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112)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112화(112/246)
크릭스마리네의 이상한 영광 (4)
유고슬라비아와 이탈리아의 악연은 1차 대전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탈리아는 <고토 수복>을 목표로 저 끔찍한 대전쟁에 뛰어들었고, 오스트리아-헝가리와 처절한 전쟁을 치르며 엄청난 사상자를 냈지만.
‘니들 고토라는 곳에 이탈리아인 안 살잖아?’
우드로 윌슨의 민족자결주의 논리에 가로막혀 이탈리아가 원했던 땅 중 극히 일부만이 이탈리아령이 되었고, 나머지는 전부 유고슬라비아의 땅이 되었다.
남의 나라 황태자 쏴 죽여서 전쟁이나 일으킨 놈들이 하루아침에 땅부자가 된 것이다.
이 거국적 분노를 연료 삼아 집권한 무솔리니에게는 당연히 이탈리아의 땅과 영향력을 넓혀야 하는 크나큰 의무가 있었다.
그래서 오스트리아와 헝가리를 꼬붕으로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그래서 발칸반도의 작은 소국, 알바니아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나갔다.
당연한 말이지만.
두체의 이러한 노력은 고스란히 유럽의 전쟁 위기로 이어지고 있었다.
“유고슬라비아? 그게 나라인가? 기워놓은 누더기지?”
그리고 무솔리니는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
“세르비아 아래에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가 지배당하고 있고 하루아침에 남의 나라 국민이 된 알바니아인, 불가리아인들도 울부짖고 있다.
국왕 알렉산다르만 사라진다면 유고슬라비아라는 저 근본 없는 나라는 내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게 틀림없고, 프랑스가 독일에 발이 붙들린 지금! 우리 이탈리아는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고토를 수복할 수 있다!”
그리고 암살이 일어났다.
모든 것이 두체의 예상대로였고, 프랑스는 전쟁 위기라는 공포에 굴복했다.
프랑스 땅에서 남의 나라 국왕과 프랑스 외무장관이 암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 외무장관이 된 피에르 라발(Pierre Jean Marie Laval)은 단호하게 결단했다.
“무솔리니와의 평화를 이어나가는 게 훨씬 급한 일이다. 소국을 위해 전쟁을 일으키는 건 프랑스가 절대 고를 수 없는 선택지다.”
영국 또한 똑같았다.
“먼저 국왕을 잃은 유고슬라비아인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배후에 두체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엔 어떠한 근거도 없습니다. 우리 연합왕국은 두체 무솔리니가 성숙한 국제 사회의 구성원이며 이런 끔찍하며 광기 어린 짓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확신합니다!”
참으로 모범적인 두 강대국이었다. 원 역사에서 이들은 자신들이 독립을 보장했던 체코마저 팔아먹는다는 걸 감안하면 지극히 당연한 결말이었다.
물론 프랑스는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유고와 프랑스의 관계는 나락에 처박혔고, 프랑스가 꿈꾸던 ‘독일 포위망’은 소멸되었다.
하지만 무솔리니가 기대하던 유고 내전은 일어나지 않았고, 두체는 땅을 넓히지 못했다.
“그러니까.”
“예.”
“가만히 있었는데 유고의 왕이 암살당했고, 우리를 함께 견제하려던 프랑스-유고 관계가 파탄났고, 무솔리니는 안 그래도 0이었던 국제적 신뢰도가 지하까지 처박혔고, 오스트리아는 두체의 막가파 행각에 학을 떼서 우리 독일과 친해지고 싶어 하고, 영국도 꼬라지 보아하니 그냥 우리 독일과 1:1로 협의해서 자국의 이익만 챙기는 게 낫겠다고 견적 낼 듯하다?”
“바로 그렇습니다.”
“내가 착하게 살았더니 복을 다 받는군.”
– 착해? 누가? 네가?
아무것도 모른 채 침대에서 다리나 벅벅 긁고 있던 독일이야말로.
이 암살극의 영문 모를 승리자였던 셈이다.
***
영국은 독일을 견제하겠다는 의욕을 완전히 상실해버렸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본래 플랜 A였던 <프랑스 + 영국 + 이탈리아 + 그 외>로 이루어진 독일 레이드 파티 계획을 취소하고, <이탈리아와 독일의 결합 막기>라는 플랜 B에 돌입한 셈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베르사유 체제 수호 대신 자국의 온존으로 목표를 하향 조정하려는 움직임도 살짝 엿보이기 시작했다.
<영국과 친하게 지내자> 같은 망상은 쫓겨난 빌헬름도 했던 생각이고, 나는 전혀 그 전철을 되풀이할 생각이 없다.
영국의 ‘대륙 1위에게 로우킥 걷어차기’ 심보는 DNA 단위의 본능이다.
그리고 독일은 이미 덩치만으로도 1위다. 제1차 세계대전은 독일을 막으려면 모두가 다구리치는 방법밖에 없다는 걸 공식 인증해준 셈이고. 소련? 러시아가 병신인 것도 1차 대전 때 증명했잖아. 독일이 호랑이라면 소련은 바퀴벌레다. 두려움의 종류가 조금 다르다.
그렇지만.
그 경계심을 최대한 낮추려는 노력을 안 할 순 없잖은가?
“많은 영국인들은 제가 독재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전제 지도자인 줄 착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게 아니라고 부정하진 않겠습니다만, 거기에는 다 까닭이 있지요.”
“총통 각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영국 대사는 겉으로는 해맑게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개소리하고 있네, 독재가 독재지 되도 않은 포장질이나 하고 있기는.’ 같은 생각이나 하고 있을 게 뻔했다.
“민주적인 정부는 항상 표심에 따라 움직이게 됩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파행적이기 그지없는 바이마르 공화국이었습니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독일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민족주의적 정서로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기존 정권을 언급하자면, 그들은 폴란드와의 친선 우호 관계 수립이 독일의 국제적 입지에 매우 큰 영향을 주리라는 걸 알면서도 극한 대결 구도를 골랐습니다.”
하지만 나는 폴란드와의 관계를 정상화시켰다. 오직 나니까 가능한 일이다. 여지껏 나는 민족주의를 고취하면서도 동시에 정작 실제로 행동에 옮긴 일은 그와 반대였으니까.
생각해 보라. 나는 아가리로는 독일 민족 만만세, 모든 게르만이여 로젠바움주의의 이름으로 결집하자 라고 떠들어댔다.
하지만 내 입이 아닌 행동을 본다면?
나는 이탈리아와의 남티롤 문제를 현상유지로 뒀으며 폴란드와의 관계를 회복했고 반유대주의를 억누른 뒤 극렬 민족주의자들의 이마빡에 인두로 하켄크로이츠를 지져버려 다하우에 처넣었다.
여기까지의 암시를 못 알아먹으면 대영제국의 외교관이라 할 수 없다. 그는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옳고 그름을 아는 것과 이를 실제 정책으로 옮기는 것의 차이를 말씀하시는 것이로군요.”
“바로 그렇습니다. 물론 내가 민의를 무시해도 된다는 건 아닙니다. 국민들이 이 아르민 로젠바움을 신뢰하기 때문에 제가 더욱 장기적인 정책을 펼 수 있는 것입니다.”
나는 뒷말을 굳이 말하지 않았다.
‘독일의 팽창 욕구, 통일 욕구를 전함 몇 대로 억제할 수 있는데 이걸 안 봐줄 거야?’
“총통 각하께서 설파하시는 로젠바움주의는 결국 독일 주도의 게르만 일통을 부르짖지 않았습니까?”
“그야 뭐. 표 받자고 하는 이야기지요. 우리끼리니까 까놓고 말합시다. 나는 굉장히 다종다양한 복지정책을 펴고 있는데, 독일인 수백만이 대뜸 늘어나버리면 복지 예산이 순식간에 터져버립니다. 내가 무슨 수로 그걸 감당하겠습니까?”
무슨 수로 감당할까? 그러게.
“과연. 제가 반드시 내각과 총리에 각하의 뜻을 정확히 전달하겠습니다.”
“믿고 있겠습니다, 대사님.”
그리고 얼마 뒤.
노이라트 외무장관은 런던으로 건너가 독일 – 영국 해군조약에 서명했다.
***
영독 해군조약은 일종의··· 탈주 닌자 행위였다.
“으아아아!! 트롤 새끼들!!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 한 새끼도 독일 때려잡을 생각이 없네!! 집어치워 씨발것들아!!”
라는 절규가 바로 이 해군조약인 셈.
<영국은 독일의 재무장이 독일의 정당한 권리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다.>
<독일은 모든 함종의 군함을 건조, 보유할 권리를 가진다.>
이 두 조항으로, 독일은 완벽하게 자유로워졌다.
단순히 해군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조차 이제 베르사유 조약이 불쏘시개라는 걸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것이 이 조약의 쾌거였다.
베르사유 조약은 독일의 징병제도, 참모본부도, 공군도, 유보트도, 전함도, 독가스도, 전차도, 아무튼 거의 모든 것들의 보유를 금지하고 있다.
내가 재무장과 조약 파기를 선언했다 한들 타국은 언제든 ‘응 좆까 조약을 위반하다니 전쟁이다’라고 선언할 수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제 연합국의 주연이었던 영국이 인정했다.
독일의 족쇄가 모조리 풀려났다.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영국의 입에 던져줘야 한다.
<독일 해군의 주력함 총 톤수는 영국 해군의 주력함 총 톤수의 30%를 넘지 못한다.>
<독일 해군의 군함은 국제 해군 군축 조약을 존중한다.>
충분하다.
첫 번째 항목은 영국이 협상 테이블로 나온 알파이자 오메가.
옛날 카이저 시절처럼 미친 듯이 대양함대를 찍어내 영국의 해상 패권을 위협하는 것이 영국인들이 생각하는 최악의 악몽이니만큼, ‘절대 영국의 제해권을 침해할 생각 없음’이라고 인증마크를 찍는 것이다.
두 번째는 단적으로 말해 군축 조약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독일이 크고 아름다운 괴물, 야마토 같은 물건 뽑지 말란 뜻이다.
그런데 나··· 전함 만들 생각 없잖아? 내가 만들고 싶은 건 G-에펠탑인데?
어우, 나만 이득 본 것 같아서 이 일을 어쩌나. 너무 행복해.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영국의 동의를 받았으니, 이제 일본과의 협약을 마무리 지을 차례였다.
***
독일과 일본의 기술 제휴는 어디까지나 민간 분야에 국한되었다.
하지만 그 민간 회사가 로젠바움 그룹이라면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누가 보더라도 눈 가리고 아웅이지만, 그래서 어쩔 건데. 자유로운 민간 기업의 통상을 가리켜 정부 개입이라고 주장하려면 일단 동인도회사부터 하나씩 따져볼까?
“우선 일본제국의 전함 설계 중 키이(紀伊)급을 비롯한 최신 설계도를 모두 넘겨드리겠습니다. 그냥 저희 기술 인력들을 무제한적으로 투입해 드릴 테니 귀국 해군의 설계에 저희가 이를 뜯어보고 약점을 개량하는 형태로 가시죠.”
그리고 일본인들은 아직 태평양 전쟁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충분히 광기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리고 듣자 하니.
“이게 귀국의 전함 설계도입니까?”
“그렇습니다.”
“대체 이 비효율적인 배선은 무엇입니까? 이딴 끔찍한 배선을 했다간 무슨 참사가 일어날지 모르시겠습니까?”
“갑판이 이렇게 얇아서야 대낙각탄 몇 발이면 순식간에 황천으로 떠날 게 틀림없습니다.”
“대낙각탄도 그렇고, 항공 폭격에 취약해 보입니다.”
“아니, 북해는 태평양보다 훨씬 파도가 거칠다면서요? 이 설계도대로면 배가 아니라 유보트가 될 미래가 빤히 보이지 않습니까!”
“킷사마아아!!”
개같이 털렸다고 한다.
아주 탈탈.
내 입장에선 참으로 고마운 일이었다.
“레더 제독.”
“···예, 각하.”
“일본인들의 지적이 수용할 만합니까, 아니면 억지입니까?”
“그들의 통렬한 지적이 아니었다면 국민의 혈세로 만든 전함에 더욱 많은 개선점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겁니다.”
“이 정도로 우리 해군의 설계 능력이 기초부터 부실해졌을 줄이야. 그럼 전함뿐만 아니라 다른 군함도 저들의 조력이 필요하겠습니까?”
“예. 현재 많은 부분이 미비점을 드러내는 해군에 그들의 조력이 더해진다면 더 좋은 군함을 만들 수 있으리라 봅니다.”
레더가 고분고분해졌다.
그래. 전함 뽑아준다는데도 대가리 빳빳하게 치켜들고 있으면 내가 다하우에 처넣으려고 했거든.
이제 슬슬 본론을 꺼낼 시간이었다.
“해군이 설립한 위장 회사들은 해군이 필요한 기술을 흡수하는 역할도 하지만, 일본군이 우리의 기술을 흡수할 수 있도록 자문하는 역할도 충실히 해야 합니다. 로젠바움사의 직원들이 협력해 줄 겁니다.”
일본의 항공 기술력 강화.
이놈들이 더 좋은 항공기로 더 찰지게 진주만을 불태우기를 기대해봐도 될까?
일본에 약간의 기술력을 더 주입한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우리 일본제국은 영국과 미국의 태도가 평화와는 무척 상충된다는 뜻을 확고히 굳혔습니다.”
“저들에게 평화와 군축의 뜻은 없습니다. 오직 일본의 정당한 권리를 억압하려 할 뿐입니다!”
일본은 시원하게 군축 조약을 찢어버리고 독자적인 해군 건함을 선언했고, 태평양에서의 전운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에티오피아가 이탈리아군을 공격했다! 저놈들이 공격했다고!! 우리 이탈리아가 이러고도 반격하지 않는다면 어찌 참으리?”
에티오피아 위기를 일으켰다.
그 누구도 전쟁을 결심한 독재자를 막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