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oungest prince of the English Royalty house RAW novel - Chapter (2)
콩가루집 막내왕자-2화(2/205)
[2화, 화목한 집안]헨리 2세가 아내 엘레오노르와 3명의 아들에게 뒤통수를 맞은. 대반란이라는 사건이 일어났다.
맏형 헨리가 아버지에게 멋지게 반란을 일으키고.
둘째 셋째 형이 그 반란에 참여했고.
플랑드르 백작까지 판에 끼어들어 집안싸움이 내전이 되었지만.
헨리 2세와 7귀족의 힘으로 반란은 실패하고.
주동자인 어머니는 시농으로 유배된 훈훈한 이야기가 들렸다.
참 따스한 가족이야.
물론 어린 나는 이 대반란이라는 무대에 참여하지 못했다. 나이가 어렸으니까.
아무튼, 형들을 굴복시킨 아버지는 그들에게 뺏은 영지를 주겠다고 했지만.
나는 거절했다.
형들에게 밉보이기 싫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아버지는 미성년자인 나에게 맥주를 따라 주셨다.
“아들아, 이 아비가 너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맥주란다.”
“고마워요, 아버지.”
아직 어린애에게 무슨 맥주인가 싶겠지만.
21세기 맥주와 달리 12세기 지금의 맥주는 그냥 음료수다.
청량감은 템스강에 버린 걸쭉하고 달짝지근한 맥주다.
당연히 21세기 라거 맥주에 비하면 시시한 맥주지만, 사실 내 입맛은 중세 입맛으로 변했다.
맥주와 포도주를 번갈아 마셨는지 어째 취기가 가시지 않은 아버지가 말했다.
“정말 큰일 날 뻔했어. 토마스 경을 죽였다면···.”
“아버지의 자비이십니다.”
오늘도 아버지 헨리 2세와 종교-정치 문제로 언성을 높였던 토마스 베켓.
그는 내 스승이라 목숨을 건진 가련한 사람이다.
하지만 과거의 생일 직전에.
[제 생일 선물로 스승님을 살려주세요.]라고 말하며 아버지를 선택 장애로 만들었다.
정확히는 아버지가 군주로서 토마스 베켓을 죽임으로써 생길 정치적 부담 때문에 갈등하던 찰나.
내가 적절하게 ‘명분’이 되어준 거다.
그렇게 과거를 회상할 때.
시종이 들어와 분위기를 망쳤다.
“폐하, 동로마에서 편지가 왔습니다.”
“그 샌님들이 무슨 일로?”
얼마 뒤 편지를 다 읽은 아버지가 화가 났다.
“에이. 그 망할 그리스 놈들.”
“진정하십시오. 폐하. 그래도 마누일 1세의 동로마 제국입니다.”
“하, 그놈들은 로마 이름을 달 자격이 안 돼. 차라리 신성로마제국이 양반이지.”
아버지는 그 편지에 화가 많이 난 모양이다.
‘자기들은 로마 제국이라 하지만 그건 우리가 알 바 아니지.’
물론 옛날 로마 제국이 미개한 게르만족을 짐승 취급할 때와 달리,
게르만족이 세운 신성로마제국은 이 시대의 위협이 되었다.
문제는 현실을 조금이나마 파악 중인 로마의 황제 마누일 1세와 달리.
동로마 제국의 ‘자칭 로마 제국’의 위대한 귀족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시대가 어느 때인데 아직도 우리를 야만인 취급한다.
하지만 현재 동로마의 황제 마누일 1세는 이런 외교적 긴장을 완화하고 싶어 했고.
그걸 위해 황태자의 아내로 프랑스의 막내 공주와 황태자의 결혼을 계획했다.
그래서 나는 몇 년 전부터 약혼 호소인이 되기로 했다.
“아버지, 저 이번에도 프랑스 공주와 약혼하고 싶어요.”
“또 그 말이냐?”
결혼과 달리 중세 유럽의 약혼은 언제든 깨질 수 있는 것.
게다가 꼬맹이 때 약혼은 필수다.
사실 나는 프랑스 공주에겐 큰 관심이 없다.
전생에 프랑스를 좋아했지만, 그건 카페 왕가보다는 발루아, 부르봉 왕가 계열이고.
지금 카페 왕가의 프랑스는 우리 잉글랜드가 빼앗은 영지를 되찾아 굴욕을 갚으려는 대적자라고!
물론 내 이름을 전 세계에 날리기 위한 유흥이지만 말이다.
“부왕, 이번 제 생일 선물로 사람을 얻고 싶어요.”
“사람?”
나는 막내가 또 무슨 짓을 할지 궁금해하는 눈빛의 아버지에게 말했다.
“피에르 아니, 피터를 제 시종으로 주세요.”
“고드프리(사생아 제프리, 헨리 2세의 사생아 중 첫째)도 아니고 피터를?”
“예, 피터요.”
하지만 나랑 1살 차이 나는 1167년생 피터.
그는 내 아버지 헨리 2세와 미녀 로저먼드 클리퍼드가 낳은 아들이다.
한 마디로 우리 아버지는 내가 태어난 후 애인과 관계를 맺어 사생아를 낳은 것이다.
“아들아, 더 능력 있고 좋은 아이들도 더 있지.”
아, 그건 잘 알고 있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헨리 2세의 사생아가 의외로 많았고.
나는 그들 중 유망주를 하나 가져가고 싶었다.
“아버지, 저에겐 넓은 영지보다도 사람이 중요합니다.”
“알았다. 피터를 너의 시동으로 만들어주지.”
그렇게 나는 하나의 인재를 얻었다.
물론 아무것도 없을 때 등용한 인재였다.
**
이제 나는 잉글랜드 나이로 13살이다.
생일도 지나서 이제 슬슬 어른 취급당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도 그랬듯 어른 취급을 당하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다.
더는 미사(가톨릭 예배)만 드리고 노는 나이가 아니라.
바로 지금처럼 운명과 투쟁하는 나이가 된 것이다.
왜, 무슨 일하기에 고작 13살짜리가 운명과 투쟁할까?
물론 나의 비장한 한탄을 이해 못 할 후손들이 있을 거다.
잊지 마라. 중세의 중학생은 이미 어른이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필요하다는 벤 숙부님의 말씀이 몸으로 다가온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내 앞에 있는 저 괴물을 보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그것밖에 못 하면서 남자라 하겠느냐?”
“그래도 형님의 몸을 한 번 맞췄습니다.”
“고작 한 번이고 급소도 아니다. 너에게 당한 건 그냥 침만 발라도 나을 상처고!
존, 여기가 대련장이 아니라 전장이라면 넌 목이 잘렸겠지.”
삼국지의 여포나 초한지의 항우처럼 커다란 덩치를 가진 괴물이 나에게 일갈했다.
오 신이시여.
내 둘째 형 리처드는 그냥 미쳤다.
사자의 심장을 가진 왕이라는 미래 별명이 있던데.
그를 실제로 본 나는 그것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 사람은 사자의 심장이 아니라, 사자의 덩치다.
중세 시대 저런 좋은 몸을 가졌으니, 무슬림이건 프랑스 사람이건 마구마구 베어 버린 것 아니겠는가?
솔직히 이렇게 마주 보는 것만으로도 겁이 나고 가슴이 떨렸다.
전생이 무능한 존 왕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이런 형의 뒤통수를 찰싹 칠 생각을 한다니.
원본 존 왕! 당신은 어떤 길을 걸어오신 겁니까?
하지만 나는 기간 한정으로 괴물을 무찔러 세상을 지키는 용사가 되어야 한다.
내가 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몇 번이고 날 없는 검으로 내 대가리를 괴롭힐 형님이라고!
나는 검을 들고 최대한 용감한 척하며 말했다.
“형님, 아직 멀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거대한 용사에게 굴복하지 않기로 했다.
닥치고 리처드 형님의 대가리를 노렸다.
-쾅!
하지만 인간이 괴물을 이길 수 있는 건 판타지 소설에서나 존재할 이야기다.
오늘도 나는 머리에 꿀밤이 생겼다.
“하하하.”
마치 사자의 포효 같은 웃음소리.
우리 형이 또다시 돌아 버린 건가 했지만.
다행히 눈이 돌아가서 나를 패 죽인 건 아니었다.
“좋아, 그런 마음가짐이 필요하지!”
“네?”
그런 마음가짐 대체 무슨 마음가짐이라는 말인가?
“육체가 덜 단련되었고, 각오가 부족하지만. 많이 성장했구나. 존.”
“형님, 부족한 아우를 위해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너에게 들려줄 안 좋은 소식이 하나 있다.”
“네, 말씀하세요.”
안 좋은 소식이라. 하지만 내게 좋은 소식일 것 같은 예감에 ‘미소’가 들 뻔했지만 참았다.
“업무가 늘어나 한동안 내 영지 안에만 머물 것 같다.”
지금 벌써 젊은 왕 헨리(첫째 형, 아버지와 공동 국왕)와 브르타뉴 공작 제프리(셋째 형)가 기 싸움을 하면서 대결 중인 걸 잘 알고 있다.
“아쉽네요.”
“나도 아쉽구나. 늘 긴장을 풀지 말아라, 내가 언제 또 올지 모른다.”
그렇게 무서운 말을 남기고 떠나간 둘째 형.
“휴···. 가셨나?”
“예, 가셨습니다.”
내 전담 시종 겸 부관 피터 말에 나는 안도의 한숨을 하~ 하고 내쉬었다.
리처드 형님과의 결투는 정말 힘들었다.
멋지고 기품있는 근세 유럽의 결투가 아닌.
살벌한 중세식 결투를 하는 야만스러운 중세인이라니.
고민을 하니 배가 고팠다.
하지만 눈치 100점인 피터는 나의 마음을 너무 잘 알았다.
“헤헤, 존 왕자님 요리 가져왔습니다.”
“고마워 피터.”
그래도 내게는 유일한 낙이 있었으니, 바로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을 수 있다는 것.
전생에 3차 세계대전이 터지고, 제대로 된 먹을 것을 먹지 못하다가 죽었던 삶을 생각하면.
향신료를 마구 때려 쳐 비린내를 숨긴 중세 음식, 그 자체로도 행복했다.
육즙이 고소하게 흐르는 고기도 한 점 먹고.
신선한 채소도 먹고.
음료수로 흔히 마시는 맥주로 목을 축였다.
“음 맛있게 먹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친 나는 중세 잉글랜드의 하늘을 보았고.
아직 생기지도 않은 수염을 쓰다듬었다.
물론 내가 편지를 보낸 프랑스 공주로부터, 서면으로 한 번 더 차였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렇게 살아있음을 느끼며, 중세 왕자의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이 내가 원하는 미래가 아니던가?
“피터. 기분이다.”
금화를 몇 개 선물했다. 이복동생에게 주는 용돈이다.
“왕자님, 사랑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식사를 마쳤으면 소화해야 하는 법.
웨스트민스터 궁전 인근에서 들리는 다정한 새들의 노래가 들려왔다.
“짹짹!”
새의 울음소리는 반주 소리다.
파드득.
이제 연주 시작이다.
-띵가, 띵 띵.
“해가 지기 전에 가려 했지~”
류트를 치며 노래 한 곡 부르는 게 나의 삶의 낙이다.
물론 기타와 비슷하기만 하지 전혀 다른 류트를 배우느라 고생 좀 했지.
요즘 유럽에 민네장이라 하는 중세 발라드가 유행 중인데, 마침 발라드는 나의 특기거든.
두성, 흉성, 반가성. 내가 바로 잉글랜드의 오르페우스다.
웨스트민스터 궁전 주변에는 나를 사랑하는 팬들이 많았다.
“꺅 존 왕자님이다.”
“너무 잘생기셨어.”
“나를···. 또 바라보셨어.”
귀엽고 사랑스러운 시녀들.
더 정확히 말하면 힘깨나 쓰는 귀족 가의 영애들이 나를 보며 환호했다.
역시 세상은 외모 지상주의다!
놀랍게도 존 왕자인 나는 꽃미남이다.
물론 형들도 다 미남이다.
역사에는 원본 존 왕과 리처드 1세가 미남이라는 기록이 없다.
하지만 프랑스의 최고 미녀 영애였던 어머니 엘레오노르와.
그 어머니를 유혹할 정도로 알파메일인 잘생긴 아버지의 슬하에서 미남이 나오지 않는 게 더 이상한 거지.
‘하여간 영국 놈들 역사 왜곡은 세계 제일이지.’
그렇게 자랑스러운 무대를 끝마치고.
내 방으로 돌아가 끝내주는 신곡을 준비하려고 할 때.
무척이나 다급해 보이는 시녀가 들어왔다.
“존 왕자님 큰일 났습니다.”
불안한 눈빛으로 나를 찾아온 나의 전담 시녀.
“왜? 무슨 일이야?”
나는 불안한 마음을 애써 감추며 물었다.
“국왕 폐하께서 아키텐 영지를 존 왕자님께 상속한다고 선포하셨습니다.”
“뭐?”
차마 귀여운 시녀 앞이라 험한 말은 못 했지만. 마음속으로 절규하고 말았다.
‘망할 아버지!’
헨리 2세가 발작 버튼을 꾹 눌렀다.
그렇게 내가 멍한 표정을 지을 때 피터가 나에게 물었다.
“아키텐은 어떤 곳이죠?”
“아무것도 아니야.”
그리곤 두 주먹을 교차하며 다시 말했다.
“진짜 아무것도 아니라고!”
월드스타 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