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Is No World For ■■ RAW novel - Chapter (370)
을 위한 세계는 없다-370화(37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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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노리는 거야아아아- ! 이 미친 늙은이!! 진짜 제령 당하고 싶어!?”
여명의 허벅지의 살이 한 움큼 날아가는 걸 본 성녀가 기겁했다. 곁에 있던 쇠미리와 세티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유독 성녀의 목소리가 컸다.
[빗나갔구만, 호들갑은.]“닥쳐! 얼마 쓰지도 못했는데!”
[뭐?]성녀는 대답 대신 총을 들었다. 조금 전 사격과 달리 그녀의 총구는 정확히 퀴니 코완을 노렸다.
젊은 퀴니 코완 또한 무표정한 얼굴로 총구를 성녀에게 겨눴다. 대략 계단 100개 정도 떨어진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방아쇠를 당겼다.
!
소총과 단발 권총의 총알이 서로를 스치며 날아갔다.
가짜 퀴니 코완의 어깨에서 마나 가루가 튀었고, 성녀는 뒤로 발라당 넘어졌다.
“이게 뭔… 무슨 무식한 총알을 쓰는 거야?”
성녀는 구멍 난… 아니, 찢어진 어깨 망토를 보며 기겁했다. 이거 권총탄 맞아?
그 의문의 답은 마하간의 입에서 나왔다.
[코끼리 사냥용 총알을 개량한 거라네. 괴수 잡이에 딱이지.]“그걸 권총으로 쏜다고요? 반동이랑 탄창은 어떻게 하고? 뭐 마총이라도 되나?”
[정확하군. 저건 미국산 마총이다. 탄창 자체가 아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지.]아, 진짜 마총이었어? 하긴, 여명도 킴 필비에게 빼앗은 마총을 가지고 있는 판에 용사 파티가 마총을 들고 다니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물론, 마총이라는 걸 알았다고 달라지는 건 없었다. 당장 여명도 낭심이 터지는 걸 아슬아슬하게 피하지 않았나.
지금은 전투 방식을 바꿔야 할 때였다.
“세티, 이대로 전선이 굳어지면 못 이겨요. 공세로 나가죠. 가서 여명을 도와주세요.”
그때, 쇠미리가 완드를 꺼내 들며 말했다. 짧게 시선을 교환한 세티는 괜찮겠냐는 말 대신 즉시 아래를 향해 뛰어내렸다.
쾅!! 벼락을 머금은 망치가 기사단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가운데, 탄창을 갈아 끼운 성녀가 물었다.
“우리 둘이서 괜찮을까?”
“안 괜찮으면 어때요. 까짓거 아프기밖에 더 하겠어요?”
상상 이상으로 터프한 대답에 성녀는 놀람을 숨기지 않았다. 이 귀쟁이가 원래 이랬나?
“생리통 100배인데?”
“엘프는 생리 안 해요.”
“…아?”
“됐고, 제가 신호하면, 저 가짜 퀴니한테 탄창 다 갈겨요.”
성녀가 생물학적 깨달음을 얻는 것과 동시에, 쇠미리의 머리 위로 두 개의 빛이 떠올랐다. 리온과 렐린이란 이름을 가진 지구의 유일한 정령들.
모든 엘프 중 오직 그녀의 말만 듣는 두 정령은 쇠미리의 손짓을 따라 퀴니 코완을 향해 날아갔다.
탕!
마총이 정령을 향해 발포됐지만, 실체가 없는 정령들은 쏜살같이 총알을 피해 퀴니의 눈을 가렸다.
“성녀! 지금!”
쇠미리의 고함과 거의 동시에, 성녀가 방아쇠를 당겼다.
두두두-!! 퀴니 코완이 재빨리 기사단 뒤로 몸을 숨겼지만, 정령의 빛이 표적처럼 붙어 있는 상황.
성녀는 탄창이 끝장날 때까지 집요하게 퀴니를 노렸고, 그 사이 세티의 도움을 받은 여명은 기사단을 우르르 쓰러트리며 길을 만들어냈다.
계단 아래, 가짜 퀴니 코완에게 이어지는 길.
[나쁘지 않군.]마하간은 계단 아래로 내달리는 여명을 보며 짤막한 평가를 내렸다. 세티의 광역 공격, 성녀의 사격, 엘프의 오더 모두 완벽하진 않았지만, 훌륭하긴 했으니까.
하지만 훌륭하다는 게 꼭 승리를 뜻하지는 않는 법.
기사들 사이를 파고드는 여명을 향해, 퀴니 코완의 마총이 다시 한번 불을 뿜었다.
터엉-!!
섬뜩한 대구경 탄환은 그 크기만큼이나 속도도 빨랐다. 아무리 여명이라도 뛰어가는 와중에 피할 수 없는 속도.
푸확-! 총알에 맞은 여명의 팔뚝이 통째로 날아갔다.
그러나 그의 속도는 전혀 느려지지 않았다. 기사단 중 몇몇이 그의 팔다리를 붙잡았음에도 그랬다.
여명은 잡히면 잡히는 대로 붉은 아지랑이를 뿜어내며 달렸다. 기사들은 버티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거나, 휘두른 검에 걸려 찢어졌다.
그렇게 두 사람의 거리가 몇 걸음 사이로 좁혀진 순간.
퀴니가 마총의 방아쇠를 당기려 했다. 하지만 여명의 얼음송곳이 총구를 틀어막는 게 조금 더 빨랐고, 그 찰나 속에서 여명의 검이 벼락처럼 떨어졌다.
카앙-! 붉은 검기가 마총의 총구를 반으로 갈랐다. 파티원들이 만들어준 쾌거였으나, 여명은 퀴니의 목을 베지 못했다.
마총을 놓은 퀴니의 손목에서 또 다른 권총이 튀어나왔으므로.
여명이 다시 칼을 올려 치는 것보다, 그녀가 방아쇠를 당기는 게 조금 더 빨랐다. 탕! 총알은 그대로 여명의 가슴을 꿰뚫었다.
순간, 여명은 눈앞이 아찔해지는 감각을 느꼈다. 숨이 막히면서 당장이라도 쓰러지고 싶은 욕망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총알을 맞은 고통 때문에? 아니, 총알에 담겨있는 저주 때문이었다. 그것도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진 저주.
[마총이 있는데, 마탄이라고 없을까.]마하간의 설명이 머리를 울리는 가운데, 여명은 이를 악물고 저주를 떨쳐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으나, 용사 파티에게 그 짧은 순간은 다음 공격을 준비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
어느새 마총이 아닌 일반 권총을 양손에 든 퀴니의 총알이 날아왔다. 여명이 검을 휘둘러 급소로 오는 총알을 쳐냈으나 코앞에서 쏟아지는 총알을 모두 막을 수는 없었다.
또 다시 혈관을 타고 흐르는 저주.
그래도 이번엔 저주를 이겨내는 속도가 조금 더 빨랐다. 흑익류가 강제로 혈관을 열고, 주가시빌리가 역으로 저주를 집어삼킨 덕분이었다.
정신을 차린 여명은 계단 아래로 뒷걸음질 치며 거리를 벌리는 퀴니 코완을 쫓았다. 그녀가 탄창을 교체하기 전에, 그의 검이 가속했다.
쩌엉 – !
권총과 검이 충돌하며 굉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단순히 금속과 플라스틱의 충돌음이 아니었다.
마나와 마나, 검기와 총을 감싼 마나의 충돌음.
파랗게 물든 권총을 보며 여명은 눈살을 찌푸렸다. 저건 또 뭐지? 총기?
[그래도 명색이 용사파티인데, 사격 말고 다른 재주가 없겠는가.]마하간의 말마따나, 퀴니는 마나를 두른 권총을 휘둘러 접근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여명은 검의 거리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검 손잡이에 힘을 실었다. 칼날이 우악스레 공기를 가르며 퀴니의 목을 노렸다.
퀴니는 그 검을 막는 대신, 역으로 여명의 목을 노렸다. 단검보다도 짧은 권총이었지만, 본질은 총이었다.
분명 탄창이 바닥난 걸 봤음에도, 여명은 본능적으로 검을 회수해 총을 쳐냈다. 그리고 그 본능이 그를 살렸다.
탕!
탄창이 빈 권총에서 마나로 이루어진 총알이 발사됐다. 총알은 기껏해야 3m도 가지 않아 힘을 잃었지만, 근접 무기로 본다면 어마어마한 사거리였다.
마나로 총을 강화하고, 총알을 만드는 무술이라니.
“미군도 못 하는 짓을…!”
[여자 혼자 이세계를 모험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초근접전. 여명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장전할 틈을 준다면 저주가 담긴 마탄이 쏟아질 테고, 어쩌면 박살 낸 마총까지 복구할지 몰랐으니까.
결국, 그녀와의 싸움은 이 거리에서 끝내야 했다. 판단은 빨랐고, 행동은 더욱 빨랐다.
그는 검에 화산쇄설을 실어 퀴니를 후려쳤다. 그의 예상대로, 마나에 휩싸인 권총이 그의 검을 막았다.
콰아앙!!
천둥 같은 폭발음이 울리고, 퀴니의 몸이 균형을 잃고 계단 아래로 쓰러졌다. 여명은 곧바로 다리에 힘을 주며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이번에도 폭발이 이어졌다. 그리고 한 번으로 멈추지도 않았다. 위력을 줄이고 속도를 높인 약식 화산쇄설. 권총으로 그의 검을 막을 때마다 검에서 이어진 작은 폭발들이 그녀의 몸을 두들겼다.
두 정령의 빛 아래 터지는 폭발은 마치 작은 폭죽들 같았다. 그것도 사람을 죽이는 폭죽.
그렇게 승산이 거의 넘어오는 와중에도 여명은 섬세하게 폭발을 조절했다. 큰 폭발은 자칫 거리를 줄 여지가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의 예상대로, 가짜 퀴니는 마지막 폭발을 막지 않았다.
팔에 닿은 검이 폭발을 일으켰고, 가짜 퀴니는 팔이 날아가는 폭발을 기회 삼아 계단 아래로 몸을 던졌다.
폭발의 가속도로 거리를 벌리고, 그 사이에 총을 겨눈다. 수십 번의 실전 경험과 날카로운 재능이 합쳐진 한 수.
미리 예상하지 않았다면, 여명도 마지막 사격을 허용하고 말았으리라.
“본체랑 싸웠으면 저도 아슬아슬했을 겁니다.”
그러나 가짜 퀴니가 총을 드는 것보다 먼저, 여명은 이미 인벤토리에서 꺼낸 마총을 그녀에게 겨누고 있었다.
킴 필비에게서 빼앗은 소련의 컴비네이션 건.
무표정했던 가짜 퀴니의 눈이 커지는 것과 동시에, 여명이 먼저 방아쇠를 당겼다.
***
[놀랍군. 아무리 가짜라지만, 둘은 잡을 줄 알았는데… 내가 자네를 너무 얕봤군.]마하간은 가루가 되는 퀴니를 보며 중얼거렸다. 여명 또한 똑같은 걸 보며 물었다.
“본체랑 비교하면 저 가짜는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글쎄, 5할에서 6할 정도? 솔직히 본체로 왔어도 자네가 이겼을 것 같군. 설마 2분도 못 버틸 줄이야.]“….”
마하간이 칭찬했지만, 여명은 웃을 수 없었다.
용사 파티에서 그녀의 역할은 후방 지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망정이지, 비슷한 수준의 초인이 한 명만 더 있었어도… 마하간의 말처럼 일행 중 절반은 이 자리에서 탈락했으리라.
거기까지 생각한 여명이 계단 위쪽을 올려다보니, 세 소녀가 가짜 제국 기사단을 상대로 분전하고 있었다.
세티의 망치질과 쇠미리의 마법에 뭉텅뭉텅 마나 가루가 되는 걸 보니, 가짜는 가짜인 모양.
여명이 그녀들을 도와주기 위해 계단을 오르려는데, 갑자기 세티가 소리쳤다.
“마하간! 이 계단은 끝까지 내려가기만 하면 통과죠?”
[응? 일단은 그렇지. 하지만 이제 3할을 내려왔을 뿐이다. 이 아래에는 더욱더 험난한 시련이…]마하간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세티가 여명을 향해 소리쳤다.
“들었지, 여명?”
“…응?”
“달려!”
여명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깨닫고 바로 걸음을 돌렸다. 그에 비해 마하간의 반응은 조금 느렸고.
[어, 어? 어디 가느냐!]마하간의 목소리는 이미 비각술을 쓰고 내달리는 여명보다 느렸다. 여명을 놓친 그는 애꿎은 세티를 향해 버럭 소리쳤다.
[시련은 극복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내가 말했잖느냐!]세티는 가까워진 가짜 기사의 머리통을 날려버리며 대답했다.
“극복할 거예요. 우선 보상부터 챙기고.”
[…이 시련이 곧 보상이다!]“거짓말. 계단 맨 아래에 따로 보상이 있죠? 앞선 해저 터널이 그랬던 것처럼.”
[….]“시련이야 어차피 어르신이 있으면 마음대로 껐다 켰다 할 수 있는 거고… 제 말이 맞죠?”
그 사이에 그걸 다 파악했단 말인가? 마하간은 세티를 보며 헛기침했다.
[크흠, 요즘 것들이란….]“좋게 생각하세요. 솔직히 오늘 내로 보내줄 생각 없으셨잖아요?”
[그거야 나도 오랜만에 깨어났으니 재미 좀 봐야….]그때, 마하간은 뒤늦게 세티가 자신을 잡아두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런 독한 년을 봤나. 누구 집 딸인지 몰라도 며느릿감으로 제격이구나!]세티는 혓바닥을 삐쭉 내밀어 대답을 대신했다. 그러나 마하간의 그 얄미운 모습을 보지 않았다. 그의 시야는 이미 계단 아래로 향했으니까.
여명은 이미 바닥이 보일만한 깊이까지 내려가 있었다. 비각술과 파양결을 응용해 추락하듯 떨어진 덕분이었다.
이대로 보상을 얻게 내버려 둬야 하나? 잠시 고민하던 마하간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첫날부터 뚫리는 건 내 자존심이 용납할 수 없구나.]그는 기존에 저장되어 있던 모든 마나와 여명 일행이 싸우는 동안 모아온 마나를 퍼부어 딱 한 사람을 구현했다.
***
뭔가 온다.
여명은 계단 아래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조금 전 가짜 퀴니 코완이 나타났을 때와는 전혀 다른 마나의 움직임이 느껴진 까닭이었다.
그가 가진 마나보다도 더 많은 양. 아마 카할 마그두의 심장까지 개봉하면 비슷해지지 않을까?
‘이번에도 기사단인가? 아니면 다른 부대?’
여명은 그의 길을 막을 적을 상정하며 검에 별의 빛을 모았다. 무엇이 나오건, 혜성검 한방과 함께 돌파할 생각이었는데…
그의 예상과 달리, 계단 아래에서 기다리는 건 딱 한 사람이었다.
고급스러운 금색 자수가 새겨진 검은 튜닉에 딱 달라붙는 흰색 바지, 그리고 헐렁한 벨트형 검집을 허리에 두른 남자.
그게 차원문 너머 귀족의 일상복이라는 걸 눈치챈 여명은 남자의 얼굴을 확인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숨을 삼켰다.
그는 어딘가 익숙한 남자였다. 짧게 자른 검은 머리카락, 높은 콧대, 선명한 이목구비, 마지막으로… 진한 황금색 눈을 가진 남자.
젊은 시절의 변경백.
여명은 그제야, 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변경백과 닮았다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가족이 아닌 게 이상할 정도로 닮아있었으니까.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가족의 영역이었다. 여명은 그의 얼굴에서 자신과 닮은 점을 찾아낼 수 있었지만, 다른 점 또한 얼마든지 찾을 수 있었다.
변경백은 그보다 훨씬 선이 굵었고, 눈매도 훨씬 사나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눈동자. 마주하는 두 황금빛 눈동자는 빛을 밝히는 아침의 태양과 마지막까지 밤과 싸우는 저녁노을의 그것만큼이나 달랐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점이 있다면, 누구도 둘이 혈연이란 사실을 부정할 수 없으리라는 점.
‘가족이라.’
여명은 기묘한 감정을 느끼며 혜성검에 마나를 모았다.
어차피 저건 가짜다. 지금은 쓰러트릴 생각만 하자.
별의 빛 위로 다른 검기들이 겹쳐지고, 여명의 검이 화려하게 불타는 그 순간.
젊은 변경백이 천천히 검을 뽑았다. 호박 꿀이 박혀있는 가문의 보검이 아니라,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단순한 철검.
[애송아, 가짜라서 손속에 사정을 둘 수 없으니, 조심하거라.]마하간의 걱정을 마지막으로, 여명은 계단 맨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는 젊은 변경백을 향해 검을 내질렀다.
!
그러나 충돌은 없었다. 폭발도 없었고, 저릿저릿한 충격도 없었다.
여명의 검은 그에게 닿지 못했으니까.
“…?”
마지막 계단 앞에 멈춰선 여명은 멍하니 그의 철검과 자신의 검을 바라봤다.
두 검은 서로의 가슴을 찌르고 있었다.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면, 변경백의 검은 정확히 그의 심장을 꿰뚫은 데 반해, 여명의 검은 아무것도 베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뭐지?
여명이 쿨럭 피를 토하며 변경백의 몸에 꽂힌 검에 힘을 줬으나, 차이는 없었다. 그의 검은 마치 구름을 베는 것처럼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했다.
“이거… 가짜라서 이런 겁니까? 아니면 이게 용사의, 쿨럭, 무술입니까?”
마하간이 대답했다.
[둘 다 아니다. 이건 변경백 가문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무술이다.]용사의 무술은 쓰지도 않았다는 건가.
여명이 묘한 호승심을 느끼는 순간, 가짜 변경백이 그의 가슴에서 푹-! 검을 뽑았다.
피와 함께 뽑혀 나온 검은 마치 고대의 예법처럼 절도 있는 궤도를 그리며 그의 미간을 향해 날아왔다.
눈앞이 캄캄해지기 직전, 여명은 생리통 100배가 어떨지 고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