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Is No World For ■■ RAW novel - Chapter (140)
을 위한 세계는 없다-140화(140/817)
〈 140화 〉 몰락한 자들의 도시 (4)
* * *
***
여명은 천천히 손을 내린 뒤, 품에서 우라간의 손잡이를 꺼내 머리 위로 들었다.
하수도의 어둠 속에서도 확연히 알아볼 수 있는 아름다운 상아색 막대기.
인천 암시장에서 요제프가 여명에게 판 상품 중 가장 비싼 물건이자, 세티와 인연을 만들어준 물건이기도 했다.
요제프도 우라간의 손잡이를 확인한 건지, 눈썹을 슬쩍 들어 올렸다.
“설마… 그때 장만 어르신이 데리고 온…?”
“…오랜만입니다.”
여명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요제프는 헛웃음을 뱉었다.
“거, 세상 참 더럽게 좁단 말이죠.”
그쯤 되자, 요제프의 부하들도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간다는 걸 눈치채고 여명과 요제프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침묵이 길어지고, 하수구 너머 쥐 수인들의 찍찍 소리가 커지던 그때.
요제프가 말했다.
“야, 다들 총 내려라. 아는 사람이다.”
“허나, 대장님, 상대는 초인…”
“내가 존경하는 어르신의 지인이다. 내리라면 내려.”
무장한 부하들은 긴가민가하면서도 총구를 아래로 내렸다.
그제야 여명과 세티도 긴장을 풀 수 있었는데…
탕!
부하 중 한 명이 총을 발사했다. 여명이나 세티를 노렸나? 그건 아니었다. 그의 총구가 향한 건 하수도 바닥이었으니까.
누가 봐도 단순한 오발 사고였지만, 그로 인한 결과는 단순하지 않았다.
“이런 병신 새끼가…”
요제프가 오발 사고를 낸 부하의 머리를 후려치는 바로 그 순간.
소리! 찍, 냄새!
쥐새끼들이 일행을 눈치채고 귀와 코를 동시에 킁킁거리기 시작했다.
그 직후, 녀석들은 하수도 너머에 서 있는 여명 일행을 발견하고는 빼애액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
인간, 아, 암컷이다!
암컷! 암컷! 나, 나 먹는다!
먹어! 먹어!
짐승처럼 반짝이는 수십 쌍의 눈동자가 일제히 움직이고, 찍찍거리는 숨소리가 하수도를 가득 채운다.
“염병.”
요제프의 한마디를 시작으로 그의 부하들이 다시 총을 들어 올리려는데, 여명이 먼저 검을 뽑았다.
하수도의 어둠 속에서도 예리하게 빛나는 검을 보며 요제프는 감탄했고, 쥐새끼들은 커다란 앞니를 드러냈다.
나, 나 수컷도 좋아한다!
코르부스랑 비교하면 그냥 짐승 수준이잖아. 여명이 그렇게 생각한 순간, 쥐 수인들 사이에서 무언가가 휙 하고 날아왔다.
쇠 구슬, 정확히는 새총으로 쏜 쇠 구슬이 여명의 미간을 정확히 노렸고, 여명은 손바닥으로 쇠 구슬을 받아냈다.
찍?
설마 맨손으로 쇠 구슬을 잡아낼 줄은 몰랐던 걸까? 새총을 든 쥐 수인이 고개를 갸웃거리길래, 여명은 녀석에게 쇠 구슬을 돌려주었다. 풀 스윙으로.
새총을 든 쥐새끼는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이마에 구멍이 뻥 뚫렸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녀석이 풀썩 쓰러지자 달려들던 쥐새끼들은 물론이고. 뒤에서 총을 장전하고 있던 요제프마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찌, 찍? 뭐지? 뭐냐?
여명은 대답 대신 땅을 박찼다. 첫 목표는 세티를 보며 침을 질질 흘리던 놈.
녀석이 반사적으로 손톱을 휘둘렀으나, 손톱으론 산의 눈물을 막을 수 없었다.
손과 몸이 동시에 잘려 나가는 것도 모자라, 검기를 버티지 못한 몸통에서 촤악! 핏물이 튀었다.
살점과 피, 그리고 오물.
익숙한 모양으로 하수도 바닥을 채우는 시체 위에서, 여명은 쥐들을 향해 손을 까딱였다.
“빨리 끝내자.”
쥐 수인들은 그 도발을 무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두 눈을 붉게 물들이며 호응했다.
인간, 기사!
먹어! 먹자!
죽여!!!
몰려드는 수인들의 발소리를 시작으로, 여명의 검에서 터져 나온 빛이 하수도를 가득 밝혔다.
***
여명이 수십 마리의 쥐 수인들을 도살하고 대략 2시간 정도가 흐른 뒤.
드레이테리얼 고지대의 작은 여관.
여명은 수건으로 젖은 머리카락을 털고 있었다.
며칠 만에 몸을 씻어서 그런지, 무언가 홀가분해진 기분이었다.
‘…아니, 당연히 홀가분해야지.’
아카데미 하수도의 오물과 피에 젖은 상태로 사막에 떨어져 며칠을 보내고, 또 하수도에서 피와 오물을 뒤집어쓰지 않았나.
비누 하나를 통째로 쓰고 나서야 몸에 쌓인 때를 다 닦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플레이어.
그 이름을 떠올린 순간, 여명은 아무 말 없이 손을 멈췄다.
무거운 정적이 방을 채우기 전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창밖에는 지구에서 보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해가 도시를 뒤덮고 있었다.
황제가 사랑한 궁정 도시, 쓰레기들의 도시, 그리고 남부 최대의 도시.
그 모든 이름이 자신의 것이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드레이테리얼은 혼란으로 가득했다.
경제 공황의 여파로 짓다 말고 버려진 빌딩들이 도시 곳곳에 서 있는 모습이라니.
그건 마치 영화 속 멸망한 도시를 떠올리게 했으나, 정작 도시민들은 그런 빌딩마저도 알뜰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미완성 빌딩들은 철판을 얼기설기 엮어 만든 임시 지붕을 뒤집어쓰고 있었고, 몇몇 빌딩들은 지붕이 없는 그대로 공중 시장이나 정원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빌딩들 아래, 지구의 건축기술과 차원문 너머의 미적 감각이 뒤섞인 격자 건물들이 무질서하게 땅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그나마 여명에게 익숙했다.
인천에서 가장 낙후된 달동네가 딱 저 꼴이었…
“뭐해?”
샤워실 문이 열리고 세티의 목소리가 방을 울리기 무섭게, 여명은 상념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샤워를 마친 세티가 가벼운 차림으로 머리를 털고 있었다.
“…그냥, 바깥 구경하고 있었어.”
“그런 거 치곤 심란한 얼굴인데?”
“바깥 풍경 보면 너도 심란해질걸.”
여명이 그렇게 말하자, 세티는 피식 웃으며 창가로 다가와 그와 같은 풍경을 눈에 담았다.
그리고 잠시 뒤, 그녀는 헛웃음을 흘리며 짧은 감상을 남겼다.
“…드라마가 꽤 미화한 거였구나?”
그녀가 말하는 범죄 드라마를 본 적 없는 여명은 대충 맞장구를 치듯 어깨를 으쓱였고, 세티는 쾅 소리 나게 창문을 닫아버렸다.
그렇게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방에서, 세티는 침대 위로 몸을 날려 풀썩, 누워버렸다.
“…어찌어찌 여기까지 왔네.”
그녀는 크게 기지개를 피며 말했다. 옷 사이로 드러나는 배꼽이 탐스러웠다.
여명은 그녀의 몸에서 시선을 돌리기 위해 헛기침하며 말했다.
“바로 기차 타고 지구로 돌아갈 수도 있어.”
“그것도 좋겠지만, 그냥 가기엔 찝찝하지 않아?”
“그건… 그렇지. 한국 정부의 양치기들이 왜 이런 도시에 와있는지 알고 가야지.”
사막의 망령, 다갈을 고문하다가 알아낸 정보. 여명은 그녀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플레이어를 죽인 이상, 그에게 가장 큰 원수는 한국 정부였으므로.
여명이 그렇게 잠시 입을 다물고 있자, 세티가 침대에서 벌떡 상체를 일으키며 물었다.
“아, 맞다. 요제프는 뭐래?”
하수도에서 만난 인천의 무기 밀매상.
인천 사람이 대체 왜 여기에 있냐는 질문을 하기도 전에, 그는 여명에게 숙소를 소개해준 뒤 자리를 떠났다.
여명 덕분에 생각보다 빨리 쥐새끼들을 정리해서 처리할 일이 생겼다나?
그가 떠나면서 한 말은 딱 하나였다.
“…이따 저녁에 사람을 보낸다고 했어. 식사 대접을 하고 싶다던데.”
“그럼 아직 시간 좀 남았네?”
“왜, 도시 구경이라도 나가려고?”
“아니? 절대 싫은데?”
세티는 무슨 소리냐는 듯 고운 아미를 들썩인 뒤, 침대를 손으로 팡팡 두들겼다. 빨리 이리로 와서 앉으라는 듯이.
하지만 여명이 그 제스처를 애써 모른척하자, 그녀가 정색하며 말했다.
“이리 와서 앉아.”
“…왜?”
“어허, 빨리.”
여명은 한마디 해주려다가, 세티의 부글거리는 눈빛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뭐라 거절할 명분이 없었기에, 그는 그대로 세티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녀가 여명을 꽉 끌어안고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아, 설마. 여명은 온갖 생각을 떠올렸다.
특히, 사막에서 봤던 창의적인(?) 물주머니를 떠올리고 있었는데…
“세티?”
그를 끌어안은 세티의 힘이 줄어들었다. 곧이어 숨소리가 규칙적으로 변했고, 그녀의 몸이 축 늘어져 그의 품에 쓰러지듯 안겨 왔다.
“…피곤했구나.”
여명은 잠든 세티를 품에 안으며 등을 토닥였다.
어째서인지, 이 순간 성녀의 얼굴이 떠올랐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는 세티를 끌어안은 채, 그녀의 호흡에 자신의 호흡을 맞췄다. 조용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곧이어, 작은 여관방에는 하나의 숨소리만이 길게 이어졌다.
저녁이 될 때까지, 계속.
***
해가 지고, 도시 곳곳에 전등이 들어오는 시간.
요제프가 보낸 사람은 하수도에서 오발 사고를 일으킨 바로 그 부하였다.
쥐 수인을 썰어 재낀 여명의 실력을 봐서인지, 그는 두 사람에게 굽신거리며 이렇게 설명했다.
‘대장께서 두 분을 이 도시에서 가장 값비싼 레스토랑으로 초대하셨습니다.’
그는 고급 레스토랑에는 그에 걸맞은 드레스코드가 있다며 여명에게는 새하얀 정장을, 세티에게는 검은 드레스를 내밀었다.
여러모로 귀찮은 일이었으나, 두 사람은 딱히 거절하지 않았다.
옷을 들고 온 부하가 제발 받아달라는 표정을 지어서? 뭐, 그런 탓도 있었지만, 요제프가 왜 인천이 아닌 이곳에 있는지 궁금한 까닭이었다.
그렇게 각자 옷을 차려입고, 무기와 주머니를 챙겨 녀석을 따라가길 잠시.
자동차 대신 마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도시 풍경과 확연히 구분되는 고급스러운 건물이었다.
입구를 지키는 거대한 조각상과 화려한 조명, 은은하게 들려오는 음악까지.
“11번 테이블 예약 손님. 확인했습니다.”
직원의 안내를 따라 들어간 건물 내부는 더했다. 아예 마법으로 띄운 크리스탈 조명이 천장에서 반짝이고 있는 게 아닌가.
바깥 도시는 달동네나 마찬가지인데, 이런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이 있다니.
무시무시한 빈부격차를 확인한 여명이 쓴웃음을 짓고, 세티마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물론, 그건 그거고. 만남은 만남이었다.
레스토랑 내부, 가장 거대한 테이블에 앉은 요제프를 확인하자마자, 두 사람은 웃음기를 싹 지웠다.
“아,손님들!드디어 오셨군요!”
뒤늦게 두 사람을 발견한 요제프 또한양팔을 넓게 벌리며 두 사람을 환영했다.
“오랜만입니다. 요제프.”
“당신에게 암시장에서 쫓겨난 뒤로 처음이네요.”
짧은 인사를 주고받은 뒤, 두 사람은 테이블에 앉았다.요제프와 마주 보는 자리였다.
요제프는 직원을 불러 음식을 주문한 뒤, 팔짱을 끼며 말했다.
“그러니까, 두 분께서 각각, 그날 암시장에서 봤던 태양 가면과… 개 가면이라 이거지요?”
장만 어르신과 처음 암시장에 갔던 날의 이야기.
그 직설적인 질문에 여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숨길 이야기도 아니었다.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군요. 아니, 이 정도면 인연이라고 해야 하나?”
그 넉살 좋은 태도를 본 여명은 굳이 빙빙 돌리지 않고 물었다.
“요제프, 왜 인천이 아니라 여기에 있는 겁니까?”
“뭐, 밀수업자도 본질은 상인. 상인이 근거지를 옮기는 이유야 뻔하지 않습니까? 돈 때문이죠.”
“…돈?”
“뭐, 북만주 사건 이후 이런저런 일이 많아서… 인천의 무기 밀매 벌이가 생각보다 많이 힘들어졌지 뭡니까.”
그는 이런 걸 일일이 설명하는 게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도 없고… 이참에 대박을 노리고 이 도시로 온 겁니다. 이곳이 개판이 될 거란 정보가 파다하니 말입니다.”
“…개판이 될 거라고?”
요제프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이 도시에 주인 없는 보물이 세 개나 발견됐다고 합니다. 모두 쟁쟁한 보물들이죠. 세계수의 결정, 전전대 마탑주의 비전 유물, 그리고… 핵탄두.”
세계수의 결정이나 비전 유물은 그렇다 쳐도, 뭐? 핵탄두?
여명은 무슨 개소리인가 싶어 눈살을 찌푸렸으나, 요제프는 당당했다.
그는 당연히 믿지 않을 줄 알았다는,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뭐, 실물은 저도 본 적 없습니다. 핵탄두는 무슨… 솔직히, 그냥소문일 뿐이지요.”
“…하지만 소문만으로도 분쟁이 일어날 소지가 다분한 물건들로 들리는데.”
형체 없는 소문이라고 해도, 저 정도 물건들이라면 자연스레 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분쟁이 있는 자리에는, 언제나 무기가 필요한 법.
“예, 바로 그겁니다.”
“….”
여명이 잠시 요제프를 바라보는데, 세티가 슬쩍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런 정보를 무상으로 알려주는 이유가 뭐죠?”
“…물론, 순수한 호의입니다.”
“지랄 마시고요.”
세티의 냉소적인 지적에 요제프는 웃으며 덧붙였다.
“사실, 두 분을 제 호위로 고용하고 싶습니다.”
“흐음?”
“솔직히, 처음 봤을 때는 별생각 없었습니다만, 실력을 보니 마음이 동했습니다.”
“우릴 어떻게 믿고 그런 제안을?”
“저 청년은 장만 어르신이 직접 암시장으로 데리고 온 친구 아닙니까? 그 정도면 충분히 믿을만하지요.”
장만 어르신이 그 정도인가? 세티가 여명을 슬쩍 바라봤다. 허나 여명은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은 채 요제프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히길 잠시, 여명이 대뜸 허리에서 금화가 담긴 작은 주머니를 꺼내 요제프에게 던졌다.
짤랑, 주머니 속 금화 소리가 테이블을 울렸다.
“호위는 됐고, 내가 역으로 그쪽을 고용하지.”
“…이 가격으로요?”
요제프는 여명이 던진 주머니를 보며 고개를 기울였다. 기껏해야 금화 오십 닢이면 가득 찰, 작은 주머니.
역으로 고용하는 건 별 문제가 아니란 건가? 여명은 테이블을 두들기며 대답했다.
“아니, 내가 제시할 가격은 그 주머니에 백배는 될 금화다.”
“….”
“모자라면 금괴가 든 궤짝도 하나 주지. 어때? 이 정도면 합당한가?”
요제프의 입가에 기다란 미소가 어렸다. 그는 암시장에서 가면을 쓰고 장만을 따라왔던 여명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래, 그때도 이렇게 화끈했었지.
그는 잠시 머릿속으로 주판을 굴려보다가, 문뜩 질문 하나를 떠올렸다.
“혹시나 해서 여쭙는데, 장만 어르신과 친척이십니까?”
“…아니.”
“허, 근데 어찌 젊은 시절의 어르신을 그리 똑 닮으셨는지, 솔직히 아들이라고 해도 믿겠습니다.”
여명이 무어라 대답할 말을 떠올리지 못하는 사이, 요제프는 주머니를 들어 올렸다.
“그 거래, 받겠습니다. 이건 선금으로 치죠.”
그는 그렇게 말하곤 주머니 안의 금화를 확인했다. 거래는 거래고, 확인은 확인이었으니까.
다행히 주머니 안에 있는 건 전부 금화였다. 그것도 차원문 너머에서 유통되는 진짜 금화.
이 정도라면 한 닢에 족히 천 달러는 받을 수 있…
거기까지 생각하던 요제프가 돌연, 인상을 찌푸렸다.
“갑자기 왜 그래?”
여명이 이상함을 느끼고 되묻는데, 요제프가 주머니에서 금화 하나를 꺼냈다.
그 금화에는 다른 금화와 달리 반투명한 무언가가 그려져 있었는데, 그 모양이 마치, 마법진 같았다.
“설마 이거… 추적 마법이…?”
그 순간.
레스토랑의 천장이 폭발했다.
!!!!
주변의 소리를 집어삼키는 무시무시한 폭발음 사이로, 돌과 유리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영이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여명! 받아!”
세티가 드레스 치마 아래 숨겨뒀던 검을 뽑아 던지고, 여명이 그걸 받아드는 순간.
그의 머리 위로 붉은 머리의 남자가 칼을 내려찍었다.
인간보다 몇 배는 긴 귀를 가진 남자였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