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Is No World For ■■ RAW novel - Chapter (17)
을 위한 세계는 없다-17화(17/817)
〈 17화 〉 잡몹이 맞이한 필연 (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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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관점에서, 한국 정부가 초인 육성에 사활을 걸게 된 건 필연이나 마찬가지였다.
6.25 전쟁으로 무너진 국토에는 자원은커녕 인프라라고 부를 만한 것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유일한 동아줄인 개성 차원문 또한, 한국의 것이 아니었다. 차원문의 입구는 소련이, 출구는 미국이 관리하며 한국엔 어떠한 권한도 주지 않았으니까.
차원문을 오가는 막대한 부를 보면서도, 한국은 두 강대국이 남기는 잔반에 감지덕지하며 고개를 숙이는 수밖에 없었다.
불합리한 현실 앞에서, 몇몇은 이런 생각을 떠올렸다.
이 나라에 남은 건 사람뿐이다.
냉전이 격화되고, 미국의 막대한 원조를 받아 경제발전을 이룩하면서도… 그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욱 확고해졌다.
사람뿐이다. 이 나라에 남은 ‘자원’은 오직 사람뿐이다.
인적 자원.
한국인들은 문자 그대로 인간을 자원 삼아 나라를 발전시켰다. 살인적인 노동시간, 안전을 신경 쓰지 않는 산업환경…
종종 인권적인 의미에서 ‘사람’을 외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군부독재 시대에 들어서면서 그런 자들은 모두 죽거나, 입을 다물었다.
사람을 자원으로 여기는 풍조 속에서, 군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아예 사람으로 무기를 만들자.
초인.
피와 살, 그리고 마나로 이루어진 비대칭 전력.
정부와 군부는 강대국들의 눈을 피해 초인 개발에 매달렸다.
다행이라면 다행히도, 정부의 초인 육성 프로젝트는 오랜 시간 동안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했다.
거듭된 실패에 군부는 분노했다. 그들의 분노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과학자들이 일부러 실패하는 게 아닌지 의심했다.
군화 아래 짓밟힌 과학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대답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초인 양성에 핵심 재료인 마나 메탈은 드워프에게 겨자가스를 뿌린 소련이, 영약은 세계수 위에 수소폭탄을 떨어트린 미국이 독점하고 있지 않습니까?
군부는 그러한 현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들은 과학자들을 처벌하고, 다른 방법으로 눈을 돌렸다.
정공법으로 안 된다면, 돌아가는 길로 가면 될 것 아닌가? 미국이 그랬고 소련이 그러했듯, 방법을 찾아라. 이 땅에 ‘자원’은 많으니까.
처벌되지 않은 과학자들은 나치 휘하의 과학자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군부의 명령을 충실히 따랐다.
인신 공양, 인체 실험, 이종교배…
애국심의 이름 아래, 수많은 ‘자원’이 갈려 나갔다.
그리고 그것을 흥미롭게 지켜보던 네크로맨서와 흑마법사들이 정부에 거래를 제안하면서, 한국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그러나 성과는 확실했다.
최초의 한국인 마법사 전용섭을 시작으로, 자랑스러운 토종 초인들이 줄줄이 탄생했으니까.
하지만 수많은 초인을 거느리고도, 정부는 만족하지 못했다.
국제 무대에서 당당히 초인 보유국으로 인정 받고, 소련이 몰락해 개성 차원문을 온전히 돌려받은 후에도…
만족하지 못했다. 만족할 수 없었다.
조선이 일제에게 합병당한 이유가 무엇이었는가? 독립을 이루고도 소련과 미국에게 개성 차원문을 빼앗긴 이유가 무엇인가?
힘! 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초인을 아무리 많이 키워내도, 힘에 대한 갈망은 사라지지 않았다.
더 강한 초인을 만들어야 했다.
소련의 대공세를 막아내고, 핵무기조차 버텨 낸 차원 너머의 ‘변경백’처럼, 누구도 한국을 넘볼 수 없게 만드는 강력한 초인을!
그래서 정부는 한 번 더 선을 넘었다.
어떻게, 어떤 선을 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선을 넘은 건 분명했다.
한국 정부와 함께하던 흑마법사들이 기겁하며 도망치고, 전용섭이 미국으로 망명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선을.
그리고 그 결과, 다섯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꿈의 아이들, 기적의 증거, 한국을 세계 최고로 만들어 줄 한민족의 걸작…
아이들은 각자 다른 부모의 뱃속에서 태어났으나, 모두 동일한 특별함을 타고 났다.
태어난 순간부터 마나를 느끼고, 사용할 수 있는 건 기본이나 다름없었다. 아이들의 특별함은 상식의 한 단계… 아니, 몇 단계 위에 있었다.
아이들은 육체를 강화하는 초인이면서, 마나를 움직이는 마법사였고, 마법사면서 신성을 품을 수 있었다.
차원문 너머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올마스터.
세상에 허락된 모든 마나의 길을 동시에 걸을 수 있는 존재.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존재를 다섯이나 만든 한국 정부는 성공에 취했다.
국제 무대에서 대놓고 미국과 호주에게 큰 소리를 낼 수 있을 정도였으니, 더 말해 무엇할까.
하지만 기뻐하는 것도 잠시, 정부는 곧바로 전용섭의 사례를 떠올렸다.
국가의 지원을 받아 한국 최초의 마법사가 되고도, 뻔뻔스럽게 미국으로 망명한 최초의 배신자.
다섯 아이 또한 그의 전철을 밟지 말란 법 없었다. 현실적으로, 한국보다 미국이 더 많은 걸 제공해줄 수 있을 테니까.
한국 정부는 그런 비극이 다시 되풀이되기 전에, 아이들의 뇌에 금제를 새겨 넣었다. 스스로 합리적인 결정이라 자부하면서.
당연하게도, 반대는 없었다. 한국에서 모든 인간은 자원이었고, 다섯 자매 또한 국가를 위한 자원이었으므로.
자원… 그래, 그 아이들은 자원이었다. 한민족이 지구를 넘어 차원 최고라는 걸 증명해줄 자원.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정부의 기대는 산산이 부서졌다.
아이들은, 정부가 어마어마한 자원을 투자해 만들어낸 다섯 올마스터는… 기대만큼 뛰어나지 못했다.
타고난 가능성은 찬란했다. 아이들은 마법을 쓰면서 초인처럼 움직였고, 신과 소통하면서 마법을 쓸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재능은?
그녀들은 재능은 조금 특출난 정도에 불과했다.
마법으로는 마탑의 ‘그릇’에 미치지 못했고, 신성력으로는 ‘성녀’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연구해온 무술 영역에서는 그나마 어느 정도 두각을 보였지만, 미국으로 망명한 전용섭의 아들과 비교하면 손색이 있었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특히, 배신자의 아들이 세계가 주목하는 재능을 타고났다는 사실이 그들을 미치게 했다.
그래, 그들은 미쳤다. 끔찍한 인지부조화와 인적 자원이라는 단어가 만들어낸 지옥 속에서,더욱더미쳐 버렸다.
미친 정부는 그동안 아이들을 교육한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교육 방식을 고안 했다.
그녀들의 부족한 재능을 채워줄 수 있는, 오직 한국에서만 할 수 있는 교육 방식.
왜, 인간이란 자원은 극한 상황에 몰리면 자신도 모르는 힘을 내기도 하지 않는가?
쇠를 두들겨 강철을 만드는 것처럼, 정부는 아이들에게 극한 상황을 강요했다. 아이들의 동기와 친구들, 그리고 부모님을 사용해서.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다. 아이들에게 어떤 마법을 익히라고 명령한 뒤, 시간 제한을 건다.
시간 내로 익히지 못하면 동기가 고문 당한다. 그다음 시간까지 익히지 못하면 친구, 그다음은…
“…그만.”
쇠똥구리는 자기도 모르게 설명을 끊었다. 조금 전까지 설명을 늘어놓던 세티는 살짝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아, 죄송해요. 밥 먹으면서 듣기엔 좀 불편한 이야기였죠?”
그녀는 쇠똥구리 앞에 놓인 컵라면과 쇠똥구리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봤다. 이미 한참 전에 불어 버린 컵라면 위로, 눈살을 찌푸린 쇠똥구리의 얼굴이 반사되고 있었다.
쇠똥구리는 잠시 젓가락을 깨작거리다가, 한숨과 함께 세티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봤다.
“…왜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거냐.”
“글쎄요…? 그냥 남 밥 먹는 거 구경하는 동안 할 말도 없었고, 동료한테 과거사를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서?”
“….”
“저, 사실 남한테 이런 이야기하는 거 처음이에요. 근데, 생각보다 기분이 좀 나아지네요. 이래서 심리치료사들이 과거부터 물어보는 걸까요?”
거기까지 말한 세티는 입을 가리고 소리 없이 웃었다. 손가락 사이로 드러난 그녀의 입꼬리가 매혹적으로 휘어졌다. 쇠똥구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과거를 말하는 걸로 위안을 얻었다면 다행이다만, 내 과거를 들을 생각은 하지 마라.”
“…저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뭐, 말해주시면 듣겠지만요.”
“해줄 생각 없다.”
쇠똥구리는 라면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먹은 자리를 싹 치우고 주변을 정리했다.
청소부 시절 습관이 남아있는 터라, 그는 일어난 김에 세티가 쌓아둔 편의점 쓰레기들도 전부 모아 쓰레기통에 넣었다.
그가 청소하는 사이, 세티는 침대에 벌러덩 누워 쇠똥구리가 청소하는 모습을 바라봤다.
조금 전까지 정부가 감춰온 거대한 비밀을 털어놓은 사람이라곤 믿을 수 없을 만큼 가벼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쇠똥구리는 그녀를 가벼움을 한심하게 생각하거나, 무시하지 않았다.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망가지며, 망가지는 방식은 사람마다 전부 다른 법이니까.
탁, 청소를 끝낸 쇠똥구리가 다시 자리에 앉자, 세티가 입을 열었다.
“식사도 끝나셨겠다. 아까 하던 이야기로 돌아갈까요?”
“…무슨 이야기.”
“쇠똥구리씨의 원래 복수 계획이요. 그걸 알아야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죠.”
원래 복수 계획이라. 쇠똥구리는 의자를 두들기며 자신의 계획을 떠올렸다.
…이걸 계획이라고 불러야 하나? 본래 그가 꾸민 일은 계획보다는 단기 작전에 가까웠다.
장만을 통해 암시장에서 안정적으로 무기 공급 루트를 찾은 뒤, 네크로맨서와 정부 측 인사를 죽여 각성의 물약을 빼앗는다. 그 후…
“…빼앗은 물약을 미끼로 정부 측 사람들의 이목을 끌면서, 청소부 길드 주요 인사와 정부 고위층들을 암살하고 다닐 생각이었다.”
“어… 흠… 생각보다 되게 엉성한 계획이었네요?”
세티의 지적대로였다. 엉성한 계획, 네크로맨서에게 죽을 뻔한 것부터가 바로 그 엉성함의 증거였다.
“아, 근데 재능을 생각하면 또 그럭저럭 통했을 거 같기도 하고…”
거기까지 말한 세티는 턱을 괴고, 무언가를 가늠하는 것처럼 눈을 가늘게 떴다.
“흐음, 쇠똥구리씨. 이것부터 짚고 넘어가요. 쇠똥구리씨가 복수하려는 대상은 청소부 길드와 네크로맨서에 연관된 모든 사람들, 맞죠?”
쇠똥구리는 대답 대신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세티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손가락으로 입술을 두들겼다.
“제가 아는 선에서 말씀드리자면, 초인부 장관부터 시작해서 최소 수백 명은 이번 일과 연관되어있을 거예요.”
그녀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최소 수백 명, 그럼 최대는?
“어디까지나 최소일 뿐이고, 최대로 치면 대통령까지 죽여야 할 정도로 스케일이 커지겠죠.”
“…대통령이라.”
이미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 직접 마주한 현실은 다른 법이었다. 쇠똥구리의 마음속 무언가가 깊게 가라앉았다.
“그리고 거기까지 가면 쇠똥구리씨는 한국 최대의 정치 테러리스트 겸 살인자가 되실 텐데… 괜찮으세요?”
“괜찮다. 이미 각오한 일이니까.”
쇠똥구리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대답했다. 그가 가진 자비와 연민은 동료들과 함께 무덤 속에 묻힌 지 오래였다.
“각오, 각오라… 그럼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도 인정하시죠?”
“…그 계획은 네가 만들고?”
“아뇨, 우리가 만드는 거죠.”
세티는 쇠똥구리를 향해 얼굴을 들이밀며 말을 이었다.
“계획의 기본은 제가 세우겠지만…나머지는 쇠똥구리씨의 임기응변과 재능으로 채우는 거죠.”
“…벌써 생각해둔 게 있는 것 같은 말투인데.”
“세밀한 디테일은 아직이지만, 계획의 골조 정도는 쇠똥구리씨의 재능을 본 순간부터 떠올리고 있었어요.”
스윽, 침대 위의 세티가 무릎걸음으로 쇠똥구리를 향해 다가갔다.
“암살로 대통령과 장관들을 죽이려면 먼 길을 돌아가셔야 할 거예요. 자기 목숨 중요한 건 아는 노인네들이니, 숨는 걸 찾는 것도 고역일 거구요. 하지만 일망타진한다면?”
“일망타진?”
한 번의 그물질로 물고기를 모조리 잡는다는 뜻의 고사성어… 설마, 정부 측 사람들을 한자리에서 쓸어버릴 수 있는 계획이 있단 말인가?
“의외로 간단한 방법이죠. 정부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을 때, 쾅! 어때요?”
“…뭐, 국무회의장이라도 습격하자고?”
쇠똥구리는 작게 한숨 쉬며 덧붙였다.
“국무회의를 보호하는 마법사들을 뚫느니, 장관들을 하나하나 암살하는 게 더 빠를 거다.”
“국무회의가 아니라면요?”
“똑같은 말의 반복이야. 정부 중요 인사들이 모인 자리의 보안을 뚫는 건 어디건 쉽지 않아.”
“그럼 당신을 만나러 온 자리라면요?”
“…뭐?”
예상외의 답변에, 쇠똥구리의 눈썹이 길게 휘어졌다.
“날 만나기 위해 정부 인사들이 모이는 자리? 그게 가장 어려운 일 아닌가?”
“아뇨, 가능해요.”
어느새 그의 코앞까지 다가온 세티는, 손을 들어 그의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뚱한 표정의 쇠똥구리가 세티의 푸른 눈을 똑바로 마주했다.
“꽤 괜찮은 외모, 찬란한 재능. 그리고… 유명세. 이 정도면 정부 사람들은 안 오고 못 배길걸요?”
“무슨 소린 지 모르겠군. 좀 더 정확히 설명해봐.”
“가짜 신분을 만든 다음에, 유명해지세요. 애국지사가 돼도 좋고, 매국노가 돼도 좋아요. 어느 쪽이건 미끼만 던지면 되니까.”
“….”
“유명해진 다음에… 공을 하나 세우는 거죠. 큰 공일수록 좋아요. 아니, 그냥 국뽕용 업적이라도 괜찮겠네요. 정치인들은 그것만 봐도 몰려들 테니까.”
그제야, 쇠똥구리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깨달았다. 그리고 동시에, 작전의 문제 또한 깨달았다.
“…꿈을 깨서 미안 하지만, 대통령이나 장관이 날 보러 올 정도로 유명해지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쇠똥구리의 말을 들은 세티가 핫, 콧방귀를 끼었다.
“아닐걸요? 제가 장담하는데… 쇠똥구리씨가 가짜 신분을 얻어 세상으로 나가면 일 년도 걸리지 않을 거예요. 쇠똥구리씨의 재능은 그 정도예요.”
“….”
“정 뭐하면, 배신자 전용섭의 아들만 두들겨 패도 국민 영웅이 되실걸요.”
“…전용섭의 아들?”
배신자 전용섭, 한국 최초의 마법사이자 한국을 배신하고 미국에 망명한 매국노.
세티가 말해 준 정부의 비사에 따르면 뭔가 뒷이야기가 더 있는 듯했지만, 쇠똥구리가 상관할 바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아들은… 이 나라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었다.
전윤성,초인 올림피아에서 한국 선수를 모조리 탈락시키며 우승한 천재 소년.
미국이 자랑하는 차세대 초인이자, 온 세상 모든 한국인들이 한마음으로 한뜻으로 미워하는 자.
사람 좋은 덕배 형조차 싫어하는 녀석이었으니, 평균적인 국민감정은 거의 증오에 가까웠다. 한국 국적을 달고 공개적으로 녀석을 쓰러트린 다면… 못해도 일주일은 뉴스와 포털 사이트 메인을 차지할 수 있겠지.
“흐, 역시 생각해 보니 그럴싸하죠?”
“….”
“신원 조작이나 유명해지는 방법 같은 세세한 계획은 조금 더 다듬어야 하겠지만… 꽤 괜찮은 계획이라니까요?”
거기까지 설명한 세티는 슬쩍 손을 내려 쇠똥구리의 귓불을 쓸었다.
“어떻게 하실래요?”
이미 대답은 정해졌다는 듯 미소 짓는 얼굴을 향해, 쇠똥구리가 대답했다.
“한번 해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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