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Is No World For ■■ RAW novel - Chapter (704)
을 위한 세계는 없다-704화(704/817)
EP.704 삶은 콩으로 만든 부드러운 구조물 (2) (수정)
***
천지가 뒤집히는 소리와 동시에, 개성 전체가 전율했다.
갑작스러운 충격음이 어찌나 큰지, 개성 시내에서 쿠데타 소식을 보고 있던 노인이 놀라 국밥을 쏟을 정도였다.
차원문 세관에서 실랑이를 벌이던 상인은 벽에 머리를 박았고,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던 기자는 술잔을 든 자세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대체 무슨 일이지?
개성 시민 모두가, 너 나 할 것 없이 충격음이 들려온 방향을 바라봤다.
차원문 방위 사령부가 있는 방향.
어느새 해가 진 어둑어둑한 하늘 위로, 흐릿한 먼지구름이 치솟는 게 보였다. 비교적 사령부에 가까운 곳에 있던 사람들은 사령부 건물이 차에 밟힌 깡통마냥 찌그러진 것까지 볼 수 있었다.
이게 다 무슨 일이지? 전쟁? 쿠데타?
개성 시민들은 상황을 이해하지도, 따라가지도 못했다.
직후, 하늘로 치솟은 불기둥 때문에.
***
화르륵!
불길이 마나와 산소를 집어삼키는 요란한 소리를 따라, 화염이 사령부를 포위했다.
개성 모든 곳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드높이 치솟는 불의 장벽.
그것은 조국의 명예를 위해 조국의 적이 된 한 애국자가 피워 올린 불, 주와이외즈였다.
여명이 딱히 애국자는 아니었지만, 타락한 국가에 저항하는 개인이란 점에서 주와이외즈를 만든 군인과 다르지 않았다.
그래, 주와이외즈의 주인이 한국인이었다면 그와 똑같은 불길을 일으켰으리라.
바로 이렇게.
꽈악! 여명이 손을 쥐자, 불기둥이 출렁거리며 사령부를 뒤덮었다.
사령부의 출입구와 아직 남아 있는 대공포, 그리고 혹시라도 탈출에 쓰일 차량들이 모조리 불길 속으로 삼켜졌다.
그렇게 모든 탈출구를 막아버린 직후, 여명은 신성력 발판 위에서 뛰어내렸다.
쨍그랑! 몸으로 유리창을 박살 내고 사령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처참하게 파괴된 복도가 그를 반겼다.
복도 곳곳에 무너진 콘크리트와 유리 사이로 널브러진 군인들의 시체가 보였지만, 여명은 그 어떠한 죄책감이나 동정심도 느끼지 않았다.
왜냐면….
“…죽은 척이라. 지능도 괴수가 돼버린 거냐?”
화악! 여명이 가장 가까운 녀석에게 불을 붙이기 무섭게, 복도 곳곳에 누워있던 군인들이 벌떡 일어났다.
-캬아악!!
파편에 팔을 잃은 녀석, 잔해에 다리가 으깨진 녀석, 심지어 머리가 날아간 놈까지 일제히 여명을 향해 발톱을 드러냈다.
괴수군, 인간과 괴수가 뒤섞인 흉측한 생물들. 여명은 평소보다 더 강한 열기로 녀석들을 불태웠다. 이들에게는 죽음이야말로 자비였으니까.
어쨌거나, 여명이 사령부 복도를 걸을 때마다 더 많은 괴수군이 몰려들었다.
개중에는 소총 같은 소화기나 수류탄을 이용하는 녀석도 있었지만, 여명에게는 아무 소용도 없었다. 보호막으로 총알을 막아내고, 수류탄은 황금 사냥으로 회피해버리며 일방적으로 사령부 내부를 청소해 버렸다.
괴수의 울부짖음, 해방되는 군인의 눈물, 타오르는 애국자의 불길.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망가진 바닥과 계단을 타고 아래로 내려간 여명은, 지하로 이어지는 커다란 철문 앞에 섰다.
개성 방위 사령부의 ‘지휘통제실’ 입구.
흡사 은행 금고 문이 생각나는 두꺼운 철문은 조금 전에 열렸다 닫힌 듯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계획대로였다. 그래, 사령부의 모든 탈출구를 틀어막은 상태에서 그가 굳이 괴수군을 하나하나 죽이며 내려온 건 모두 이 상황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살아남은 장교들이 한자리에 모일 시간을 주는 것.
녀석들은 이 철문이 목숨을 부지해 줄 거라 믿겠지만, 여명은 그들의 생존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곧장 황금 옥새를 꺼내 마나를 불어넣었다.
번쩍!
옥새의 빛에 닿은 철문은 스스로 잠금장치를 해제하기 시작했다. 끼릭, 끼릭- 복잡한 기계 장치가 풀리는 소리가 울리길 잠시.
철컥! 두꺼운 지휘통제실의 문이 열렸다.
“씨, 씨발 안전문이 왜 혼자서…!”
“막아!!”
“잠깐… 저놈은?”
여명이 두꺼운 철문을 넘기 무섭게, 지휘통제실 내부에 모여 있던 장교들이 기겁했다.
군인을 부르는 놈, 이미 의자를 박차고 도망치는 놈, 그리고 여명의 얼굴을 알아보고 기겁하는 놈까지.
그러거나 말거나, 여명은 빠르게 장교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한 놈도 빠짐없이 살생부에 오른 놈들이었다.
애국자 목록과 살로메가 가진 고발 자료, 그리고 김강혁 장관이 넘긴 군사 기밀을 교차 검증해 가며 준비한 살생부. 이제…
‘…복수의 시간이다.’
지휘통제실 내부의 괴수군이 그를 향해 달려드는 가운데, 여명은 무장 혈청으로 낫과 망치를 만들었다. 노동자와 혁명의 상징이 압제자들을 향해 섬뜩하게 빛났다. 여명은 그대로 달려들어 가장 앞에 있던 괴수군에게 망치를 내리쳤다.
비명은 없었다. 일격에 머리를 잃은 괴수군의 시체가 쓰러지고, 빈자리로 낫이 휘둘러졌다. 단번에 괴수군 두 마리의 목이 베이고, 도망치는 장교의 등이 보였다.
애국자들의 회의에서 한 번 본 적 있는 자였다. 차원문 방위 사령부의 참모인가 뭔가 하는 양반이었지. 여명은 망설임 없이 망치를 집어던졌다. 머리나 상체 같은 급소가 아닌, 무릎 아래로.
“끄아아악!!!”
망치가 그대로 하체를 박살 내자, 장교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여명은 신경 쓰지 않고 빠르게 망치를 회수하며 그를 지나쳤다.
그리고 일방적인 폭력이 이어졌다. 이미 대량 학살 개인의 수준에 이른 여명의 손짓 한 번마다 장교들의 팔, 다리가 날아가며 피가 튀었다.
사령부의 부사령관, 예하 부대 사단장 등… 두 자릿수에 가까운 장교들이 모두 쓰러지고 나서야, 여명은 칼춤을 멈췄다.
“의무병! 의무병…!”
“으어어….”
“사, 살려줘. 누가… 누가 좀…!”
바닥에서 꿈틀거리는 장교들은 저마다 잘린 사지를 붙잡은 채 아가리를 놀리고 있었다. 여명은 철퍽, 피바다가 된 지휘통제실의 바닥을 밟으며 말했다.
“합참의장과 수방사 사령관을 비롯한 쿠데타 수뇌부가 어디 숨어 있는지 말해라. 그러면 최소한 고통 없이 죽여주마.”
그 질문에 가장 먼저 대답한 건, 차원문 초인 부대의 부대장이었다. 이 자리에 선 장교 중 유일한 초인인 그는 팔이 통째로 날아간 어깨를 붙잡은 채 지껄였다.
“이, 개 씨발, 좆 같은, 매국노… 새끼가…!”
“그건 내 질문의 답이 아니야.”
“너… 너 같은 매국노에게… 알려, 줄… 정보는… 없다으아아아악!!”
여명은 그의 몸에 주와이외즈를 일으켰다. 바로 죽지 않을 만큼, 적당한 위력으로.
비명을 지르며 불타는 동지를 본 장교들은 벌벌 몸을 떨었다. 개중 그나마 용감한, 혹은 멍청한 녀석이 입을 열었다.
“처, 천여명. 대체 왜… 왜 이러는 건가? 이 나라가 너한테 얼마나 많은 걸 해줬… 크아악!”
들을 것도 없었다. 여명은 그의 몸에도 불을 붙여버렸다. 초인이 아닌 장교는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고통을 호소했다.
여명은 냉담한 눈으로 남은 장교들을 훑으며 말했다.
“다음은 누구냐?”
두 명으로는 부족했던 건지, 아니면 뒤늦게 군인 정신이 발휘된 건지 모르겠지만, 부사령관이 벌컥 소리쳤다.
“이 개자식! 어떻게 같은 민족, 같은 나라 사람에게 이런 잔인한 짓을 할 수 있단 말이냐!”
“….”
“네가 죽인 군인들에게 미안하지도 않은 거냐? 대체 누구한테 사주받은 건지 모르겠지만, 이 나라의 역사는 너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이 이완용만도 못한 매국노 새ㄲ- 흡!”
녀석의 말이 끝나기 전에, 여명이 염동력으로 그의 목을 콱! 붙잡았다.
“한민족? 내가 죽인 군인들?”
여명의 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차갑게 가라앉았다.
“말조심해라. 쓰레기야. 이 사령부에 있던 일반 군은 전부 서울로 보내버리고, 괴수군만 남아 있다는 걸 내가 모를 것 같아?”
“케흑, 켁….”
“나는 다 알고 왔다. 너희가 저 괴수군을 만들기 위해 무수한 일반병들을 실험체로 사용했다는 것도, 멀쩡한 군인들은 물론이고, 훈련 중 사망한 군인들의 시체까지 빼돌려 괴수군으로 만들었다는 것도, 전부! 알고 왔단 말이다!”
“….”
“그런데 뭐? 매국노? 너 같은 쓰레기들을 죽이는 게 매국노라면야, 기꺼이 매국노가 되어주마.”
그렇게 목을 조이는 염동력이 강해지는 가운데, 부사령관은 무어라 대답하려는 듯 입을 뻐끔거렸다.
살려달라는 걸까? 아니면 끝까지 변명을 내뱉으려는 걸까.
알 수 없었다. 알고 싶지도 않았고. 여명은 그대로 목을 조인 채, 녀석의 입 속에 주와이외즈를 일으켰다.
비명은 없었다. 눈코입에서 불길을 뿜어낸 부사령관의 몸은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축 늘어졌다.
여명은 그 시체를 바닥에 내동댕이친 뒤, 남은 장교들을 향해 으르렁거렸다.
“이대로 애국심을 증명하고 싶다면야, 마음대로 해라. 어디, 산 채로 불타 죽으면서도 그 애국심을 유지할 수 있는지 보자고.”
장교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아직도 불타며 비명을 지르는 초인 덕분이었다. 서로의 눈치를 보던 장교 중 가장 먼저 손을 든 건 처음 무릎이 날아간 참모였다.
“구, 군 지휘부는 현재 경기도 구, 구리시에 있다!”
“…구리시?”
여명은 눈살을 찌푸렸다. 작전 사령부가 있는 용인이나 강원도, 하다못해 수도 군단 본부가 있는 안양시도 아닌 구리시에 있다고?
군 병원이나 가까운 사단 때문은 아닐… 아니, 군부대에 있는 건 확실한가?
묘한 불길함을 느낀 여명은 염동력으로 참모의 목을 붙잡으며 물었다.
“구리시 어디?”
“그, 그게….”
여기까지 와서 망설인다고? 여명은 군 기밀이 아닌 다른 이유가 있다고 확신했다.
화륵! 여명의 손에 불길이 일어나고 나서야, 참모는 진실을 내뱉었다.
“구, 군 지휘부는 건원릉에 숨어 있다….”
“건원릉? 태조 이성계의 왕릉?”
“그, 그래. 그곳 지하에 벙커가… 커헉!”
여명은 참모를 바닥에 집어 던졌다. 왕건 다음은 이성계냐? 대체 이 새끼들은 문화유산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야, 약속은-?”
참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명의 검기가 그의 목을 베고 지나갔다. 참모의 머리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약속대로 고통 없는 죽음을 준 여명은 남은 녀석들의 몸에 불을 붙이며 말했다.
“아쉽지만, 너희는 기회를 놓쳤다.”
화르륵! 드높이 치솟는 불길과 함께, 군인과 시민들의 피를 빨아먹던 자들의 비명이 높게 치솟았다.
***
피와 살이 타는 지옥이 끝난 직후.
여명은 인벤토리에서 단단한 줄을 꺼냈다. 그리고 장교들의 시체들을 하나하나 묶은 뒤, 시체들을 주렁주렁 끌고 지휘통제실 벙커의 깊숙한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사령부의 가장 핵심적인 장소여야 할 지휘통제실보다 깊은 곳… 두꺼운 철문을 하나 더 넘어 내려간 그곳은 짙은 어둠으로 뒤덮여 있었다.
여명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 어둠 너머에서는 그가 익히 아는 냄새가 풍겨오고 있었으니까.
너무나도 역겨운, 시체 썩는 냄새.
“….”
여명은 일부러 불을 켜지 않았다. 신발 아래로 느껴지는 끈적한 무언가만으로도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있었으니까.
저벅, 저벅- 어두운 통로를 얼마나 걸었을까? 장교들의 시체를 끌며 나아가던 여명의 감각으로, 살아있는 무언가의 숨소리가 잡혔다.
여명은 망설이지 않고 신성력을 일으켜 빛을 밝혔다. 그러자 어둠 너머에서 끔찍한 살덩이들 사이에 박혀 있는 생존자가 보였다.
“…수인?”
언젠가 제미니 시티에서 본 적 있는 수사자 수인이었다. 수인의 생존력 덕분에 아직 숨이 붙어있는 듯했지만… 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무수한 상처도 상처였지만, 몸 곳곳을 파고든 촉수가 문제였다.
고통 없이 죽이는 게 나을까? 여명이 무장 혈청을 뽑아 든 그때, 사자 수인이 눈을 떴다.
“이, 인간…?”
“….”
사자는 탁한 눈동자로, 마지막 숨을 모아 중얼거렸다.
“이, 일족들은… 어떻게… 됐나…? 복순이는….”
“이복순은 모든 일족을 데리고 차원문을 넘어 고향으로 돌아갔다.”
“어, 어떻게…? 화, 황금 꼬리가… 용서, 하, 하지, 않을…”
“검은 날개가 황금 꼬리를 쓰러트리고, 일족을 통합했다.”
그러자 사자 수인의 표정에 놀라움이 깃들었다.
“다, 다행… 이다….”
찢어진 사자의 갈기 사이로 피가 흐르는 와중에도, 녀석이 말했다.
“우, 우리에게도… 구원, 이….”
“….”
여명은 녀석의 숨이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검을 들며 말했다.
“유언은?”
“부, 부끄러운, 오빠, 라서… 미안, 하다고… 가, 같은 이름을, 가져서… 자, 자랑스러웠….”
거기까지 말한 녀석의 탁한 눈동자에 살짝, 아주 살짝 빛이 돌아왔다. 황금 이빨, 이복순과 같은 이름을 가진 황금 갈기 씨족의 아들은 그제야 자신을 마주한 게 코르부스의 제자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에게 남은 숨이 얼마 없다는 사실도.
은인에게 유언만 남기는 건 씨족의 수치였다. 그래서 그는 마지막 숨을 짜내어 말했다.
“처, 첫 번째 차원문은 가짜… 다. 두, 두 번째가… 진짜…야.”
그것으로 끝이었다. 사자의 숨은 거기서 끝났다. 잠시 그를 바라보던 여명은, 검을 들어 살덩이를 푹! 찔렀다.
그리고 살덩이를 갈라 그 사이에서 사자 수인의 시체를 꺼낸 뒤, 조심스레 촉수를 뽑아내고 인벤토리에 넣었다.
말은 필요 없었다. 여명은 조용히 시체를 끌고 어둠과 시체 냄새로 가득한 통로를 가로질렀다.
통로의 끝에는, 기괴한 살가죽과 뼈로 장식된 제단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카데미 하수도에서 만났던 피혁 사제가 만들었던 제단과 비슷하면서도, 훨씬 완성도 높은 제단이었다.
‘…쯧.’
잠시 제단을 살펴보던 여명은 혀를 찼다. 제단의 재료가 사람의 뼈라는 걸 깨달은 탓도 있었지만, 중앙에 놓인 손바닥만 한 크기의 타락석 때문이었다.
결계는 물론이고, 차원문을 열어도 부족하지 않을 양.
저걸 위해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을 희생시켰을까? 여명은 혐오감을 느끼면서도 제단에 뒤틀린 마나를 불어 넣었다.
직후, 섬뜩한 바람이 휘몰아치며 제단 중앙으로 마나가 모이더니, 그대로 검은빛 차원문이 열렸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피부가 저릿한 차원문… 잠시 차원문을 바라보던 여명은 사자 수인이 남긴 유언을 떠올렸다.
‘첫 번째는 가짜.’
사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었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다.
후우- 그가 숨을 삼키며 한 번 더 제단에 마나를 불어넣자, 지이잉!! 이미 열린 차원문 바로 앞에 더 큰 어둠이 일렁거렸다. 거의 트럭이 오갈 수 있을 만큼 거대한 차원문이었다.
‘수인의 말이 사실이었나.’
여명은 속으로 그의 명복을 빌어준 다음, 끌고 온 장교들의 시체를 제단 위로 집어 던졌다.
직접 저 차원문을 넘어갈 생각은 없었다. 무턱대고 적의 본진으로 향할 정도로 무모하진 않았으니까.
그 대신이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그는 해골 지팡이를 꺼냈다.
심호흡 한 번, 주문 한 줄, 그리고 악의 한가득.
여명은 장교들의 시체를 차원문으로 밀어 넣으며 주문을 읊었다.
“시체 폭발.”
선전포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