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Youngest Son of Habukpanga RAW novel - Chapter (189)
188화
중앙의 무림맹주와 호천대, 장로원.
좌우로 청운파기대와 적철혈랑대.
세 개의 쐐기가 하나의 삼지창을 이루어서 마교의 진영을 깊게 찌르며 흔들어댔다.
“좀 더 파고들어라!”
두두두
바위와 같은 근육을 지닌 군마가 마인들을 사정없이 짓밟고 지나갔다.
그 위로 적철의 언월도와 청운의 장창이 서늘한 빛을 뿜어내며 마인들을 꿰뚫고 찢어냈다.
기마의 돌파력에 무림인의 무위가 더해지자 그 파괴력은 무자비했다.
기마대의 돌진에 몸이 허공에 떠서 뒤로 처박히는 마인들도 부지기수였다.
“지금이다!”
“출격 명령입니다!”
문상전주를 비롯한 군사들이 무림 연합 곳곳에 배치되어 전 병력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덕분에 무림 연합은 마교 진영이 흐트러지는 것을 놓치지 않고 그 틈을 더 벌려낼 수 있었다.
그러나 마교도 가만히 당하고 있지 않았다.
뻐어억
기세를 타고 말려오는 기마를 향해 전신을 웅크려 몸을 날리는 광마종 마인들.
외공으로 근육을 부풀린 마인들이 일제히 포탄처럼 날아드는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선두의 기마대가 말고삐를 급히 끌어당길 정도였다.
푸히힝
질주하는 기마와 돌진하는 광마종 마인의 충돌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퍼버벅
섬뜩한 파육음이 연달아 터지면서 기마와 광마종 마인들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나가떨어졌다.
전마들은 목이나 다리가 부러져 더는 일어나지 못했지만, 광마종 마인들은 뼛소리를 내며 다시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렇게 일어난 광마종 마인들은 낙마한 기마대 무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빌어먹을 새끼들이!”
“미친놈들!”
기마대의 정면으로 야수처럼 달려드는 광마종 마인들의 행태에 적혈랑대원의 입에서 절로 욕이 흘러나왔다.
온갖 방법으로 기마대의 돌진을 막으려는 적들을 수없이 상대했지만, 온몸을 던져 막으려는 놈들은 처음이었다.
뻑뻐어억
광마종의 온몸을 날린 돌진에 적철혈랑대는 물론이고 청운파기대의 돌파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기마대의 돌진이 늦춰지면서 마인들은 기마대의 측면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느려진 틈을 노려라!”
“이단들이다! 모조리 죽여서 제물로 바치자!”
풍마종 마인들이 일제히 검을 크게 휘두르자 반월형의 검풍이 일어났다.
검풍끼리 서로 꼬아지며 작은 돌풍이 일어났다.
휘이이잉
말고삐를 당기며 언월도를 휘두르던 적철혈랑대의 옆으로 풍마종의 칼바람이 연달아 몰아치기 시작했다.
카카캉
“큭.”
두꺼운 철갑에 선명한 흠집을 남긴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간혹 철갑을 뚫고 피가 솟구치곤 했다.
기마대의 돌진이 거의 멈춰서 양측으로 포위가 좁혀질 때, 광야단과 묵살단이 뛰쳐나와 마인들을 베어냈다.
“일대와 이대는 청운파기대를 받쳐라. 나머지는 적철혈랑대를 돕는다!”
“예. 단주!”
사도천에서 제일 호전적인 두 타격대가 적철과 청운의 기마대를 도왔고 이어서 무천궁 무인들이 따라붙어서 제각기 병장기를 휘둘렀다.
푸푹
촤아악
“커억!”
“아악!”
피가 끊임없이 평야에 쏟아졌고 파육음과 비명이 무인들의 귀로 끊임없이 들어왔다.
흘리는 피와 절규의 주인공은 대부분이 무림 연합의 무인들이었다.
마인들은 애초에 살아남을 생각을 버리고 상대를 저승 길동무로 삼으려 하고 있었다.
살을 주고 뼈를 가져가는 것은 기본이었고 부상을 입거나 무림 연합에 순간 앞뒤가 막힐 때는 폭마공을 펼치는 것을 전혀 망설이지 않았다.
“이 미친 새끼들이!”
“제 목숨은 안중에도 없는 건가.”
거기에 마교도 본격적으로 이빨을 드러냈다.
마교의 수많은 타격대 중에서도 최정예에 속하는 만마오단(萬魔五團).
그중 하나인 만마극쇄단이 전방에 등장하며 압도적인 무위로 무림인들을 도륙하고 있었다.
“중원의 버러지들, 어설픈 교인들만 상대했더니 아주 기가 살았구나.”
대도를 휘둘러 무천궁 무인 다섯을 도살한 극쇄단주가 살기 어린 웃음을 흘렸다.
“다 죽여라!”
“천마도래! 만마앙복! 역천동지!”
만마극쇄단을 중심으로 마교의 타격대들이 무림 연합을 밀어내며 무림 연합에 불리한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개자식이!”
광야단원이 기습적으로 뛰어올랐지만 극쇄단주는 가볍게 대도를 휘둘러 광야단원의 허리를 쪼갰다.
대도가 휘둘러질 때마다 사람의 머리가 한둘씩 떠다녔고 극쇄단주가 열 걸음을 걸었을 무렵에는 스무 명의 무인이 죽어 나간 뒤였다.
“쉽구나! 크하하!”
극쇄단주가 또다시 먹잇감을 찾아 대도를 휘두르는 순간, 좌우로 뻗어오는 세 자루의 봉이 대도를 쳐냈다.
까강
대도를 타고 흐르는 묵직한 울림에 극쇄단주의 눈이 가늘어졌다.
“소림!”
극쇄단주의 앞을 가로막은 소림의 무승들.
보통 무승들이 아닌 백팔나한에 속한 이들이었다.
“아미타불!”
“갈!”
여기저기서 사자후를 터트리며 봉을 휘둘러 마인들의 머리를 깨트리는 백팔나한.
기세를 타고 무림 연합을 몰아붙이던 만마극쇄단을 사방에서 나타난 백팔나한이 막아섰다.
단순하지만 그만큼 묵직함이 실린 나한들의 봉이 떨릴 때마다 두셋의 마인들이 끈 떨어진 인형처럼 나가떨어지고 있었다.
반원의 형태로 퍼진 백팔나한들은 절도 있는 움직임으로 마인들을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이 땡중들이!”
백팔나한을 막아서려는 극쇄단주의 걸음이 잠시 멈추었다. 그 뒤로 새롭게 등장하는 무리가 있었다.
황색 가사를 펄럭이며 등장한 백팔 나한은 시작에 불과했다.
“사제들, 내가 앞장선다!”
“화산의 매화를 보여라!”
백팔나한의 뒤를 이어서 청룡단이 만마극쇄단을 막아섰고 매화검수들이 전장 곳곳에 붉은 매화를 피워내고 있었다.
전장에서 수십 송이의 매화가 피어나며 매화향을 흩뿌렸다.
그러나 산뜻한 매화향은 짙은 마기에 단숨에 뒤덮여 자취를 감추었다.
“화산의 말코들인가. 재미있겠군.”
“검초로 꽃이나 그려내고, 역시 유치한 검법이지 않습니까.”
붉은 매화에 힘을 쓰지 못하고 꺾이는 마인들의 참상에 흑검십삼객이 앞으로 나섰다.
“원시천존.”
“으음? 네놈들은…”
“그대들은 빈도들이 상대해드리지요”
매화검수 대신에 흑검십삼객의 앞을 막아선 것은 무당파 도복을 입은 일곱의 검수.
화산파에 매화검수가 있다면 무당파에는 무당칠검(武當七劍)이 있었다.
“무당칠검이라, 그 유명한 북두검진이나 구경해볼까.”
“오시지요.”
무당칠검이 흑검십삼객을 막아서고 청룡단과 매화검수들이 시간을 버는 사이에, 백팔나한이 정해진 위치에 맞춰서 자리를 고수하기 시작했다.
까가강
청룡단주의 검을 받아치던 극쇄단주는 청룡단 너머로 보이는 광경에 미간을 구겼다.
하나의 커다란 방진을 이룬 백팔나한.
봉을 잡은 백팔 명의 나한이 일제히 똑같은 기수식을 취하고 있었다.
쿠웅
백팔 개의 봉이 일제히 땅을 찍자 종이 울린 듯 긴 울림이 전장으로 퍼져 흘렀다.
후욱
백팔 명의 뜨거운 기세는 완전히 하나로 어우러져 거대한 열풍(熱風)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마교의 호남 침공 당시 곤세마왕을 막아낸 소림사의 절진. 백팔나한진(百八羅漢陣).
백팔나한진 바깥으로 흘러나오는 그 열풍을 접한 마인들은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을 겪어야 했다.
그 압박감에 극쇄단주는 내공을 끌어올리며 비릿한 웃음을 흘렸다.
“단체로 양기의 내공을 익혔다고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쳐라!”
“개진!”
백팔나한진이 전개되면서 나한들의 봉이 바깥으로 일제히 휘둘러지는 모습이 마치 수면 위에서 만개한 연꽃과 같았다.
방금까지 사도천, 무천궁 가릴 것 없이 학살을 벌이던 만마극쇄단조차 백팔나한진의 앞에서는 잠시 출렁이는 미미한 물결에 불과했다.
따다닥
“컥!”
“물러서라!”
어설프게 돌진했다가 사방에서 뻗어지는 봉에 수십 대를 얻어맞고 전신의 뼈가 부러지는 마인이 한둘이 아니었다.
“빌어먹을. 무슨 이런 진이!”
자신 있게 달려들던 극쇄단주조차 단발의 신음과 함께 간신히 몸을 빼는 것에 그쳤다.
쿵쿵쿵
백팔나한진이 앞으로 한 발 전진하면 마인들은 다섯 보를 뒤로 물러나야 했다.
백팔나한진에 의해 맥을 못 추리는 마인들. 백팔나한진이 만들어낸 작은 울림이 커다란 파도로 덩치를 키워 마교 진영을 덮쳤다.
“어서 자리를 잡아라. 이것들아!”
“팔문이여, 지금이다!”
사도천의 강기단, 무천궁의 무인들이 백팔나한진의 좌우로 빠르게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강기단은 진차강각진(進遮强角陣)을, 무천궁의 무인들은 팔문의 정예들이 펼쳐내는 극문팔병진(極門八兵陣)을 개진했다.
“단주님! 배치 완료입니다!”
“개진!”
거기에 마지막으로 현무단이 묵수현무진을 펼쳐내자, 커다란 원인 백팔나한진을 중심으로 삼방(三方)에 작은 원 세 개가 만들어졌다.
새롭게 만들어진 세 개의 방진은 백팔나한진 주위를 순회하며 몰려드는 마인들을 막아냈다.
덕분에 백팔나한진은 보다 적은 수의 마인을 상대하며 안정적으로 진을 전개할 수 있었다.
백팔나한진으로 달려든 스무 명의 마인들이 일제히 폭마공을 터트렸다.
그 폭염이 뻗어오기 전에 나한들은 일제히 봉을 회전시켜 금빛 기막을 펼쳐냈다.
우우웅
둥근 기막이 연달아 겹쳐지며 만들어지자 하나의 거대한 방벽이 생겼다.
콰카캉
봉을 타고 올라오는 거센 충격과 기막에 흩뿌려진 검붉은 피와 살점에 나한들의 얼굴이 굳어졌다.
“아미타불.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데 망설임이 없구나.”
“광신도들이다. 경계를 늦추지 마라!”
“아미타불.”
백팔나한진을 무너트리기 위해 목숨을 불사르는 마인들의 광기에 나한들은 법문을 외며 정신을 집중했다.
전장의 한 가운데에서 네 개의 진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무천궁주가 입을 열었다.
“과연, 문상전주가 원하던 대로 흘러가고 있소.”
“이제 첫 포석을 무사히 맞추었을 뿐입니다. 정검단, 미준단, 적륜대, 흑풍대, 무천궁 무인 오십을 준비시켜라!”
“예!”
“바로 하달하겠습니다.”
무림 연합의 총지휘를 맡은 문상전주.
무림 연합의 전력을 완전히 파악해내곤 휘하의 군사들과 더불어 군략을 펼쳐내고 있었다.
‘마교. 정말 무시무시한 무력이구나.’
문상전주는 임시로 제작된 망루에서 전장을 한눈에 담고 있었다.
백팔나한진을 중심으로 무림 연합에서도 손꼽히는 방진을 세 개나 배치했음에도 아슬아슬하게 마교의 돌진을 막아내고 있었다.
온갖 마공으로 무장한 마교의 파괴력은 너무나 위협적이었다.
네 개의 진으로 마교를 막아내는 방벽을 세웠으니 이를 거점 삼아 무림 연합은 안정적으로 공세를 취할 수 있게 되었다.
문상전주는 시야를 넓게 해서 마교가 길을 틀어막고 있는 좁은 협곡을 쳐다봤다.
마교주로 향하는 유일한 길.
이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저 협곡의 안쪽일 터.
이제 지독한 마교의 군세를 뚫고 길을 만드는 일이 남았다.
“도천, 낭왕. 부탁드리겠습니다.”
뒤를 돌아보며 말하는 문상전주에 대기하고 있던 도천과 낭왕도 몸을 일으켰다.
“음. 생각보다 오래 걸렸군.”
“이제 무림맹의 의뢰도 마지막인가.”
뒤이어 걸어오는 사패를 보며 문상전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팽 대협. 부탁하네.”
“예.”
마교주가 들어간 협곡까지의 길을 뚫기 위한 병력이 출진했다.
“누가 천랑회의 늑대들에게 물려 볼 테냐!”
낭왕이 기세를 마음껏 풀어내며 존재감을 드러내자 마교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 * *
협곡 앞의 평야뿐만 아니라 평야를 둥글게 둘러싼 근처 봉우리에서도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봉우리를 점거하고 있는 마인은 대부분이 환마종과 암마종이었다.
환마종은 평야 전체에 진법을 펼치려고 했으나 천살택문의 방해에 진법의 전개가 막히고 있었다.
미리 진축을 구축해 놓았지만, 천살택문의 살수들이 귀신같이 찾아내어 진축을 부숴내고 있었다.
살수나 마찬가지인 암마종 마인들이 천살택문의 살수들을 맞상대했지만, 살왕이 등장하는 곳마다 그저 시체만 남을 뿐이었다.
이미 두 개의 진법을 무너트렸음에도 환마종과 암마종 마인들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직 숨겨진 수가 남아 있다는 뜻.
살왕은 십영들에게 살수들의 지휘를 맡기고 홀로 이동하고 있었다.
“이곳에 숨어있었나.”
살왕이 멈춘 곳에는 거대한 돌탑이 세워져 있었고 돌탑 사이로 검은 연기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역시 찾아내는군. 살왕.”
살왕을 맞이한 환마종주와 암마종주는 만반의 준비한 것인지 살왕을 상대로도 여유를 보였다.
“이곳에 묶여야겠다. 살왕.”
환마종주가 들고 있던 지팡이를 땅에 꽂자 돌탑에서 검은 안개가 빠르게 뿜어져 주변을 뒤덮기 시작했다.
“진법을 모두 전개하라.”
환마종주를 비롯하여 환마종의 최고수 십여 명이 일제히 법문을 외며 환술과 세 개의 진법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그사이 암마종주를 비롯하여 사하오마를 비롯한 노마두들이 천천히 살왕을 둘러쌌다.
진법과 환술. 종주와 노고수들의 합공으로 살왕을 상대할 셈이었다.
“잡기술로 얼마나 나를 묶어놓을 수 있을 것 같으냐.”
살왕은 서늘한 눈으로 허리춤의 쌍도를 천천히 뽑아냈다.
무림 대전. (3)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