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oungest prince of the English Royalty house RAW novel - Chapter (170)
콩가루집 막내왕자-170화(170/205)
170화 공동 왕(2)
―1204년, 11월―
인간의 역사가 시작되고 치열하지 않은 역사는 없었지만, 테무친의 영향 아래 몽골이 통일되기 전 몽골족의 역사는 그야말로 투쟁의 역사였다.
부족끼리 분열되고 전투가 끊이지 않는 피의 역사.
겨우 살아남아, 피눈물을 삼킨 피해자는 훗날 가혹한 복수를 하기 마련이었다.
커다란 초원에 많은 사람이 있으니, 복수는 복수를 낳았고 원망과 절망은 더 늘어가기 시작했다.
‘젠장, 내 아내를 강간하고 죽이다니. 이놈들 다 죽여버리겠어.’
‘우리가 무슨 짓을 했다고!’
실상은 몽골족의 힘이 하나가 되길 원치 않은 외세가 꾸민 계략이다.
거란과 여진족, 그리고 한족조차. 몽골이라는 초원의 힘이 하나로 통합되는 건 원치 않았다.
그때 나온 인물이 바로 황금 씨족 출신의 테무친이다.
그는 몽골 초원에서 일어나는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앞장섰으며.
‘우리는 더 이상 외세에 속지 않는다.’
그동안 있었던 모든 분쟁의 원인이 외세의 계략이었음을 간파했다.
‘장생신이 곧 여호와다.’
거기에 더하여 무려 몽골족이 섬기던 장생신을 하느님과 동일시한 것이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처음에는 그게 무슨 개소리냐는 부족민도 많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경교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몽골인들은 쉬이 납득했다.
경교를 믿던 옹 칸의 세력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흡수하려는 테무친의 의도를 알았기 때문이다.
물론 지도부에서 그 정치적 의도를 이해한다고 해도, 처음에는 혼란이 가득했다.
몽골의 토착 종교와 기독교의 결합은 그만큼이나 이질적인 무언가였다.
하지만.
인간사는 결국, 눈에 보이는 힘이 중요하다.
몽골 부족 중에서 가장 강한 테무친의 군대는 몽골 부족이나 위구르족이 섬기는 장생신이 곧바로 여호와 우리 하느님이라는 걸 깨닫게 한 것이다.
그때부터 몽골족의 발흥이 시작되었다.
외세에 이용당하는 지금까지의 몽골과는 다르다.
싸우고, 베고, 노예로 삼고, 개종시키고.
그리고 성스럽기까지 했다.
몽골은 하느님에게 선택받은 정통 기독교 제국이었으니까.
“우린 주의 깃발을 든 군사!”
“존귀한 그 이름 새겨진 깃발 들고!”
십자가를 든 몽골군은 질주했다.
더는 몽골 초원이라는 작은 곳이 아닌, 세계라는 끝없는 ‘초원’을 얻기 위해 말이다.
잔존 세력의 마지막 근거지까지 함락되면서, 이슬람 세력이 완전히 멸망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어딘가 숨어서 재기를 노리겠지만, 이대로라면 멸망은 시간문제였다.
‘우리가… 이토록 강성할 줄이야.’
몽골군 제1 사령관이자 테무친이 가장 신뢰하는 지휘관인 자무카는 기분이 좋았다. 그 중국도 모두 정복하고, 페르시아 지역을 넘어서 이슬람 놈들도 무찔렀다.
“테무친, 나의 주군이여. 우리가 이슬람의 본거지를 완전히 정복했습니다.”
원래 역사였다면, 테무친에게 패배해 진작에 죽었을 몽골의 영웅은 테무친과 함께 이슬람 세력을 정복했다. 세이프 존이 만든 세상이다.
하지만 테무친은 침착했다.
“아직은 아니야…. 아직은… 말이지.”
“아직이라니, 그것이 무슨 말씀이십니까?”
자무카가 묻자, 테무친이 말했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휴식 없이 영원히 달릴 수는 없네. 우리는 이곳까지 너무 빨리 달려왔고. 이제는 조금 휴식이 필요하네.”
‘무조건 빠른 게 능사가 아니다.’
테무친은 생각했다.
성스러운 정복은 유능한 지휘관과 더불어 테무친 본인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지만,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 행운이 따른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런 행운에 취해, 본질을 보지 않으면 안 된다. 세계를 정복하는 것과 세계를 경영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테무친은 정복만을 원하지 않았다,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정복은 피지배인들이 반항할 기회조차 뺏는 것이니까.
금나라와 남송을 모두 정복한 테무친이지만, 정복지의 노예들이 반항하고자 하면 얼마나 심하게 할 수 있는지를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기독교와 오랫동안 철천지원수 사이였던 이슬람이 멸망했다.
중국을 반만 먹은 몽골제국과 중국을 완전히 흡수한 몽골제국은 달랐다.
어설픈 이방인 같은 장남 주치 덕분에 고려나 왜국을 정복하지는 못했지만, 그건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었다.
이미 중국의 대륙의 힘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었고, 효율적인 보급로도 확보되었다.
모든 것이 준비된 몽골군의 기세는 갈수록 높아져만 갔고.
이제는 살라딘 이어서 여러 곳을 전전하며 몸을 숨겼던 이슬람의 지도자 칼리프까지 처리하고 말았다.
“진짜 칼리프의 목입니다.”
세이프 존이 없었다면 유능하게 이슬람의 세계를 지켰을 칼리프는 강성한 몽골군에 의해 목숨까지 빼앗겼다.
“드디어 길목에 있는 마지막 방해물이 무너졌는가?”
다만 기독교의 진정한 황제를 자칭하는 테무친에게는 이슬람의 멸망은 길목에 있는 방해물을 제거한 것이다.
거룩한 신성몽골제국은 여유가 있었다.
서방의 정보를 파악하며,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기독교의 제국을 하나로 만든다.
‘리처드, 존… 천하… 세계… 그리고 본향을 향하여.’
십자가를 든 초원의 늑대는 저 멀리 있을 존을 생각했다.
붉은 태양이 지고 있다.
겨울이었다.
* * *
―예루살렘 왕국, 티레―
몽골의 진영에서 유사 느와르 영화 같은 분위기가 흐르고 있을 때.
이곳 예루살렘 왕국은 난리가 났다.
“이슬람이 멸망했습니다.”
“동방의 이단이 바그다드를 함락했습니다.”
“이슬람 칼리프가 전사했습니다!”
“신성몽골제국을 막을 수 없습니다!”
원래 역사대로라면 바그다드는 기독교 세력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이지만, 유럽 십자군이 중동과 아프리카에 영지를 두고 있는 지금은 달랐다.
비교적 가까운 기독교 세력의 영지에 이슬람 세력의 멸망이 빠르게 퍼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안 그래도 요즘 들어 생각할 거리가 많은 예루살렘 왕국의 군주는, 몇 번이고 사실을 되물어야 했다.
“지금 뭐라고 하셨소. 이슬람이 망해버렸다고? 칼리프와 살라딘이 모두 죽었다고?”
“폐하, 시리아 지역도 몽골의 수중에 떨어졌습니다.”
‘다음 목표는 우리와 동로마다.’
제프리 1세는 공포를 느꼈다.
세상에.
그 원수 같은 이슬람 놈들이 그렇게 패망하다니.
이런 엄청난 일이 또 있을까?
이슬람인들이 기독교인들에게 적그리스도와 같이 개 같은 이교도 놈들이라 할 수 있지만. 이렇게 몰락해서는 안 될 자들이었다.
“이럴 수가….”
“폐하….”
“짐은 아직도 믿을 수가 없소.”
[신성몽골제국은 세이프 존이 말한 것 같은 무시무시한 이단이다.]나름대로 잉글랜드에서 음모가로 통하는 제프리였다. 당장 눈에 보이는 뻔한 사실을 부정할 생각은 없었다.
“폐하….”
“대체 서방은 무엇을 했단 말인가?”
탄식하는 제프리 국왕 제프리 1세의 모습은 마치 새로운 비극을 목도한 것처럼 처량했다.
누가 앙주 가문의 핏줄이 아니랄까 봐. 본인도 서방에서 태어난 왕족 출신이면서, ‘서방’과 자신을 구별할 정도로 양심이 없었다.
이제 예루살렘 왕국의 군주는, 국왕으로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결정을 내렸다.
“당장 모든 병력을 동원해 요새를 방비하라. 짐은 교황 성하께 편지를 보내야겠다.”
새로운 교황이 존과 가까운 사람인 것을 알고 있지만, 지금 이 시점에 와서는 사소한 문제일 뿐이다.
* * *
―동로마 제국, 콘스탄티노폴리스―
정보는 국가의 힘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민국(정보국)을 통해 이 세계의 모든 정보를 총괄하는 동로마 제국은 동쪽에서 일어나는 이변을 눈치채고 있었다.
동로마 제국의 사람들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꼈다.
오랫동안 이슬람 세력의 저력을 알고 있었기에, 그 이슬람을 궤멸시킬 정도의 힘을 가진 몽골의 존재감을 제대로 느끼고 있었다.
마치 예전의 동로마가 훈족의 지도자 아틸라의 침공을 예견했듯, 이제 동로마는 몽골을 방어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존의 경고가 틀리지 않았구려.”
남의 일이었던 몽골 문제가 이제는 완전히 목전에 닥쳐 있었다.
신성몽골제국이라는 강력한 이단 세력은 정말 재앙이다.
지금 알렉시오스 2세의 서늘한 기분을 느꼈다.
[그릇된 믿음을 믿지 마라. 진정한 믿음은 동방에 있다.]본인을 동방 기독교 제국의 황제라 자칭하는 남자 테무친이 보낸 편지가 도착했기 때문이다.
“병력을 소집해라. 우리가 다시 기독교의 방패가 될 시간이다.”
“예, 폐하.”
동로마 사람들도 이제는 인식하고 있었다.
훈족보다 더한 적들이 당도할 것이라는 걸.
‘난세가 다시 도래하는가?’
동로마 황제의 머리에 쓴 제관은 정말 무거웠다.
* * *
―잉글랜드 모르땅―
존에게 있어, 태초의 영지인 모르땅.
이곳에도 최근 이슬람 세력이 몽골에 의해 멸망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렇다고 해도 일단은 자기 할 일이 우선이었다.
“아무렴, 그런 이단 놈들이랑 싸우려면 준비가 되어야지.”
이곳에는.
미래의 잉글랜드의 기본적인 전력을 책임질 군대가 있다.
“앞으로 총!”
“총!”
―타당.
샤를은 무척이나 바빴다.
“참, 내가 이 나이까지 병사 조련이나 하다니.”
“그래도 자네가 얻는 게 많지 않은가?”
“그렇지. 반짝거리는 금화만큼이나 주군에게 인정받고 있으니 말이야.”
샤를은 이제는 확실히 편한 친구가 되어버린 악불회의 말을 부정하지 못했다.
“위탁 교육이라니, 참 우리 주군은 대단해. 폐하의 친위군을 상대로 이렇게 진보된 교육을 할 줄이야.”
그때.
새로운 손님이 두 사람을 찾아왔다.
맡겨 놓은 전력을 확인하기 위해서 말이다.
“오셨습니까?”
“교육이 모두 끝났다고 들었습니다.”
샹파뉴 백작의 말을 들은 악불회와 샤를이 그를 안내했다.
세이프 존은 언제나 본인의 안위를 위해 싸운다.
다만, 때로는 독식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형을 위한 국왕군을 위탁 양성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래야 리처드 1세가 불안해하지 않을 테니까.
“어떻습니까? 폐하의 친위대가 될 이들이 참 멋지지 않습니까?”
존의 군대와 같이 사격훈련을 하는 친위대를 바라본 샹파뉴 백작이 말했다.
“이로써, 제 의심이 옅어졌습니다.”
―탕, 탕.
저 멀리서 사격훈련이 진행되며 총성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 * *
―1204년, 12월 잉글랜드, 루앙―
“맡기신 일들을 처리했습니다.”
“고생했네.”
피터와 내 눈 밑에는 검은 그늘이 져 있었다.
‘정말 피곤하군.’
1204년은 할 일이 너무나 많았다.
몽골족도 몽골족이지만.
이제 잉글랜드는 언제든 견제가 들어올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여러 가지로 대비해야 했다.
이제 12월이다. 아직 몽골의 침입은 없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당장이라도 폴란드 왕국으로 진격할 것 같은 몽골족이 시리아에서 멈췄다.
아마 날이 풀리면 진군할 가능성이 높았다.
나는 다시 일했고.
샹파뉴 백작에게 보고를 받았는지, 리처드 형이 나를 불렀다.
“폐하께서 독대를 허락하셨습니다.”
리처드 형의 수석 시종장의 말을 듣고 국왕의 방에 들어왔다.
“폐하, 부르셨습니까?”
“존… 어서 오너라.”
나는 리처드 형이 준비한 무수한 지도와 요충지의 정보가 담긴 문서를 바라보았다.
“대체 이걸 언제 준비하신 겁니까?”
“내 모자란 동생 제프리 놈이 불평할 할 동안, 조사한 저들의 힘이다.”
리처드 형의 집요함이 정말 대단했다.
저것들 모두가 신성몽골제국과 관련된 정보들이기 때문이다.
“정말 대단합니다.”
내가 알던 원래 역사와 달리, 전쟁에 완전히 미친 듯한 사자왕의 면모는 정말 끝이 없는 것 같다.
이 정도의 준비성이라니.
“그리고 네가 양성해준 친위대의 힘을 보고 받았다. 고생이 많았구나.”
“잉글랜드의 모든 힘은 국왕 폐하에게 종속되어야 합니다.”
“고맙군.”
그렇게 짧게 대답한 리처드 형은, 쓴웃음을 지으며 다시 말했다.
“앞으로 힘든 일이 많을 거다. 이단 주제에 기독교의 제국을 참칭해 기분이 나쁘지만, 테무친은 나와 자웅을 겨룰 정도로 대단한 작자다.”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이제는 아버지와 같은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아.”
갑자기 브리튼에 있는 양반은 왜? 그리고 부왕이 아니라 아버지라는 단어 선택이라니.
“설마, 공동 왕 말씀이십니까?”
“왜 안 되는 거냐.”
“정말 그렇게 하셔야 합니까?”
“나는 오랫동안 존, 너를 시험했고. 그러니 믿을 수 있다.”
어째서인지 지금 리처드 형은 나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이고 있지만, 실상은 너무 부담되는 일이었다.
“폐하, 큰일 났습니다!”
한 기사가 다급하게 다가왔다.
‘어째 기시감이 느껴지는데?’
“무슨 일이더냐.”
“신성몽골제국의 군대가 지금….”
나는 그냥 몽골의 ‘몽’ 자만 들어도 발작이 일어날 것 같았다.
몽골 친구들이 또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