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oungest prince of the English Royalty house RAW novel - Chapter (58)
콩가루집 막내왕자-58화(58/205)
[58화, 인디아나 존(1)]-레반트 전역-
“와아아아아아!”
“하느님의 이름으로 새로운 성을 봉헌했다.”
오늘 또다시 한 개의 성을 함락시킨 십자군.
위대한 군주인 헨리 2세, 위대한 제국을 가진 알렉시오스 2세라는 두 군주는, 서로 품은 야망은 달라도, 일단 이슬람 놈들을 죽이고 보자는 이해관계는 일치했다.
그때쯤 레반트 전역에 ‘기 드 뤼지냥’의 사상 최강 삽질의 역사가 전해졌다.
프랑스 왕국의 군주 필리프 2세는 짜증이 났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기 드 뤼지냥은 엄밀히 말하면 프랑스 출신 기사였기 때문이다.
“망할, 프랑스 망신은 다 시키는군.”
필리프 2세는 화가 났다. 물론 주변의 기사들이 필리프 2세를 위로했다.
“폐하, 어차피 그자는 이젠 예루살렘 왕국의 기사 아닙니까?”
“지금 가장 화가 난 건 보두앵 4세일 것입니다.”
“위로해 줘서 고맙네. 자랑스러운 프랑스의 기사들이여.”
겉으로는 위로받은 척했지만, 필리프 2세의 분노는 아직 사그라지지 않았다.
‘기 드 뤼지냥, 그자는 나에게 고용된 기사란 말이다.’
정말 중요한 건, 기 드 뤼지냥이 필리프 2세의 정보원이었다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매번 꼬박꼬박 최선 업데이트되던 세이프 존에 대한 따끈따끈한 소식을 들을 길이 요원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이렇게 화가 나 있는 필리프 2세를 가만히 두고 볼 헨리 2세가 아니었다.
“프랑크의 군주께서 화가 많이 나셨군.”
“프랑스의 국왕입니다.”
프랑크의 왕은 귀족들에게 선출된 카페 왕가의 조상 위그 카페를 비유하는 말, 한 마디로 중앙 집권을 원해서 프랑스의 왕이 되길 원하는 필리프 2세에게, [‘중앙 집권’ 그딴 건 생각하지 마. 어리고 힘없는 놈아.]라고 하는 욕이다.
“프랑스의 젊은 군주가 화가 많이 나셨군.”
아무튼 헨리 2세의 조롱에도 국력이 딸리는 필리프 2세가 ‘분노 조절’을 할 때.
저 멀리 이집트 카이로에서 소식이 전해졌다.
최신 업데이트 된 존 왕자의 새로운 기행 말이다.
“허··· 우리 아들이 이런 일을 벌였다고?”
존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헨리 2세는 물론이고.
“우리 막내, 진짜 대단하군. 자기에 대한 음해를 이렇게 돌파하다니, 세이프 존이 아니라 데인저러스 존이 맞다!”
“헨리 형님. 우리 형제 중 가장 영악한 남자가 존이라고 제가 이미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존에 대한 위협을 차츰 느끼고 있는 젊은 왕 헨리와 제프리는 혀를 내둘렀다.
존은 세이프 존이기도 하지만, 세이프 존인 척하는 데인저러스가 분명하다고.
믿음이 확고한 기사들은 지금.
‘정신 나갈 것 같아.’
정신이 나가고 있었다. 인디아나 존으로 전직한 존 왕자 때문에 말이다.
세상에 파라오, 고성소… 대체 존 왕자는 무슨 짓을 하는 걸까?
그렇게 레반트 전역에서 존에 대한 미담이 생겨날 때.
레반트 전역의 상황이 급박해졌다.
“우우우우우우우우!”
“또 망할 동방의 이슬람교도인가?”
이슬람으로 개종한 동방인 쿠츨루크가 이끄는 서요 용병대.
북인도의 교통정리를 마치고 온 구르 술탄국의 군대가.
이슬람 진영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
-1186년, 이집트 지역-
오늘도 평화로운 카이로.
영지에 군침 흘리는 작자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알렉산드리아를 얻어 지분을 높이려던 기 드 뤼지냥이 개같이 실패를 하는 바람에 참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게을러 보이는 신성 로마제국의 황제는.
이런 십자군은 인내심을 잊지 않고.
“짐이 카이로를 지킬 때, 나일강을 따라 남하할 기사를 모집하겠다. 그리고 짐은 황제의 이름으로 그 영지들을 공훈에 맞게 배분할 것이다.”
많은 기사가 군침을 흘리며 곧바로 남진을 준비했지만, 나는 잠시 고민이 있었다.
“전하께서는 안 가십니까?”
머리 좋은 고드프리는 이 기회를 당연히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나 역시 그렇다.
“가긴 갈 거요. 하지만 조금 색다른 방식으로.”
물론 카이로에서 남하하면 분명 좋은 영지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겠지, 애초에 남진은 결정권을 가진 신성로마제국의 황제가 공인한 기회니까.
물론 나도 중세 귀족이라 이집트의 삼각주 영역을 영지로 먹고는 싶다. 단지 그저 정복하는 무식한 방법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말이다.
지금은 안전해질 시기다.
기 드 뤼지냥 사건으로 나에 대한 관심과 질투는 조금 무뎌진 감이 있었다.
다행이다.
하지만 아직도 쓸데없이 나를 견제하는 기사들, 특히 긍지 높은 귀족 가문 출신 기사들이 많단 말이지.
특히 필리프 2세를 섬기는 동프랑스계라든지, 내 형들과 관계가 있는 귀족들이라든지 말이다. 왜 야망에 가득 찬 십자군 기사들은 가장 평화로운 길을 추구하는 나, 세이프 존을 데인저러스하게 만들까.
‘21세기 말로 뜨거운 감자가 필요해.’
요즘 들어 나에 대한 견제가 늘어났고, 그래서 나는 나에 대한 소인배들의 질투심을 없애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리 쉽지 않겠지. 나를 허락해준 중세란 손쉽게 다가오는 평화롭고 감미로운 시대가 아니다.
내가 숨 쉬는 이곳 여기 이집트가 맞을지라도, 이 시대는 중세라는 걸 잊으면 안 되었지.
‘그래, 발굴이다. 그래 내가 인디아나 존이 되는 거야.’
한 번 도굴 각이 잡혀 간단한 부장품을 1차 도굴당했지만, 도중에 도굴꾼이 잡혔는지 아니면 무덤이 완전히 도굴당하지 못한 투탕카멘.
그리고 이집트가 망해갈 때 지역 파라오 노릇 했던 프수넨네스 1세.
하지만 은색관 이외에 볼만한 부장품이 없는 프수넨세스 1세의 무덤을 생각하면 가치가 있는 것은 풍부한 부장품이 있는 18왕조의 파라오 투탕카멘이겠지.
원래 투탕카멘의 무덤을 발굴한 자랑스러운 잉글랜드의 후예 하워드 카터에게 조금 미안하지만, 내가 먼저 선점해야 하겠다. 거기에 ‘의미’도 하나 두고 말이다.
그렇게 생각을 끝낸 나는 로타이레 주교를 향해 편지를 썼다. 영악하지만, 지혜로운 로타이레 주교는 내 뜻을 잘 해석할 것이다.
나는 곧바로 이 편지를 보여주었고.
“전하··· 이게 대체.”
원래 성직자를 꿈꿨던 만큼 성서에 관심이 많은 고드프리가 기겁했다.
“어떻소, 이 정도면 새로운 논쟁거리가 될 수 있겠소?”
“전하, 이건··· 통합니다.”
그렇게 고드프리와 대화를 끝낸 나는, 이튿날 비명을 지르며 일어났다.
“아아악.”
그렇게 비명을 질러 몇몇 시종들을 놀래킨 나는.
“빨리,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폐하를 뵈러가야 한다.”
곧바로 프리드리히 영감을 만나러 갔다.
“폐하, 제가 어제 기묘한 꿈을 꾸었습니다.”
“무슨 꿈인가?”
“그것이···.”
“그 꿈이라는 게···.”
꿈속에서 나는 지옥을 보았다.
그리고 거기서 구슬픈 목소리로 [왜 나는 예수 그리스도와 여호와 하느님을 알지 못했단 말인가] 라고 후회하는 파라오를 만나게 되었다.
[어, 자네는 신실한 기독교인 존이 아닌가?]타인의 존재를 알아챈 파라오는, 세이프 존을 보며 자기 신세를 한탄했다.
[지옥불에 타고 있는 나는··· 고성소(림보)에 있는 수많은 아기보다 더 비참하게 울고 있는 이단자 파라오다. 그런데 그대들이 주님을 위한 성전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의 부장품을 줄 테니. 그대들의 선조 아브라함께 물 한 모금을 얻기 위해 제안을 하려 한다.]대충 이 사람들에게 말하는 내 꿈은 꿈속 지옥에 있는 파라오가 나, 세이프 존에개ㅔ 자신의 부장품의 위치를 알려줄 테니. 물 한모금을 갈망하는 개꿈이다.
그러자 자기 손으로 한 명의 교황을 쫓아내고, 한 명의 교황을 만들었던 프리드리히 영감은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했다.
“존, 자네는 정말 영악하군. 근 백 년 동안 가장 논쟁이 심한 화두를 이렇게 이용하다니.”
역시 프리드리히 영감님은, ‘고성소(림보)에 있는 수많은 아기보다 더 비참하게 울고 있는’이라는 대목에 집중했다.
“그냥 꿈이겠습니까?”
“하지만 자네의 눈빛을 보니 ‘심상’치 않은 꿈인 것 같군.”
“당연합니다. 저는 꿈에 나온 파라오의 무덤을 발굴하고 싶습니다.”
“하하하.”
잠시 웃음을 짓던 프리드리히 영감이 말했다.
“그래, 좋네! 말년에 참 재밌는 걸 많이 구경하는군. 그래, 요즘 자네를 음해하는 자들이 너무 많은데. 이 정도면 그들의 입에 다른 문제를 논하기 바쁘겠군.”
아무튼 대빵 프리드리히 영감이 동의했다.
이제부터 나는 인디아나 존이다.
‘물론 논쟁 거리도 만들어 뿌리는 인디아나 존!’
[원죄를 씻어내는 세례를 받지 못했지만 원죄 말고는 죄가 전혀 없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죽으면, 지옥에 갈 것인가 고성소에 갈 것인가?]이것이 12세기에 본격적으로 불타는 가톨릭판 ‘예송 논쟁’이다. 내가 전생에 있었던 21세기에도 확실히 끝나지 않은 논쟁 말이다.
망할 귀족놈들, 내가 이런 논쟁까지 불태우게 만들다니.
갑자기 기분이 우울해지고, 환청이 들렸다.
[세이프 존이라, 참 가당치 않은 별명이군요. 전쟁 이후 검지를 들어 사람들을 죽였던 그 시절이 그립지는 않나요, 여보?전생 시절 사랑했던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21세기 전생의 기억이 밀려와 살짝 시리어스 존이 살짝 나올 뻔했지만, 나는 다시 세이프 존이 되어 생각했다.
아무튼, 이제 나를 위해 파겠다.
***
-몽골 어딘가-
화르륵 불타고 있는 게르(몽골식 천막), 그리고 피비린내와 시체 썩은 냄새, 지금 이곳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이제 막 결론이 난 전장이 수습되는 중이었다.
“아직도 저항할 텐가?”
“항복하겠습니다.”
“초원의 형제들이여 우리의 목숨만은 살려주시오.”
그런 이들을 보며 옹 칸은 여유롭게 말했다.
“살려는 주겠소. 우리는 명예로운 결전을 한 상대가 아니오.”
“감사합니다. 케레이트의 부족장이여.”
그렇게 항복한 자에게 자비를 베푼 옹 칸은 방긋 웃으며 말했다.
“나의 조카들아. 유능한 너희 덕분에 큰일을 이루었구나.”
“숙부님의 케레이트 부족의 전력이 강하고 자무카가 유능해서입니다.”
“테무친이 유능하고, 숙부님의 지휘력이 강해서입니다.”
“녀석들, 또 아부하는구나.”
친조카는 아니지만. 친조카처럼 아끼는 자무카와 테무친을 흐뭇하게 본 옹 칸,
그는 나이만 부족 때문에 온갖 비극을 본 경험이 있는 남자였고.
지금 모든 굴욕을 갚았고 오히려 자비를 베풀고 있다.
물론 나이만 부족의 진짜배기인 쿠츨루크가 그 자리에 없었고, 이미 분열된 부족이라 힘이 부족한 상태였지만. 마지막까지 강한 전력으로 싸우지 않았던가?
아무튼 나이만 부족이 멸망했다. 옹 칸, 테무친, 자무카 연합군에게 말이다.
그렇게 흐뭇한 기분을 느끼던 옹 칸이. 친조카와 같은 테무친과 자무카에게 말했다.
“테무친, 자무카.”
“예, 숙부님.”
“말씀하세요, 숙부.”
그렇게 친조카나 다름없는 젊은이들이 귀를 열자, 옹 칸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나는 장생신(탱그리교의 주신)이 바로 기독교의 하느님이라 생각한단다. 그러니 너희도 기독교로 개종하지 않으련.”
아무런 꾸밈 없이 본론을 말하는 옹 칸의 발언.
“···”
그 말을 들은 테무친과 자무카는 말을 잇지 못했다.
장생신이 몽골 초원에서 가진 영향력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파격적인 말이다.
“굳이 장생신이라는 구시대의 신앙을 유지해야 하겠는가?”
“테무친, 네가 장생신을 섬기는 제사장들을 견제하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자무카 너 역시 말이다. 우리 케레이트 부족이 왜 신앙을 바꾸었는지 생각해보거라 장생신을 모시는 제사장들은 이미 타락한 지 오래야.”
고인 물은 썩는 법.
몽골 초원에서 고일 대로 고인 것이 바로 탱그리교였고, 탱그리교의 사제들은 장생신의 이름을 팔아 먹었다.
“그자들은 너무 선을 넘어왔습니다. 제 아버지(예수게이)가 살아 계셨을 때도, 그리고 지금도 몽골의 미래보다는 그자들의 탐욕을 위해 신의 말씀을 입맛대로 해석하는 자들 아닙니까?”
“테무친의 말대로 제사장들은···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장생신의 이름을 팔아먹으면서 말입니다.”
테무친과 자무카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탱그리교의 꼬라지를 실토했다.
“물론 내가 너희에게 기독교를 강요하는 건 중요한 뜻이 있어서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나의 조카들아, 이 늙은 숙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초원의 흙으로 돌아가겠지. 하지만 너희가 언제까지 이 좁은 초원에만 있을 것인가? 동-서-남-북. 여러 곳으로 말을 달리며 짐승의 초목지를 늘려야겠지. 물론 이 숙부는 너희가 ‘서방’을 정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단다. 거긴 날씨도 온화하고 ‘먹을’ 것과 ‘먹일’ 것이 많지.”
세이프 존이 알던 역사와 달리 아니, 변화된 역사 때문에 나이만 부족을 빠르게 무너뜨린 옹 칸은.
‘현자 타임’이 오고 말았다.
야망은 누그러지고, 깨달음이 생긴 것이다.
‘테무친, 자무카··· 이 아이들은 나를 뛰어넘은 초원의 영웅들. 아마 이들은 서방과 동방, 그 어느 곳에서도 달릴 초원의 전사가 되겠지. 그렇다면.’
그렇게 큰 결단을 내린 옹 칸이 말했다.
“기독교로 개종한 순간, 너희는 서방 정벌에 관련된 명분을 갖게 될 것이다. 우리 역시 그들과 같은 기독교인인데. 그들처럼 ‘성전’을 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는가? 그리고 나는 내 아들이라는 이유로 녀석에게 모든 걸 줄 생각이 없다. 개종해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내가 평생 이룬 모든 것을 반으로 갈라 남겨주겠다. 물론 지금 당장 선택하라 하진 않겠다.”
개종하면 케레이트 부족을 물려주겠다는 옹 칸의 말, 그것은 방금까지 갈등했던 테무친과 자무카의 마음을 쓰나미급으로 흔들었고.
‘기독교인지 뭔지로 개종하면, 존 왕자를 더 자세히 알 수 있겠군.‘
테무친은 왜인지 모르게, 존 왕자를 의식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난 후.
“···개종하겠습니다.”
테무친은 개종을 선택했고, 그의 절친한 친구 자무카 역시.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서방을 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개종을 입에 담았다.
얼마 뒤, 두 사람의 개종을 위한 세례가 끝났고.
“이제 자네들도 기독교인이군.”
옹 칸이 미소를 짓고 있을 때, 자무카가 테무친을 향해 말했다.
“테무친, 옹 칸의 결정을 듣고 나는 깨달은 것이 있어, 우리가 안다(의형제)를 맺은 듯해도 우리는 언젠가 초원의 지배권을 두고 싸우게 될 거라는 걸, 하지만 나는 그 끔찍한 숙명을 거부하겠다.”
“자무카… 설마?”
“….”
절친한 친구의 말에 테무친의 눈빛이 변했고, 옹 칸은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침묵했다.
“우리가 초원을 다투어 싸울 필요가 있을까? 나는 이미 테무친, 너라는 사람을 누구보다 인정한다. 그렇지 않습니까, 옹 칸?”
“자무카, 아까부터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가?”
“테무친, 나 자무카가 모든 자존심을 버리고, 오로지 당신을 위해 달릴 말이 될 것이라 말하는 겁니다.”
그렇게 동서양의 역사가 바뀌었지만, 인디아나 존은 아무것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