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oungest of the returning tycoons RAW novel - Chapter 84
84화 참…… 다르다.
“예능 가능하죠. 예.”
“대학 축제요? 스케줄이 어떻게 됩니까?”
“어떤 광고죠?”
“앨범이 얼마나 필요하세요?”
포르투갈전 경기가 끝나자마자 송우미디어 음악사업본부와 매니지먼트 사업본부는 바빠졌다.
많은 곳에서 드림Four의 출연을 요청해 왔을 뿐만 아니라 드림Four의 신곡 판매량도 급증했다.
“일이 많아져서 기쁘기는 한데…… 이탈리아전 경기는 또 어떻게 예측하냐?”
16강에서 만나게 된 팀은 3번의 월드컵 우승과 2번의 준우승을 한 경험이 있는 FIFA 랭킹 6위의 이탈리아였다.
“그래도 이번 촬영이 마지막이라 다행이에요.”
처음 이 기획으로 방송국과 논의할 때 최대 방송이 4회 차였다.
한국팀의 16강 진출을 희망했지만, 그 이상 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 * *
늘 그랬듯이 촬영 전날 프로젝트팀원과 아이돌이 다시 모였다.
“이거 참, 난처하네.”
홍보팀장이 한숨을 쉬며 앉은 채로 팔짱을 꼈다.
“16강부터는 토너먼트라 경기에 지면 짐 싸는 거고, 이기면 8강 가는 거잖아.”
“그러니까요. 사람들이 모두 드림Four 입만 쳐다볼 텐데,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요?”
걱정하는 소리에 아이돌 매니저가 설득하는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한국팀은 목표했던 16강에 들어갔고, 어차피 이번이 마지막 촬영이잖아요. 예측이 틀렸다고 큰 데미지는 없을 테니까 그냥 이기는 것으로 가죠?”
“그럴까? 그러는 게 좋겠지?”
“예, 그러는 게 좋겠네요.”
모두 이 의견에 반대하지 않자 장수연이 다음 질문을 했다.
“그럼, 스코어와 골 넣을 선수는요?”
“지난번처럼 1 대 0으로 하는 게 어때?”
“이탈리아가 1득점도 못할까요?”
“하긴, 토너먼트라 죽자고 덤빌 테니, 2 대 1로 하자. 그리고 골은 아무래도 경험 많은 황선홍과 안정환 선수로 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
“다른 의견은 없으세요?”
장수연이 물었지만 아무도 대답이 없자 현호에게 시선을 돌렸다.
“사장님 생각은 어떠세요?”
“음…….”
현호는 꽤 고민된다는 표정을 지은 후 입을 열었다.
“저도 여러분들 생각처럼 한국이 2 대 1로 승리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골은 설기현과 안정환 선수로 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왜요?”
홍보팀장이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
“이탈리아팀은 경기를 아주 거칠게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체력 좋은 설기현 선수에게 기회가 있을 거 같고, 안정환 선수는 이탈리아 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으니까요.”
“아, 역시, 논리적이시네요. 그럼, 그렇게 결정하죠.”
현호는 싱긋이 미소를 지었다.
지금 그들은 모른다.
지금의 결정으로 그들이 얼마나 놀라게 될지를.
* * *
[저희 드림Four는 2 대 1 한국 승리, 설기현과 안정환 선수가 골을 넣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방송이 나가자마자, 언론사들은 일제히 드림Four의 예측을 기사화했다.
[드림Four, 2 대 1 한국 승리 예상.]
[이탈리아를 꺾고 8강 진출 예상한 드림Four]
[드림Four의 예측, 이번에도 통할까?]
경기 당일, 일손을 놓고 대형 TV 앞으로 모인 직원들의 표정은 긴장감이 역력했다. 그렇게 경기가 시작되고.
[아! 한국팀! 페널티킥 기회를 얻었습니다. 선제골 넣고 주도권 잡을 좋은 기횝니다.]
[안정환 선수, 준비합니다. 달려가고 슛! 앗! 아…… 골키퍼가 막았습니다.]
[이탈리아팀의 코너킥. 자, 비에리 놓치면 안되겠습니다. 코너킥! 볼 올라가고 비에리! 아, 머리 맞고 들어갔습니다.]
[경기 종료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한국팀의 마지막 공격이 될…… 아! 황선홍 볼 잡고, 올려 줍니다. 아, 상대팀 몸 맞고 앗! 설기현 잡았습니다. 슛! 고오울~! 설기현~! 동점골!]
[연장전 후반 종료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자, 이영표가 올려 줍니다. 안정환! 헤딩슛! 고오올~! 안정환~! 골든골~!]
“와아아~!”
일제히 터진 함성에 건물이 요동치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한국팀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다음 날, 신문과 인터넷에는 이탈리아전 한국 승리와 드림Four에 대한 기사로 도배되었다.
그중 송우미디어 프로젝트팀을 긴장시킨 것은.
[드림Four의 예측은 예언이다!]
그들도 믿기지 않았다.
4경기 연속 그들의 예측이 정확했다는 것을.
하지만 온 국민이 드림Four의 예측만을 바라보는 것은 큰 부담이었다.
“아, 이러면 곤란한데.”
홍보팀장이 걱정스럽게 얘기했을 때였다.
“팀장님.”
콘텐츠사업본부장이 다급한 기색으로 사무실로 들어왔다.
“본부장님, 무슨 일이십니까?”
“방송국에서 연락이 왔어.”
“무슨 연락이요?”
“‘월드컵 승부, 아이돌에게 투표하세요!’ 한 번 더 하자고.”
“예에?”
화들짝 놀란 홍보팀장의 눈이 커졌다.
“본부장님, 원래 4회차까지 하기로 했잖아요.”
“알지. 그런데 방송국 쪽에서는 반응이 너무 좋으니까, 이대로 끝내기 아쉬운 거지.”
“4회차 예산 다 썼어요. 그리고 다른 아이돌팀도 종료된 것으로 알고 있어서 다른 스케줄 잡았을 텐데요.”
“내가 그 얘기도 했지. 그러니까 드림Four만의 특집으로 하자고 하는데.”
홍보팀장은 순간 뒷골이 서늘해졌다.
좋은 기회라고 덥석 물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분명히 8강 경기를 예측해 달라고 하리라.
지금까지 모든 한국팀 경기 예측이 맞았는데, 이번에 틀리게 되면 상승 중인 드림Four의 인지도에 좋지 않을 수 있다.
“본부장님, 거절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미 약속된 스케줄이 있어서 어렵다고…….”
본부장이 그의 말을 끊었다.
“월드컵 끝나면 방송국에서 드림Four를 위한 가요 특별무대를 만들어 주잖아. 그게 있으니 거절하기도 어려워.”
“아…….”
난감한 홍보팀장이 머리를 긁적일 때였다.
옆에서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장수연이 입을 열었다.
“팀장님, 예능 대신 가요 특별무대를 콘서트 형식으로 앞당기는 게 어떨까요?”
“뭐?”
콘텐츠사업본부장과 홍보팀장이 동시에 장수연을 향해 돌아봤다.
“수연 씨, 그게 무슨 말이야?”
홍보팀장이 물었다.
“예산도 이미 다 썼고, 다른 아이돌팀이 참가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경기 예측이 부담스럽잖아요.”
“그렇지.”
“13번째 선수라는 콘셉트로 하는 거죠.”
“아! 그 붉은악마 응원단이 12번째 선수라고 하는 것처럼?”
“그렇죠. 13번째 선수 드림Four와 응원단이 함께 달립니다, 이렇게 콘셉트를 잡고 콘서트를 하면 드림Four의 매력을 잘 보여 줄 수 있고, 참여하는 관객도 선수가 된 것처럼 흥겨울 거예요.”
“좋은 생각이기는 한데, 며칠 만에 콘서트 준비를 할 수 있을까?”
홍보팀장이 걱정스러운 듯 얘기하자 콘텐츠사업본부장이 버럭 언성을 높였다.
“못 하는 게 어디 있어요? 며칠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어 내야죠. 전국 방송으로 나간다고요. 우리 송우미디어 직원들이 다 달라붙어서라도 해야 합니다.”
그의 열정에 무안해진 홍보팀장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일단 본부장님이 방송국에 제안해 보세요. 시간 없으니까 빨리 담판 지어야 합니다. 결정되면 사장님께 바로 보고하시고요.”
“알겠어요.”
말을 마치자마자 본부장은 서둘러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 * *
오전 중에 방송국과 여러 차례 통화가 오고 간 후, 송우미디어의 제안이 받아들여졌다.
“사장님.”
송우미디어 사장실.
문이 열리며 최명준 실장과 함께 콘텐츠사업본부장이 상기된 얼굴로 들어왔다.
“방송국 측과 얘기 끝났습니다. 드림Four의 가요 특별무대를 앞당겨서 콘서트 형식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본부장이 얘기하며 문서를 현호에게 건넸다.
그 문서를 살펴본 현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디어가 좋네요.”
“원래 예능 한 번 더 하자고 하는 걸, 저희가 콘서트 제안을 한 겁니다.”
“그런 제안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겁니까?”
“아닙니다. 홍보팀 장수연 씨가 아이디어를 낸 겁니다.”
“장수연 씨가요?”
“네, 사장님.”
“원래 예능 파일럿도 장수연 씨 아이디어라고 했던 거 같은데.”
“예, 맞습니다.”
“알겠습니다. 필요한 모든 걸 지원할 테니 콘서트 잘 만들어주세요.”
“예, 사장님.”
본부장이 밖으로 나가자 현호는 의자에 등을 기대어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최명준 실장이 나지막이 물었다.
“사장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홍보팀 장수연 씨 말이죠.”
“장수연 씨가 왜……?”
“홍보팀보다는 콘텐츠사업본부 쪽에 더 맞는다는 느낌이 드네요.”
“훗.”
최명준 실장이 웃음을 보이자 당황스러운 현호가 물었다.
“아니, 왜 웃습니까?”
“다방면으로 능력 있는 사람은 언제든 눈에 띄는 법이죠.”
“그렇기는 하죠.”
현호는 이렇게 대답했지만, 최명준의 행동이 여전히 의아했다.
웃음이 나올 만한 얘기가 아닌데, 뭐가 우스운 건지.
“장수연 사원과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콘텐츠사업본부 쪽으로 옮길 의사가 있는지.”
“그러세요. 본인 의사가 가장 중요하니까.”
* * *
스페인과 8강전 경기가 있기 전날.
드림Four의 콘서트가 열렸다.
실내체육관 장소 섭외부터 홍보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드림Four였기에 가능했다.
한국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드림Four의 콘서트라고 하자 각 분야의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줬다.
콘서트는 성공적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홍명보 선수가 넣으면 이깁니다.]
승부차기까지 간 스페인전.
홍명보 주장이 마지막 키커로 나섰다.
[홍명보, 홍명보, 슛! 고오울~! 한국팀이 이겼습니다! 4강입니다!]
찬란한 여름이었다.
한국팀을 응원했던 모든 이들에게.
그리고 송우미디어에게도.
* * *
“이번 주 1위는…… 드림Four의 ‘기억’이 차지했습니다.”
월드컵은 끝이 났지만, 월드컵 아이돌 드림Four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각종 음악프로그램, 앨범 판매량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고, 젊은 세대 타깃 광고 섭외 1순위였다.
“드림Four 콘서트 때 우리 소속 가수들 무대 마련할 계획이고, 인상적인 무대가 될 방법을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드림Four의 콘서트 기획 회의.
콘텐츠사업본부로 옮긴 장수연이 회의 참석자들에게 얘기했다.
“국내 콘서트는 걱정하지 않는데, 중국 기획사에서 제안한 콘서트는 어떻게 합니까?”
음악사업본부장이 묻자 콘텐츠사업본부장이 대답했다.
“중국 기업에서 광고제의가 들어왔어요. 그게 성사되면 좀 더 구체적으로 논의될 거 같아요.”
“인터넷이 좋긴 좋아요. 중국에 앨범 낸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팬이 생기고.”
“예능 파일럿이 큰 역할을 했죠.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도 상당히 인기가 좋습니다, 하하.”
예능 제작에 공이 큰 콘텐츠사업본부장이 자랑하듯 얘기했다.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던 음악사업본부장이 홍보팀장에게 시선을 주며 물었다.
“곧 신곡 나올 걸그룹 홍보는 어떻게 되어 갑니까?”
“일단 방송사 예능이랑 라디오 PD들도 접촉하고…….”
“팀장님!”
홍보팀장이 아직 말을 끝내지 않았는데 홍보팀원이 다급히 회의실로 들어왔다.
“무슨 일이야?”
“다들 휴게실로 가서 뉴스를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어리둥절하기는 했지만, 회의 참석자들은 뭔가 좋지 않은 소식이 있음을 직감했다.
일제히 휴게실로 이동하니, 이미 직원들이 모여서 뉴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방송사 PD와 연예담당 기자가 가수들의 PR비 명목으로 기획사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A 방송사 PD 최 모 씨와 B 연예기획사 대표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 수색했습니다. 이들 이외에도 조사 중인 사람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사는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유 씨, 놀래라.”
홍보팀장이 놀랐던 마음을 진정시키려는지 한 손으로 가슴을 쓸었다.
걱정스러운 표정의 음악사업본부장이 물었다.
“팀장님, 우리 회사는 괜찮습니까?”
홍보팀장이 걱정하지 말라는 듯 손을 저으며 얘기했다.
“우리는 애초에 사장님께서 절대 PR비 같은 거는 주지 말라고 해서 안 줬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홍보팀장의 말에 모두가 안도하는 모습이었지만, 장수연의 표정은 묘했다.
그녀는 송우그룹 오너 가족에 대해 알고 있다.
엄현주가 자신의 아버지를 어떻게 속였고, 엄상현이 어떻게 협박했는지를.
현호가 홍보팀장에게 지시를 내릴 때 자신도 그 장소에 같이 있었다.
그의 지시가 진심일까,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끝내 그 지시는 철회되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같은 결과를 눈으로 보게 됐다.
‘참……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