요.”
언성을 높인 유태규의 목소리를 들은 후에야 엄현주는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나해철 대표와 모르는 사이 아니잖아요. 연락해서 만나요.]
“지금 만난다고 해도 송우생명 주식을 내게 넘기지 않을 거예요.”
[그래도 만나야 해요. M&H 인베스트먼트가 상당한 지분의 송우생명 주식을 확보했단 사실을 형님들도 알게 될 거예요.]
“……!”
엄현주는 그 말의 의미를 알아차렸다.
“오빠들이 나해철 대표에게 접근하겠군요.”
[맞아요. 지금 당장 송우생명 주식을 다시 찾을 수는 없어도, 형님들에게 넘어가는 건 막아야 해요.]
“알았어요.”
* * *
엄현주와 유태규가 통화하던 그 시각, 채연희는 유종일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디링.
마침, 도착한 문자메시지. 유종일에게서 온 것이다.
“전화가 아니고 왜 문자를 보냈지?”
채연희는 의아한 표정으로 메시지를 보는데, 화들짝 놀란 그녀의 눈이 커졌다.
[송우생명 주식은 M&H 인베스트먼트 나해철 대표에게 넘겼습니다. 제 동생도 제게 못 할 짓을 했지만, 사돈도 다르지 않습니다. 전동카트 반품 사건이 사돈의 계획이라는 걸 끝까지 모를 줄 알았습니까? 제가 왜 송우생명 주식을 다른 이에게 넘겼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아실 거라 믿습니다.]
“이, 이게 뭐야?”
당황한 채연희은 곧바로 유종일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기가 꺼져 있어 통화를 할 수가 없었다.
이에 그녀는 엄현식에게 전화를 걸었다.
[유종일 씨에게서 연락이 왔어?]
엄현식도 유종일의 연락을 기다렸는지, 그 얘기부터 물었지만 채연희는 울상이 된 소리로 대답했다.
“여보, 송우생명 주식이 다른 데로 넘어갔어요.”
[무슨 소리야?]
“유종일 씨가 송우생명 주식을 M&H 인베스트먼트 나해철 대표에게 넘겼어요.”
[뭐어?]
소스라치게 놀란 엄현식이 거친 말을 내뱉었다.
[그 자식 미쳤어? 송우생명 주식을 왜 거기에 넘겨?]
“전동카트 반품 건이 우리 계획이란 사실을 알아챘어요.”
[아이, 씨…….]
“어떡해요?”
[이미 놓쳤는데 별수 없잖아.]
“…….”
[일은 틀어졌지만, 손해는 현주가 더 커. 그 주식이야 원래 우리 것이 아니었지만 현주는 가지고 있던 걸 잃어버리게 됐으니까.]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인 채연희가 물었다.
“여보, 아버님 제외하고 이 집 식구 중 송우생명 주식을 가지고 건 당신뿐이죠?”
[그렇지.]
“원래 계획대로는 아니지만, 어쨌든 결과로만 보면 당신에게 유리한 상황이 된 거죠?”
[지금은 그렇게 보이지만 안심할 수가 없어.]
“왜죠?”
[현태와 현주도 나해철에게 주식이 넘어간 걸 알게 될 거야. 가만히 있을 애들이 아니지.]
“……!”
[만일에 나해철이 송우생명 주식을 현태나 현주에게 매도하면 내가 불리해질 수도 있어.]
“그럼 어떡해요?”
[일단, 나해철이라는 사람을 만나 봐야겠어.]
채연희가 짧은 한숨을 쉰 후 얘기했다.
“지난번에도 그 사람을 만나려고 했지만 못 만났잖아요.”
[지난번에는 나도 바빠서 연락을 계속하지 못했어.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
“알겠어요. 어쨌든 서둘러요.”
[알았어.]
* * *
엄현주와 엄현식보다 늦어졌지만, 엄현태에게도 소식이 전해졌다.
“사장님.”
다급한 기색의 이지홍 비서가 사장실로 들어왔다.
“무슨 일이야?”
“M&H 인베스트먼트가 송우생명 2대 주주가 됐습니다.”
“뭐?”
“송우생명의 우리 쪽 정보원이 주주변동 사항을 알려 줬습니다.”
엄현태는 여전히 어리둥절한 기색으로 얘기했다.
“M&H 인베스트먼트가 어떻게 그 정도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거야?”
“정확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사장님께서 잃어버린 지분만큼을 M&H 인베스트먼트 더 확보하면서 2대 주주가 되었다고 합니다.”
“뭐, 내 지분만큼?”
그의 대답에 엄현태가 깜짝 놀랐다.
자신의 지분만큼 소유한 주주는 엄현주일 가능성이 컸다. 비록 그녀가 차명으로 숨겨 두었겠지만, 지분은 도망가지 않을 테니.
‘그런데 내 지분만큼 M&H 인베스트먼트가 더 확보했다면……?’
추론해 볼 수 있는 것은 M&H 인베스트먼트가 엄현주의 차명 관리인이라는 것.
‘아니야.’
엄현태는 고개를 저었다.
M&H 인베스트먼트는 송우전자 대주주다. 엄현주의 차명 관리인 노릇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고 엄현주가 주식을 팔지도 않았을 텐데.
‘설마, 현주가 빼앗겼거나 잃어버린 걸까?’
어디까지나 추측이다.
정확히 확인할 방법은 하나뿐이다.
이에 엄현태는 비서에게 지시했다.
“이 비서, 나해철 대표에게 연락해서 만날 약속 잡아봐.”
“네, 사장님.”
* * *
“회장님, 송우생명 주주에 관한 소식 들으셨습니까?”
최덕일 변호사가 서재로 들어오며 물었다.
그의 물음에 엄상현 회장이 언짢은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알고 있어.”
“예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나해철과 만날 약속 잡아. 직접 만나서 얘기를 들어 봐야겠어.”
“예, 회장님.”
잠시 뜸을 들이던 엄상현 회장이 최덕일을 불렀다.
“최 변.”
“예, 회장님.”
“은밀하게 나해철 대표 뒷조사를 해 봐.”
“예전에도 나해철 대표를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특이한 점이 없었습니다.”
그의 대답에 엄상현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분명 뭔가 있어.”
“…….”
“M&H 인베스트먼트는 이미 송우그룹 관련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어. 그런데, 이번에는 송우생명 2대 주주까지 됐어.”
“…….”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나해철 뒤에 누군가가 있는 거 같아.”
엄상현 회장의 말뜻을 알아차린 듯 최덕일 변호사가 고개를 주억이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