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oungest prince of the English Royalty house RAW novel - Chapter (195)
콩가루집 막내왕자-195화(195/205)
[195화, 존 왕(3)](당대 사람들은 장 1세였던 세이프 존이 존 1세로 존호를 바꾼 것을 단순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미래에 있는 우리 역시도 그렇게 생각한다. 존 왕, 나의 위대한 조상이 존호를 브리튼식으로 개명하며 생각한 것은 합당한 ‘복수’였으니까. 앙리 4세 -화려한 역사 中-)
“폐하, 왕세자님이 입실을 청합니다.”
“들라 하여라.”
대관식 이후, 이제 확고한 왕세자가 된 제임스가 나를 찾아왔다.
“부왕을 뵙습니다.”
“왕세자, 어서 오너라.”
아들도 예의를 갖춰 나에게 인사를 했다.
예전과 달리 노련함이 느껴지는 큰아들은 예법에 따라 나를 아버지보다는 부왕으로 불렀다.
기분이 이상했다.
이제는 더 이상 철부지가 아니라 어엿한 왕세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제 부왕께서는 진정한 잉글랜드의 군주가 되셨군요.”
“그래. 그렇게 되었지.”
이전에 나는 공동 국왕이었다.
물론 리처드 형이 공동 국왕을 제안한 이유는 몽골과의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내정 하나는 기가 막히게 하는 나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지.
하지만 공동 국왕은 일종의 ‘예비 국왕’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말이 공동 국왕이지, 사실상 재상으로서 잉글랜드를 내정을 살폈을 뿐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정식으로 국왕이 되었고,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
“그래서 부왕께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말해보거라.”
“이 대관식 후에, 대대적으로 왕국을 개혁하실 생각이십니까?”
이 녀석 내가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이미 내 생각을 읽고 있는 듯했다.
물론 나는 모르는 척 다시 물어보았다.
“이미 내가 재상 시절부터, 개혁을 시작하지 않았더냐.”
나의 말에 아들이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부왕, 저는 알고 있습니다. 부왕께서 노르망디 대공이나 아키텐 대공 시절 하셨던 개혁은 ‘당대의 군주’가 납득할 만한 수준이라는 걸.”
“그래?”
“부왕께서는 그 선을 아주 철저하게 지키셨습니다. 자칫하면 반역으로 보일 수 있으니까요.”
우리 아들이 언제 이렇게 컸는지 모르겠다.
나는 알고 있다. 정작 ‘선’을 지키고 있는 건 내 아들 제임스라니는 걸. 꼴에 정치인이 다 됐다고, 나의 비위를 맞춰주고 있었다.
“그래서 부왕께서 궁극적으로 원하시는 것은 무엇입니까?”
“간단하면서 어렵지. 우리가 곧 프랑크-앙주가 되는 것이다.”
“···”
나의 말에 잠시 멍해진 제임스가 잠시 생각하더니. 격해진 목소리로 나에게 물었다.
“부왕, 프랑크 앙주 말씀이십니까?”
그래, 프랑스가 아니라 프랑크다.
프랑크라는 단어에는 프랑스의 전신인 프랑크 왕국이라는 뜻도 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프랑크-앙주는 ‘서프랑스에는 잉글랜드가 그냥 뿌리 내릴 테니까. 프랑스 친구들은 저기 저지대라든지 신성로마제국이나 받아먹어라.’라는 뜻이다.
그러자 내 아들은 곤란한 얼굴을 하더니. 자기가 깨달은 바를 입으로 말했다.
“하··· 우리 부왕께서는 정말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십니다. 이렇게 크게 일을 벌이셔서 저를 고생시킬 생각 아닙니까?”
정답이다.
나는 왕세자였던 문종을 부려 먹은 세종대왕처럼 유능한 후계자를 더 중용할 것이다.
“그래, 이제 너도 고생해야지.”
원 역사의 존 왕의 아들 헨리 3세는 무능한 존 왕 때문에 고생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무능한 군주가 아니었고, 오히려 내 아들 제임스는 다른 의미로 고생하게 될 거다.
“아키텐은 어쩌고요.”
“이제 아키텐에는 우리를 대리해서 지방을 통치할 행정관을 보내야지.”
“믿음직한 사람들이 있습니까?”
“있지. 물론, 나의 기대를 어기면 죽겠지만.”
내가 수십 년 동안 ‘믿음과 신뢰’를 주며 약점까지 알아봐 둔 행정관들과 성직자들이 있었다. 그들에게 창고를 맡길 것이며, 시험을 할 것이다.
물론 저들이 죽고 싶지 않은 이상에야 부정을 저지를 수 없겠지.
“그리고 너에게도 권한을 줄 거다. 이제 확고한 왕세자가 되었으니 너도 열심히 일해야지.”
그러자 제임스가 말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저와 부왕 사이를 이간질하는 자들이 있을 겁니다.”
“나는 아들을 견제하지 않는다.”
“부왕, 왕세자를 견제하지 않는 국왕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네가 딴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굴리면 되지.”
“네?”
“네가 할 일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잉글랜드의 왕세자는 이제 더는 편한 자리도, 딴생각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니게 될 것이다.
덕분에 고생이 많겠지만 왕세자가 이룬 모든 것이, 장차 왕세자가 국왕이 되어 다스릴 잉글랜드를 부강하게 만들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젊은 시절 사서 할 만한 고생이다.
하지만 이런 제 아비의 마음을 모르는지, 벌써 손발이 벌벌 떨리고, 현기증이 나는 척하던 제임스가 말했다.
“아버지, 그냥 아키텐에 돌아가면 안 될까요?”
“아들아, 왕관의 무게를 견디려면 지금부터 고생해야 해.”
곧바로 나는 피터를 불러 말했다.
“피터, 미래의 국왕에게 일거리를 주게.”
“폐하, 이참에 제 아들 녀석의 일도 조금 늘리는 게 좋겠습니다.”
피터의 아들 티모시는 제임스의 책사. 나는 피터의 말을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하게.”
* * *
-루앙 궁전-
제임스에게 새로운 의무를 건네준 나는, 루앙 궁전으로 돌아와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역시 중요한 건 아직도 전쟁 중이라는 거지.’
지금 가장 지원이 시급한 건 역시 ‘전선’이었다. 신성몽골제국이라는 희대의 악의 축을 몰아내야 한다. ‘내 유럽에’ 몽골 따위는 필요 없으니까.
나는 한 번 더 털이를 했다. 이번 털이는 툴루즈-가스코뉴 지방에 있는 양심 없는 악덕 상인이다. 작게 해먹은 이들의 재산을 합법적으로 털어낸 다음.
“몽골의 몰아내기 위한 병사와 물자를 더 보내시오.”
곧바로 돈을 보태 몽골과 맞설 새로운 병사들과 물자를 전선으로 보냈다.
시간이 부족하다. 폴란드를 소화한 몽골 놈들의 다음 목표는 ‘두 로마’가 분명했으니까.
“동로마제국과 신성로마제국에 편지를 보내시오.”
먼저 편지를 받을 사람은 ‘옛정’이 있는 알렉시오스 2세였다.
내가 보낸 편지의 내용은 신성몽골제국이라는 거대한 제국에 맞서, 개인전 따위를 멈추고 하나로 뭉치자는 내용이었다.
두 번째 편지를 받을 사람은 내 조카이기도 한 오토 4세였다.
오토에게 보낼 편지에는 우리 중앙정보부가 알아낸 알비파의 명단과 죽여도 되는 북독일 귀족들의 살생부와 연합군 운영 문제 등을 적었다.
그렇게 전쟁에 관련된 일을 처리한 나는.
귀족 문제에 접근했다.
귀족이라 해서 모두를 ‘적폐’로 몰아갈 순 없었다. 역설적으로 중세 시대는 귀족과의 친목질이 없으면 나라를 키우기 쉽지 않았다.
원 역사의 존 왕도 귀족들을 얕보다가 한 방에 혹 가지 않았던가?
아무튼 나는 진중한 얼굴로 대신들에게 말했다.
“짐의 퇴직으로 공석이었던 잉글랜드의 신임 총리 자리에 옥스퍼드 백작을 앉힐 생각이오.”
놀랍게도 공식적으로 총리의 자리는 공석이었다. 내가 바로 공동 왕에 올라왔으니까. 이제 그 자리는 옥스퍼드 백작으로 채워졌다.
“제가 말입니까?”
이해되지 않는지 멍하게 나를 바라보는 옥스퍼드 백작.
“제아무리 용맹한 독수리라도 한쪽 날개로 하늘을 비상할 수 없소.”
나는 일부로 사자가 아닌 독수리로 비유했다.
“···”
나에게 직접적으로 반역하려는 자가 아니라, 나와 조금 생각이 다른 귀족 정도는 써줄 수 있었다.
“아무리 내가 피터를 총애해도, 경들과 분쟁을 일으키면서까지 재상으로 임명하지는 않을 거요.”
“···!”
놀란 귀족들에게 말했다.
“경들의 생각과 달리 나는 파격을 위한 분쟁을 싫어하오. 이렇게 위급한 상황에는 양보도 할 줄 알아야겠지. 그래서 나는 나와 생각이 조금 다르지만, 잉글랜드를 사랑하는 옥스퍼드 백작을 재상으로 삼을 거요.”
나중에야 피터를 공식적으로 재상으로 임명하겠지만, 지금 바로 임명하기에는 문제가 있었다.
일단의 서자 출신의 한계고, 두 번째는 귀족파의 귀족들이 안 그래도 왕당파 귀족들을 견제하고 있는 상황에 모든 요직을 우리 사람으로 채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폐하··· 은혜를 베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옥스퍼드 백작이 고마움을 표현했다.
“옥스퍼드 백작, 그대가 먼저 해야 할 일은 구분을 없애는 거요.”
“구분이라 하시면.”
옥스퍼드 백작의 물음에 나는 단번에 말했다.
“잉글랜드령 브리튼 섬과 서프랑스를 언제까지 다르게 할 수 없잖소.”
정확히는 런던-앙주로 왔다 갔다 하던 내 아버지 헨리 2세부터였던가?
귀족도 왕족도 심지어 상인들마저도 나무배에 올라 브리튼-서프랑스 두 지역을 활보하며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런 의미로 나는 말을 이어갔다.
“앞으로 잉글랜드의 주요 도시는 런던, 루앙, 푸아티에 3개로 삼을 거요. 각자 다른 역할을 하면서 이 거대한 왕국을 지탱하겠지.”
“···.”
이런 나의 말을 예상할 수 없었는지, 옥스퍼드 백작은 생각이 많아 보였다.
“그리고 잉글랜드는 완전히 하나가 되는 거요.”
“폐하, 아주 좋은 말씀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쟁 중입니다.”
“때론 전쟁이기에 시도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 아니겠소?”
전쟁 특수.
전쟁은 엄청난 예산을 소모하지만, 국가의 저력을 한데 모아 발전을 앞당길 수도 있었다.
신하들이 고민할 때, 나는 그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다.
“아마··· 지금쯤 중동에서는 제대로 된 반격이 시작되고 있을 거요.”
* * *
-중동 전역-
인류의 요람이라고 중동. 이곳에서는 그동안 여러 치열한 공방이 있었다.
처음에 엄청난 피해를 본 건 정보의 부족으로 모든 몽골군에게 당했던 십자군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고드프리를 포함한 지휘관들이 몽골군에게 ‘적응’하기 시작했다.
고드프리는 철저히 유목 기독교인(몽골)의 약점을 간파했고, 이제는 역으로 몽골군을 몰아붙이고 있다.
지금 중동의 전역은 치열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유럽인들에게 3차 십자군으로 겨우 얻은 중동은 포기할 수 없는 젖줄이었으니까.
하지만 전쟁 경험이 몽골인들은 곧바로 역습했고, 십자군과 몽골군의 싸움은 점차 치열해졌고, 양 진영의 많은 병졸이 사막 모래 위에 쓰러졌다.
그러던 중 이곳 중동 전역에도 리처드 1세와 샹파뉴 백작의 죽음이 알려졌다.
마지막까지 조국을 위해 싸우다 죽은 영웅들의 최후, 그리고 그 비극을 만든 배신자 알비파의 이야기에 중동 십자군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일개 병졸뿐 아니라 지휘관들까지도 모두 감정에 모든 걸 맡긴 듯한 저돌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냉정한 고드프리는 말했다.
“우리가 그분들에게 바칠 것이 전쟁의 승리뿐이다.”
자신들은 결국, 이겨야 한다고 말이다.
-두두두두.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낙타를 탄 연락관이 왔다.
“각하, 폐하께서 보내선 서신입니다.”
“오늘 길에 큰 위험한 점은 없었던가.”
“바다는 이미 샤를 제독께서 꽉 잡고 계시니 별문제 없이 왔습니다.”
그때 전령이 와서 편지를 주었고.
‘이제 홀로 군림하신 폐하께서는, 리처드 폐하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뭐든 하시는구나.’
심각한 표정으로 그 편지의 내용을 모두 읽은 고드프리는, 부관에게 그 편지를 넘겨주며 말했다.
“폐하의 명령서를 읽어보게.”
“알겠습니다.”
전해 받은 서신을 모두 읽은 고드프리의 부관은 머리가 멍해지는 기분이었다. 본인은 이런 명령을 예상도 하지 못했으니까.
여러 내용이 있었다.
장 1세에서 존 1세로 존호를 바꾼 국왕 폐하는.
전선에 있는 지휘관을 격려하며, 또한 ‘기사’ 왕이 될 수 없는 자신의 처지에 한탄하면서, 전선에 나가 있는 지휘관을 독려하는 인사가 있었다.
하지만.
진짜는 그 아래 적혀진 문구다.
고드프리도, 그의 부관 젊은 레스터 공자도.
“···”
이 살벌한 문구에 여러모로 충격을 받았다.
[내 형님과 무수한 잉글랜드인을 죽인 적그리스도에게는 기사도가 필요 없소. 그러니 지금까지와 다른 작전으로 저들을 상대해야 할 것이오.]이 문구 아래로 존 왕이 써 내려간 ‘방식’은. 하이에나가 사자를 사냥하는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번 전쟁을 몸소 경험한 고드프리도 그의 부관 레스터 공자도 이 방법이 납득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전쟁은 사람을 더 잔혹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중동 전선에는 커다란 보급함이 도착했다.
< 비수를 들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