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Is No World For ■■ RAW novel - Chapter (289)
을 위한 세계는 없다-289화(289/817)
〈 289화 〉 막간 구경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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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간 중공업 본사 빌딩, 정확히는 빌딩이었던 괴수가 내려다 보이는 시카고 차원문 앞.
코트로 전신을 가린 거구, 독화는 담배를 꺼내 물었다.
주변의 용병들이 휴대폰을 든 채로 우와아아 같은 소리를 내뱉는 와중에도 그는 조용히 괴수왕의 등 위로 떨어지는 사람들을 눈에 담았다.
성검, 파순과 이름 모를 계집, 까마귀… 마지막으로 성녀와 붉은 별.
차례대로 이어지는 연속 공격은 마치 기사들의 기마 돌격처럼 아름다웠다.
그렇다고 그 공격이 효율적이었냐면, 그건 아니었다. 연속 공격이고 뭐고, 성검이 첫 타를 넣은 시점에서 승부는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하지만 때때로 멋짐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법이었다. 이렇게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쏠린 시점이라면 더더욱.
아마 하루 이틀, 어쩌면 이번 주 내내 이번 사건이 언론을 달구게 되리라.
“과감한 건지, 운이 좋은 건지…”
여명이 무슨 짓을 저지른 건지 대략적으로나마 예상한 독화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
연기를 따라, 참 어지간히도 독한 놈이다 싶은 생각이 피어올랐다. 하긴, 그러니 주가시빌리를 대성할 수 있었던 거겠지.
후우.
주가시빌리, 마왕, 운명… 상념과 함께 담배를 빨아들인 독화는 걱정과 피로가 뒤섞인 연기를 내뱉었다.
차원문 주변은 금연 구역이었지만, 용병들은 물론이고 차원문 수비대조차 성녀가 터트린 빛을 바라본 덕분에 그를 탓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방금 그 까마귀 누구지? 혹시 아는 사람 있나?
영상 찍은 놈들, 지금 당장 내 번호로 영상 보내! 개개인이 언론하고 연결하지 말고!
차원문 담당자들은 구경 그만하고 빨리 제자리로 돌아가십시오! 불법적으로 차원문을 넘는 사람이 있을지 모릅니다!
개중에서 뒤늦게 상황 파악을 끝내고 부랴부랴 주변을 정리하는 자들도 있었지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녹아내리는 괴수에게서 눈을 못 떼는 자들도 있었다.
마지막에 성녀님과 같이 떨어진 놈, 혹시 누군지 아는 사람 있냐?
성녀님의 호위 성기사겠지.
성기사가 혜성검을 썼다고? 그게 말이나 되나?
그럼 호주인에게 성검을 빼앗긴 건 말이 되고?
다섯 교단의 상징을 지닌 교인들.
그들은 성녀와 성검, 그리고 성물지기가 한자리에 모인 광경을 두고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쳐댔다.
신들께서 드디어 미국을 용서하신 거라느니, 다음 대 성검은 다시 아샤인이 될 거라느니…
그들을 보던 독화는 담배 한 모금을 빨며 쓴웃음을 지었다.
종교가 인민의 아편이라던 마르크스의 말이 떠올라서?
아니, 다섯 신을 찬양하는 저 사람들을 구한 게, 마왕에 한없이 가까운 빨갱이란 사실 때문에.
“…역설적이군.”
이렇게 보니, 사는 게 너무 재밌다던 파순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
“역설적이라, 뭐가 그리 역설적이죠?”
그때,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의 상념을 끊었다.
독화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담배가 꽁초만 남을 때까지 빨아들인 뒤, 고개를 돌려 후우 연기를 내뱉으며 말했다.
“그쪽은 알 필요 없는 일이오.”
담배 연기가 뒤섞인 말의 끝에 있는 건, 두꺼운 양 가면을 쓴 여자였다.
그녀의 양옆에는 마찬가지로 닭과 호랑이 가면을 쓴 양복 쟁이 두 명이 서 있었는데, 이상할 정도로 기세가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투명 망토라도 뒤집어쓴 것처럼.
“…알려진 것보다 훨씬 무례하시네요.”
양 가면의 여자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독화는 꽁초를 바닥에 집어 던지며 대답했다.
“리더가 아닌 내게 직접 찾아온 그쪽이 예의 운운할 일은 아닌 것 같소만. 그쪽 어르신은 이딴 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모양이오?”
어르신을 운운하는 독화의 말에 화가 난 건지, 닭 가면의 남자가 앞으로 한발 나섰다. 가면을 뒤에 숨어있는 충혈된 눈동자가 부리부리하게 빛났다.
뒤에 있던 호랑이 가면이 슬그머니 허리춤에서 권총을 잡고, 독화가 손을 들어 손가락을 까닥거리는 순간.
“그만.”
양 가면이 부드럽게 손을 들어 닭 가면을 막아섰다.
언뜻 보면 다혈질 부하를 제지하는 모양새였으나, 양 가면 너머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눈을 보아하니 가장 많이 화가 난 건 양 가면 본인인 것 같았다.
상사가 욕먹은 게 어지간히도 화가 난 모양이지?
독화가 속으로 꼭두각시를 비웃는 사이, 그녀는 분노를 억누른 목소리로 말했다.
“독화, 우리는 싸우러 온 게 아니에요. 그저… 타락석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할 뿐이죠.”
“…비싼 정보를 원하는군.”
“값이라면 얼마든지 드리죠. 교단의 비밀을 알아내는데, 돈은 중요한 게 아니니까.”
양 가면의 손짓을 따라, 묵직한 가방을 들어 올리는 호랑이 가면.
돈이 가득 든 게 틀림없는 가방을 보며, 독화는 고개를 저었다.
“알고 싶은 건 교단의 비밀이 아닐 텐데?”
“….”
“우리에게 장난질했던 콜롬비아가 어떻게 됐는지 잊지 마시오. 해골용이 없어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요.”
협박 아닌 협박에 기가 죽은 탓일까? 양 가면은 움찔, 몸을 떨었다.
“…어디까지 알고 있습니까?”
“별내장께서 아시는 건 우리 모두 알고 있소.”
설마 별내장이란 이름을 대놓고 꺼낼 줄은 몰랐던 걸까, 닭 가면이 화들짝 놀라며 주변을 훑었다. 다행히 난리 통에서 그들에게 주의를 보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독화는 코트 주머니에서 다른 담배를 꺼내며 말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솔직히 물으시오. 대답할지 말지, 내가 정할 테니.”
그 직설적인 화법을 마주한 양 가면은 잠시 뜸을 들였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꿈속에 들어갔던 우리 쪽 요원들은… 모두 어둠에 휩싸인 빛을 봤다는 이야기밖에 안 하더군요. 말해주시죠. 그게 이번 마왕의 마나입니까?”
마왕의 마나? 이렇게 대놓고 묻는 걸 보니, 반도놈들은 차례가 오지 않을까 봐 어지간히도 애가 타는 모양이었다.
그 어르신이란 놈의 그릇이 딱 베리야 수준밖에 안 된다는 증거…
와아아아아!
그때, 사람들 사이에서 갑자기 환호가 터져 나왔다.
역시 무사하셨어!
오, 다섯 신이시여! 성녀님! 여기 좀 봐주세요!
아이 씨, 밀지마! 너희만 사진 찍냐!
독화가 고개를 돌려보니, 슬라임 덩어리 위로 걸어 나오는 성녀와 여명이 보였다.
둘 다 죽을 만큼 지쳤을 텐데도,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내려오는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대체 뭐 때문에 저렇게까지 하는 걸까 싶었지만, 독화는 굳이 의문의 답을 찾지 않았다.
인간은 모두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제멋대로 사는 법.
그 위대한 스탈린이 왜 그렇게 차원 이동에 매달렸는지도 모르는데, 저런 꼬맹이가 하는 일까지 신경 쓸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싸웠던 일행들과 브라우닝, 심지어 성물지기까지 두 사람에게 우르르 달려가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꽤 재밌는 볼거리였다.
‘파순은 왜 저기 있는지 모르겠지만…’
목줄이 걸린 채 개처럼 끌려가는 파순을 보고 있자니 자신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예복까지 차려입고 준비하던 녀석이 어쩌다 저 꼴이 된 건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예상을 벗어났다는 점에서 참으로 파순 다운 일이기도 했다.
…뭐, 어쨌든.
흥미가 떨어진 독화는 다시 양 가면을 바라봤다. 그녀는 독화와 마찬가지로 성녀 일행을 보고 있었는데, 특이하게도 파순의 목줄을 쥔 여자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아는 얼굴인가? 아니면 같은 국적 사람? 어느 쪽이건 독화가 알 바는 아니었다. 그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건, 마왕의 마나가 아니오.”
“…예?”
“어둠에 휩싸인 빛 말이오. 그건 마왕과 아무 관계도 없소.”
“그러면… 대체 그건 뭐였죠?”
“글쎄, 혜성을 집어삼키는 밤하늘을 뭐라고 불러야겠소? 나는 잘 모르겠소만.”
시적인 비유에 양 가면의 고개가 기울어졌다. 그리고 그녀가 그게 대체 무슨 뜻이냐고 묻기도 전에, 독화가 먼저 눈살을 팍 찌푸렸다.
‘…내가 지금 뭐라고 한 거지?’
이런 걸 자기도 모르게 내뱉은 말이라고 하던가? 독화는 자신이 내뱉은 문학적 표현에 독화가 진저리를 쳤다.
그리고 그 진저리가 조금 더 길어지려는 찰나, 차원문 주변에 떠 있던 헬기에서 누군가 훌쩍 뛰어내렸다.
달걀 껍데기 헬멧을 쓴 주방위군이 아닌, 평범한 전투복을 챙겨입고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거구의 남자.
갑자기 뛰어내린 그들을 향해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으나, 그 시선은 오래가지 않았다.
남자는 괴수나 성녀에게 가는 대신, 인파가 몰린 곳, 정확히는 독화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으니까.
그 갑작스러운 불청객의 등장에 반응을 보인 건 양 가면뿐이었다.
“저건… 아는 사람인가요?”
“…알다마다, 현재 우리의 고용주라오. 아마 당신들도 잘 아는 사람일 것이오.”
“우리도? 대체 누구길래?”
“일리노이 주지사.”
“….”
양 가면은 화들짝 놀란 얼굴로 다가오는 덩치를 바라봤다. 그리고 얼굴이 아닌 몸집으로 독화의 말이 옳다는 걸 확신했다.
190cm가 넘는 독화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키에 떡 벌어진 어깨, 터질듯한 대흉근과 허벅지… 미국에서 저만한 덩치를 가진 정치인이 둘이나 있을 리 없었으니까.
“…아쉽지만 저분과 만나는 건 제 권한을 넘어서는 일이군요. 저희는 이만 떠나겠습니다. 다음에는 인천에서 뵙죠.”
양 머리는 닭과 호랑이에게 눈짓하더니, 돈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 그대로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그래도 돈은 놓고 가는 걸 보니, 베리야보다는 나을지도?
독화가 쓴웃음을 지으며 돈 가방을 들어 올리는 사이, 주지사의 큼지막한 손바닥이 그의 어깨 위에 올려졌다.
“독화, 재밌는 일을 벌여줬군.”
“재밌으셨다면 다행입니다.”
“하!”
뻔뻔스러운 대답에 주지사가 코웃음 쳤다. 그사이 주변에 있던 몇몇 사람들이 그의 덩치를 보고 의심스러운 눈치를 보내왔으나, 의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하기야, 누가 주지사 본인이 이곳에 있을 거라 짐작하겠는가?
대중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있는 주지사는 당당하게 독화의 어깨에 올린 손을 콱, 쥐었다.
“일을 망치고, 반도 놈들과 수다나 떨라고 너희에게 돈을 준 게 아닌데.”
“브라우닝이나, 성물지기와 싸우라고 준 돈도 아니지요.”
“…예상외의 사태는 언제나 일어나는 법이다.”
“예상외의 사태가 빅쓰리입니까? 그 말, 그대로 돌려드리겠습니다.”
주지사의 손아귀에 담긴 힘이 한층 더 묵직해졌다. 우드득 코트 아래에서 살과 뼈가 으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코트 자락이 피로 젖기를 잠시.
주지사가 손을 놓으며 복면 아래로 보일 정도로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네 말이 맞다. 설마 타락석 안에서 브라우닝과 성물지기가 나올 줄이야. 게다가…”
주지사는 아직도 손을 흔들고 있는 성녀를 힐끔 바라봤다.
“성녀까지?”
“…붉은 별은 왜 빼십니까.”
“그 빨갱이 새끼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고 한 건 자네였네.”
“….”
붉은 별의 정체를 알고 있는 독화는 애써 표정을 관리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주지사는 팔짱을 끼며 계속 말했다.
“어쨌거나, 일이 엿 같아졌군. 예언자가 날 눈치챌 위험을 감수하고, 거기다 시카고 전체를 걸었건만… 설마 아무것도 얻지 못할 줄이야. 오히려 내 수족 같은 해밀턴만 잃었…”
독화는 박살 난 어깨를 재생하며 말했다.
“…해밀턴이라면 제가 따로 챙겨놨습니다.”
“오,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로군. 그 친구까지 잃었으면 정말로 슬펐을 거야.”
주지사는 반색하며 말했다. 비꼬는 게 아닌, 진심이 가득한 목소리.
독화는 그 진심을 느끼며 경외심에 가까운 혐오를 느꼈다. 부하를 진심으로 아끼는 동시에, 수백 만 시카고 시민들을 희생할 수 있는 남자라니.
옛 지배자에 소속된 모두가…독화 본인을 포함해서 미친놈들뿐이었지만, 주지사처럼 미친 자는 없었다.
그리고 그 광기를 증명하려는 듯, 주지사는 성녀를 보며 말했다.
“독화, 자네가 보기에 지금 저기에 미사일을 날리면 성녀를 죽일 수 있을 것 같나?”
“….”
“헬기 조종사가 실수로 미사일 두 발을 발사해서… 흠, 브라우닝만 없었어도 어떻게 시도해보는 건데.”
독화는 대답하지 않았다. 주지사도 대답을 바란 건 아니었는지, 호탕하게 웃으며 잡념을 떨쳐냈다.
“하하, 정말 엿 같구만, 내 계획을 망친 놈들에게 미사일은커녕 훈장을 줘야 한다니.”
“…훈장?”
“내 계획이 어찌 되었건 간에, 시카고를 구한 영웅들 아닌가. 워싱턴 새끼들이 침 발라두기 전에 내가 직접 훈장을 달아줘야지.”
“….”
“아, 그리고 저기 성녀 옆에 붙어 있는 저 친구. 혹시 아야톨라의 권능 속에서 저 친구의 꿈을 봤나?”
갑자기? 독화는 손을 들어 여명을 가리키는 주지사를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그건 또 왜 궁금하십니까?”
“이번 연계 공격 쇼, 저 친구가 지휘하더군. 즉, 실력도, 쇼맨십도 갖춘 인재란 말이지… 마음에 들어.”
“….”
“성기사처럼 고리타분한 직업을 할 친구가 아니야. 기왕이면 내가 거두고 싶은데, 저 친구가 꿈속에서 바란 욕망이 뭔지 안다면 꼬시기 쉽지 않겠나.”
여명의 꿈? 자신의 꿈에서 깨지 못했던 독화는 그가 무슨 꿈을 꿨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모르겠습니다.”
“그런가? 자네는 뭐 이번에 제대로 한 일이 없군. 별내장에게 계약금의 절반은 토해내라고 해야겠어.”
“….”
“아무튼, 꿈을 모른다면 그럼 이제 정공법으로 가야겠군… 여자는 성녀가 있으니 힘들 것 같고… 아니, 성녀를 가질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하면 내 편으로 들어오려나?”
성녀를 뭐? 아무튼 권력자들의 상상이란… 독화는 불쾌함을 느끼고 날이 선 대답을 꺼냈다.
“그러지 말고, 직접 가서 물어보시지요.”
비꼼이 가득한 말이었으나, 주지사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아, 그거 좋은 생각이군. 기왕 여기까지 온 거. 직접 말이나 붙여봐야겠어.”
“…?”
독화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주지사는 이미 성큼성큼 성녀 일행을 향해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해밀턴은 비밀 병원에 데려다 놓게. 계약금 절반은 알아서 토해내고.”
그런 말과 함께 멀어지는 주지사의 등을 보며, 독화는 한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그렇게 주지사와 여명이 만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길 잠시.
주지사가 여명 앞에 서서 양팔을 넓게 벌릴 때쯤, 독화는 문뜩 중얼거리는 여명의 입술을 읽었다.
‘저, 죄송하지만… 잠시 기절하겠습니다.’
그리고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그는 정말로 픽 쓰러졌다.
주지사로서는 당황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자신이 다가가자마자 기절하는 것도 모자라, ‘잠시’ 기절한 게 아니었으니까.
여명이 깨어난 건, 그로부터 무려 3일 지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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