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mal agent of steel RAW novel - Chapter 1361
434화 트렌든 쑈!
“방금 불덩어리 쏜 놈은 맞췄어?”
웅삼의 외침에 활을 들고 있던 묵갑귀마대원이 어설피 웃으며 대답했다.
“아뇨.”
“못 맞췄어?”
“안 쐈는데요.”
뻔뻔한 대답에 웅삼은 화를 내기보단 어이없다는 눈으로 바라보며 되물었다.
“왜?”
“트렌든인데요.”
“……응?”
“그거 쏜 사람요. 재빨리 숨더만요.”
“이 새끼!”
그렇게 트렌든은 이들을 구한 공을 한 방으로 날려 먹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마법사들은 집요하게 공격을 해 나갔다.
“어떻게 좀 해 봐!”
웅삼의 말에 마법사들은 안간힘을 쓰며 외쳤다.
“지금 떠 있는 것도 버겁습니다! 워낙 높은 위치로 이동을 한 상황이라…… 거기에 사람도 많아서 전부 비행에만 유지하기도 버겁습니다!”
마법사의 외침에 웅삼이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탈 땐 몰랐는데 막상 도착하니 상황이 이럴 줄은 몰랐던 것이다.
사실 리셀이 이 자리에 없다는 것을 알고 극도로 경계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런 것 치고는 좀 모자란 감이 있다고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이동해 왔을 때 탈력감이 있는 상황이라면, 이 정도의 숫자도 이해가 갈 수도 있다.
아마 이것이 최선이리라.
어쩌면 저들도 이렇게 높은 위치로 이동을 해 왔으리라고 예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숫자가 딸리니 이런 경우도 있구만.”
확실히 병력 차가 크다보니 후방에 이런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내려!”
웅삼의 말에 마법사들이 긴장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러면 마법 공격이 더 집중될 수 있습니다.”
“일단 활로 대응하고 적당한 위치가 되면 우리가 뛰어내린다.”
“뛰어내린단 말씀이십니까?”
“가벼워지면 대응하기 쉽겠지?”
웅삼의 말에 마법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약간 높긴 해도 뛰어내리신다면 일종의 부유마법을 펼쳐 안전하게 착지하시도록 돕겠습니다. 마법이 취소당해도 짧은 시간이면 충분하실 겁니다.”
“좋아.”
마법사의 대답에 웅삼은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비행기가 하강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비행기를 향해 마법이 집중되어 날아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쯤 방어막이 펼쳐지며 화염을 뚫고 내려선 비행기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바로 웅삼과 제라르 그리고 구신과 묵갑귀마대원들을 비롯한 검수들이었다.
“뭐야!”
“놈들이 뛰어내렸다!”
“비행기 말고 놈들을 사냥해!”
카버 왕국의 마법사들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행기가 아니라 뛰어내리는 인원들로 시선을 옮긴 것이다. 하지만 그들보다 뛰어내린 이들이 먼저 공격을 가해왔다.
“화살이다!”
“조심해!”
그들이 떨어져 내리면서도 화살을 쏘아 보낸 것이다.
팩! 패팩!
방어마법을 펼치는 동시에 그들은 방패를 들어 공격을 막아 갔다.
방어마법이 속절없이 깨졌지만 기세가 줄은 화살은 그들의 방패에 퉁겨 나갔다.
그렇게 시간을 번 마법사들은 방어마법을 다시 펼치는 사이 뒤에 몸을 숨겼던 공격 담당 마법사가 마법을 날렸다.
“이거나 먹어라!”
화염으로 이루어진 화염화살 마법이 그들을 향해 쏘아져 갔다.
그러나 그들의 공격은 무위로 돌아갔다.
퍼펑! 펑!
연신 폭음이 울려 퍼졌지만, 딱 봐도 마법에 맞아 폭발한 것이 아니라 맞받아쳐서 깨 버린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마법사들은 연신 방어와 공격을 연이었다.
그때였다.
바닥에 떨어지기 직전 그들의 몸이 멈칫했다.
“이렇게 빨리?”
대충 어떤 식으로 내려앉을지 예상했기에 적의 마법을 취소시키려고 대기하던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꽤 높은 위치에서 멈추자 살짝 반응이 늦을 수밖에 없었다.
“깨져라!”
각자 특유의 시동어를 외치며 마법을 취소했지만 이미 그들은 하나둘씩 바닥에 내려서며 튕기듯 내달려 오기 시작했다.
“최, 최소한 묵갑귀마대다!”
보통 사람이라면 사지 중 하나는 부러졌을 높이임에도 착지와 동시에 내달리는 모습은 그들이 묵갑귀마대 이상의 능력자들이라는 것을 예상하게 만들었다.
그중 하나가 창백한 얼굴로 외쳤다.
“망했다!”
“무슨 개소리야!”
“금발에 꽁지머리!”
“억!”
금발과 꽁지머리라는 말만 뱉었을 뿐인데 마법사들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두 단어가 연상시키는 이들 때문이었다.
“뇌전의 제라르다!”
“계웅삼이다!”
저승사자와 동일 의미를 지닌 두 존재의 발견에 그들은 공황에 빠져들었다.
그 틈을 노린 이가 있었다.
“위!”
위라는 말을 듣는 것과 동시에 마법사는 방어마법을 펼쳤다.
일단 막고 확인해도 늦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 덕에 위를 올려다 보고나서 안도할 수 있었다.
방어마법이 펼쳐진 위로 마법사용 소울아머를 입은 이가 떨어져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트렌든이었다.
“Fire!”
방어 마법이 펼쳐지는 순간 트렌든이 손에 화염구를 만들어 내어 쥐었다.
그리고 그걸 그대로 움켜쥐고 방어막 위를 후려쳤다.
퍼어엉!
화염이 비산하며 방어막이 깨져 나갔다.
그리고 트렌든의 신형은 방어마법을 펼친 이를 향해 나아갔다.
“젠장!”
마법사는 재빨리 방패를 내밀었다.
그와 동시에 그와 한 조를 이루는 공격마법사는 트렌든을 향해 시전시간이 매우 짧은 마나 화살을 날렸다.
쉬쉬쉬식!
순식간에 대여섯 발의 마나화살이 트렌든을 향해 날아들었다.
그러나 그것이 몸에 맞는 순간 트렌든의 마법슈트로 푸른빛이 일렁였다.
그의 슈트에 새겨진 마법방어막이었다.
“억!”
놀라는 사이 떨어져 내린 트렌든이 방패를 향해 발바닥을 모아 날렸다.
“파워 드롭킥!”
일단 떨어져 내리던 속도 그리고 슈트와 트렌든의 무게가 더해진 그의 발차기에 방패를 내밀었다.
마법사는 억 하는 외침과 함께 바닥에 처박혔다.
이어 트렌든은 그를 발판 삼아 뒤쪽에 있던 마법사를 향해 무릎을 세워 날렸다.
“플라잉! 니킥!”
마치 프로레슬러처럼 떠들어 대던 그는 예전 시합에서 주로 쓰던 니킥을 마법사의 턱에 날려 줄 수 있었다.
와그작!
슈트의 위력 덕인지 아니면 쇠붙이의 단단함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니킥에 맞은 마법사의 턱주가리는 바위 위에 떨어져 내린 날계란 마냥 박살이 나 버렸다.
턱이 박살이 나며 마법사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썩은 고목 자빠지듯 뻣뻣한 채로 넘어가 버렸다.
그런 트렌든을 향해 마법들이 날아들었다.
그 순간 트렌든은 방패와 함께 바닥에 널브러진 마법사의 양다리를 들어 맴돌기 시작했다.
“우오오오! 자이언트 스위이잉!”
신이 난 듯한 트렌든의 외침과 함께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했던 마법사는 몸이 돌아가며 피가 머리 꼭대기까지 밀리는 느낌에 비명을 질러대었다.
“끄아아악!”
하지만 비명은 짧았다.
콰앙! 쾅! 쾅!
연달아 폭음이 울려 퍼졌다.
폭음이 걷히고 트렌든이 인상을 찌푸렸다.
“오우 쉣!”
그는 자신의 손에 들린 다리 두 짝을 보며 욕설을 뱉었다.
몸통은 날아든 마법 때문에 아예 터져 나갔던 것이다.
그는 다리 두 짝을 한쪽에 내던져 버리고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가 비운 자리를 시작으로 그가 달리는 방향을 따라가며 마법들이 날아와 작열했다.
그렇게 트렌든이 번 짧은 시간.
그 시간이 마법사들과 기사들에게는 악몽이 되었다.
“피해!”
“도주해!”
언제 다가왔는지 웅삼과 제라르 등이 마법사들을 덮쳐오고 있었다.
기사들이 마법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앞을 막았지만, 웅삼이 몸을 지그재그로 회전하며 스치듯 지나자 몸통이 반쪽이 나며 이리저리 나자빠졌다.
제라르를 막아섰던 이는 그냥 벼락이라도 맞은 듯 몸뚱이가 작살이 났다.
퍼엉!
“히익!”
시에라 제국 기사들의 무지가 낳은 용맹함이었고, 비참한 말로였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마법사들은 몸을 띄울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웅삼은 그들을 그냥 보내 줄 생각이 없었다.
“헤이 브로!”
트렌든이 날아오르는 마법사의 아래쪽에서 손을 깍지 끼고 내리자 웅삼이 후다닥 달려오더니 그가 깍지 낀 손바닥 위에 발을 올렸다.
“우오오오!”
동시에 트렌든이 몸을 힘껏 펴며 깍지 낀 손을 위로 당겨 올리자 웅삼의 몸이 투석기에서 쏘아진 바윗덩이마냥 솟구쳐 올랐다.
몸을 띄우며 겨우 위협을 피했다고 생각했던 마법사를 향해 웅삼의 몸이 쏘아져 올라왔다.
“히이익!”
마법사가 비명을 내지르며 방어 마법을 펼쳤다. 이어 방패를 앞으로 내밀었다.
푸르른 막이 펼쳐지는 순간 쏘아져 올라왔던 웅삼이 장도를 아래에서 위로 휘둘렀다.
서석!
빛이 번뜩이는가 싶었다.
“아…….”
마법사가 울상을 지었다.
그의 눈앞에 펼쳐져 있던 푸르른 막이 깔끔하게 양분되어 갈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방패도.
그의 몸도 말이다.
두 쪽이 난 카버 왕국의 마법사가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 사이 아래로 내려온 비행기에서 뭔가가 던져졌다.
“트렌든!”
“땡큐 쟈비스!”
쟈비스란 말에 반발하기도 지친 마법사가 트렌든에게 욕설을 뱉었다.
“아우 저 새끼! 대마법사님의 제자만 아니었어도!”
“붙어 보게?”
“아니 그냥 그렇다고.”
웅삼이나 묵갑귀마대원들 같은 괴물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트렌든은 그 자체로도 충분한 인간병기였다.
마법대결을 했다가 길로틴 초크라 불리는 기술에 혼절한 마법사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무늬만 마법사인 끔찍한 혼종이 바로 트렌든이었다.
마나석을 받아든 트렌든이 재빨리 깨진 마나석을 교체했다.
“예스!”
트렌든이 다시 동력을 얻자 그대로 날아올랐다.
그와 동시에 사방으로 도주 중인 마법사들을 하나둘씩 사냥하기 시작했다.
비행기도 무게를 가볍게 만든 뒤로는 빠르게 이동하며 그 위용을 뽐내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하늘을 날며 맘 놓고 화력을 집중할 수 있는 마법사들의 위력은 엄청났다.
콰콰쾅! 콰쾅!
여지껏 두들겨 맞던 울분을 터트리듯 갖가지 마법들이 쏘아져 나갔던 것이다.
결국 카버 왕국 마법사들은 그대로 사분오열하여 뿔뿔이 흩어져 나갔다.
그때 트렌든의 눈에 거대한 뭔가가 들어왔다.
“What the f**k!”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거대한 불의 거인이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 앞에 존재하는 휘가람의 수룡은 마치 재롱떠는 구렁이처럼 보일 정도였다.
트렌든은 그걸 보자마자 출력을 최대한도로 올리며 날기 시작했다.
-뭐하는 짓이야! 마나석 여분 얼마 안 남았다고!
투구에서 쟈비스의 외침이 들려왔지만 트렌든은 이미 역할극에 신들린 듯 반쯤 미쳐 있었다.
그가 외쳤다.
“The Rocketeer!”
그의 몸뚱이는 별똥별처럼 붉은 빛에 휘감기며 그대로 불거인을 향해 날아들기 시작했다.
“우라질.”
웬만해선 욕을 잘 안 하는 휘가람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왔다.
그의 눈에는 집채만 한…… 아니 성체만 한 불거인이 서 있었다.
방금 전 것만 해도 엄청난 크기였다.
강력함은 크기와 비례하는 듯 휘가람도 겨우겨우 박살을 냈는데 불거인이 소멸되기 직전에 또 다른 불덩어리들과 하나가 되더니 지금의 크기가 만들어졌던 것이다.
“그대들의 나라에 대마법사가 있다면 여기에는 나 대술법사 알단 요르힌이 있노라!”
허연 수염의 노인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외치고 있었다.
불거인이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아군이 수십씩 불길에 휘감기며 타죽어 나갔다.
“젠장!”
휘가람이 이를 악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