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oungest of the returning tycoons RAW novel - Chapter 237
237화 현호의 암 진단
“누가 되든지, 회장이 되는 자식에게 물려주려고 했던 건데, 시간을 조금 앞당기는 거야.”
“아…….”
현호는 어머니의 송우전자 차명 주식을 알지 못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어머니는 전생에서 그룹 승계를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하지만 현호의 계획으로 인해 그룹 승계가 앞당겨지면서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다.
“네 아버지의 지분율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영향력 있는 주주가 될 수 있을 거야.”
최유경이 모르는 사실이 있다.
그녀는 현호가 송우전자 주식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현호는 송우전자 주식을 가지고 있다.
군 시설 유류 납품 특혜 사건으로 구속된 차경환 전 송우정유 사장은 사실 엄상현 회장의 송우전자 차명 주식의 관리인이었다.
그는 구속되기 전 송우전자 차명 주식을 나해철 M&H 인베스트먼트 대표에게 넘겼다.
또한, 엄상현 회장의 여동생 엄상희 송우호텔 사장도 송우전자 차명 주식을 가지고 있다.
곧 그 주식 또한 현호의 소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의 지분보다 앞설 수는 없었어.’
차경환과 엄상희, 두 사람의 지분을 합쳐도 아버지 엄상현 회장의 지분보다 앞서지는 못했다. 그런데.
‘어머니의 주식을 얻게 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현호는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얘기했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반드시 회장이 되어서 송우그룹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게요.”
* * *
어머니 최유경과 헤어지고 회사로 향하는 현호.
그 옆에 있는 최명준 실장이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얘기했다.
“부회장님, 사모님 지분까지 합한다고 해도 회장님의 지분율보다 조금 앞설 뿐입니다. 이사회나 기관투자자들은 회장님 편입니다.”
현호는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어요.”
“그런데 회장님을 이길 수 있겠습니까?”
현호는 그 물음의 의미를 안다.
너무 일찍 엄상현 회장과 대립각을 세운 게 아닌지 걱정하는 것이다.
드러나 있는 세력으로 볼 때 현호에게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 세력 싸움에서 패배하면 지금까지 준비해 왔던 계획이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걱정하지 마세요. 나한테 생각이 있으니까요.”
현호가 최명준 실장과 얘기하는 그 시각, 송우증권 이사에서 해임된 박원식은 그의 아버지 박경국 과장과 통화 중이었다.
“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박원식은 아버지 박경국 과장과 통화 중이었다.
[다시 네가 복귀할 기회가 올 수 있어.]
“복귀할 수 있다고요?”
박원식은 그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신이 해임된 것은 뉴먼 브라더스가 파산 신청을 하고 미국발 금융위기가 덮치자, 투자 실패라는 명분과 엄상현 회장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엄상현 회장의 지시가 철회되지 않는다면 자신이 송우증권 이사가 될 기회는 없다.
“아버지, 저의 대한 회장님의 생각이 바뀌신 거예요?”
[그건 아니다. 그런데, 회장님이 부회장을 바꾸시기로 결정하셨어.]
“뭐라고요? 아니, 왜요?”
[엄현호 부회장이 회장님 뜻에 따르지 않고 자기 판단대로 움직이고 있거든. 그걸 회장님이 아시게 된 거야.]
“…….”
[회장님이 부회장을 엄현식 사장님으로 바꾸면 너에게도…….]
박경국 과장의 얘기를 박원식이 끊으며 끼어들었다.
“아버지, 틀렸어요.”
[뭐……? 그, 그게 무슨 소리냐?]
예상하지 못한 박원식의 반응에 박경국 과장은 당황스러운 듯했다.
“엄현식 사장이 부회장이 되도 나는 송우증권에 복귀하지 못해요.”
[뭐어?]
“엄상현 회장님이 자기 뜻대로 움직일 아들을 부회장으로 재임명하려는 거잖아요.”
[그렇지.]
“사정이 그런데 엄현식 사장이 회장님의 뜻을 거슬러 나를 송우증권에 복귀시킬 것 같아요?”
[당장은 어렵겠지만 엄현식 사장이 회장이 되면…….]
박원식이 다시 그의 말을 끊었다.
“아버지, 엄현식 사장이 송우그룹 회장이 되기 위해 몇 년을 기다려야 할까요?”
[어?]
“10년이면 될까요? 그 사이, 엄현식 사장이 나만 바라보고 측근을 만들지 않을 거 같아요?”
[……!]
“아버지, 도대체 엄현식 사장이 우리에게 해 준 게 뭐가 있죠?”
박경국에게서 부회장 교체에 관한 소식을 듣지 않았다면 엄현식을 향한 원망을 쏟아낼 일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품었던 꿈이 무너지고 나니 그동안 엄현식을 도왔던 일들이 모두 헛수고였다는 걸 깨달았다.
“저한테 일시키면서 VIP만 초대하는 별장에 저를 한 번도 부른 적이 없어요.”
[…….]
“엄현식 사장이 저의 승진에 대해 신경 쓴 적도 없어요. 오히려 엄현호 부회장만이 제 걱정도 해 주고, 정보도 줬어요.”
[…….]
“이번에 이사에서 해임됐을 때도 엄현식 사장? 그래요, 구치소에 있으니까 연락 못 할 수 있어요. 그러면 사모님 또는 비서라도 전화해 줄 수 있잖아요.”
[…….]
“그런데 그 사람들 중 아무도 전화하지 않았어요. 딱 한 사람 연락 와서 위로해 주더라고요. 그게 누군지 아세요?”
[……?]
“엄현호 부회장이었어요.”
[……!]
“그런 엄현식 사장이 회장이 되면 내게 송우증권을 맡길 거 같아요?”
[하지만 엄현식 사장은 내 도움을 필요로 해. 내 도움이 필요한 이상 너를 무시하지 못할 거야.]
박경국의 얘기에 박원식은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 현실을 보세요. 예전에 엄상현 회장은 나를 신뢰하는 척하며 일을 시켰어요. 그런데 실수 하나로 나를 버렸어요.”
[…….]
“송우증권의 이사가 된 건 내가 스스로 해낸 거예요. 그런 나를 해임되게 만든 건 엄상현 회장 짓이에요.”
[……!]
“다시는 이용당하지 않을 거예요. 이만, 전화 끊을게요.”
통화를 끊은 박원식은 아버지 박경국 과장이 한 얘기를 곰곰이 생각했다.
-회장님이 부회장을 바꾸시기로 결정하셨어. 엄현호 부회장이 회장님 뜻에 따르지 않고 자기 판단대로 움직이고 있거든.
‘현호가 제법이네.’
엄현호는 엄상현 회장의 아들이자 부회장으로서 누구보다 엄상현 회장의 뜻을 잘 알 것이다.
엄상현 회장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엄현호 부회장은 회장님의 뜻에 따라 움직일 거로 생각했으리라.
‘그런데 자기 판단대로 움직였다고?’
왜 그랬을까?
엄상현 회장의 뜻을 어겨서 그에게 득이 될 게 없다.
지금처럼 부회장 자리가 위태롭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가 자기 뜻대로 했다면…?
대비책이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아!”
뭔가 떠오른 박원식은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챙겨 입고는 서둘러 밖으로 향했다.
* * *
송우전자 부회장실의 문이 열리더니 최명준 실장이 들어왔다.
“무슨 일입니까?”
현호는 자신이 호출한 것도 아니어서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박원식 씨가 비서실에 와 있습니다.”
“원식이 형이요?”
“예. 부회장님을 만나고 싶답니다.”
“무슨 일로 나를 찾아왔는지는 얘기했습니까?”
“부회장님을 만나 뵙고 얘기하겠답니다.”
“알겠어요. 들여보내세요.”
“예.”
최명준 실장이 밖으로 나간 후 박원식이 부회장실로 들어왔다.
“현호야.”
“원식이 형, 어서 와.”
현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맞았다.
“저기 소파에 앉아서 얘기할까?”
“그래.”
박원식이 소파로 가서 앉자 현호가 맞은편으로 와서 앉았다.
“형, 무슨 일 있어? 연락도 없이 찾아오고.”
“사실 네게 중요한 정보가 있어서 왔어.”
“나한테 중요한 정보? 그게 뭔데?”
“회장님이 부회장을 바꾸려고 하신데.”
“아…….”
현호는 그가 어떻게 알았는지 묻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박 과장님께 얘기 들었어?”
“너, 알고 있었어?”
태연한 현호의 반응에 오히려 박원식이 놀랐다.
“나도 알고 있어.”
“어떻게 그런 정보를 알아낸 거야? 우리 아버지가 회장님 가까이에 있는데도 나는 조금 전에 알았어.”
“어쨌든 정보를 얘기하러 와 줘서 고마워.”
“듣기로는 네가 회장님 뜻을 어겼다던데. 잘릴 줄 알면서도 회장님 뜻을 어긴 거야?”
“나는 늘 내가 하던 대로 했을 뿐이야.”
그의 예상과는 다른 대답이었는지 박원식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너를 자를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는 거야?”
“형, 내가 걱정돼서 찾아온 거지?”
“어? 어! 그래, 걱정되지. 그런데 현호야, 회장님이 부회장에서 물러나라고 하면 물러날 거야?”
“형이 나라면 물러날 거야?”
“아니! 못 물러나지!”
박원식이 흥분해서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에 현호가 피식 웃으며 얘기했다.
“답이 됐지?”
“그 말은 너 나름대로 대비책이 있다는 얘기지?”
“왜 그게 알고 싶어? 박경국 과장님이 알고 싶어 하는 거야?”
“아니야! 그런 거.”
박원식은 자신이 염탐꾼이 아니라는 듯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대꾸했다.
“사실, 너를 도와주려고 왔어.”
“나를 도와준다고?”
“내가 비록 송우증권 이사에서 해임되기는 했지만, 주식을 가지고 있어.”
“…….”
“회장님과 맞서 대응할 때 내 주식이 필요하다면, 의결권을 너한테 줄게.”
“뭐?”
현호는 예상하지 못한 얘기에 순간 놀랐지만, 이내 차분하게 얘기했다.
“형, 나를 도와주겠다는 마음은 고마워.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형에게 보장해 줄 수 없어.”
“…….”
“그건 내가 회장이 되더라도 마찬가지야. 내가 계열사 임원의 의견을 무시하고 인사에 간섭하는 일은 없을 거야. 그러니까…….”
현호의 얘기를 박원식이 자르며 끼어들었다.
“그러니까 미래의 내 자리를 보장해 주는 대가로 의결권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지?”
현호가 그의 말이 맞는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리 보장을 부탁하려는 게 아니야. 복수 때문이지.”
“……!”
“내 의결권이 회장님의 계획을 무산시키는 데 쓰일 수 있으면 좋겠어. 그게 다야.”
현호는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송우증권 사장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전력을 다했던 박원식이었다.
그러나 그의 실수를 용납하지 못했던 엄상현 회장 때문에 결국 송우증권 이사에서 해임되었다.
자신이 청춘을 바친 곳에서 내쳐진 기분이었으리라.
그 앙갚음을 하고 싶은 것이다.
“어때? 내 도움이 필요해?”
진지한 눈빛으로 묻은 박원식을 향해 현호가 미소 지으며 얘기했다.
“형의 의결권은 내게 도움을 될 거야. 잘 쓸게.”
“……!”
현호의 대답에 박원식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 * *
며칠 후.
드디어 송우전자 부회장을 교체하려는 엄상현 회장의 계획이 드러났다.
중앙 일간지가 일제히 현호와 관련한 보도를 실었다.
[엄현호 송우전자 부회장, 대장암으로 입원]
[엄현호 송우전자 부회장의 암 진단으로 송우그룹 미래 불투명]
[엄현호 송우전자 부회장의 암진단 소식이 알려지자 송우전자 주가 크게 하락]
[송우병원, 엄현호 부회장에 대한 병명 확인해 줄 수 없어]
[송우전자, 그룹의 안정과 미래 성장을 위한 엄상현 회장님의 고민이 깊다]
“부회장님, 이건 너무하네요.”
최명준 실장은 인터넷에 도배되는 현호에 대한 기사를 보며 인상을 썼다.
“건강검진을 암 진단으로 바꾸다니, 부회장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소리 아닙니까?”
“다행이네요.”
“예? 뭐가요?”
최명준 실장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현호를 쳐다봤다.
“나를 병으로 공격했으니, 나도 아버지가 이사장인 송우의료재단을 공격해 볼까요?”
“아……! 그거!”
최명준이 번뜩 생각이 난 듯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