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oungest prince of the English Royalty house RAW novel - Chapter (133)
콩가루집 막내왕자-133화(133/205)
133화 누군가의 누이(1)
―프랑스 남부 해안―
미래의 대항해 시대와 비교하면 미약하겠지만, 이 시대에도 해적이 많다.
물론 21세기 소말리아 해적이나 12세기 해적이나 생활 자체가 위험한 건 똑같았다. 하지만 그런데도 해적이 되려는 사람은 충분히 많았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해적질은 돈이 되니까.
이슬람, 기독교, 심지어 유대교 해적들까지. 종교 구분 없이 보편 해적들이 설치는 이유는 그 정도의 위험에 맞게 수익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들의 비기는 해안 약탈이다!’
해적들의 입장에서는 바다에서 상선을 약탈하는 것도 재밌지만, 해안 약탈이 제일 재밌다. 그 처절한 비명과 ‘돈’은 달달하거든.
“살려주세요!”
“이야… 탐스러운 보물. 그리고 탐스러운 여인들이군.”
하지만 요즘에는 장사하기가 쉽지 않았다.
에스파냐와 시칠리아 놈들이 이슬람 타도에 들어가 바닷길에서 자주 목격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해적들에게 경보령이 떴다.
원조 해적 국가 시칠리아나 카스티야(에스파냐) 놈들을 화나게 하면 큰일이니 약탈 코스를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더 무서운 세이프 존의 영지가 프랑스의 서북부 아키텐으로 옮겨졌다는 것은 그들의 약탈이 소극적으로 변하는 원인이 되었다.
그러나 해적들은 원래 대범한 법!
‘겁쟁이들아, 해적들은 원래 위험을 각오하고 약탈하는 것이다!’
하지만 목숨을 걸더라도 오늘은 한탕 하겠다는 바이킹의 DNA가 듬뿍 담긴 참된 해적들은 그런 시련에도 해적질했다.
그들은 당장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마지막 약탈을 하고 죽겠다고 생각하는 훈족과 게르만의 기질을 가지는 용감한 해적들.
다만 그들의 운이 좋지 않은 것은.
해적 그 자체를 영양분으로 생각하는 악당들이 있다는 것이다.
해군 함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실상은 서프랑스―잉글랜드의 인재만을 뽑은 전력이.
세상 물정 모르는 용감한 해적선들을 노리고 있다.
“망할 존의 함대다!”
“이건 위험하다고!”
“미친놈들아, 적당히 몸 사리자고 했잖아!”
조스보다 훨씬 잔인한 그들은 감히 무식하게 프랑스 남부 해안을 지나던 해적선에 무수한 화살비를 선물했고.
―피웅.
사람 낚는 어부인 베드로의 뜻을 받들어 갈고리도 제대로 갈았다.
―털컥.
상어 이빨 같은 갈고리에 걸려, 갑판 백병전을 걸릴 수밖에 없는 처지.
갑판에 오르는 정의로운 해군들이 칼을 들고 외치기 시작했다.
“이야, 해적들이다!”
“해적들 너무 좋아!”
“공격하라!”
“저들의 목을 자르고 약탈품을 인민에게 돌려줘라!”
정의를 실현하고 있었다. 창조 경제를 위해 말이다.
“오늘도 만선이군.”
공인받은 아키텐 선봉 함대의 지휘관 샤를은 아키텐 전용 사람 낚은 어부였다. 해적들을 낚아 적잖은 이득을 보는 어부 말이다.
‘프랑스 왕국 놈들, 나 같은 고급 인재를 놓치다니. 나를 알아주는 사람은 세이프 존밖에 없다.’
샤를은 본디 프랑스인이다. 그의 아버지가 프랑스 왕국의 봉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이프 존의 중용을 받고 프랑스 왕국 출신임에도 누구보다 쌍무계약을 맺은 잉글랜드 사람인 존을 위해 싸운다. 이것은 유럽에 알려진 대외적인 사실이다.
하지만 더 자세히 파고들면 그의 아버지가 루이 7세에게 이용당하다 버려지고, 온갖 고초를 겪었다는 사실이 있다. 그렇기에 샤를이 처음 존 왕자에게 출사했을 때.
‘감히 프랑스 왕국은 우리 아버지를 이용만 하고 버렸다. 그렇다면 제일 껄끄러운 잉글랜드의 봉신이 되어 복수하겠다.’라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달라진 부분이 있다.
‘먼저 배신하지 않는 한, 나는 모두를 믿는다.’
‘우리 앙주의 힘은 함대에서 나온다. 그러니 나의 제독은 존중받을 것이다.’
하지만 세이프 존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도 많이 보여주었고. 샤를은 좀 더 ‘이유’ 있는 충성을 보여주었고 얼마 뒤. 존 왕자의 휘하에서 핵심 일원이 된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샤를은 아키텐의 미래를 위해 해적을 턴다.
* * *
―아키텐 영지―
1193년의 봄, 여름은 특별한 것 없이 지나갔다.
아, 그러고 보니 발악하는 놈들이 만행을 저지를 뻔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아마 내가 아키텐 영지를 장악했다고 방심했다면, 나는 원래 역사와 마찬가지로 멍청한 존이 되어 비참하게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이프 존인 나는 이름값을 제대로 했다.
아키텐 영지의 위협이 되는 친구들이 고구마가 되기 전에 담가 버린 것이다.
[전하, 그들이 전하께서 사냥하실 때를 이용해 참담한 일을 계획했습니다.] [처리하시오.]참담한 일은 당연히 암살이다.
반란은 통치자의 결점이 드러난 사건이지만, 나에 대한 민심은 반란 미수 사건이 터졌는지.
애초에 반란을 일으킨 귀족들은 자신들의 영지민에게도 민심을 모으지 못한 어중이떠중이들이고. 애초에 작년과 달리 이번 연도에 나는 민심을 확실하게 잡았다.
‘공개 처형은 위험해. 괜히 여론을 분탕 치니까.’
그 이면에는 몇 명을 지하에서 처형하고, 부정부패라는 확실한 명분으로 영지를 강탈해 내 측근에게 찢어 주었다.
물론 처벌만 하는 게 아니라, 나름 자비를 보였는데. 직접적인 주모자들이 아닌, 무고한 연루자는 최대한 배제했다. 슬프게도 그들은 아직 아키텐 영지 운영에 적응하는 나에게 필요하니까.
이 정도면 관용 대공 존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 와중에도 평화를 사랑하는 방패 외교와 내정의 삼위일체 약탈― 생산―비축을 유지하느라 과로할 정도로 일했다.
그렇게 아키텐을 보듬어 주다 보니 달력은 금방 바뀌고, 1193년의 가을이 왔다.
포도와 밀의 향기가 물씬 드는 아키텐은 다시 한번 나를 기분 좋게 했다.
12세기 말 중세나, 21세기 세계나 결국 먹어야 세계가 유지되는 것이다.
물론 비축되고 있는 생산품은 다른 의미로 나의 기분을 좋아했다.
모르땅, 아일랜드, 아키텐, 이 삼위일체의 영지를 얻는 순간, 용병업, 산업, 농업. 중세 3피스가 완성되었다.
내가 프랑스 왕국 자체를 꿀꺽해 나라 자체가 엄청난 곡창지대가 아닌 이상, ‘식량’이라는 아주 유용한 자원은 함부로 수출할 수 없다. 곡물 생산량이 많은 근세 프랑스 시기에도 곡물 수출은 역린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3개의 영지로 ‘곡물’ 돌리기를 할 수 있는 순간. 세이프 존의 힘은 원래 강했는데, 훨씬 강해졌고.
당연히 나를 따르는 봉신들의 힘도 강해졌다. 이번 연도에 내가 찢어준 영지들을 흡수한 봉신들이 기쁜 얼굴로 말했다.
“전하, 오늘도 풍년입니다.”
“작년보다 더 풍족합니다.”
“목표 생산량을 아득히 뛰어넘었습니다.”
“아키텐 대공께 영광을!”
‘우리 봉신들, 좋아 죽는군.’
기뻐 보이는 봉신들의 얼굴을 보니, 나도 마음이 흡족했다. 오랫동안 나를 따라 고생했던 봉신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는 건, 그들의 대영주로서 좋아할 일이다.
아키텐의 권한은 정당한 대공인 나에게 있지만, 그 생산량은 봉신들에게 나눠진다.
이미 기선제압과 반란 미수사건 사건이 끝난 나는 원래부터 나를 따랐던 휘하 봉신들에게 땅을 나눠주었으니, 이제 아키텐에서 무수한 빵과 포도주가 나오면 기뻐할 사람이 그들이다.
요즘에는 달달한 생산품과 인력에 너무너무 행복하다.
왜 우리 엄마가 프랑스 왕과 잉글랜드 왕에게 비싸게 구는지 알 정도로 풍족함이 느껴진다.
이곳에서는 내정만 정신만 제대로 해도 힘을 제대로 키울 수 있다. 내가 모르땅과 아일랜드를 두고 이리저리 눈물로 내정할 때를 생각해보면 감회가 새롭다.
이제 잠시 숙성시킨 인재에게 줄 자리도 많이 생겼다.
“고드프리, 피터 그들을 이제 행정관으로 임명할 시간이오.”
나에게는 무수한 막내와 사생아라는 잠재적 일꾼이 있다. 앙주식 주입 교육하며 육성한 그들을 실무로 옮기는 건 일도 아니다.
아키텐 대공의 궁정 대신으로 말이다.
그렇게 열심히 일할 때, 저 너머에서 소식이 들려왔다.
“마리 공주님께서 위독하시다는 소식입니다.”
마리 공주.
우리 어머니 엘레오노르 대왕비가 전남편 루이 7세 사이에서 본 장녀다.
“누님이?”
나는, 그 순간 씁쓸해졌다.
“샹파뉴 백작이 슬퍼하겠군.”
다른 누나들은 모르겠지만, 마리 누나의 아들 샹파뉴 백작은 나와 너무 친한 사이라.
* * *
―프랑스 왕국, 파리―
국뽕하면 빠질 수 없는 프랑스 왕국에 살아가는 인민들은 서유럽의 지배자는 자신인 줄 알았다. 솔직히 프랑크의 적법한 후예이자, 한때 샤를마뉴 대제라는 위대한 위인을 배출한 위대한 민족이 프랑스인이 아닌가?
프랑스의 기사들은 유럽에서 가장 용맹한 기사들이었고, 프랑스의 성직자들은 신실하고 믿음 깊은 주님의 종이었고, 프랑스의 상인들은 온 유럽의 물자를 ‘통제’하는 대상인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옛날.
헨리 2세와 잉글랜드 친구들이 서프랑스를 장악하고 프랑스를 반으로 갈라 버린 후. 프랑스 왕국은 많은 것을 상실했다. 영광스러운 프랑스는. 옛 시대의 추억이 되어가고 있었다.
‘잉글랜드가 우리의 수도를 강탈했다.’
게다가 근래에 프랑스 왕국은 세이프 존 덕분에 사코 디 파리라는 굴욕을 맛보았다. 루이 7세 시절 눈뜨고 아키텐을 빼앗긴 이래. 최고의 굴욕이다.
프랑스 왕국을 정말로 사랑하는 이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왕국의 심장이 적출당해 혈관이 제대로 망가진 것이다.
프랑스 왕국의 사람들에게는 수치스러운 사건이었고. 프랑크의 국왕이 아니라, 프랑스의 국왕으로서 본인을 자칭하는 필리프 2세에게는 영혼을 옥죄는 비극이었다.
하지만 그 비극 덕분에 필리프 2세는 더 유능해졌다.
“말씀하신 자들을 모두 처리했습니다.”
“고생했네, 부이용 공작.”
비서장관의 목소리에 필리프 2세는 웃음을 지었다.
대놓고 리처드 왕세자를 존경하며 매국에 앞장선 귀족들이 숙청되었다. 이렇게 빠른 숙청이 가능한 건 필리프 2세에게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리처드 그자도, 이 귀족들을 보호할 생각이 없어.’
필리프 2세는 생각했다. 아직도 모자란다고.
‘하나 되지 않은 프랑스 왕국은 망한다.’
[하나의 프랑스, 하나의 국왕.]필리프 2세의 새로운 사상은 중앙집권을 원했다. 하지만 예전처럼 대놓고 중앙집권을 노릴 정도로 필리프 2세는 멍청하지 않았다. 귀족들의 영지전을 유도하고, 파벌 싸움을 형성해. 그 시간에 상비군을 기르는 것이다.
필리프 2세는 열심히 했다. 복수를 위해 말이다. 적국에 빈틈을 주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고 좋은 미래를 준비하면, 프랑스의 수호천사 미카엘이 복수할 기회를 만들어 줄지도 몰랐다.
‘세상에 완전한 권력은 없다.’
리처드가 왕세자가 되었지만, 존이 후대의 노르망디 대공이 되어 정권 교체할 때. 그 작은 빈틈을 프랑스 왕국이 이용하면, 적어도 중부 프랑스의 영지를 탈환할 수 있다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
그때까지 프랑스 왕국의 귀족들을 제대로 규합하고, 제대로 된 전력을 만들어 역습할 것이다. 제아무리 잘난 잉글랜드라도 약점을 보이며 당할 것이다.
‘존, 그대 덕분에 또 배우는구나.’
이제 와 생각해보니, 존 왕자가 대단해 보이는 필리프다. 먼 옛날 아녜스 공주에게 차일 때마다 필리프 자신은 프랑스 왕세자로서 존을 조롱하는 게 일상이었다.
마지막 공개 청혼을 제외하면 존 왕자는 단 한 번이라도 자신의 조롱에 반응하지 않았다. 다만 그때의 굴욕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돌려준 것이다.
그때 기사가 와서 고했다.
“폐하, 지금 급보가 도착했습니다.”
가족에 관한 소식이다.
프랑스 왕국의 맏딸 샹파뉴 백작부인 마리가 중병에 걸렸다는 소식이다.
“마리 누님이 쓰러지셨다고? 그럴 수가!”
같은 또래라 할 수 있는 조카 샹파뉴 백작이 리처드 편에 붙은 것으로 너무나 화가 나는 필리프 2세지만, 그것과 별개로 나이 차이 나는 마리 누나에게 복잡한 ‘애증’이 있는 필리프 2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