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oungest of the returning tycoons RAW novel - Chapter 96
96화 자료 행방 쫓기
현호는 최명준에게 계획을 지시한 다음 여상길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 사장님, 엄현호입니다.”
[무슨 일입니까?]
“예전에 알았던 분 중에 추적 장치를 잘 아는 분이 계셨다고 했죠?”
[그랬죠.]
“지금도 연락 가능합니까?”
[그렇습니다만.]
“최명준 실장이 여 사장님께 갈 겁니다.”
[지금이요?]
“예. 자세한 것은 최 실장에게 들으시고, 저를 도와주셔야겠습니다.”
* * *
현호가 여상길과 통화하던 그 시각.
“새언니도 기부금 입학과 관련 있겠죠?”
방으로 돌아온 엄현주는 남편 유태규와 얘기하고 있었다.
“그럴 거예요. 기부금 입학은 교수 몇 명이 모의해서 할 수 있게 아니니까요. 아마 명운재단 이사장도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커요.”
“그렇다면 새언니와 명운재단 측은 관련 흔적을 지우려고 할 거예요.”
동의한다는 듯 유태규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기부금을 받은 흔적을 없앤다고 해도 대학에는 허위로 만들어진 입시 제출서류가 있어요. 그러니 재단은 입시부정혐의를 허위문서를 만든 브로커에게 떠넘기려 할 거에요.”
“브로커도 명운재단 관련 자료가 있을 테니, 당하고만 있진 않겠죠?”
“무엇을 위해 그걸 사용할지가 중요하죠.”
엄현주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무슨 말이에요?”
“명운대학은 그 자료를 없애고 브로커를 해외로 도주시키고 싶을 거예요. 그렇게 해 주는 대가로 브로커가 원하는 걸 주면…….”
유태규의 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실망한 엄현주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그러면 새언니나 명운재단은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잖아요.”
그녀의 말에 유태규가 묘한 미소를 지었다.
“브로커의 자료를 확보하게 되면, 얘기가 달라지죠.”
유태규의 대답에 엄현주의 눈이 커지며 순식간에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럴 방법이 있어요?”
“사람을 준비해 뒀죠.”
“사람이요?”
“브로커와 얘기가 잘되었다 하더라도, 자료를 스스로 없앤다는 보장이 없으니, 그걸 찾으러 갈 겁니다.”
“아……!”
엄현주는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차렸다.
중간에서 그 자료를 가로챌 사람을 준비해 뒀다는 걸.
이에 엄현주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 *
엄현주와 유태규가 자료 확보를 얘기하는 그 시각, 채연희는 그의 부친과 통화 중이었다.
“우리 쪽에서 기부금 입학 학생과 학부모를 접촉한 적은 없어요.”
[그러면 미스터 김만 사라지면 큰 문제는 없겠구나.]
“미스터 김은 해외로 보내고 자료는 우리가 직접 없애야 해요.”
[미스터 김과 얘기해 봤어?]
“이곳에 있으면 자신에게 좋은 게 없다는 건 알아요. 해외에서 지낼 자금을 마련해 주면 자료를 넘겨주고 떠나겠다고 했어요.”
[얼마를 원해?]
“기부금으로 받은 총액의 두 배에요.”
[미친놈.]
수화기에서 거친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버지, 지금은 어쩔 수 없어요. 돈은 차명계좌에서 인출해서 주고 빨리 해외로 보내는 게 나아요.”
[…….]
“아버지, 여론이 나빠지고 수사가 시작되면 우리에게 시간이 많지 않아요. 그전에 우리가 처리해야 해요.”
채연희는 아버지의 허락을 받기 위해 시간적 여유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러자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돈을 해외로 가져갈 방법은 있다더냐?]
“환치기를 이용할 거예요. 추적하기 힘들게끔 여러 조직을 이용할 거라고 했어요.”
[알았다. 그렇게 해.]
“네, 아버지.”
전화를 끊은 채연희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러자 곁에서 지켜보고 있던 엄현식이 입을 열었다.
“아버님이 허락하셨어?”
“네. 내일 당신 비서 빌려줘요.”
“양 비서를?”
“돈 인출할 때와 브로커 만나 자료를 받을 때 필요해요.”
“양 비서에게 얘기해 놓을 테니 그렇게 해. 그런데, 매년 기부금 입학을 받았던 거야?”
“아니에요.”
대답하는 채연희의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 있었다.
“작년에 기여입학제 얘기한 적 있잖아요.”
“아, 그래, 기억나.”
대통령 선거가 있기 전이었다.
기여입학제를 해결하기 위해 캠프 측에 대선자금을 주며 거래를 하려 했었다.
“그 자금을 마련하려고 했던 거예요.”
“아아, 그랬군.”
엄현식은 이해하는 척 얘기했지만, 속으로는 장인의 얄팍한 속셈에 웃음이 나왔다.
자기 돈을 쓰고 싶지 않아 기부금 입학으로 대선자금을 만들었는데, 그 두 배를 토해 내게 생겼다.
엄현식은 속마음과는 다른 말을 했다.
“수습이 빨라질 거 같아서 다행이야.”
* * *
다음 날.
세상은 명운대학 입시부정 의혹으로 시끄러웠다.
이에 입시부정 의혹과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명운대학과 직원은 입시부정에 어떤 관련도 없으며 대학 제출서류가 허위로 작성된 것이 확인되면 해당 학생의 입학을 취소할 뿐만 아니라 수사가 필요할 시 수사기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명운대학이 입장문을 내며 대응하고 있을 때, 채연희는 여러 은행에서 돈을 찾았다.
그녀가 탄 승용차가 빌딩 주차장을 빠져나가자 검은색의 승용차가 뒤를 따랐다.
그리고 최명준 실장의 승용차가 은밀히 그들의 뒤를 밟았다.
최명준은 여상길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동하고 있습니다. 진행 방향은 압구정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채연희가 탄 차를 따라 두 대의 차가 간격을 둔 채 뒤따르고 있었다.
한참을 달리던 채연희의 차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뒤를 따라 검은색의 승용차가 방향을 트는데.
끼이이익, 쿵!
골목에서 나오던 차가 검은색 승용차를 들이박는 사고가 났다.
그 바람에 검은색 승용차는 주행을 멈추고, 사고를 일으킨 차주가 황급히 차에서 내려 사과했다.
바로 여상길이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몸 괜찮으세요?”
“괜찮으니까, 차 비켜요.”
검은색 차주가 비키라고 손짓했다.
하지만 여상길은 비키지 않으면서 차분히 얘기했다.
“병원부터 가시죠? 지금 괜찮아도 나중에 아플 수가 있거든요. 병원 가서 진료부터 받으시죠?”
“됐다니까요. 빨리 비켜요.”
검은색 차주가 인상을 쓰며 얘기했지만, 여상길은 여전히 온화한 표정으로 얘기했다.
“죄송하지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정확하게 사고 수습도 해야 하고, 몸에 이상 없으신지 제가 알아야 합니다.”
두 사람이 실랑이하는 사이 간격을 두고 뒤따르던 최명준의 차는 사고 차량을 비켜 나아갔다.
* * *
“뭐라고요? 놓쳐요?”
걸려 온 전화를 받은 유태규가 놀란 듯 목소리를 높였다.
[죄송합니다. 충돌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 바람에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하아…… 젠장.”
예상하지 못한 교통사고였다.
놓친 것에 대해 마땅히 할 얘기가 없기에 그저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한편, 최명준은 현호와 통화 중이었다.
“사장님 말씀대로 미행하던 다른 사람이 있었습니다만 지시하신 대로 사모님 차량을 따라붙지 못하게 했습니다.”
[잘했어요. 지금 어딥니까?]
“사모님이 브로커를 만나고 있는 레스토랑 내부에 있습니다. 출입구를 볼 수 있어서 두 사람의 이동을 포착할 수 있습니다.]
[형수님과 브로커가 헤어지면 형수님 말고 브로커 차량을 따라가세요.]
“왜죠? 자료가 필요한 게 아닙니까?”
최명준은 의아했다.
브로커는 자료를 채연희에게 넘길 것이고, 그 자료의 행방을 알려면 채연희를 따라가야 한다.
그런데 현호가 반대로 지시하는 게 아닌가.
[자료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형수님께 넘어간 자료는 빠르게 소각될 겁니다.]
“브로커는……?”
[브로커는 사본을 챙겨 놨을 겁니다.]
“아……!”
[브로커가 돈을 받고 해외로 나가지만, 그 자료가 돈이 된다는 걸 알고 사본을 만들어 놨을 겁니다. 우리는 그 사본을 가로챌 겁니다.]
“알겠습니다.”
최명준이 전화를 끊었을 때였다.
‘아! 나왔다.’
상자를 든 양 비서가 채연희의 뒤를 따라 출입구로 향하는 게 보였다.
그녀가 나가고 잠시 후 선글라스를 착용한 한 남자가 2개의 서류가방을 들고 출입구로 향했다.
‘저 사람이 브로커구나!’
브로커를 확인한 최명준은 그의 뒤를 따라 레스토랑을 나갔다.
* * *
“이 건물에 뭐가 있지?”
브로커의 차를 따라온 최명준은 차창 밖으로 보이는 건물을 올려다봤다.
브로커가 건물 안으로 가방을 가지고 들어갔다.
20분이 지났는데도 나오지 않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미행당한다는 걸 눈치챈 건 아니겠지?’
그런 걱정으로 불안함이 커질 때였다.
‘아! 나왔다.’
브로커가 건물에서 나오는 게 보였다.
그런데 가방이 보이지 않았다.
분명 건물 안으로 들어갈 때 그는 두 개의 가방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는 지금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주차된 차에 타는 브로커.
곧 그의 차가 출발하자 최명준도 조심히 뒤따랐다.
한참을 달린 브로커의 차가 한 건물 앞에서 멈췄다.
그를 따라오던 최명준은 근처에 차를 세우고 주위를 살피는데.
‘우체국……?’
그의 차량이 멈춰 선 곳은 우체국 앞이었다.
‘뭐 하려는 거지?’
최명준이 유심히 살피는데, 차에서 내린 브로커는 뒤쪽으로 이동해 트렁크의 문을 열었다.
‘상자!’
브로커가 트렁크에서 묵직해 보이는 상자를 꺼냈다.
그리고 그 상자를 가지고 우체국 안으로 들어가는 게 아닌가.
‘자료를 해외로 보내려는 거야.’
무슨 상황인지 알아챈 최명준이 서둘러 승용차에서 내려, 우체국으로 향했다.
우체국 안에는 여러 고객들이 있었지만, 최명준은 재빨리 주위를 훑어 브로커를 찾아냈다.
그는 우체국 한쪽에서 뭔가를 작성하고 있었다.
최명준은 가판대에 있는 서류를 집어 들고 재빨리 그의 곁으로 갔다.
아니나 다를까.
자신이 짐작한 대로 그는 국제 우편용 주소를 적고 있었다.
‘아, 어쩌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스러웠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봉투에 주소를 적는 척하며 곁눈으로 그의 주소를 봤다.
‘필리핀이잖아.’
브로커가 상자를 보내려는 곳은 필리핀이었다.
대학생 시절에 필리핀에 가 본 적 있었기에 지명이 낯설지 않아 재빨리 외울 수 있었다.
작업을 마친 브로커가 상자를 들고 우편 담당 직원에게 갔다.
“여기로 보내 주세요.”
“국제일반우편으로 보내실 건가요?”
“네.”
“국제특급우편이 훨씬 빨리 도착합니다. 국제일반우편으로 보내면 물건 받는데 기간이 좀 걸립니다.”
“알고 있습니다.”
직원은 국제특급우편과 국제일반우편의 차이점을 설명한 후 우편 업무를 진행했다.
그게 마무리되자 브로커는 우체국을 나갔다.
최명준도 그를 따라 우체국을 나가 승용차에 탔다.
어디론가 이동하는 브로커를 따라 이동하며 현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슨 일입니까?]
“사장님,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뭡니까?]
“사장님 말씀대로 브로커가 사본을 만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브로커가 자료를 해외로 보낸 것 같습니다.”
[…….]
현호가 말이 없자 최명준은 걱정되었다.
“사장님, 브로커를 계속 따라가 보겠습니다.”
[최 실장.]
“예, 사장님.”
[브로커가 어디로 자료를 보냈는지 압니까?]
“필리핀입니다. 그 주소를 외었습니다.”
[필리핀으로 국제특급우편으로 보내면 3~4일 정도 걸리겠죠?]
“국제특급우편이 아닌 국제일반우편으로 보냈습니다.”
[일반우편으로요?]
“예, 제가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방법이 있겠는데요.]
“예……?”
놀란 최명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