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Is No World For ■■ RAW novel - Chapter (794)
을 위한 세계는 없다-794화(794/817)
EP.794 교향곡 제10번 E단조 작품 93 (11)
***
미국의 10강을 마주한 리보프는 이를 꽉 깨물었다.
무능한 CIA 새끼들, 기어코 빅 쓰리가 차원문을 넘게 하다니.
하지만 달라질 건 없었다. 10강이 왔다고 해서 도시 전체에 넘치는 살기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지 않나. 지금의 그는 핵무기를 맞아도 살아남을 자신이 있었다.
‘시간은 나의 편이다.’
빠르게 판단을 끝낸 리보프의 머리 위로, 또다시 미사일이 떨어졌다. 리보프는 열 개의 손 중 세 개로 본체를 방어하는 한편, 나머지 손으로 무너진 건물의 파편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투척.
고작 콘크리트 잔해에 불과했지만, 질량과 속도가 합쳐진 돌덩어리는 그 자체로 무기라 부르기에 충분했다. 콰아앙! 잔해가 브라우닝이 서 있던 자리를 덮치자, 미사일만큼이나 살벌한 소리가 울러 퍼졌다.
물론 브라우닝은 이미 몸을 피한 상태였다. 리보프는 아쉬워하지 않았다. 애초에 이런 잔재주로 10강을 잡을 수 있을 리 없었으니까. 그가 노리는 건 견제였다.
붉은 별과 브라우닝이 합공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한 견제.
다음 순간, 그의 예상대로 붉은 별이 날아왔다.
[빌어먹을 반동 새끼가.]리보프는 거칠게 손을 휘둘렀다. 이번에도 여명의 검기와 열 개의 검이 충돌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여명은 조금 전처럼 날아가지 않았다.
뒤로 밀려나긴 했다. 하지만 땅에 떨어지긴커녕, 능숙하게 공중에서 다시 자세를 잡는 게 아닌가?
[….]슬며시 미소 짓는 여명을 보자, 리보프는 살짝 소름이 돋았다. 그가 계속 살기를 조종하는 실력이 늘어나고 있는 것처럼, 여명의 실력 또한 늘어나고 있다는 걸 깨달았으므로.
이 새끼는 대체 정체가 뭐지?
리보프는 살기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리는 와중에도 여명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비정상적인 베기와 찌르기, 그리고 비정상적인 재능… 이건…
그가 진실을 떠올리기 직전, 머리를 울린 예브게니의 목소리가 리보프의 생각을 끊었다.
[리보프! 붉은 별이 성물을 강탈하고 있다! 당장 성물을 지켜라!] [뭐?]붉은 별은 여기에 있는데 무슨 소리를-
리보프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린 순간, 도시 저편에서 어마어마한 살기가 피어오르는 게 보였다. 인공 성물을 여러 개 모아 놓은 게 아니라면 말이 되지 않는 양의 살기였다.
설마, 분신?
리보프는 휙! 고개를 돌려 여명을 바라봤다. 그의 입에 고인 미소가 전혀 다른 뜻으로 느껴졌다.
[이노옴!!!]리보프는 곧장 여명에게 달려들었다. 이제 와서 분신을 쫓는 건 하책이었다. 그보다 본체를 제압해 분신을 처리하는 게 더 나은 방법이었-
그때, 또다시 미사일이 그의 위를 강타했다.
[이 졸렬한 양키 새끼! 숨어서 무기나 깔짝거리는 무술로 잘도 10강이란 이름을 달았구나!!]리보프는 발작적으로 소리쳤지만, 별 의미 없는 말이었다. 브라우닝은 도발에 걸리긴커녕, 또 다른 미사일을 떨어트렸으니까.
콰아앙!!!
미사일의 충격을 이기지 못한 살기 덩어리가 쓰러지며 가까운 빌딩을 무너트렸다. 반듯한 물류회사의 빌딩. 리보프는 그 빌딩의 잔해를 집어 들고, 브라우닝이 있는 방향을 향해 집어 던졌다.
괴수 영화에서나 볼법한 광경이었고, 리보프의 행동도 영화 속 괴수와 다르지 않았다. 그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감각을 활짝 펼쳤다.
1초도 지나지 않아, 그는 목표를 찾았다. 사람들이 우글우글 모여 있는 대피소를.
CIA의 비밀 거점이 있던 곳에서 멀지 않은 장소였다. 리보프는 망설임 없이 그곳으로 내달렸다.
‘과연 미국 시민들 머리 위로 미사일을 쏠 수 있나 볼까.’
쿵! 쿵! 슬라임에 가까웠던 살기 덩어리 아래에 다리가 돋아나고, 도로를 짓밟기 시작했다. 붉은 별이 날아와 그의 몸에 검기를 쑤셔 넣고, 브라우닝이 또다시 미사일을 쐈지만, 리보프는 개의치 않고 계속 달렸다.
그리고 잠시 후, 너덜너덜해진 그는 군사 건물과 붙어 있는 창고 앞에 멈췄다. 이곳 지하에서 백 명이 넘는 인기척이 느껴지고 있었다. 아마 버려진 벙커 같은 곳에 숨어 있는 모양이었다.
멈춰!
붉은 별의 목소리가 들려오건 말건, 리보프는 거대한 손을 뻗어 건물을 통째로 뜯어냈다. 이대로 지하에 숨어있는 시민들을 인질로 삼아, 브라우닝을 무력화하기 위해서.
[-뭐야 이건.]하지만 지하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시민이 아니었다.
아이들. 이상한 침대에 묶여, 죽은 것처럼 잠든 아이들이었다.
[이건… 그렇군. 거름인가.]뭔가 했더니, CIA가 공산당을 끌어들이기 위해 준비한 거름들이 분명했다.
이걸 다 버려두고 가다니. 멍청한 CIA 새끼들. 이러니까 후버가 은퇴하자마자 베리야 같은 놈에게 농락 당한 것이리라.
아무튼, 리보프는 찝찝함을 삼키며 아이들에게 살기 덩어리를 뻗었다. 지금은 물불을 가릴 때가 아니었다. 브라우닝이 아샤의 아이들을 신경 쓸지 모르겠지만, 일단 방패로 쓸 가치는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이들을 만지지 못 했다. 때마침 번쩍! 고속으로 날아온 검기가 살기 덩어리를 찌른 까닭이었다.
조금 전 그를 죽음 직전까지 몰아붙인 혜성검의 검기.
쏟아진 검기가 어찌나 강한지, 거대한 살기 덩어리가 통째로 기우뚱- 밀려날 정도였다. 하지만 조금 전처럼 그를 죽기 전까지 몰아붙였냐면, 그건 아니었다. 이번 검기는 단순히 밀어내기 위한 검기에 가까웠으니까.
뭐지?
재빨리 자세를 다잡은 리보프는 붉은 별을 향해 물었다.
[브라우닝도 아니고, 왜 네가 분노하는 거냐?]이깟 아샤 꼬맹이들이 뭐라고 이만한 공격 기회와 마나를 낭비한단 말인가?
붉은 별은 대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성난 얼굴로 검을 휘둘렀다.
번쩍 – !!
이번에도 혜성검의 검기가 살기 덩어리를 베었다. 리보프가 소용없다고 소리치려는 찰나.
여명이 그대로 갈라진 살기 덩어리 속으로 뛰어들었다.
[미친 새-]-끼가!
리보프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살기 속에서 여명과 충돌했다. 미친 짓이었다. 이곳은 그의 살기 속이었다. 여명의 살기는 빨아들이고, 리보프에겐 살기를 주입해주는 홈그라운드란 말이다.
같은 주가시빌리인 여명이 그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 한데, 왜?
살기에 미쳐 버렸나? 아니면 정말로 아샤 꼬맹이들 때문에 이성을 놔버렸나?
정답은 둘 다 아니었다. 살기 속에서 검을 휘두르던 여명은 이렇게 소리쳤으니까.
“쏴요!!!”
직후, 미사일이 떨어졌다. 하나도 아니고, 수십 개가 연달아서.
쾅, 쾅, 쾅-!!! 섬광에 눈이 찡그려지고, 폭발음에 귀가 얼얼할 정도로 강렬한 충격이 살기 덩어리를 두들겨댔다. 리보프는 여명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며 소리쳤다.
[같이 폭사할 생각이냐? 안타깝구나! 핵무기조차 날 죽이지 못하거늘!! 이딴 공격으로 나를 죽일 수 없다!]여명은 대답 대신 검을 휘둘러 그의 가슴을 베었다. 1초도 지나지 않아 상처가 재생되고, 그의 주먹이 여명의 얼굴을 강타했다. 난타전이 시작되는 신호였다.
찌르고, 찢고, 패고, 뜯어내고, 베고-
유형화된 살기 바깥으로는 미사일이 폭발하는 가운데, 내부에서는 무한한 재생 괴물들의 싸움이 이어졌다.
난타전의 승기를 잡은 건 누가 봐도 리보프였다. 여명의 재생력이 눈에 띄게 느려진 데 반해, 그는 팔이 통째로 잘려도 몇 초 만에 재생하고 있었으니까.
[어리석은 것! 한순간의 감정 때문에 패배하다니!]리보프는 즐겁게 소리쳤다. 승리는 즐거운 법이었다. 하물며 그게 상대의 실수로 인한 승리라면야!
붉은 별이 직접 그의 살기 덩어리 속으로 뛰어들지 않았다면, 두들겨 맞는 건 자신이었을 터. 한껏 여유를 되찾은 그는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 뒤늦게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언제 여기까지 밀려왔지?’
그는 아이들이 있던 창고에서 몇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 있었다. 미사일의 폭발 때문에 미처 보지 못한 건가??
의문을 삼킨 리보프의 머릿속으로, 예브게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리보프! 성물이 그곳으로 가고 있다!! 막아!!]이쪽으로 오고 있다고? 리보프는 여명을 걷어차며 고개를 돌렸다. 정말로 저편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살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성물을 모아서 도시 바깥으로 버리는 것도 아니고, 그에게 가져오고 있다고?
이상하다. 리보프는 본능적으로 주변을 살폈다. 전장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하나가 아니라 두 개라면, 적의 함정에 빠진 것이라는 격언이 떠오른 까닭이었다.
그리고 그 격언이 옳았다.
살기 덩어리가 여태껏 밀려났던 도로와 밀려나고 있는 도로 위로, 두꺼운 얼음막이 펼쳐진 게 보였으므로.
그건 호텔 앞을 틀어 막았던 까마귀 수인의 마법이 틀림없었다. 미사일의 후폭풍에 살기 덩어리가 미끄러지도록 깔아 놓은 건가?
하지만 왜??
의문은 길지 않았다. 쏟아지던 미사일과 도로에 깔린 얼음의 종착지가 어딘지 알아봤으므로.
지하에 파묻힌 옛 공군 기지 바로 위.
[설마-]그 설마가 맞았다. 종착지에 순간, 거대한 빙하와 대함 미사일이 그의 머리 위로 튀어나왔으니까.
호텔의 입구를 막았던 얼음보다 두 배는 커다란 빙하와 그동안 쏟아지던 대전차 미사일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한 대함 미사일.
!!
먼저 떨어진 빙하가 살기 덩어리를 짓누르고, 한 발로 전함을 침묵 시킬 수 있는 묵직한 미사일이 땅을 향해 떨어졌다.
[안 돼!!!!]이어지는 리보프의 고함과 동시에, 충격과 무게를 버티지 못한 바닥이 무너져 내렸다.
***
!!!!
땅을 울리는 굉음이 울린 직후, 분신을 쫓아가고 있던 주가시빌리가 발을 멈췄다.
녀석은 멍하니 리보프가 파묻힌 자리를 바라봤다. 어찌나 충격이 컸는지, 막대한 양의 분진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하다하다 땅에 파묻다니. 주가시빌리는 어이가 없다는 듯 물었다.
[너희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주가시빌리, 정확히는 그것을 지배하는 예브게니의 말에 대답한 건 다른 주가시빌리의 발을 묶고 있던 하늘색 머리카락의 소녀였다.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이 도시에 모인 녀석들 중, 네가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년이기 때문이다.]주가시빌리의 입을 빌린 예브게니는 계속 말했다.
완성형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지배가 통하지 않는다는 말은 굳이 하지 않았다.
그런 뒷말을 아는지 모르는지, 네티는 픽 웃으며 대답했다.
“종말 교단 같은 쓰레기하고는 비교도 안 되지. 뭐, 굳이 말하자면… 사랑의 주가시빌리랄까?”
[….]“진짜야.”
예브게니는 그냥 이 년을 쓰러트리고 고문하는 편이 빠르지 않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이만한 살기 속에서 주가시빌리를 죽이는 건 저쪽이나 이쪽이나 지난한 일이었다.
잠시 입을 다물고 다른 주가시빌리를 조종하던 그는, 저편에서 델타 포스의 총소리가 들려올 때쯤 다시 말했다.
[너희가 파놓은 함정은 무의미하다. 고작 움직임을 봉쇄했다고 리보프를 죽일 수 있을 것 같나? 브라우닝의 화력은 30분이 한계라는 것쯤은 이미 다 알고 있다. 핵무기도 버틸 수 있는 리보프를 죽이기엔 턱없이 부족하지.]“30분? 역시 10강은 10강이구나… 존나 쎄네.”
[….]혹시, 계획이고 뭐고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인가? 사랑의 주가시빌리 같은 헛소리를 지껄이는 걸 보면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쯧, 혀를 찬 예브게니는 곧장 다른 주가시빌리로 의식을 옮기려 했다. 하지만 그가 델타 포스와 싸우는 주가시빌리에 집중하기 전에, 자칭 사랑의 주가시빌리가 말했다.
“아, 그리고 뭔가 착각하고 있는 거 같은데. 형… 아니, 붉은 별이 고작 미사일로 끝날 것 같아? 붉은 별은 너희랑 그릇부터가 다르다고.”
[…감히.]실험쥐 주제에 자신에게 그릇을 운운하다니. 예브게니가 다시 살기를 끌어 올리는 순간, 네티가 갑자기 리보프가 떨어진 구덩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시작됐다.”
[시작? 뭐가 시작됐단 말이냐?]“뭐긴 뭐야, 너희의 패배지.”
그녀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마치 계단을 오르듯 하늘을 오르는 붉은 별이 보였다. 그는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씩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붉은 별의 아래에는 분신이 모아온 성물의 살기와 그 성물을 쫓아온 십수 명의 주가시빌리가 내뿜는 살기가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었는데, 덕분에 마치 살기를 밟고 오르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하지만 예브게니는 알고 있었다. 녀석이 밟고 올라가는 건 정체불명의 신성이라는 걸.
하늘로 올라가서 대체 뭘 하려는 거냐?
리보프 또한 그와 같은 의문을 떠올렸는지, 붉은 별의 발아래에서 살기 덩어리의 손이 솟구쳤다. 하지만 손이 여명을 붙잡기도 전에, 공간을 뛰어넘은 대전차 미사일이 손을 통째로 날려버렸다.
그렇게 폭발을 등지고 얼마나 지났을까? 붉은 별은 어느 순간 발을 멈췄다. 그는 벌써 승리한 것처럼 오연한 자세로 도시를 내려다보다가, 특유의 붉은 검을 뽑아 들었다.
다음 순간, 붉은 별의 검이 검게 물들었다. 그가 뿜어내는 검붉은 아지랑이보다도 검고, 탐욕스러운 검은색으로.
[진의 무술…?]예브게니가 그것의 정체를 알아챈 직후.
고오오 –
붉은 별의 발아래 모인 모든 살기가 검을 향해 빨려 들기 시작했다. 신이 신성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장엄하게.
***
같은 시각, 가까운 빌딩 옥상.
남은 미사일의 개수를 헤아리던 브라우닝은, 여명을 향해 빨려드는 살기를 보며 하- 웃음을 터트렸다.
자신이 저만한 빨갱이와 손을 잡았단 사실이 웃겨서? 아니, 아니었다.
그가 웃은 건 살기를 빨아들이는 검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 때문이었다.
[무찌르자 공산당! 몇천만이냐- 대한 남아 가는데! 초개로구나-] [나아가자 나가자 승리의 길로! 나아가자 나가자 어서 나가자!]무슨 냉전 시대 반공 군가도 아니고… 아니, 맞나?
저 노래의 정체가 무엇이건 간에, 스스로 공산주의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천여명과 퍽 어울리는 노래였다. 뭐, 지금 보이는 모습은 빨갱이 대마왕이 탄생하는 모습 그 자체였지만.
세상 일이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은 브라우닝은, 느긋하게 옥상 난간에 몸을 기댔다.
‘이걸로 딸아이의 빚은 갚은 거다.’
딸아이가 갑자기 네오나치가 어떻고, 천여명 때문에 토하고- 같은 문자를 보냈을 땐 가슴이 철렁했다. 딸아이가 비밀이라며 절대 알려주지 않았을 때는 여명에게 순항 미사일을 처 먹여주고 싶었지만…
한국의 난리가 끝난 뒤에 딸이 알려 준 진실은 백 번 고마워해도 모자란 것이었다. 딸아이의 머릿속에 있던 교단의 기생충을 제거해주다니.
하지만 딸이 여명 같은 초인을 목표로 삼겠다고 했을 때는 자신도 모르게 샷건을 챙길 만큼 큰 충격을 받았다. 마탑의 그릇이 네오 나치란 충격적인 사실을 잊을 만큼 큰 충격을.
그리고 그 샷건은 아직도 그의 아공간 속에 잠들어 있었다….
…뭐, 아무튼.
브라우닝은 푸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모든 게 잘 풀려서 다행이었다.
아직 전부 끝난 건 아니었지만, 옥상 아래를 내려다보는 그는 알 수 있었다. 승리가 코앞이라는 걸.
리보프란 빨갱이를 뒤덮고 있는 살기는 실시간으로 줄어들고 있었고, 성물을 쫓아 온 주가시빌리들은 델타 포스와 코르부스에게 둘러싸여 살기를 죽죽 뱉어내고 있었다.
군축이 싫어서 그를 태평양에 내버린 해군, 엿 같은 CIA, 그리고 공산주의자들의 음모는 이렇게 끝났다.
아샤인들이 어째서 그렇게나 용사를 좋아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한 끝이었…
그 순간, 그의 통신기로 명령이 내려왔다.
정규 신호가 아닌, 특급 기밀 라인을 타고 내려온 직통 명령.
뭐? 브라우닝은 곧장 통신기를 잡고 항의했다.
그게 무슨 미친 소리냐. 지금이 무슨 상황인지 아느냐, 하다못해 다른 공산주의자들을 전부 처리한 뒤에 공격하란 명령을 내려야지-
하지만 브라우닝의 항의는 일방적으로 묵살됐다. 다급해진 그가 다른 루트로 항의하려는 찰나.
여섯 발의 총성이 동시에 살기를 꿰뚫었다.
!!!!!!
브라우닝의 진의 무술을 따라 공간을 뛰어넘은 총알과 유탄은, 그대로 하늘에 떠 있던 붉은 별의 머리를 관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