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125)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125화(125/246)
로젠바움의 해 (1)
바이에른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이 끝났다.
적당히 스포츠를 통한 인류 단합과 평화 같은 행복한 이야기 몇 토막을 떠든 뒤.
나는 곧장 군제 개혁을 선언했다.
“독일민족혁명공화국 총통은 민족혁명군 총사령관을 겸임한다.”
“국가원수의 군 통솔 권한을 국방부 장관이 대리한다. 국방부 장관에는 얄마르 샤흐트를 새로이 임명한다. 문민 정부를 보좌하기 위해 현존하는 독일 내 모든 군사조직과 준군사조직을 통합한 <합동참모본부>를 신설한다.”
“합동참모본부 의장에는 브라우히치를 임명하며 계급을 원수로 올린다. 또한 기존 육군참모총장이던 그를 육군총사령관으로 영전한다.”
“각 군의 로젠바움주의 정신무장을 강화하고 매국, 반역 등을 저지할 목적으로 새로이 <안보사령부>를 창설한다. 안보사령부 소속 안보장교들은 소속 부대를 감찰하고 장병들의 정훈 교육 등을 진행한다. 안보장교는 공화국 수비대에서 파견받아 별도의 훈련을 거쳐 보임한다.”
합참 신설.
정치장교 도입.
모델과 파울루스를 시베리아로 날려버리고 만슈타인을 한직에 처박았으며 프리치를 공화국 수비대로 전환시켰다.
프로이센 냄새 풀풀 나는 육군에 대한 장악이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나는 이제 합참을 만들어 육해공의 통합 전투 능력을 극대화할 요량이었다.
당연히 불만이 새어나왔다.
“샤흐트? 그 샤흐트?”
“그 사람이 왜 국방부 장관이지? 돈 만지던 사람이 왜?”
가장 먼저 국방부 장관 인선에 대한 불만.
“샤흐트 장관은 내가 생각했을 때 최고의 인선입니다. 군은 본질적으로 소비하는 집단. 그는 그동안 군에 부족했던 새로운 역량을 뒷받침해줄 겁니다.”
“하지만 각하. 아무리 문민통제라고 하더라도-”
“그래서 합참의장을 선배님에게 맡겼잖습니까? 이제 육군의 숙원 사업이던 해, 공군 통제까지 반쯤 성공했는데도 불만이십니까?”
“그건 아닙니다만···.”
“얼마 전까지 국가 경제 정책의 최고 수장이었던 사람을 국방부로 보냈습니다. 예산도 더 따내겠지요?”
“아.”
“그리고 샤흐트 장관은 군 조직의 효율적인 소비와 행정 업무에만 종사할 뿐, 실제 전쟁 또는 그에 준하는 전시 상황의 지휘는 총통인 내가 직접 할 겁니다.”
그제서야 군바리들은 납득했다.
일단은. 이놈들이 언제 얌전히 사람 말 듣는 거 본 사람?
“각하의 탁월한 지휘력에 소관,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다들 선배님이 도와줬다고 생각하잖습니까.”
“그게 아니라고 암만 말해도 다들 저보고 아부에 미친 놈이라고 수근댑니다.”
브라우히치는 은근히 토라진 듯 말했다. 그야 그렇겠지. 본 걸 사실대로 말해도 아첨의 극한에 이른 놈처럼 보일 테니까.
그렇지만 참아라. 원래 중간에 끼인 자리가 다 그래. 윗선에선 그것밖에 못 하냐고 쪼이고 아래에선 저놈은 적이라고 수근수근대고. 나도 고통 좀 받아봐서 알지. 그러고 보니 내 인생에 꽤나 큰 고통을 안겨주던 팔켄하인의 자식들은 살아 있나. 이제 군부의 장악이 끝났으니 한둘쯤 시범 케이스 삼아 다하우로 보내도-
– 멈춰.
농담이지. 농담.
– 농담 아니잖아!
아니. 생각해 봐. 팔켄하인의 자식이면 당연히 덜덜 떨면서 망명을 가는 게 정상이겠지. 그게 아니라 독일에 계속 남아 있다면 당연히 반-로젠바움 음모를 꾸미고 있거나 외국의 간첩이 되었다고 봐야 하지 않겠어?
– 미친놈. 미친놈···.
그렇지. 절대 내가 죄 없는 사람을 처벌할 리가 없잖아. 그러니까 음··· 백작을 불러야겠군. 빨리 수사를 지시해야겠어.
– 죄를 만들라는 지시로 들리는데.
“-각하?”
“음. 잠깐 생각 중이었습니다. ”
“그, 그렇군요.”
브라우히치가 나를 보는 눈빛이 수상하다. 예전엔 가끔 저 눈깔의 먹물을 쪽 빼고 싶단 생각도 들었었는데, 만슈타인의 ‘진짜’를 맛보고 나선 차라리 이게 낫단 생각으로 확 꺾였다. 무서운 만붕이 같으니. 멍청한 범석이 같으니. 적당히 초짜 티를 내야지 그걸 또 곧이곧대로 정석같이 겜을 하니까 다 뽀록이 나고.
– 그럼 거기서 져야 했냐! 졌으면 그건 그거대로 난리가 났을 텐데!
안 돼. 안 돼. 지금은 범붕이와 놀아줄 시간이 아니다. 일할 시간이지.
“저번 워게임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봐서 잘 아시겠지만, 내 군사력 증강 방향 요체는 이미 그 판에 다 담겨 있습니다. 강력한 기갑 전력. 그리고 적을 타격할 공군력.”
“신속한 기동의 대가로 당연히 포병 지원을 상실하게 되니, 그걸 공중에서의 폭격으로 갈음하신다는 계획 잘 보았습니다. 하지만 공중 폭격이 그만한 화력이 나오겠습니까?”
“물론. 내가 그렇게 만들 테니까.”
원 역사의 <슈투카>만 하더라도 일시적으로 유럽의 악마로 군림했었다.
현 시점에서 급강하폭격만큼 가장 정확성을 보장하는 폭격은 없을 터. 육군이든 해군이든 결국 급강하폭격기는 필수적이었다.
– 그 슈투카가 어떻게 몰락했는지도 알고 있겠지?
그건··· 시발, 미국에서 끝없이 항공기가 쏟아지면 슈투카가 아니라 슈투카 할애비가 와도 못 이겨. 내가 지금 당장 썬더볼트나 제트기라도 뽑아야 해? 응? 내가 지금 F-22 랩터를 뽑으면 영국이고 뭐고 다 찢는데 왜 고민을 하고 있을까?
“기갑 전력을 더 강화해야 합니다. 단순히 더 좋은 전차를 개발하는 게 능사가 아닙니다. 군마(軍馬)에 의지하는 수송 체계 자체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트럭의 비중을 높여 적진을 돌파할 기갑부대에 대한 신속한 보급을 가능케 해야 합니다.”
“하지만 각하. 말이 뜯어먹을 여물은 우리 독일에서 구할 수라도 있지, 이 이상 기계화와 차량화를 더욱 강력하게 걸었다간 기름의 소모량이 너무 커집니다.”
“그건 내가 어떻게든 벌충해야지. 석탄 액화 기술이든, 수입선 다변화든, 루마니아나 소련과의 관계 개선이든 뭐든. 그래도 기계화는 해야 해. 이 회사 꺼 저 회사 꺼 통일도 안 되고 난잡하게 온갖 차종을 굴리다간 무슨 지랄이 날지 뻔히 보이잖아? 일단 찍어내야 해.”
지난 대전쟁에서의 봉쇄는 거의 전국민적 PTSD가 되었다.
독일군 또한 여기에서 벗어나진 못했고, 사실상 자력갱생을 염두에 둔 전략을 짜고 있었다. 히틀러가 왜 그리 침략전쟁을 좋아했는지 알겠어.
“그럼 예산을 더 주십니까? 역시 샤흐트 장관을 국방부로 보낸 건-”
“그냥 주는 대로 받으세요, 좀. 내가 적게 주는 것도 아니잖아요.”
“20년 동안 폐가였던 집을 리모델링하는데 설마 한 푼 두 푼 들 거라 생각하신 건 아니죠? 원래 공사는 한 번 할 때 확실히 돈 퍼부어서 단기에 끝내야지, 차일피일 끌다간 오히려 더 크게 손해봅니다.”
마치 영업사원처럼 ‘지금 일단 크게 지르고 할부로 갚으세요!’를 떠들어대던 브라우히치는 내가 손을 몇 번 휘저은 후에야 예산, 예사아아안을 떠들며 사라졌다.
브라우히치가 물러난 뒤엔 회의 시간.
나는 내각 인사들을 힐끗 바라보았다.
“다들 알겠지만, 이제 급한 불은 껐으니 샤흐트 장관을 국방부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알겠습니다.”
“오일러는?”
“바이에른에 있습니다.”
“빨리 돌아오라고 하십쇼. 하계 베를린 올림픽 준비는 오일러와 괴벨스에게 맡기겠습니다.”
베를린 올림픽이 몇 달 남지 않았다.
이미 괴벨스는 물 만난 고기처럼 신명나게 날뛰며 베를린 올림픽 준비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 오일러가 언급되자 그가 미어캣처럼 쫑긋거리더니 나를 바라보았다.
“가, 각하.”
“음?”
“혹시 제 준비에 뭔가 미흡한 부분이 있었습니까? 저는 완벽한 올림픽을 위해 제 목숨마저 바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이번 1936 올림픽을 기점으로 1936년은 로젠바움주의의 해가 될 것입니다. 제가 그렇게 만들 것입니다. 그러니 부디-”
“조용히 해. 요제프 바우어.”
“닥치시오. 헤르만 마이어.”
“여기가 너희들 놀이터인 줄 아나! 조용히들 해!”
머리 아프다. 독일유치원 햇님반 같으니.
“전 세계의 관광객들에게 독일을 선보이려면 교통을 더욱 가다듬어야 하지 않겠소. 베를린만 보고 끝이 아니라, 그들이 가장 깊숙한 심산유곡 모든 곳까지 구경하고 돌아갔으면 하는 게 내 뜻이오.”
그래야 그 핑계로 토건 크게 일으키고 도로와 철도를 닦지. 평시고 전시고를 막론하고 물류와 물동량은 국가의 대동맥이다.
“육로 운송을 강화하기 위해 트럭과 버스를 대규모로 발주하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발주라 함은 국가 예산으로 사들인단 말씀이신데-”
“국가가 대규모로 발주해 규모의 경제를 실천하고, 이를 기업이나 개인사업자에게 불하하고 대신 렌탈비를 받는 형태는 어떻겠소?”
“으음···.”
어차피 척하면 척이다.
당연히 저렇게 되면 전시 징발이 훨씬 편하고, 정말 급하면 운전수까지 원 플러스 원으로 잡아올 수 있다. 그야말로 도랑 치고 가재 잡는 이득.
원 역사의 나치 정권은 국민차라는 이름하에 ‘적금 넣어서 폭스바겐 비틀 받자!’ 캠페인을 벌였지만, 제대로 차량을 나눠주기 전에 전쟁이 일어났고 국민들의 피땀이 담긴 적금은 고스란히 전쟁비용으로 날아갔다. 비틀? 구경도 못 했을걸?
그런 뻘짓을 해서 지지도를 깎아먹느니, 차라리 대놓고 전시에 전용할 수 있는 이 방책이 더 낫지.
– 그래서 나치 같은 짓은 안 하겠단 거냐?
당연하지. 나라 이름으로 왜 해.
나는 로젠바움사 이름으로 할 거다. 자회사 하나 파서 그 명의로 할부 행사 진행하고, 나중에 수틀리면 회사 파산시키든가 하지 뭐.
– 쓰레기. 압도적인 쓰레기. 방사성 쓰레기···.
왜 그래 새삼스럽게. 어차피 그 지경까지 갔으면 로젠바움 그룹이고 나발이고 전부 좆됐다는 뜻이니까 아무 망설임도 없다.
열의에 불타는 괴벨스를 적당히 달랜 뒤.
베를린 올림픽을 비공식적 다자 정상회담의 장으로 만드는 건에 대해 노이라트와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경제 성장률에 대한 보고와 점점 차오르는 채권들, MEFO 채권과 미국에서 퍼오는 막대한 자금 등에 관해 논의하고.
거기에 교육과정에 로젠바움주의 사상교육을 넣네 마네로 장관이라는 놈들끼리 서로 싸우는 걸 팝콘 튀기며 구경하고, 괴링이 볼멘소리를 하는 걸 들어주고, 영국이 자유무역협정을 비공식으로 제안했는데 독소조항을 잔뜩 처바른 참으로 영국맛 가득한 물건이라는 저주와 욕설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폴란드 정부 내에서 독일과의 자유무역협정에 관해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단 이야기를 조금 귀담아 듣고.
독재란 건 정말 피곤하구만. 왜 다들 오래 못 사는지 알겠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스페인에 대한 비공식 조사를 더욱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슬슬 스페인 내전이 다가오고 있으니··· 준비를 해야겠지.
내가 현재 고민 중인 인사들은 크게 둘.
무솔리니.
그리고 스탈린.
독일군이 비공식적으로 참전하려면 저 두 사람과의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도 뛰어드는 자체는 문제가 없겠지만, 이번 내전에서 이득을 보려면 어지간하면 서로 짜웅하고 들어가야지.
영국과 프랑스가 팔짱 끼고 관망하는 동안.
싹수 노란 독재 국가들은 아주 골수까지 스페인을 짜먹는 거다. 달달하지 않겠나?
나는 밤새도록 이런저런 서류에 도장을 찍고.
잠에 들었다.
***
1936년 2월 26일의 새벽.
“당신. 당신. 일어나 보세요.”
“끅, 5분만. 5분만 더.”
“빨리요. 슈미트 씨가 찾아왔어요.”
이제 막 수탉이 꼬끼오 소리를 내야 할 시간에, 슈미트가 내 집 대문을 두드렸다.
“각하. 각하!”
“으음. 이 새벽부터 무슨 일인가. 급한 건인가?”
“일본에서 정변이 일어났습니다. 쿠데타입니다.”
마리아가 슬그머니 얼굴을 내밀더니 세숫물을 내밀었다.
나는 얼른 찬물을 대강 묻혀 정신을 차리고 슈미트를 바라봤다.
“노이라트는?”
“긴급회의에 들어갔습니다. 외무부의 의견을 취합해 곧 이곳으로 올 겁니다.”
“내각을 소집해. 합참도 참석시켜. 또 알아야 할 사항은?”
“그것이···.”
슈미트가 본인도 자신이 없다는 듯 떨떠름하게 입을 열었다.
“미확인된 정보이긴 하지만, 정변을 일으킨 자들이 로젠바움주의를 내세웠다고 합니다.”
“그건 또 무슨 개소리야?”
내가 선교사를 보낸 적은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