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Is No World For ■■ RAW novel - Chapter (493)
을 위한 세계는 없다-493화(493/817)
EP.493 애국자의 미덕 (5)
* * *
***
옛날에, 그러니까 시스가 아직 연구소에 처박힌 가축이었던 시절에.
그녀는 좁디좁은 연구소의 창문 밖으로 보이던 개성 백화점을 보며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다.
반짝이는 백화점 불빛 아래에서 가족들과 함께 장바구니를 가득 채우고, 서로를 보며 하하호호 미소 짓는, 뻔하디뻔한 상상.
그러나 여자라 불릴만한 나이가 된 뒤로 그런 상상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녀를 둘러싼 현실은 좁디좁은 창문보다도 더 작고, 두껍다는 걸 깨달았으니까.
백화점 따위, 잡지나 TV 너머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형부와 함께 찾아온 쇼핑몰과 백화점은 그녀의 오랜 상상을 다시 끌어냈다.
친절한 직원들과 온갖 종류의 상품들, 그리고 평화롭게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까지.
직접 보고 겪는 그 모든 것들은 잡지 속 사진 따위와 비교할 수 없었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눈물이 찔끔 흐를 정도였다.
물론, 모든 게 상상과 똑같진 않았다.
이곳은 개성이 아닌 시부야였고, 엉성한 상상 속 가족 대신 진짜 형부가 함께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지금 형부는…
“…최신 제품들은 흡입력이 영 별로네. 앞으로는 전력 사용량이랑 기능 분화가 대세인 건가.”
쇼핑몰 청소기 판매대에서 10분째 꼼짝 안 하고 있었다.
청소기 스펙을 확인하는 모습이 참 철저했는데, 오죽하면 상품 설명을 하던 직원이 질려서 도망갈 정도였다.
전직 청소부라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시스는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저 얼굴로 진짜 청소부였다고? 언니는 정말 운 좋구나….’
…라는 생각을 끝으로, 시스는 여명에게 쪼르르 다가갔다.
“형부, 저 배고파요.”
“아, 미안. 내가 정신이 팔려서.”
그녀가 부르기 무섭게, 여명은 사업용 청소기를 내려놨다.
“에이, 미안할 게 뭐 있어요. 쇼핑하려고 온 건데. 자자, 가서 밥부터 먹어요.”
“어디 가서 먹을래?”
“제가 올 때 봐 둔 식당 골목이 있어요. 한국인들이 자주 찾는 관광코스래요.”
그렇게 말한 시스는 여명의 팔을 붙잡고 가까운 식당 골목으로 향했다. 일반적인 가족들이 그런 것처럼, 가볍고 즐거운 걸음으로.
하지만 아쉽게도, 여명은 일반인이 아니었다.
쇼핑몰을 나서서 한국인 관광객이 많은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나타났다.
-저… 혹시, 천여명 씨 맞나요?
-사진 한 장 부탁드려도 될까요?
-싸인해 주세요!
작은 꼬맹이부터, 등산복을 입은 중년 아저씨까지.
웅성거리는 한국어가 무슨 자석이라도 되는지, 주변의 한국인 관광객들이 우르르 천여명 주변에 모여들었다.
갑작스러운 인파에 주변 일본 경찰들이 놀라 힐끔거릴 정도.
그 와중에 당황하지 않고 한국인들을 상대하는 여명의 모습은 세티가 오랫동안 작업해 온 국뽕이 제대로 먹혔다는 증거였다.
아무튼, 그건 그거고.
얼떨결에 구석으로 밀려난 시스는 픽 한숨을 쉬었다.
멀찍이서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는 형부를 보고 있자니, 자신은 형부 옆에 서 있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듯한 느낌이었다.
‘쓰읍, 언니는 진짜 좋겠다.’
그렇게 시스가 체념 반, 부러움 반으로 여명을 기다리길 잠시.
툭.
무언가가 그녀의 허리춤을 찔렀다. 차갑고 섬뜩한 감각. 칼이었다.
“…가만히 있어.”
이건 또 뭐람. 시스가 고개를 돌려 상대를 확인하려 하자, 칼이 살짝 피부로 파고들었다.
“돌아보면 죽는다.”
상대는 협박에 능숙한 사람이 틀림없었다.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자연스럽게 간이 있는 위치를 누를 리 없었으니까.
“누구세요?”
“닥쳐. 명령도, 질문도 나만 한다. 배에 구멍 나기 싫으면 지금부터 천천히 뒷걸음질 쳐라.”
하지만 동시에, 좀 멍청한 사람인 것도 사실이었다. 10강급 초인 코앞에서 그의 처제를 협박하려 하다니.
“그러지 말고, 말로 하는 게 어떻….”
시스가 그렇게 말했을 땐, 형부가 있는 방향에서 날아온 얇은 얼음 바늘이 그녀의 볼을 지나친 뒤였다.
푹.
무언가 피부를 뚫고 들어가는 섬뜩한 소리 직후, 짧은 신음이 이어졌다.
“크읍!”
그녀가 고개를 돌려보니, 중년 남자가 얼굴을 붙잡은 채 몸을 비틀고 있었다. 그의 볼에는 형부가 날린 얼음 바늘이 박혀 있었다.
“그러게 말로 하자니까요….”
시스는 그가 떨어트린 칼을 주워 들었다. 흔히 사시미라 불리는 일본식 회칼이었다. 거무튀튀한 칼날을 보아하니, 꽤 쓸만한 물건인 것 같…
아니, 잠깐. 이거 용의 뼈로 만든 건가?
그녀가 놀라는 사이, 얼음 바늘 두 개가 더 날아와 남자의 발등에 푹푹 내리꽂혔다.
“크흡! 으… 으아으…!”
졸지에 땅에 발이 고정된 남자는 끝까지 비명을 참았다. 기껏해야 딱 붙어있던 관광객들이 이상함을 느낄 정도?
시스는 마음속으로 남자의 인내심에 박수를 쳐준 뒤 물었다.
“저기, 어디서 보낸 사람이세요? 기척을 죽이는 걸 보면 일반적인 강도는 아니신 거 같은데.”
“닥… 쳐라!”
“먼저 협박해 놓고 왜 닥치라고 하세요.”
배때기에 구멍 나고 싶어요? 회칼을 쥔 시스가 그런 무시무시한 말을 덧붙이는 사이, 관광객들이 쫙 반으로 갈라졌다.
“처제. 이 사람 알아?”
어느새 관광객들을 떨쳐낸 여명이 다가와 있었다. 시스는 눈치껏 회칼을 숨기고 어깨를 으쓱했다.
“몰라요.”
직후, 시스를 협박하던 남자가 오만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모른다고? 웃기지 마라, 이 엿 같은 조센징 새끼들…!”
“…그렇다네요?”
여명은 잠시 남자와 시스를 번갈아 본 뒤, 남자가 관광객들을 향해 무어라 소리치기 전에 염동력으로 그의 입을 콱 막아버렸다.
“일단 장소를 옮기자.”
주변 사람들이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작게 속삭인 여명은 곧 남자의 목에 손을 둘렀다. 마치, 친한 사람을 만난 것처럼 환하게 웃으면서.
“이야, 진짜 오랜만이네요. 근데 왜 여기서 이러고 계세요? 직접 와서 이야기하시지.”
주변 사람들이 모두 들을 만큼 큰 동시에, 친근한 목소리.
여명은 염동력으로 남자의 몸을 꽁꽁 포박한 뒤 주변 관광객들을 향해 한 번 더 입을 열었다.
“여러분! 갑자기 지인을 만나서, 저는 이만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못 해 드린 싸인은 올림피아에서 해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관광객들 사이에서 아쉬운 소리가 흘러나왔지만, 그뿐이었다. 대놓고 여명을 붙잡는 사람은 없었고 그는 한국인들의 열렬한 배웅을 받으며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휴대폰을 들고 은밀히 따라붙은 관광객들마저 떨쳐낼 정도로 먼 시부야 골목길로 접어든 직후.
남자의 입을 묶고 있던 염동력을 풀고 물었다.
“당신 뭐야? 누가 보낸 거지?”
“….”
그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섬뜩한 눈으로 여명을 노려봤다. 그리고 지켜보던 시스가 역시 배에 구멍을 내자며 회칼을 빙빙 돌리는 순간.
남자가 입을 열었다.
“나는… 일본 공산당의 국토 수비 위원회 위원장이다.”
일본 공산당? 여명은 일본에서는 공산당이 정식 정당이라는 걸 떠올리고 눈살을 찌푸렸다.
“…또 빨갱이야?”
“빨갱이… 역시 국민이고 뭐고 없는 조선 놈다운 말이군. 우리는 너희 나라의 가짜 공산주의자들과 다르다. 스탈린이 아닌 노동자를 섬기는 마르크스주의자이며, 헌법이 인정한 정식 정당이다…!”
“….”
여명은 스탈린을 섬기는 거랑 마르크스주의자가 뭐가 다르냐고 묻는 대신, 조금 더 직설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위원장씩이나 되는 분이 우리 처제의 몸에 칼을 댄 이유는? 내 몸으로 실험해 보겠다는 헛소리를 반복할 거라면 여기서 죽습니다.”
전령이라는 남자는 잠시 입술을 씹은 뒤 대답했다.
“나는 너와 이 여자에게 딱히 상처를 입힐 생각은 없었다. 그저 오늘 제국 호텔에서 열리는 티배깅 회의까지… 너를 억류할 생각이었다.”
“….”
“죽일 테면 죽여라, 내 행동에 일말의 후회도 없으니, 애국자로서 죽겠다.”
또 뭐라는 거야. 여명은 뭔가 거대한, 그리고 멍청한 오해가 있다는 걸 확신했다.
후우-한숨을 내쉰 그가 다시 질문을 하려는데….
푹!
시스가 대뜸 녀석의 배에 칼을 쑤셨다. 여명이 화들짝 놀랄 정도로 정확하고 날카로운 일격.
“간을 피해서 찔렀으니, 바로 죽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이대로 칼을 뽑으면 과다 출혈로 죽겠죠?”
“….”
“그쪽도 초인이니 잘 알죠? 물약을 뿌리면 살 수 있다는 거. 자, 살고 싶으면 이제 말 돌리지 말고 형부가 하는 말에 고분고분 대답하세요.”
싱글 웃으며 칼 손잡이를 튕기는 시스. 놀란 여명과 상관없이, 효과는 확실했다.
방금 전까지 죽음을 운운하던 남자의 눈에 간절함이 깃들었으므로.
물론, 그는 계속 저항했다. 어디까지나 입으로.
“커, 커헉… 이, 이런 걸로 내게서 정보를 캐낼 수 있을 거라 생각… 아악!!”
시스가 한 번 더 칼을 찔러넣자, 그마저도 사라졌다. 진짜 초인이고 뭐고 진짜 죽을 만큼 살벌한 상처였다. 여명은 물약을 꺼내 그의 상처에 뿌리며 물었다.
“자, 죽고 싶지 않으면 전부 토해내세요.”
“내, 내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다… 마르크스에게 걸고 맹세한다.”
“그거 말고, 형부한테 말하지 않은 비밀은요?”
“저, 적군공작대는… 일본 공산당 휘하의… 비밀 무력… 조직이다….”
정부 정당이 비공식 무력 조직을 가지고 있다고? 한국이나 일본이나 개판이네. 여명은 다음 물약을 꺼내며 물었다.
“일본 공산당이 우리를 쫓은… 아니, 억류하려던 이유는?”
“너, 너희를 잡아… 하, 한국과 협상을… 마, 막기 위해서, 쿨럭….”
“협상?”
“그래, 스미토모… 가… 한국, 정부에게… 고개를 숙…이고… 굴욕적인… 거래를… 하려, 했다….”
고통 때문인지, 남자의 말은 뚝뚝 끊기고 있었다. 여명은 미리 꺼내 놓은 물약을 그의 상처에 뿌렸다.
“…스미토모는 기업 이름일 텐데, 고작 기업이 한국에 붙는 걸 막으려고 이 지랄을 벌였단 겁니까?”
“하, 스미…토모는… 단순한, 기업이 아니다… 일본 사회의 8할을 지배하는… 메가, 코프….”
거대 기업이라. 이제야 뭔가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았다. 간단히 말하자면 일본을 위협하는 한국 정부의 야욕을 막기 위해 그를 인질로 삼으려 했다는 소리였다.
이거, 겉으로 한국편인척 하다보니 이런 일도 생기네.
“처음부터 그렇게 말씀하시지. 괜히 싸웠네.”
“…뭐?”
“그냥 처음부터 그렇게 말했으면, 도와드렸을 수도 있었단 말이죠. 저희도 억지로 불렀으니까 왔지, 딱히 한국 정부의 명령을 듣고 싶은 생각은 없거든요.”
남자는 당황과 놀라움이 반반 뒤섞인 얼굴로 되물었다.
“그, 그럼 우리 적군의 삼대장을 경찰에 넘긴 건….”
“그쪽이 먼저 덤볐으니까?”
“공산당 중앙 위원회가 있는 시부야에 온 이유는…?”
“그런 게 시부야에 있었어요?”
“…거, 거짓말! 그러면 이게 다 우연이란 말이냐?”
남자는 칼의 고통조차 잊고 버럭 소리 질렀다. 옆에 있던 시스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당신, 한국 자유당 청사가 어디 있는지 알아요?”
“뭐…?”
“거봐요. 정치인인 당신도 다른 나라 정당 위치를 모르는데, 공산당 위원회를 우리가 어떻게 알겠어요?”
“….”
말을 끝낸 시스는 그대로 남자의 배에 있는 칼을 쑤욱-뽑았다. 칼을 따라 피가 철철 쏟아졌으나, 여명이 염동력으로 상처를 조이고 물약을 뿌리자 금방 출혈이 멎었다.
물론 속의 상처까지 다 치료한 건 아니었다. 남자 고통과 허탈함 속에서 털썩 무릎을 꿇었다.
“마, 말도 안 돼… 그게 사실이라면… 스미토모는…?”
“믿기 어려우면 안 믿어도 돼요. 형부도, 저도 딱히 당신들하고 어울리고 싶은 생각 없으니까.”
“내 말은 그게, 아니야… 스미토모… 녀석들도, 한국에게… 속고 있….”
그때, 삐이잉이-! 익숙한 사이렌 소리가 저편에서 들려왔다.
“…양반은 못 되네.”
칼을 털어 피를 닦아낸 시스는 동의를 구하듯 여명을 바라봤다.
여명이 쓴웃음으로 그녀의 말에 동의하고 다시 칼을 휘두르지 못하게 회칼을 빼앗을 때쯤.
무장한 밴과 차량이 세 사람이 있는 골목을 포위했다.
곧 차량에서 무수한 보안 요원이 내리고, 세 사람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스미토모 시큐리티입니다. 양손을 올리고 안내에 따라주시길 바랍니다. 반복합니다. 양손을 올리고 가만히 있으십시오.]***
스미토모 그룹.
미국에서 콧대를 세우는 둔간 중공업과 자웅을 겨룰 수 있을 만큼 거대한 재벌 기업.
칫솔부터 로켓까지 일본의 사업 대부분을 휘하에 둔 거대 재벌의 본사는 도쿄 치요다구의 심장에 박혀 있었다.
일본의 국회의사당, 최고 재판소, 총리대신 관저가 모두 내려다보이는 거대한 빌딩.
혹자는 일본의 심장에 박힌 말뚝이라고 표현하는 그 거대한 빌딩의 가장 높은 곳에서, 한 남자가 쌍욕을 내뱉고 있었다.
“아, 씨이발.”
이름보다 특별 고문이란 단어로 더 많이 불리는 남자는 휴대폰을 잡은 채로 머리를 긁적이다가, 푹 한숨을 내쉬었다.
“이 엿 같은 빨갱이 새끼들…! 꼭 이럴 때 사고를 친다니까? 이 새끼들은 진짜 최악이야.”
곧, 휴대폰 너머에서 딱딱한 목소리가 돌아왔다.
[세상 모든 게 최악으로 굴러가진 않는다… 불과 몇 시간 전에 그런 말을 들은 것 같기도 합니다.]“야, 꼭 지금 그렇게 꼽을 줘야겠냐?”
[꼽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특별 고문은 팔을 부르르 떨다가, 휴대폰에 금이 가기 전에 힘을 뺐다. 아무리 화가 나도 휴대폰을 망가트릴 수는 없었다. 이게 얼마짜린데.
아무튼, 그는 빌딩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래서, 티배깅과 그 일행은 잘 모시고 있지?”
[예, 본사를 구경할 수 있냐고 묻길래 원하는 만큼 구경하라고 했습니다. 황금색 눈동자들이 늘 그렇듯, 좀 이상한 성격인 것 같습니다.]황금 눈동자는 무슨… 그냥 티배깅이 티배깅하는 거겠지 시발. 특별 고문은 이마를 주물렀다.
“그 외에 요구 조건은?”
[지금은 딱히 없습니다. 그냥 아이스크림이라도 준비하시는 건 어떠십니까? 고문님 말대로 진짜 관광 온 것 같은 모습입니다.]여기까지 와서 관광은 무슨 관광? 적군 삼대장을 처리하고 공산당 앞마당에서 빨갱이의 배를 쑤셔댄 게 무슨 관광이란 말인가.
“지랄 말고, 특별실로 안내해. 엿 같은 조선 장관들과 만나기 전에 내가 직접 거래해볼 테니까.”
[본부대로 하겠습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은 진짜로 준비해두시는 게 좋을 겁니다.]“알겠으니까, 좀!”
고문은 성질을 참지 못하고 으르렁거린 뒤, 거칠게 휴대폰을 덮었다. 좆같은 한국 놈들, 좆같은 빨갱이들.
잠시 욕설을 씹던 그는 문뜩, 빌딩으로 다가오는 스미토모 시큐리티의 차량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저기에 그놈이 타고 있는 게 분명해서? 아니, 아니었다.
그의 심장을 파르르-찌르는 이 감각. 이건 분명…
“…용? 그것도 두 마리?”
이런 시발. 이 순간 특별 고문은 세상 모든 게 최악으로 흐른다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