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Is No World For ■■ RAW novel - Chapter (814)
을 위한 세계는 없다-814화(814/817)
EP.814 숲의 사람들. (5)
***
미국인들 기준으로 30피트, 세계인의 기준으로 9m를 넘는 철문은 단순한 강철 덩어리가 아니었다.
그건 하나의 상징이었다. 데메론드를 포함한 그 어떤 엘프도 도전하지 못했고, 몰타 발표 이후에는 누구도 넘보지 못했던 상징.
그 속에는 세계수의 몸통과 마나 메탈을 비롯한 아샤에게 약탈한 재료들로 채워져 있었고, 겉면에는 마법과 무술을 막기 위한 반 마법진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거란 전문가들의 확언도, 붉은 별을 마주한 존슨&존슨 휘하 전투 부대가 문을 닫은 것도 전부 합리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붉은 별은 합리적인 것과 거리가 먼 존재였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그 장벽으로 다가갔다.
이윽고 문 앞에 도착한 그는 굳게 닫힌 문 위에 손을 올리고 마나를 모았다.
옆의 장벽을 넘었으면 넘었지, 문은 절대로 뚫을 수 없을 거라는 구경꾼들의 수군거림도, 도로를 쩌렁쩌렁 울리는 인터내셔널가도 상관없다는 듯- 조용히.
그리고 다음 순간, 문이 폭발했다.
구경꾼들은 붉은 별의 손에서 피어오르던 불씨를 보지 못했다. 지구를 벌하고자 했던 기사 단장의 의지도, 알지 못했다.
그들이 본 건 철문 아래에서 시작된 폭발과 거기서 시작된 섬광과 연기, 그리고 터져 나오는 충격파뿐이었다.
!!!!!!!!!
치솟는 폭발, 우그러지는 강철, 그리고 기울어지는 문.
그 광경을 본 모두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걸 바라보던 동독의 지도부처럼 경악했다.
그리고- 쿵!!!!
폭발한 문이 바닥에 처박혔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었지만, 몇몇은 그것을 보며 한 시대의 종말을 떠올렸다. 소련의 몰락 이후, 미국의 독주로 대표되던 시대의 종말.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 누구도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그 시대의 중심에 붉은 별이 있으리란 사실을 부정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당장 문 너머에 집결하고 있던 수백 명의 용병들조차 총구를 겨누긴커녕, 멍하니 붉은 별을 바라만 보고 있었으므로.
물론, 당사자인 붉은 별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뒤편의 트럭들을 향해 손짓했다.
“모두 전진.”
직후, 붉은 별의 아이들이 탄 트럭이 일제히 엔진 소리를 내뿜었다. 컨테이너 트럭 뒤로 길게 이어지는 트럭 행렬은 마치 개선부대처럼 당당하게 전진하기 시작했다.
부서진 문의 파편들이 도로를 막고 있었지만, 그마저도 붉은 별이 살짝 손을 흔들자마자 자취를 감췄다.
저만한 문을 흔적도 없이 지워버리는 기술이라니. 마법? 무술? 알 수 없었다. 장벽 너머에 모인 용병들이 아는 사실은 오직 하나, 붉은 별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뿐이었다.
-이제 어떻게 합니까?
-데메론드용 포대는? 포대는 뭐 하고 있어?!
-그건 숲을 향해 조준된 무기입니다! 바깥에서 오는 적을 상정하고 설치한 게 아니란 말입니다!
-붉은 별이 움직입니다! 당장 명령을 내려주십쇼!
용병들의 웅성거림이 커지는 가운데, 붉은 별이 장벽을 넘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그는 곧장 발을 멈췄다. 뭔가를 느낀 걸까? 붉은 별은 장벽 너머 숲을 훑었다. 화생방 시설에 들어온 훈련병의 그것처럼 불쾌한 표정으로.
용병들은 그 표정을 전투 개시 신호로 받아들였다. 선두에 서 있던 용감한 용병이 총구를 들고, 그보다 조금 덜 용감한 용병 마법사가 주문을 준비한 순간.
“전원 정지!”
용병들 뒤편에서 튀어나온 누군가가 소리쳤다.
-단장?
“모두 길에서 물러나라. 내가 신호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방아쇠를 당기면 안 된다. 알겠나?”
단장이라 불린 남자는 그렇게 말한 뒤, 곧장 붉은 별을 향해 다가갔다.
“오랜만입니다. 붉은 별.”
“…?”
설마 인사를 받을 줄 몰랐던 붉은 별은 미간을 모았다가, 뭔가를 기억해 낸 듯 눈썹을 구부렸다.
“오랜만이군. 리카르도.”
“…제 이름까지 기억하고 계실 줄은 몰랐군요.”
“인상적인 이름이라서.”
리카르도라 불린 용병단의 단장은 어색하게 웃었다. 말마따나, 붉은 별과 그는 구면이었다. 그것도 은혜를 입은 입장으로.
‘꿈을 흘리는 자’가 시카고 차원문을 공격했을 때, 붉은 별은 독화와 싸우다가 죽을 뻔한 그를 구해줬었다.
설마 붉은 별이 그걸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지만…
‘…좋아, 말을 트는 건 성공했고.’
리카르도는 최대한 정중한 목소리로 물었다.
“엘프 숲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세계수 혁명 단의 수장, 데메론드 입 맑스의 초대를 받고 왔다.”
데메론드는 현재 숲에 없습니다만- 리카르도는 목 끝까지 올라온 말을 삼켰다. 초대의 사실 여부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의 용병단은 수사가 아닌 경비 임무를 담당하고 있었으니까.
“초대장이 있으셨다면… 문을 부수실 필요는 없으셨을 텐데요.”
“10분.”
“…?”
“10분 내로 문을 열지 않으면 강제로라도 지나가겠다고 분명히 전했다.”
“…저는 모르는 이야기로군요. 만약 제가 미리 들었다면 기꺼이 문을 열었을 텐데, 아마 상부에서 오해가 좀 있었나 봅니다.”
그건 내 탓 아님. 그런 뜻이 담긴 말을 내뱉은 리카르도는 붉은 별의 뒤를 보며 말했다.
“하지만 이건 여쭙지 않을 수 없군요. 저기, 저 친구들도 전부 초대받았습니까?”
리카르도의 목소리가 향한 건 트럭을 몰고 오는 붉은 별의 아이들이었다. 붉은 별은 가볍게 대답했다.
“아니, 초대장은 나에게만 왔다.”
“그렇다면 죄송하지만, 저 친구들은 통과시켜드릴 수 없습니다.”
“….”
여명은 애써 두려움을 참는 용병 대장의 얼굴을 빤히 내려다봤다.
“한 번 살려줬다고, 두 번 살려줄 의리는 없다. 이곳이 박살 나는 걸 보고 싶나?”
붉은 별의 아이들을 끌고 온 이유부터가 그거였다. 장벽의 정문을 파괴하고, 용병들을 이용해 정문 주둔지를 쑥대밭으로 만들기 위해서.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리카르도는 후우- 힘겹게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남은 주둔지라도 지키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비켜라.”
“하지만 그게… 싸워서 죽기는 쉬워도, 이대로 비켜드리는 건 어렵습니다. 이래 봬도 용병인지라, 받은 돈값은 해야 해서요.”
여명은 그러면 선제 사격을 날렸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리카르도의 말속에 숨겨진 뜻을 읽어냈으므로.
‘길을 비켜줄 명분을 달라.’
여명은 잠시 뜸을 들였다. 리카르도고 뭐고, 처음 계획한 대로 정문 주둔지를 모조리 파괴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지만… 꼭 그래야 하나?
힘자랑은 문을 부순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선 이대로 피를 보지 않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었다.
용병들의 전투 장면은 방송국이 검열할 수 있지만, 문을 부순 장면은 검열에 걸리지 않을 테니까.
엄밀히 따지자면 핑계에 불과했으나, 여명은 굳이 사람들을 죽일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여태껏 죽인 놈도, 앞으로 죽일 놈도 충분히 많았다.
그래서, 그는 리카르도에게 나름의 핑계를 주기로 했다.
“초대장은 한 장이지만, 초대는 우리 모두에게 유효하다.”
“그 무슨…?”
“당의 재산은 인민 모두의 재산. 그러니까….”
“….”
“…내게 온 초대장 또한 당원 모두를 초대하는 초대장이라 볼 수 있지.”
철 지난 공산당 유머도 아니고, 그게 무슨… 리카르도는 무어라 반박하려는 듯 손가락을 들었다가, 이내 주먹을 꽉 쥐었다.
“…공산당의 서기장이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요.”
“현명한 대답이군.”
“칭찬 감사합니다. 어… 그리고, 이 길을 따라 서쪽으로 쭉 가시면, 엘프 보호 구역이 나올 겁니다. 좋은 여행되시길..”
여명이었다면 감사의 인사라도 했을 테지만,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건 붉은 별이었다. 그는 조금 더 빨갱이스럽게 물었다.
“원한다면 팔 하나쯤 부러트려 줄 수도 있다만.”
“그건 부하들이 착각할 것 같군요. 그냥 어깨를 두들겨주는 것 정도면 충분합니다.”
여명은 이유를 묻지 않고 순순히 어깨를 두들겨줬다. 겉으로 보기엔 일이 잘 풀린 듯한 모습이었고, 뒤에 있던 용병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어쨌거나, 정문을 통과한 붉은 별의 아이들은 아무 방해도 없이 붉은 별을 태우고 주둔지를 가로질렀다.
지나가는 트럭을 보던 용병들은 리카르도의 명령을 기다렸으나, 정작 리카르도는 수많은 트럭이 주둔지를 떠날 때까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가장 둔한 용병조차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을 때쯤.
-우웨엑!
리카르도가 한쪽 무릎을 꿇고 피와 위액이 섞인 액체를 토하기 시작했다.
그건 마나 역류의 증거였고, 어쭙잖게나마 무술에 대해 알고 있던 사람들은 붉은 별이 어깨를 두들겨주는 척하면서 리카르도를 공격했다고 생각했다.
특히 무너진 정문 너머에서 이쪽을 찍고 있던 대중들은 그 안타까운 모습을 보며 탄식을 내뱉었다.
리카르도가 원했던 반응이었다.
***
정문 주둔지 바깥, 빌딩만큼이나 드높은 나무들이 늘어선 길.
서쪽 숲이라 불리는 곳은 지구의 숲을 다섯 배쯤 키운 듯한 곳이었다. 만약 나무를 강제로 벌목해 만든 길이 아니었다면, 나무로 만들어진 낙원으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어쨌거나, 숲의 광경은 붉은 별의 아이들을 비롯한 일행들의 시선을 빼앗기에 충분했다. 이 풍경에 감격하지 않는 건 샌드위치에 정신이 팔린 딜라와, 이 숲에서 나고 자란 미리뿐이었다.
“조금 전에 대화한 용병, 아는 사람이었어?”
탁! 미리는 여명이 탄 트럭 짐칸으로 점프하며 말했다.
“응. 예전에 시카고에서 내가 구해준 용병단 단장이야.”
“둔간 중공업이 소집한 용병이었나 보네? 그런 사람이 어떻게 여기로 왔지?”
이곳에 주둔하는 용병이면 몸값이 엄청날 텐데- 미리가 그렇게 중얼거리는 사이, 여명이 덧붙였다.
“글쎄, 내 생각에는… 독화랑 내 손에서 살아남은 덕분인 거 같아.”
“아하, 거짓말쟁이였구나?”
독화와 호각으로 싸우고, 붉은 별의 손에서 탈출한 실력자! 분명 그런 거짓말을 늘어놓았으리라.
여명은 부정하지 않았다.
“전적을 부풀리는 건 용병의 미덕이지.”
“연기 잘하는 건?”
“그 양반 능력이고.”
이런 사기꾼들. 킥 웃음을 터트린 미리는 여명 옆에 딱 붙어 앉았다.
“그러면 이제 저 강도 놈들은 이제 어쩔 거야? 원래 계획대로면 정문 주둔지에서 다 털고 갔어야 하잖아?”
미리는 숲 구경에 정신이 없는 자칭 붉은 별의 아이들을 보며 물었다. 여명은 미리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대답했다.
“끝까지 데리고 갈 생각은 없어. 중간에 마을이나 주둔지를 만나면 다 털어놓고 갈 거야.”
예상하지 못한 대답이었던 걸까? 미리의 미간이 좁아졌다.
“…돈은? 돈도 줄 거야?”
“응, 약속한 것보다 더 많이 줄 생각이야.”
“어… 그러니까, 강도질하던 나쁜 놈들을 숲 한 가운데에 내버려 두겠다고? 돈까지 쥐여주고?”
여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미리는 그게 말이 되냐고 따지는 대신, 여명의 가슴에 손을 올리며 물었다.
“서기장님, 초인도 뭣도 아닌 망나니들을 내버려 두면… 사고칠 텐데요? 무엇보다 붉은 별에 대해 알아내고 싶은 사람들이 잡아다가 정보를 뽑아내지 않을까요?”
“그러라고 하는 거야.”
“….”
“녀석들이 사고를 치면 칠수록 우리를 향한 감시 중 일부는 녀석들에게 쏠릴 거고, 무엇보다 CIA나 거대 제약 회사 등 다른 녀석들이 강도 놈들을 잡아 고문하면… 내가 나올까, 아니면 프랑스가 나올까?”
직후, 미리는 살짝 감동한 표정을 지었다.
“강도들이 숙청당하도록 내버려 두고, 추적자들까지 엿 먹이다? 이야… 진짜 진짜 서기장이 다 됐네.”
“….”
그게 감동 포인트야? 여명은 슬쩍 미리의 손을 밀어낸 뒤 주제를 돌렸다.
“미리, 엘프 숲이 원래 이런 곳이었어?”
“왜? 너무 아름다운 풍경이라서 놀랐어?”
직후, 도로 저편 숲에서 총소리가 들려왔다. 두두두두-! 적어도 두 명 이상이 기관총을 갈겨대는 소리였다.
미리는 살짝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변명했다.
“…제약 회사 전투팀하고 약초꾼끼리 싸우나 보네. 평소에는 안 저래.”
“….”
“아! 맞다. 혹시 다큐멘터리랑 달라서 그래?”
평소 여명이 좋아하던 주제로 관심을 돌렸으나, 정작 여명은 고개를 저었다.
“다큐멘터리는 관계없어. 엘프 숲은 마탑처럼 기밀 구역이라 관련된 다큐멘터리는 거의 없거든.”
“…그래? 다큐멘터리도 만능은 아니었구나?”
이번에는 잘 먹혔다. 살짝 발끈(?)한 여명은 곧장 다큐멘터리의 유익함을 설파하려 했으니까. 눈치 좋은 미리는 재빨리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아니면, 숲에서 뭔가 느낀 거야? 아까 장벽을 넘자마자 멈췄었잖아.”
이번에는 정답이었다. 여명은 살짝 미간을 모으며 말했다.
“맞아. 장벽을 넘은 뒤부터 뭔가 좀 이상한 게 느껴져서… 미리 너는 아무것도 못 느꼈어?”
“이상한 거?”
미리는 한 번 더 의아한 눈으로 주변을 훑었다. 서쪽 숲은 그녀가 알던 것과 똑같았다.
지구의 그 어떤 나무보다도 높이 자란 나무들이 서 있는 숲 사이로, 지구인들이 억지로 깔아 놓은 도로가 흉터처럼 남아 있는 곳.
죽음 숲이나 남부 늪지, 세계수 묘역, 엘프 보호 구역은 이곳과 분위기가 또 달랐지만… 여명이 그걸 말하는 건 아닌 듯싶었다.
그렇게 미리가 눈을 깜빡이길 잠시. 여명이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차원이 얇아.”
“차원이 얇다?”
“음… 아공간을 펼쳐봐.”
그녀는 완드와 지팡이가 들어있는 아공간을 열어보고 나서야, 여명이 하는 말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뭔가 이상하다.
무어라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평소보다 아공간이 훨씬 쉽게 열리는 느낌이었다.
“이게 뭐야?”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미리의 미간이 좁아지는 찰나. 선두에 서 있던 컨테이너 트럭 방향에서 네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표지판 발견! 여기서 2km만 더 가면 마을이 있다는데, 그냥 지나갈까요?
마을? 여명은 대답보다 먼저 미리를 바라봤다. 미리는 노골적으로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런 곳에 마을이라면… 아마 숲 인간들의 마을일 거야.”
“…숲 인간들은 모두 숲에서 추방된 거 아니었어?”
“국제법상 장벽 주변은 중립 지역이거든.”
“주변? 그 주변이 어느 정도인데?”
여명은 트럭이 꽤 먼 거리를 왔다는 걸 상기하며 물었다. 미리는 어깨를 으쓱였다.
“대충 50km 정도?”
“….”
“그 정도면 외곽 중의 외곽이야. 숲이 워낙 넓어야지.”
그 정도가 외곽이라고? 인천과 개성 거리가 딱 그 정도 아닌가? 한반도에서 자란 여명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감각이었다.
뭐, 어쨌거나. 여명은 네티를 향해 소리쳤다.
“셋째 동지, 정지! 이대로 마을에 들리겠다!”
엘프 숲에서 만난 첫 번째 마을… 여명은 미리의 손을 꽉 잡고 트럭 짐칸에서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