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Is No World For ■■ RAW novel - Chapter (297)
을 위한 세계는 없다-297화(297/817)
우린 너무 일찍 태어났다.
『아카데미 설립자, 퀴니 코완의 마지막 편지.
***
쿵 –
백 층에 가까운 빌딩 아래, 주지사가 아스팔트 도로 위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빌딩 보수 공사를 위해 준비된 공사장 위에 떨어진 건지, 흙과 콘크리트 가루 뿌옇게 올라왔다.
일반인이었다면 백번도 더 죽었을 상황이었지만… 여명은 주지사가 죽지 않았을 거라 확신하며 난간에 섰다.
그리고 아래를 내려다보는 와중에, 파순의 목소리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여기서 끝장을 보게?”
“그럴까 고민 중이다.”
주지사와 여기서 끝장을 볼지, 아니면 처음 일행들과 합의한 것처럼 여기까지만 하고 손을 잡을지.
여러 면에서 후자를 선택하는 게 옳았지만…
“파순, 넌 주지사의 진짜 목적이 뭔지 알고 있지?”
“알지.”
“내가 물어봐도 답할 생각은 없을 테고.”
그러자 파순은 피식 웃으며 여명이 피워내는 붉은 아지랑이 속으로 들어왔다.
“당연하지. 거기까지 말하면 동료들이 날 죽이려 할 테니까.”
“…그냥 재미없어서가 아니고?”
파순은 허공에 둥둥 뜬 상태로 어깨를 으쓱였다.
“넌 내가 재미있으면 아무거나 저지르는 미친놈으로 보이냐?”
“….”
여명은 대답 대신 파순을 똑바로 바라봤다. 무언의 긍정.
“하, 내가 반 쯤은 그렇게 살긴 했지만… 나도 정도라는 걸 안다고?”
“…지랄.”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욕. 파순은 깔깔대며 웃었다.
“야 생각해봐, 내가 정말로 즐거움만 쫓으며 살았다면, 성녀보다 먼저 너랑 침대에서 뒹굴었겠지. 크으, 생각만 해도 존나 재밌는데… 안 하잖아?”
이번에는 여명도 못 참고 인벤토리에서 총을 꺼냈다. 녀석은 기겁하며 뒤로 물러났다.
‘시발, 이런 것도 지 여친 닮아가나.’ 아지랑이 뒤로 숨은 녀석의 중얼거림이 들려오길 잠시.
파순이 다시 입을 열었다.
“헛소리는 됐고, 여기까지 와서 주지사의 목적이 중요해? 저놈이 원하는 게 남들 몰래 마왕이 되는 거라는 건 이미 알잖아.”
“왜, 마왕이 되고 싶은지, 그 이유가 빠졌잖아.”
주지사라는 권력과 부, 어디 가서 꿀리지 않을 개인의 무력… 만인이 부러워할 힘을 가진 사람이 왜 마왕이 되려 했는가?
“…그야, 그 방법밖에 안 남았으니까.”
파순은 이번에도 여명의 생각을 읽은 듯한 말을 내뱉었다. 여명은 잠시 녀석의 말을 음미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언젠가, 다시 마왕이 되려 하겠군.”
“그렇겠지. 근데 어디 있는 누구 씨 덕분에 초인이라는 것도 들켰고, 미국 정부의 감시도 심해질 테니…”
“….”
“한동안 마왕은커녕, 벌여놓은 일을 숨기기에도 급급할걸.”
주먹을 쥐락펴락하던 여명은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빌딩으로 몰려오던 헬기들은 어느새 아지랑이에 휩싸인 빌딩 옥상 대신 주지사가 추락한 곳을 찍으며 호들갑을 떨고 있었다.
카메라를 따라가 보니, 놀랍게도 주지사는 멀쩡한 모습으로 구덩이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무슨 히어로 영화에 나오는 악당도 아니고, 여명은 넥타이를 다잡는 주지사의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주지사의 얼굴은 어디 덤벼보라는 것 같기도, 혹은 여기서 끝내자는 표정 같기도 했다.
그의 진심이 어느 쪽이건, 선택권은 여명에게 있었다.
두두두-! 그의 고민을 따라 헬기의 프로펠러 소리가 이어지길 잠시.
아래를 내려보던 여명은 걸음을 돌렸다. 지금은 물러날 때였다.
코너에 몰린 쥐는 고양이를 무는 법. 확실한 우위를 지니고 있는 상태에서 더 들쑤시는 건 낭비였다. 주지사는 그가 천여명이라는 사실도, 마왕의 심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몰랐으니까.
짧은 상념을 끝낸 여명은 헬기가 접근할 수 없을 정도로 짙은 아지랑이를 피워냈다. 곧이어 투명 망토를 들고 오는 네티의 발소리가 들렸다.
“합리적인척하지만, 정작 꼴리는 대로 행동하는 건 너도 나 못지않단 말이지.”
파순은 투명 망토를 뒤집어쓰는 여명의 뒷모습을 보며 키득 거렸다. 여명은 대답 대신 중지를 들어 화답했다.
“다음에 또 보자고.”
***
시카고의 시내 외진 곳, 시카고 항구로 이어지는 골목에 자리한 술집 안.
손님이라곤 한 명밖에 없는 조용한 술집의 낡은 TV에서,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구원의 성녀님께서는 현장을 떠나지 않고 혼란을 잠재우는 데 앞장서셨습니다…] […제 발로 현장에 복귀한 올턴 주지사는 성녀님과 함께 행사를 끝마치고…] […에이미 기자, 이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어떻습니까?]곧이어, 어딘가 익숙한 여기자가 현장에서 대답했다.
[예, 현재 시민들의 의견은 크게 둘로 갈리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초인 반대론자였던 올턴 주지사 본인이 초인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여기자의 상황 해설이 끝나기 무섭게, 지나가던 시민들과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그를 지지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실망스럽습니다. 거짓말은 정치인의 가장 큰 악덕 아닙니까?] [초인이면 어때? 덩치만 큰 샌님인 줄 알았는데, 붉은 별과 치고받을 정도로 강한 사람이 주지사면 좋은 거 아닌가?] [전대 성녀님의 성물을 반환한 걸 보면,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거 같아요.] [아, 난 모르겠고, 차원문 사업만 멀쩡히 돌아가면 돼.] [뭐, 크게 상관없습니다만, 그가 이번 대선의 러닝메이트가 되는 건 좀…] [다음 주지사 선거에서는 그 사람 안 찍을 거예요.] [성녀랑 만날 게 아니라, 드워프들이랑 먼저 만나야죠. 둔간 중공업이 피해를 복구해야 도시 상황이 좀 나아질 텐데요.] [종말 교단을 끌어온 건 드워프다! 드워프들에게서 일자리를 되찾자! 이종족 투표권 철폐하라!]각양각색 시민들의 인터뷰가 이어지길 한참.
끼익-
술집의 문이 열리며 일단의 무리가 안으로 들어섰다.
안대를 쓴 성녀와 그녀를 호위하는 두 성기사, 그리고… 절뚝거리며 지팡이를 짚은 드워프.
“늦었군.”
술집 안에서 그들을 기다리던 자는 성녀 일행 모두에게 익숙한 자였다.
병실에서 여명과 칼을 나누던 복면의 남자.
주지사에게 꺾인 팔이 아직 다 낫지 않았는지, 팔에 깁스를 차고 있는 남자는 멀쩡한 팔에 들고 있던 단검을 탁자에 턱! 꽂아 넣으며 말했다.
“마음은 정했나?”
내리 깐 목소리가 한껏 분위기를 잡았으나, 성녀의 반응은 그의 상상을 크게 벗어나 있었다.
탕!
성녀는 대뜸 리볼버를 뽑아 복면인을… 아니, 복면인이 꽂아 넣은 칼을 쏴버렸다. 총알에 맞은 칼은 그대로 탁자에서 뽑혀 나오더니, 휘리릭 바닥에 나뒹굴었다.
거의 신기에 가까운 사격술.
설마 성녀가 이 정도로 총을 잘 쏠 줄 몰랐던 복면인이 입을 다무는 가운데, 성녀가 후- 총구를 불며 말했다.
“너희 보스는 어디 가고 너만 왔어?”
“….”
“대답.”
복면인은 잠시 눈살을 찌푸렸다가, 바닥에 나뒹구는 단검을 집어 들며 대답했다.
“주지사님께서는 바쁘십니다.”
“내 얼굴도 못 볼 정도로 바쁘다고?”
“…전부 그쪽이 보낸 붉은 별 덕분이죠.”
복면인이 이죽거렸으나, 성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말했다.
“그리고 너, 복면은 왜 쓰고 있어?”
“….”
“협상이 애들 장난 같아? 복면 안 벗어?”
복면인은 말없이 성녀를 노려보다가, 후우- 한숨을 쉬며 복면을 벗었다.
“됐소?”
복면인의 얼굴은 의외로 평범했다. 모르고 봤다면 길거리에서 흔히 볼법한 백인 남자의 얼굴.
성기사로 변장한 여명이 얼굴을 기억해놓는 사이, 성녀는 순순히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이름은? 전권은 가지고 왔어?”
“…내 이름은 유리 레르몬토프요. 주지사님께 전권을 위임받았소.”
유리? 생긴 것과 달리 러시아계인가? 여명이 그의 위아래를 훑었다. 유리는 여명이 붉은 별이라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는 듯, 조금 거북한 얼굴로 시선을 피했다.
“…그쪽 요구 조건부터 말씀해보시오.”
성녀는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내 호위가 붉은 별이라는 것에 대해 함구할 것, 약탈한 성물이 더 있으면 전부 내놓을 것, 그리고…”
그녀의 시선이 탁자에 힘겹게 탁자에 앉은 드워프에게로 향했다. 다룰마 둔, 여명이 이번 일에 끼어든 원인.
손가락에 가득한 반지를 잘그락거리던 그는 성녀의 말을 이어받았다.
“둔간 중공업 재건을 위한 주지사의 전폭적인 지원과 보상.”
“….”
“배신자 사촌… 해밀턴 둔의 신병은 양도해달라고 하지 않겠네. 하지만 이번 일로 입은 피해는 전부 보상해줘야 할 걸세.”
그 정도는 예상했다는 듯, 유리는 별다른 저항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직후, 성녀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또, 우리가 필요할 때 주지사의 권력을 지원해 줘.”
“…권력이라면?”
“알면서 뭘 물어?”
유리는 끄응, 입술을 쓸었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성녀가 요구하는 권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지 못한 까닭이었다.
하지만 그에겐… 아니, 주지사에겐 거부권이 없었다. 유리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으로 끝이오?”
“거기에 술 한 병 추가.”
그때, 여명이 끼어들었다.
“…술? 무슨 술?”
“소테른의 샤토 디켐. 최고급 빈티지로.”
“…?”
유리의 얼굴 위로 왜 그딴 걸? 이란 표정이 떠올랐다. 하긴, 이런 중요한 자리에서 대뜸 고급 와인을 달라고 하면 이상하게 보이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여명은 브라우닝이 준 술을 네놈이 깨 먹어서라고 대답하지 않았다. 브라우닝과 그의 관계는 주지사가 모를수록 이득이었으니까.
아무튼, 성녀의 요구 조건에 와인 한 병을 추가한 유리는 낡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말했다.
“주지사님께서 바라시는 건 세 가지다.”
“뭐? 세 개?”
성녀가 리볼버의 공이를 뒤로 당겼다. 비밀을 함구하는 것만으로도 저울추가 흘러넘칠 정도인데, 감히 세 개를 요구해?
유리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첫째는 당신들의 요구와 마찬가지로, 주지사님의 비밀을 함구해주는 것. 두 번째는 서로의 이득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동맹을 맺는 것.”
성녀는 잠시 총구를 멈췄다. 유리의 두 조건은 결국 손잡고 잘해보자는 걸 두 개로 나눈 말이었으니까.
한데, 세 번째가 좀 의외였다.
“그리고… 마지막 조건은 성녀님께서 초인 올림피아에 반드시 참가하는 것이오.”
“…응?”
“만에 하나 예선 탈락으로 초인 올림피아에 참가하지 못하시더라도, 그 기간에 한국에 있으면 충분하오.”
“….”
이건 또 뭔 요구람? 성녀는 슬쩍 고개를 돌려 변장한 세티와 여명을 바라봤다.
세티는 유리의 말속에 숨은 진의를 찾으려는 것처럼 눈을 가늘게 뜬 상태였는데, 그에 비해 여명은 뭔가 떠오른 표정이었다.
[다음 마왕은 한국에서 나올 거야.]파순이 주지사에게 했던 말이 머릿속에서 재생된다. 여명은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성녀에게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받아.’
성녀는 기꺼이 그렇게 했다. 그리고 큰 협상이 완성되자, 이후에는 일사천리였다.
세티와 다룰마는 집요할 정도로 주지사에게 뜯어낼 수 있는 것들을 뜯어냈다.
둔간 중공업 지원 계획서, 종말 교단 접선 방법과 최근 동향, 주지사 직통 번호 같은 자잘한 일들까지.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성녀가 슬슬 배고픔을 느끼고 피자 생각을 떠올릴 때쯤.
“…이것으로 상호 간의 거래가 이뤄졌음을 선언합시다.”
유리가 질린 얼굴로 계약서를 마무리했다. 세티는 홀가분한 표정으로 성녀에게 펜을 양보했고, 다룰마는 홀가분한 얼굴로 계약서를 확인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성녀가 계약서를 확인하는 사이, 다룰마가 세티와 여명에게 속삭였다.
‘이 동맹이 얼마나 갈 것 같나?’
여명이 조그마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주지사가 권력을 되찾으면 하루, 권력을 못 찾으면 평생.’
다룰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적어도 이 점에서만큼은 다룰마와 두 사람의 의견이 일치했다.
상대는 마왕이 되겠다고 종말 교단과 손잡은 악당.
어차피 잘해줘도 나중에 통수칠 놈이니, 그 이전에 최대한 빨아 먹고 우리가 먼저 통수치면 된다…
각자의 생각과 음모가 마침표를 찍는 가운데, 서류를 정리한 유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동맹이 오래오래 이어지길 바라겠소.”
“바로 갈 건가? 같이 식사라도 하지?”
다룰마가 익살스레 묻자, 유리가 복면을 쓰며 대답했다.
“…미안하지만, 거절하겠소. 공항에 설치한 폭탄을 해제해야 해서.”
“….”
무슨 농담인가 싶어 피식 웃는 다룰마와 달리, 여명은 가라앉은 눈으로 녀석의 등을 바라봤다. 주지사는 역시 미친놈이 틀림없다고 생각하면서.
그리고 잠시 후, 술집 문고리를 붙잡은 유리가 뭔가 떠오른 듯 고개를 돌렸다.
“아, 혹시 마왕의 심장을 본 적 있소?”
“…마왕의 심장?”
“검은 액체를 질질 흘리는 심장 모양의… 음, 모르면 됐소.”
유리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술집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짧은 침묵.
가느다란 긴장과 함께 이어지던 침묵을 깬 건, 성녀의 한숨 소리였다.
“어우 씨, 들킬 뻔했네.”
설마 대놓고 마왕의 심장을 언급할 줄 몰랐던 걸까, 성녀는 ‘내 표정 티 났어?’ 같은 소리를 중얼거렸다.
물론 여명과 세티는 표정 관리를 잘한 편이고, 다룰마는…
“마왕의 심장… 결국, 모든 일은 우리 가주님의 욕심에서 시작된 것이로군. 그 심장만 아니었다면, 주지사가 직접 우리를 노릴 일도 없었을 터인데…”
그렇게 말하며 애써 침울한 표정을 숨겼다. 일행들이 그를 위로하려 했으나, 다룰마는 손사래를 치며 억지로 웃어 보였다.
“위로해주지 않아도 괜찮네. 가주님이 맛탱이가 간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저런 미친 주지사가 있는 한 언젠가 벌어질 일이었네.”
“….”
“아, 그리고 지금 생각난 건데… 여명, 괜찮다면 떠나기 전에 우리 가주님을 한 번 만나보겠나?”
“…예?”
“가주님이 자네를 보고 싶어 하시거든.”
***
같은 시각, 시카고 다섯 신 교단의 성당의 깊은 곳.
사제들만 출입할 수 있는 조용한 방에서, 성물지기가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건 명령입니까?”
그의 시선은 방의 정중앙, 마나의 힘으로 둥둥 떠 있는 작은 수정을 향해있었다.
곧이어, 수정에서 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명령일세.]“…그 명령은 사제단의 명령입니까, 아니면 신의 명령입니까?”
[사제단의 명령은 곧 그분들의 말씀일세.]“….”
성물지기는 대답하지 않았다. 수정이 파르르 떨리며 말했다.
[성녀님은 너무 많은 사건에 개입했네.]“하지만, 그건…”
성물지기가 무어라 변명하려 하자, 수정에서 버럭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신들께서는 그분을 아카데미에 보내라고 했지! 지구인들을 구하라고 하지 않았네!!]“그 어찌…”
[그만! 조용히 듣기만 하게!]“….”
[게다가 호위 성기사라니? 우리가 보낸 진짜 비밀 호위는 아카데미에서 손가락만 빨고 있거늘! 대체 그 둘은 누구란 말인가? 허어, 대체! 자네는 우리가 지금 무슨 비난에 직면하고 있는지 알고 있나? 알고 있느냔 말이야!!]성물지기가 침묵할수록, 수정 너머의 목소리가 격해졌다.
[어떤 미친 사제가 성녀에게 남자 호위를 붙인단 말이야!! 불순한 자들은 심지어 성녀님이 남녀 모두를 좋아한다며 수군거리고 있단 말일세!!!]“….”
아, 그건… 성물지기는 이번에는 자의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수정 속 목소리가 선언했다.
[다섯 신이 내려주신 권한과 권리, 그리고 성도의 사제단이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의제의 이름으로! 성녀님의 귀환을 명령하는 바이다! 성물지기! 그대는 당장 시카고에 있는 성녀님을 모시고 성도로 귀환하라!!]성물지기는 수정을 향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성물지기, 호르아… 다섯 신께서 내려주신 권한과 권리의 이름으로. 총대주교님의 명에 따르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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