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oungest Prince Returned as a Heavenly Demon RAW novel - Chapter (124)
천마가 되어 돌아온 막내황자-124화(124/213)
“헉, 헉…! 조금만 더 가면 된다!”
“크허허헝!”
두두두두두―
뒤쪽에서는 사자의 머리와 말의 몸통을 한 괴물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돌진해 오고 있었다.
그 밖에도 뒤따라오는 수많은 괴물들.
“오, 오지 마! 살려줘!”
“크헝―!”
콰득! 콰드득!
“끄아아아악!”
“음머어어!”
콰앙!!!
“커헉!”
결국 괴물들에게 따라잡힌 클리에르 기사들이 뒤에서부터 죽어 나갔다. 잔혹하고 처참하게.
“다, 단장님! 살려주십시오!”
“아아아악!”
죽어가는 이들은 제발 살려달라고 급절하게 외쳤으나, 기사단장 파라스는 눈도 깜빡하지 않았다.
그렇게 목적지인 아티팩트 보관소의 문을 통과하고 나자, 그가 흑마법사들에게 급히 소리쳤다.
“빨리 방어 마법을 발동시키시오!”
“흠? 아직 당신 부하들이 많이 못 들어왔는데 말이오?”
“그런 건 아무래도 좋으니까, 빨리!”
“크흐흐! 우리 기사단장 나리도 매정하시구만?”
흑마법사들은 파라스를 조롱하면서도 곧바로 이곳에 설치된 방어마법진의 발동에 들어갔다.
“геди кнѝћ….”
츠즈즈즛―!
그들이 입에서 알 수 없는 언어들이 흘러나왔고, 보관소 입구에는 소위 어둠의 마나라고 불리는 힘에 의해서 검은 장벽이 만들어졌다.
“헉?! 다, 단장님!”
“이것 좀 열어주십시오!”
쾅! 쾅! 쾅!
보관소 입구에 생긴 장벽 너머로, 뒤늦게 도착한 클리에르 기사들이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끝내 열리지 않았고―
“캬아아아!”
“으으… 아, 안 돼! 아아악!”
으적― 으적―
“크아아앙!”
“다, 단장님! 제발 이 문을…!”
콰직!
결국 검은 장벽 안쪽으로 들어오지 못한 클리에르의 기사들은 모두 죽었다.
그리고 검은 장벽은 하필 반투명해서, 죽어가는 그들의 모습이 안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보이게 되었다.
“…….”
조금 숙연해진 분위기.
살아남은 사람들은 원래 인원의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일 뿐.
보관소 안쪽을 살펴보기 시작하자, 클리에르 인원들과 마탑 지부장, 흑마법사들은 입가에 절로 피어나는 미소를 숨길 수가 없었다.
“오오! 이건 연구소에서 사용하던 마도서적들이다!”
“여기에는 정제된 마석으로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곳 방에는 무기와 장신구들이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맙소사… 이게 전부 다 아티팩트라니!”
보관소는 거대한 지하공동의 형태였는데, 한가운데는 넓은 광장이 있었고 가장자리에는 작은 방들이 만들어져 있었다.
이 방들에는 각각 다양한 유물들로 채워져 있었는데, 이것들 하나하나의 가치가 어마어마했다.
“파라스 경! 우리가 해냈군요! 저는 경의 뛰어난 통솔력과 무력, 여기에 약간의 도움이 더해진다면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마탑을 배신하고 클리에르 공작가에 붙은 지부장은 감격에 벅차오른 표정으로 이 자리의 실세에게 입에 발린 찬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자신의 조력을 은근히 과시하면서.
피식.
“그대도 수고 많았소.”
뻔히 속 보이는 행동이었지만, 파라스는 굳이 뭐라고 하지 않았다. 이번 한 번만 쓰고 버리기에는 그래도 마탑 지부장의 실력이 나쁘지 않았으니까.
그는 이제 흑마법사들과 보상을 어떻게 나눌지 얘기를 좀 해보려고 했는데…?
쿠구구구―
“…헉?! 저, 저게 대체…!”
“다, 단장님! 저, 저쪽에…!”
기쁨과 환희에 차 있던 부하들이 자신의 뒤쪽을 가리키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본인 역시도 거대한 뭔가가 움직이는 것을 느끼고 즉시 몸을 돌렸다.
그러자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이, 이건 또 뭐야…?”
후두둑….
머리 위쪽에서 돌가루들이 떨어져 내렸다.
시선이 닿은 곳에는 캄캄한 어둠 너머로 거대한 무언가가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굵고 기다란 몸통.
꿈틀거리는 아홉 개의 머리.
어둠 속에서 샛노랗게 빛나는 열여덟 개의 눈동자.
슬금슬금 몸을 일으켜서 거대한 지하공동을 가득 메우고 있는 그것은 마치 고대의 신화 속에 나오는 어느 마물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히, 히드라?!”
“맙소사… 저게 실제로 존재하는 마물이었단 말인가?”
“…아마 고대 마도인들이 생체 합성 실험을 통해서 만들어낸 괴물일 것이오.”
“이런 미친…….”
기사단장 파라스는 물론이고, 히드라의 등장에는 흑마법사들까지도 바짝 긴장했다.
그들이 가지고 있던 문헌에 의하면, 저것을 만드는 데 사용된 재료는 무려 ‘블랙드래곤의 비늘’이었으니까.
쉬익….
쉬이이익….
이제 막 몸을 일으킨 거대한 괴물은 하늘 높은 곳에서 땅에 있는 미물들을 노려보며, 혓바닥을 날름거렸다.
그 소리가 온 지하공동에 울릴 정도였고, 듣는 자들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
꿀꺽.
모두가 쥐 죽은 듯이 조용한 가운데, 누군가가 목구멍으로 침을 삼키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그리고 이 소리를 기점으로, 마침내 그것이 움직였다.
“샤아아아아아!”
콰과과과곽―
히드라의 머리 세 개에서 끈적거리는 녹색의 점액질이 쏟아져 나왔다.
“모두 산개하라!”
치이이익!
“끄아아! 아…으으……ㄱ.”
파라스는 즉시 피하라고 명령을 내렸지만, 일부 피하지 못한 기사들은 용액을 뒤집어쓰는 것과 동시에 녹아내렸다.
고작 몇 초 만에 살아있던 사람이 흐느적거리며 독액에 녹아내리는 모습을 본 기사들은 모두가 낯빛이 새하얗게 질려 버렸다.
“샤아아아!”
후우우웅―
그러는 동안에 다른 뱀의 머리들이 기사들을 향해 쇄도해왔다.
콰득― 콰드득―
“아아악!”
“이이익… 이 괴물 새끼가아아아!”
“죽어라, X발!”
스아아악―
자기 몸 크기만 한 뱀의 머리통에 물린 기사들이 비명을 질러댔고, 다른 기사들은 모두 오러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서 검을 내리쳤다.
하지만.
카앙! 카강―
검게 번들거리는 비늘은 오러를 머금은 검을 우습다는 듯이 튕겨냈다.
“뭐, 뭐야?!”
“오러가 소용이 없다고…?”
그때, 뒤에서 클리에르 마탑 지부장이 소리쳤다.
“거기 기사들! 모두 비키시게!”
쿠구구구….
흔들리는 대지.
그는 밴시의 방에서 에반을 찔렀을 때처럼, 지면에서 수많은 대지의 송곳들이 솟아오르게 만들었다.
“스톤니들(Stone Niddle)!”
콰득! 콰득! 콰드드득!
“샤아아?”
하지만 이것도 히드라의 비늘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것들은 검은 비늘에 닿자마자 모두 부러져 버렸고, 히드라에게는 작은 생채기조차도 나지 않았다.
마탑 지부장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말을 잇지 못했는데―
“헙…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을 수가…?”
“지부장! 정신 차리고 피하시오!”
“…예?”
“샤아아아아!”
히드라의 머리 하나가 지부장을 향해 입을 벌리고 녹색의 독액을 분비하고 있었다.
그것을 순식간에 뒤집어쓴 클리에르 마탑 지부장.
콰과과곽―
치이이이익!
“흐아아아아악! 사, 살려… 으…ㄱ.”
결국 6서클의 고위 마법사였던 그도 순식간에 녹아내려서 죽어버렸다.
“이런 시부랄…! 이봐, 스페이드 5! 저거 네 특기로 어떻게 할 수 없나?!”
“…해보겠다. 기다려라.”
눈앞에 버티고 있는 괴물의 진가를 알고 있는 흑마법사들은 악몽이라도 꾸는 것 같았다.
무려 드래곤의 사체로 만들어낸 키메라다.
소드마스터라도 오지 않는 한 저 괴물의 피부를 베어내는 것조차 쉽지 않을 터.
충격으로 잠시 굳어있던 흑마법사들 중에 스페이드 5가 흑마력을 끌어올렸다.
츠화아아아아―
“제발… 먹혀라!”
키이이이잉!
스페이드 5의 능력은 몬스터들의 정신에 간섭해서 조종하는 능력.
그는 아홉 개의 머리 중에 하나와 눈을 마주치고, 자신의 마나를 흘려보냈다.
“테이밍(Taming)!”
츠즈즈즈즛!
“샤아아아?!”
“크으으읏…!”
일순간 음직임을 멈추는 거대한 뱀의 머리.
스페이드 5는 자신의 모든 집중력을 끌어올려서 필사적으로 놈을 지배하려고 했다.
그러나 문제는 히드라의 머리가 1개가 아니었다는 점이었다.
“샤아아아!”
콰과과곽―
또 다른 머리가 스페이드 5에게 독액을 뿜었다.
그러자 스페이드 5의 옆에 있던 클로버 6과 다이아 4가 즉시 방어에 들어갔다.
“X발! 이봐, 다이아 4! 스페이드 5가 작업 끝날 때까지 무슨 수를 써서든 막아야 한다!”
“칫, 나도 안다고!”
츠화아아아아―
흑마법사 둘이 어둠의 마나로 방벽을 치자, 날아오던 독액이 방벽에 부딪혀서 가로막혔다.
치이이익!
“배리어가 녹고 있다!”
“뚫리지 않게 겹겹이 쳐!”
그들은 가용한 모든 마나를 끌어다가 방벽을 치는 데 사용했고, 그러는 동안 결국 스페이드 5는 히드라 머리 하나를 성공적으로 길들일 수 있었다.
“샤아아아아!”
콰직!
아홉 개의 머리들 중에 하나가 옆에 있는 머리의 목을 물어뜯었다.
“캬아아악!”
“샤아?!”
뿌두둑― 푸확!!!
갑자기 동료에게 공격당한 히드라의 머리는 크게 당황한 것처럼 보였다. 주변에 있는 다른 동료 머리들도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인지 몰라서 크게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는데, 그러는 동안에 스페이드 5가 조종하는 히드라가 물었던 다른 머리를 아예 목에서 뽑아버렸다.
그러자 머리를 잃은 목의 단면에서 치솟는 보라색 피 분수.
반격의 기회는 바로 지금이었다.
“클리에르 기사단장!”
“알고 있소!”
슈화아아아악―
그가 앞장서서 달려가며, 혼란에 빠진 히드라의 머리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강력한 오러가 휘두른 검의 궤적을 따라 폭풍처럼 뿜어져 나왔다.
콰과과과―!!!
“키에에엑!”
“캬아아악…!”
휘말린 히드라의 머리들은 고통에 겨워 신음성을 흘렸다. 파라스가 날려 보낸 오러는 분명히 막강했고, 그것은 어느 정도 효과도 있었다.
하지만 완전한 형상을 이루지 못한 ‘오러’만으로는 블랙드래곤의 비늘로 덮여있는 히드라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는 없었다.
그런데 자신의 공격이 무위에 그쳤음에도, 정작 본인의 표정은 담담하기만 했는데―
“이 정도면 충분한가?”
“물론이오!”
애초에 그의 공격은 히드라 머리들의 움직임을 멈추기 위해서였다. 그러는 동안에 스페이드 5가 조종하는 히드라는 또 다른 머리들을 향해서 독액을 뿜어냈다.
치이이익!
“캬오오오! 캬아아아아악―!”
졸지에 독액을 뒤집어쓴 머리는 고통에 겨워 마구 비명을 질렀고, 어떻게든 털어내려고 몸부림치다 보니 히드라의 혼란은 가중되었다.
그러는 동안 스페이드 5는 또 다른 머리를 조련시키려 했다.
키이이잉―
‘됐다! 이대로 조금만 더 있으면….’
흑마법사들과 클리에르 기사단은 한 줄기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때.
파아아아앗―
지하공동 한쪽 구석에서 일순간 환한 빛이 터져나왔다. 그러자 히드라와 싸우던 이들의 시선이 순간 그쪽으로 향했는데.
홱.
‘큭… 이 빛은 또 뭐지?’
그와 동시에 어둠 속에서는 보이지 않는 뭔가가 날아왔다.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고, 빠르고 은밀하게.
이후 그것은 정확히 표적에 명중했다.
푹.
“커헉…?!”
왼쪽 눈구멍 아래 스페이드 5가 새겨진 하얀 가면 아래로, 고통을 비집고 희미한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가슴팍에 박혀있는 그것은….
암영비살(暗影飛殺)의 수법으로 던진 한 자루의 단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