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Is No World For ■■ RAW novel - Chapter (801)
을 위한 세계는 없다-801화(801/817)
EP.801 Красная звезда (7)
***
제2의 변경백?
핵무기 다음에는 변경백이라니. 여명은 오만상을 찌푸리는 코르부스의 앞에 서며 말했다.
“변경백이라면… 제가 원한 건 아니지만, 제국 황제가 억지로 책봉하긴 했습니다.”
“직위를 말하는 게 아닐세. 핵의 불꽃에서 살아나온 변경백처럼, 자네도 핵을 맞고 살아오면….”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코르부스가 버럭! 성질을 냈다.
“이 작자가 진짜! 오늘 내가 직접 10강을 9강으로 만들어 주겠소!!”
미리 앞으로 나선 여명이 그녀를 말리는 가운데, 브라우닝이 변명 아닌 변명을 내뱉었다.
데이비 크로켓은 보병용 핵폭탄이라 히로시마에 떨어진 리틀 보이와 비교하면 훨씬 약하다느니, 폭발 반경이 300m 정도에 실질 살상 범위는 500m 정도라 괜찮다느니, 변경백 가문의 무술을 쓰면 별문제 없다느니…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듣던 코르부스가 버럭 소리쳤다.
“고자가 되잖소!!!”
“…방사능을 쬔다고 해서 꼭 고자가 되란 법은-”
“닥치시오! 우리 제자한테 딸린 여인이 몇 명인데!! 내 장담컨대, 이곳에 성녀님이 있었으면 그대의 머리에 총을 쐈을 것이오!!”
여명은 부정하지 않았다. 솔직히 성녀라면 더한 일을 해도 이상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여명은 놀랐다. 자신이 변경백 가문의 무술을 익혔다는 걸 브라우닝이 알고 있단 사실에 놀랐고, 이어진 말에 한 번 더 놀랐다.
“…하지만… 음… 그, 천여명은 변경백하고 다르게, 문제가 있으면 자르고 다시 재생하면 되지 않나?”
“….”
“…안 되나?”
더 참지 못한 코르부스는 커다란 얼음 기둥을 만들어 집어 던졌다. 놀란 브라우닝이 재빨리 얼음을 피했지만, 그 뒤에 있던 건물 잔해는 그러지 못했다.
!!!
기둥의 위력이 어찌나 강한지, 폐허 전체가 흔들릴 정도였다. 아마 바깥에서 보면 브라우닝이 미사일을 터트렸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아무튼, 여명은 코르부스를 말렸다.
“스승님, 나쁜 의미로 하신 말씀은 아니니까, 그렇게 화내실 필요 없습니다.”
“그러면 저게 좋은 의미로 한 거란 말이오? 제자는 화도 안 나시오?”
“예, 저는 괜찮습니다. 자식이랑 서먹서먹한 아저씨들은 보통 마음과 입이 따로 노는 법이라… 다 이해합니다.”
그렇게 여명이 브라우닝의 가슴에 진실이란 이름의 화살을 쑤시는 사이, 예상 밖의 인물‘들’이 다가왔다.
“찬양하라, 우리의 자유로운 조국을. 인민들의 영광이 확고한 보루를.”
“소비에트의 깃발, 인민의 깃발이 승리에서 승리로 이끌어 주리라.”
마치 시를 읽는 것처럼 소비에트 연방 찬가를 읊으며 다가온 이들은, 주가시빌리였다. 리보프의 조종을 받고, 도시를 파괴하고, 끝끝내 여명에게 살기를 흡수당한 주가시빌리들.
어림잡아도 수십 명에 달하는 각양각색의 인물들은 일제히 여명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건 또 뭐야.
여명이 눈살을 찌푸리는 가운데, 맨 앞에 있던 흑인 남자가 말했다.
“소련 장관회의 휘하 스페츠나츠, 붉은 나이프 부대 부대장 야코프가 연방의 새로운 서기장을 뵙습니다.”
“….”
“제 삶은 당신의 것입니다. 저희를 새로운 전장, 혹은 마땅한 죽음으로 이끌어주소서.”
여명은 대답 대신, 주가시빌리들의 뒤편에 서 있는 남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독화. 옛 지배자의 일익이요, 드워프의 복수에서 살아남은 주가시빌리는 덤덤하게 여명의 눈을 마주했다.
“그런 눈으로 봐도 해줄 말이 없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나도 정확히 모르니까. 뭐, 이들의 말에 의하면… 그분께서 네가 다음 서기장이 될 거라 속삭이셨다는군.”
“…그분?”
“네가 가진 금성 메달의 주인.”
스탈린… 그가 시간을 멈춘 게 아닐까 의심하고 있던 여명은 조용히 입술을 쓸었다. 의심이 확신이 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더 자세한 건 묻지 못했다. 독화의 얼굴을 본 브라우닝이 화들짝 놀란 까닭이었다.
“…허크?”
“오랜만입니다. 오스틴 대위… 아니, 지금은 중장이시던가요.”
“….”
둘이 아는 사이였나? 하긴, 주가시빌리와 미군이니, 전장에서 만난 사이일 가능성이 높았다. 높았는데…
여명이 보기에 두 사람이 주고받는 눈빛은 오랜 적을 마주한 군인의 눈빛이 아니었다. 그건 오랜 전우를 만난 눈빛에 가까웠다. 하지만 둘 중 누구도 친근함을 표하지 않았다.
브라우닝이 말했다.
“…난 자네가 죽은 줄 알았어.”
“절 버린 조국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
브라우닝의 수염이 작게 떨렸다. 그는 조금 전처럼 말실수하지 않으려는 듯, 신중하게 단어를 골랐다.
“내가… 조국을 대신해 사과하겠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말한 조국은 소련이니.”
“….”
무슨 소리인지 모르는 여명이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는 가운데, 독화가 말을 돌렸다.
“어쨌거나, 지금은 회포 풀기에 적절한 순간이 아니군요. 천여명?”
“뭡니까?”
“이곳의 주가시빌리들을 어떻게 할 생각이냐.”
독화의 말을 따라, 무릎 꿇은 주가시빌리들의 시선이 일제히 여명에게 쏠렸다.
자신을 야코프라 소개한 흑인의 눈빛에서는 기대감이, 여명에게 목이 잘렸던 여성에게서는 슬픔이, 그리고 이름 모를 무수한 자들의 눈에서는 두려움이 보였다.
수십 명의 주가시빌리… 살기를 모조리 흡수당했다지만, 무술만 따져도 일류에 가까운 초인들이었다. 거기다 살기를 다시 흡수하면 폭주할지언정 다시 주가시빌리가 될 테고.
마음먹으면 도시 하나를 지워버릴 수 있는 전력.
여명은 자신의 명령을 기다리는 그들을 싹 훑은 뒤, 마지막으로 다시 독화를 바라보았다.
“독화, 우리가 했던 약속. 기억하고 있습니까?”
“….”
그가 여명을 도와 주가시빌리들을 제압하고 CIA의 정보를 넘기기는 대신, 주가시빌리들의 신변과 목숨을 넘겨주기로 한 약속.
독화는 지금 그 약속을 왜 꺼내냐고 묻는 대신, 이렇게 말했다.
“수십 명의 주가시빌리다. 서기장 자리를 쟁취하는데… 이만한 전력도 없을 텐데?”
약속 따위 지킬 이유가 있냐는 뜻이 담긴 말. 여명은 빙그레 웃었다.
“서기장을 쟁취해요? 독화, 말을 이상하게 하시네요.”
“…?”
“저는 이미 서기장입니다.”
담담한 선언에, 주가시빌리들의 붉은 눈동자가 반짝였다. 독화는 속에서 올라오는 뭔가를 꾹 억누르며 대답했다.
“많은 이들이… 동의하지 않을 거다.”
“그건 제가 해결할 일입니다. 스탈린은 뭐, 모두의 동의를 받고 서기장이 되었답니까?”
“….”
코르부스가 입을 쩍 벌리건 말건, 여명은 계속 말했다.
“그러니, 서기장의 이름으로 명합니다. 약속은 약속입니다. 독화. 주가시빌리들을 데리고 떠나십시오.”
그러자 독화와 주가시빌리들은 물론이고, 브라우닝조차 살짝 놀란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자신을 야코프라 소개한 흑인 주가시빌리가 무어라 말하기 전에, 독화가 먼저 물었다.
“왜지?”
많은 질문이 함축된 질문이었다. 여명은 살짝 감정적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당신이라면 이 주가시빌리들을 전쟁터로 보내지 않을 테니까.”
“…뭐?”
“꿈을 흘리는 자의 악몽 속에서, 나는 당신이 지키지 못한 주가시빌리들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나눠준 살기로 나는 아야톨라의 마지막 발악을 극복할 수 있었지요. 이건… 그들에게 빚을 갚는 일이기도 합니다.”
“….”
“뭐, 핑계라고 생각해도 상관 없습니다. 자유롭게 떠나십시오. 독화. 제미니 시티의 기사단에 가서 내 이름을 팔아도 좋고, 한국으로 가도 상관없습니다. 어디로든 가서, 당신과 전우들에게 필요한 일을 하십시오. 그리고… 이번에는 그 삶을 지키세요.”
독화는 무어라 대답하려는 듯 입술을 벙긋거렸으나, 제대로 된 말을 만들지 못했다. 그는 그저 짧게-
“…고맙다.”
라고만 말했다.
다 큰 어른이 쑥쓰러워하기는. 눈썹을 으쓱인 여명은 나머지 주가시빌리들을 향해 말했다.
“들으셨죠? 모두 떠나세요.”
직후, 야코프란 주가시빌리가 되물었다.
“서기장이시여, 어찌 저희를 버리시나이까?”
“버리다뇨? 저는 당신들을 소유한 적 없습니다.”
“그건-”
“사람이 사람을 소유해선 안 됩니다. 당이 언제부터 노예제를 옹호했습니까?”
한껏 빨갱이 같은 소리를 지껄인 여명은, 야코프를 자리에서 일으켜주며 말했다.
“…충성은 개인적인 감정입니다. 다시 말해, 개인이 없다면 충성도 없습니다. 그러니 떠나세요. 떠나서, 당신들이 잃어버렸던 삶을 찾으세요. 서기장이건, 당이건… 그 후에 찾아도 늦지 않습니다.”
“….”
그러자 야코프는 뭔가… 벅찬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말을 곡해한 게 분명했지만, 여명의 개의치 않았다.
그는 다른 주가시빌리들에게도 일어나라 손짓했고, 주가시빌리들은 어색한, 혹은 두려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떠나세요. 전부.”
주가시빌리들은 명령에 복종했다. 독화가 여명에게 깊게 고개를 숙이는 걸 시작으로, 주가시빌리들은 독화를 따라 자리를 떠났다.
그렇게 주가시빌리들이 폐허 너머로 사라지려는 순간, 독화가 뒤를 돌아보며 한 마디를 남겼다.
“브라우닝의 진의는 마크 트웨인에게서 나왔다.”
마크 트웨인? 미국의 작가? 여명이 그게 사실이냐는 듯 고개를 돌리기 무섭게, 브라우닝이 성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전부 파훼 된 마당에 그거까지 말해야겠나?”
***
쿠구궁…!!
땅을 울리는 충격과 눈을 찌르는 햇빛 사이에서, 라쉬크는 정신을 차렸다.
힘겹게 눈을 뜨자, 낯선 임시 침대가 늘어선 천막의 풍경이 보였다. 그녀는 어렵지 않게 이곳이 피난민을 위한 임시 의료 캠프라는 걸 깨달았다.
‘이 자식들, 뻗어 버린 나를 미군 사이에 버려두고 갔단 말이지….’
당장이라도 이불을 발로 차며 성질을 내던 그녀는, 불현듯 자신을 제외한 환자와 의무병들이 전부 같은 곳을 보고 있단 사실을 깨달았다.
무슨 일인가 싶어 슬쩍 귀를 기울이자,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붉은 별이 서기장이 됐다느니, 브라우닝이 지면 안 된다느니, 터미널은 파괴되면 안 된다느니… 뭐, 그런 소리들.
‘서기장…? 무슨 개소리지?’
상황을 따라가지 못한 라쉬크가 눈을 깜빡이던 그때, 콰앙! 저 멀리 무너진 도심에서 커다란 폭발음이 들려왔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린 라쉬크는 보았다. 점처럼 작은 브라우닝과 여명이 도시를 박살 내며 싸우는 모습을.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쇠기둥인지 미사일인지 모를 뭔가에 맞은 여명이 도시 바깥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어? 맞췄다! 맞췄어!
-쓰러트렸나?
구경하던 사람들이 내뱉는 마법의 주문을 들은 직후, 라쉬크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조심스레 이불을 덮은 그녀는 약병 뚜껑에 쓰이는 코르크를 꺼내 귀까지 막았다.
‘쇼하고 있네.’
살기도 다 없어졌고… 이대로 자다 깨면 다 끝나 있겠지. 피곤함에 절여진 그녀는 자신이 여명을 얼마나 믿고 있는지 실감하지 못한 채 다시 눈을 감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세상에는 외면할 수 없는 일도 있는 법이었다.
예를 들어, 핵폭발 같은 것.
***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조지프 F. 케네디는 종이 앞에서 펜을 굴리고 있었다.
거의 한 시간이나 글을 써 내려갔음에도, 만족스러운 연설은 나오지 않았다.
달변가라는 세간의 평가도, 법무부 장관이던 아버지에게 물려받고, 위스콘신 상원의원이셨던 대부에게서 배운 글솜씨도 지금은 소용없었다.
서기장. 빌어먹을 서기장 선언 때문이었다.
아직 언론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는 대통령 후보인 만큼 아폴로 시티의 참사와 붉은 별의 서기장 선언을 미리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문제는, 그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점이었다.
그는 아직 후보일 뿐, 대통령이 아니었다. 협상, 전투, 교섭- 그 외에 모든 권리는 엿 같이 멍청한 대통령에게 있었다.
조지프가 할 수 있는 일은 연설문 두 장을 준비하는 것뿐이었다.
하나는 정부가 억지로 싸움 붙인 브라우닝이 서기장을 쓰러트렸을 경우를 대비한 연설문이었고, 또 하나는 브라우닝이 패배했을 경우를 대비한 연설문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둘 다 쓰고 싶지 않았다. 빌어먹을, 그가 대통령이었다면 절대 브라우닝에게 전투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대통령은 붉은 별을 중심으로 공산당이 다시 뭉칠까 두려워하고 있겠지만… 조지프는 그런 일은 절대 벌어지지 않을 거라 단언할 수 있었다.
소위 혁명가란 족속들은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권력을 나누지 않는다. 어느 한쪽이 완벽하게 권력을 잡을 때까지 논쟁하고, 싸우고, 숙청하는 게 그들의 본질이었다.
그러니 브라우닝이 나서는 건 공산당 내전을 막아주는 일에 불과했다. 성공해도 본전이고, 만에 하나 브라우닝이 패배한다면…?
‘붉은 별의 등에 날개를 달아주겠지.’
거기까지 생각한 조지프는 백악관에 핵을 날리고 싶은 충동을 참았다. 그나마 머리를 굴릴 줄 아는 대통령의 참모진들이 이번 일에 찬성한 이유를 짐작한 까닭이었다.
빨갱이 공포증.
그래, 소련을 직접 무너트리지 못한 미국인들은 아직도 빨갱이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언젠가 스탈린이, 하다못해 스탈린을 닮은 자가 다시 나타나 조각난 연방을 다시 모으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은 냉전을 겪은 늙은 정치인들의 머릿속에 깊숙이 박혀 있는 것이다.
염병할, 이미 망한 나라가 뭐가 그리 무섭단 말인-
그때, 그의 비서가 노크도 없이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후보님, 급보입니다! 브라우닝에게 핵무기 발사 허가가 떨어졌습니다!”
“…뭐?”
“통상 핵무기가 아닌, 데이비 크로켓의 발사 허가가 떨어졌습니다. 펜타곤과 백악관, 양측 파이프라인을 통해 교차 검증한 사실입….”
쾅! 비서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조지프가 책상을 내려쳤다.
“이, 이 애미 없는 병신들…! 당장 막아!! 아니, 아니지. 당장 전화기 가져와!! 내가 직접 대통령과 통화하겠다!!”
그의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비서가 움찔, 어깨를 떨 정도였다. 하지만 그의 비서라면 그만한 깡도 가지고 있어야 하는 법. 비서는 조심스레 되물었다
“꼭 그러셔야 겠습니까? 공산당 전당 대회가 열리기 전에 붉은 별을 처리하는 게-”
“휴이, 너까지 빨갱이 공포증에 걸린 거냐? 언제, 어디서 열릴지도 모르는 전당 대회를 뭐 어쩌란 거냐!”
“….”
“붉은 별이 전당 대회의 정보를 말하지 않은 이유가 뭔지, 생각해 보란 말이다! 전당 대회는 요식 행위에 불과해!! 녀석이 전당 대회를 여는 건 반대파를 전부 숙청한 뒤일 거다! 핵은 그때 날려도 늦지 않아!!”
“그러면 역시 녀석의 서기장 선언이 알려지기 전에 처리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조지프는 쾅! 한 번 더 책상을 내려쳤다.
“그래도 브라우닝 선에서 끝내야 한다. 우리 영토에 핵을 쏘는 건 정치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미친 짓이야! 앞으로 민주당은 우리를 자국 영토에 핵을 쏜 미친 과격파로 몰아갈 테고… 만에 하나 붉은 별이 핵에서 살아 돌아오면? 제2의 변경백이 되겠지. 제기랄, 알았으면 당장 전화기 가져와!”
“알겠습니다.”
그렇게 비서가 등을 돌린 순간, 딱딱하게 굳은 표정의 보좌관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발사됐습니다.”
“…뭐?”
“데이비 크로켓이 발사됐습니다. 위치는 아폴로 시티 바깥 10km 지점, 비료길 외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