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mal agent of steel RAW novel - Chapter 238
강철의 열제 238화
제76장 말론 왕국에서 온 사신
이틀에 걸쳐 벌어진 잔치에도 진천은 멀쩡한 모습으로 아침을 맞이하였다. 그 뿐 아니라 다른 신료들도 멀쩡한 모습으로 아침 조회를 위해 열제전으로 모여들어 있는 것이다. 초췌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베라 한 왕 내외와 알세인 왕 뿐이었다.
“열제 폐하!”
“무슨 일인가.”
전령이 열제전으로 뛰어 들어와 부복하자 몽류화가 고진천을 대신하여 물었다.
“지금 개문산성에 말린 왕국의 비밀 사절단이 당도해 있사옵니다.”
“말린 왕국?”
“말린 왕국이?”
베라 한과 알세인이 놀란 모습을 보였다.
진천도 말린 왕국에 대하여 익히 알고 있었다. 가우리에 말린 왕국의 상인들이 조금이지만 출입을 하고 있었던 덕에 모를 수 없었던 것이다.
“비밀 사절이라. 좀 빨리 만나보고 싶은데…….”
“…….”
진천의 고개가 리셀을 향했다.
따가운 진천의 눈총을 받은 리셀은 작게 한숨을 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서 한걸음 나서며 진천에게 말했다.
“소신이 직접 다녀오겠사옵니다.”
“오! 울절이? 수고하게나.”
“……예.”
힘없이 어깨를 늘어뜨리고 열제전을 빠져나가는 리셀이었다.
* * *
개문산성 안에서 대기하고 있던 말린 왕국 사절단은 초조한 마음을 달래며 기다리고 있었다.
벌컥.
문이 열리며 개문산성을 맡고 있는 하일론이 들어섰다.
“지금 수도에서 울절께서 올 것이니 열제 폐하를 맞을 준비를 하시오.”
“지금 말이오?”
“그렇소, 빨리 채비를 갖추시오.”
하일론의 말에 말린 왕국의 비밀 사절단들이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수도가 그렇게 가까웠단 말인가?’
‘아닙니다. 상인들의 말로는 마차를 타고 닦여진 관도를 달려도 최소 육일은 걸린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찌…….’
‘아마도 텔레포트 진 같은 게 각 요소마다 설치 되어있는가 봅니다.’
‘그러한 진이 이곳에도 설치 되어있는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보다도 마법전력이 높은 것 같습니다.
귀엣말을 주고받는 그들의 모습에 하일론은 속으로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었다.
“울절께서 도착 하셨습니다!”
“오! 알았다. 그럼 준비하고 어서들 나오시오.”
“알겟습니다.”
하일론이 허둥지둥 밖으로 나가자 말린 왕국의 비밀 사절단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재빨리 준비하고 밖으로 나갔다.
사절단이 서둘러 나가자 성의 공터에 커다란 마법진을 그리고 있는 중년 마법사가 눈에 들어왔다.
‘허, 설치되어있는 텔레포트진이 아니라 직접 마법력만을 이용한 진입니다!’
‘그럼 다른 마법사들은 어디에 있는 거지?’
‘글쎄 말입니다.’
리셀 혼자 텔레포트진을 그리고 있는 모습에 궁금증을 표한 비밀 사절단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그러려니 하고 기다릴 뿐 이었다.
“에구, 다되었군.”
“고생하셨습니다. 리셀님.”
“허허, 하일론. 차려입으니 이제 제법 모양새가 나오.”
“쑥쓰럽사옵니다.”
하일론이 굽실거리는 모습에 말린 왕국 사절단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직위가 높은 이 같은데 왜 밑에 마법사들을 시키지 않고…….’
차마 물어보지는 못하고 궁금증만 키우는 그들이었다.
“이리와 서시오.”
“몇 명이 정원입니까?”
“저기 수레까지 몽땅 끌고 와 서시오.”
“네?”
대표인 듯한 사내가 반문하자, 리셀이 약간 귀찮은 얼굴러 손짓을 하며 다시 말했다.
“저기 수레와 사절단 인원들 모두 이곳에 서라는 말이오.”
“전부 말입니까?”
“몇 번을 말해야 하오.”
말린 왕국 사절단 인원들은 어리둥절해 하면서 그의 말대로 마법진 중앙에 서기 시작했다.
“여섯 대의 수레에 스무명이나 되는 인원들인데…….”
한쪽에서 믿기 어렵다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러나 리셀은 못들은 것인지 들은 체를 안 하는 것인지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그럼 이동하겠소.”
“자, 잠깐만 기다리십시오! 다른 마법사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리셀이 수인을 맺어가자 당황한 사절단 대표가 질문을 던졌지만 대답대신 주문의 영창이 울려 퍼졌다.
“헉!”
“아니!”
저마다 놀라버린 사절단들이 당황할 때에 리셀의 영창이 끝을 맺었다.
“텔레포트!”
“으아악!”
비명소리가 빛줄기에 묻히며 사라져갔다.
“거참 요란한 인간들일세.”
“그러게 말입니다요.”
혀를 차는 하일론과 병사들이었다.
우우웅!
빛줄기가 열제궁 앞 공터에 생성대면서 공기가 진동하는 소리를 만들어 내었다.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나와 있던 계웅삼이 서서히 빛줄기가 걷혀가자 앞으로 나서며 병사들에게 외쳤다.
“사절단이 도착한다. 모두 맞을 준비…….”
“으아아아아악!”
“끄아아아!”
“어머니!”
“……를 하도록.”
웅삼의 명령에 끼어든 것은 난데없는 비명소리였다.
빛줄기가 사라지고 그 형태를 온전히 되찾았음에도 이십여명의 사절단은 비명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에잉, 시끄러운 사람들이구먼.”
“아악!”
“…….”
귀가 울린다는 듯이 리셀이 투덜대며 진에서 걸어 나왔고, 웅삼은 비명을 지르고 있는 이십 여명의 사절단을 멀뚱히 바라보며 무어라 환영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저벅 저벅.
대전을 향하는 계웅삼과 말린 왕국의 사절단들 사이에는 침묵만이 존재했다.
‘믿을 수 없다!’
비밀 사절단의 대표로 온 말린 왕국의 헤일 솔론 백작은 아직도 얼이 빠진 얼굴로 패닉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 거리를 한번에, 그것도 홀로 텔레포트진을 운용하다니……. 듣지도 보지도 못한 괴사다.’
이들이 비명을 지른 것은 당연했다.
그 정도의 진을 운용하려면 4클래스 이상의 마법사가 최소 5명은 붙어야 가능했다.
거기에 육일에서 칠일을 말로 달려야 하는 거리라면 대여섯 번은 거치는 것이 정상이었다. 그것이 솔론 백작과 사절단들이 아는 상식 이었다.
간혹 제국에 존재하는 6클래스의 대법사들 만이 단독으로 네댓 명을 이동시킬 수 있고, 그마저도 다수의 마법사들이 운용하는 것처럼 대여섯 번은 반복시전 한다고 알고 있었다.
만약에 마나가 모자란다면 공간에서 육신이 찢겨져 도착지에 완전 고깃덩어리로 변해 흩어진다. 그렇게 알고 있는 그들을 그 많은 숫자를 단번에 그것도 홀로 이동을 시킨 마법사가 있었다는 사실은 단 한마디로만 표현이 가능했다.
“대, 대 마법사의 출현.”
솔론 백작의 뒤로 얼빠진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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