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136)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136화(136/246)
자존심 강한… 시즌2 (1)
일본제국은 위기에 처해 있었다.
아주 간단한 이야기다.
대공황으로 경제는 폭망해버렸다.
만주사변을 일으킨 탓에 외교적으로도 고립되었다.
출세할 길이 막혔다고 생각한 이들은 나라를 엎어버리고 싶었다.
내우외환.
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2의 유신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이들은 전국 각지에 널리고 또 널렸다.
그리고 조선의 분위기 또한 극도로 뒤숭숭했다.
“조선남아 손기정과 남승룡이 올림픽 제전에 나아가 조선인이 여기 있음을 부르짖으니 세계 만민이 감동하였다!”
“손기정이 독일의 로젠바움 총통을 만나 조선독립을 청원하였더니 총통이 조선민족의 우수함과 그 용기에 대해 경탄했다더라!”
“대한 독립 만세!! 조선 만세!!”
일장기 말소 사건은 어디까지나 트리거에 불과했다.
결국 핵심은 의자 뺏기 게임.
새로운 파벌이 권력을 점하고 더 많은 자리를 확보하려면 기존에 앉아 있던 놈들을 밀어내야 한다.
그런데, 그냥 자리가 더 늘어나면 싸울 일도 없지 않은가?
“조선인에게 자치를 주자고?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리야. 내지에만 앉아 있어서 조선 통치에 대해 잘 모르나본데, 조선 놈들은 나라를 다스릴 역량이 없다니까!”
“총독 각하. 중요한 것은 그런 게 아닙니다.”
“그러면!”
“조선인들에게 이름뿐인 자치를 허하고 그 대신 그들을 군문에 들이면, 대체 사단장 자리가 몇 개가 늘어나고 그들을 통괄할 조선 총독의 권한이 얼마나 더 막강해지겠습니까?”
“조선인들은 기골이 장대하니, 내지인들이 올바르게 이끌기만 한다면 일개 병졸로서는 충분히 그 역할을 다할 수 있겠지.”
만주사변이 일어나고 관동군이 대두되면서 조선주차군은 후방 뒷짐 지는 역할로 점차 축소되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조선 자치 정부의 군대를 모두 조선총독과 조선주차군이 통제하게 된다면?
“내지에서는 장개석 토벌을 원하는가?”
“그렇습니다. 가짜 로젠바움주의자 장개석을 응징해 올바른 길로 훈도한다면 진실로 대동아의 공영이 이루어지리라 믿고 있습니다.”
군인들이 가장 바라는 게 무엇인가?
제 밑의 부하들 대가리 숫자가 늘어나길 바라고, 군공 세울 전쟁이 있기를 바란다.
이건 못 먹어도 고였다.
그 결과.
올림픽 이후 나날이 일본에 대한 적개심을 키워나가던 조선인들에게 총독 명의의 새로운 선언이 발표되었다.
[일찍이 일본제국은 아시아 유일의 선도민족으로서 아시아의 자주 공영과 발전, 개화를 위해 앞장서왔으며, 조선 민족은 지도편달받는 학생으로서 수십 년을 임해 왔다.금번 올림픽을 계기로 천황 폐하께서는 조선인들의 진보에 대해 대단히 흡족히 여기셨기에, 그대들의 자치를 허해 다시 한번 내선 우호의 크나큰 전진을 실천하고자 하는 바이다.
앞으로 30년간 황국은 조선이 선도민족이 될 수 있도록 더욱더 조력과 가르침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그때가 되면 비로소 조선 또한 아시아의 자주 독립국으로 번듯이 설 수 있으리라.
아! 하지만 천황 폐하의 지극한 성총을 받은 조선과 달리, 저 중원 땅의 무수한 소수민족들은 지나인의 흉폭한 성정에 휘말려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 개화된 민족의 의무는 마땅히 타 민족을 이끌어나감에 있으니, 조선민족 또한 민족해방의 성전에 뛰어듦으로써 그들의 책무를 다하여야만-]
“지금 이게 무슨 소리야?”
“자치라고? 그럼 독립시켜준단 소린가?”
“30년이라니! 식민 통치를 30년이나 더 하겠다고?”
“하지만··· 30년 뒤에 풀어준다고 천황의 이름을 걸고 선언했으니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면 될 일 아니오?”
조선팔도는 발칵 뒤집혔다.
총독부는 그대로 존재했고, 조선인의 민의를 수렴한답시고 중추원을 의회 비스무리한 기관으로 격상시켜 친일파 놈들이 의원입네 거들먹거리는 꼴까지 보이니 실상 달라진 건 별로 없어 보였다.
하지만.
“호외요 호외!! 이왕 전하께서 귀국하십니다!!”
“창덕궁으로 이왕 전하께서 돌아오십니다!”
뭔가 바뀐다는 느낌은 들고 있었고.
조선의 여론은 말 그대로 두 쪽으로 갈라져 무시무시하게 대립하기 시작했다.
“당장 저 괴뢰 주구 이은의 머리통을 날려버려 조선인이 개좆같은 거짓 독립 놀음에 현혹되지 않는다는 걸 세계만방에 고합시다.”
“이건 음모입니다! 조선인을 중국과 상잔시키려는 지독한 음모예요!”
“당장 장 대인께 조선인의 진의가 일본에 부역하는 데 있지 않음을 말해야 합니다. 놈들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장개석은 잔뜩 몸이 달아 있었다.
‘일본 놈들이 이토록 당당하게 전쟁을 준비하다니. 미쳐버린 건가?’
외교관이랍시고 온 놈들은 대놓고 <모든 경제적 권리를 내놓고 일본에게 골수까지 짜먹힌다면 살려드리겠습니다>를 기나긴 외교적 수사를 붙여 떠들어대고 있었고, 거절하면 전쟁이라는 속셈을 숨기지도 않았다.
하지만 우습게도.
저토록 대놓고 중국을 처먹겠다고 날뛰니 장개석으로서는 서구 열강의 개입을 기대해봄직했다.
“빨리 각국 대사관에 들러 일본인들의 야욕을 알리고 지원을 요청하시오! 저 빌어먹을 놈들이 중국을 정복하겠다고 날뛰면 그놈들의 이권 또한 침해당할 테니 반드시 개입할 게 분명해!”
“하, 하지만···.”
놀랍게도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
“어째서···?”
열강이 극동에 관심을 가지기엔.
당장 유럽부터 다시 난장판이 되고 있었다.
***
1936년 베를린 올림픽으로 독일에는 외국인이 말 그대로 홍수라도 난 것처럼 콸콸 쏟아져 들어왔다.
“저기 봐. 저게 그 브란덴부르크 문이래.”
“오늘은 티어가르텐 가보자!”
그리고 21세기 귀신은 비록 군바리라 세상물정엔 어두웠지만, 그래도 기본은 알고 있었다.
관광은 돈이 된다.
그리고 독재 정권은 대개 외부의 인정 욕구에 굶주려 있다.
“독일 관광청이 주관하는 여행객 여러분들을 위한 파격 행사!”
“지금 이 로젠바움-티켓을 구매하시는 여행객 분들은 파격적인 철도 할인 혜택과! 숙박 바우처가 함께!!”
“버스 투어!! 포츠담 당일치기 버스 투어 있습니다! 오직 본 관광청을 통한 버스 투어 참여자에게만!! 옛 카이저의 궁전 관람 기회가 주어집니다! 일생에 두 번 다시 없을 놀라운 기회!”
올림픽 특수.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였겠지만 나갈 땐 지갑을 홀쭉하게 비워야만 한다는 실로 무시무시한 이 아이디어는 말 그대로 독일 전역으로 관광객들을 흩뿌리며 어마어마한 경제적 효과를 발생시켰다.
“온 나라에 총통 찬양이랑 당 선전문구가 가득하네.”
“화장실 휴지에도 박아놨더라. 독한 놈들.”
“잘생겼으니 망정이지 못생겼으면 시각 공해가 따로 없었겠어.”
물론 대부분의 관광객은 아무리 로젠바움주의 프로파간다에 노출된다고 한들 갑자기 세뇌당하거나 하진 않았다.
그러나 가랑비에 옷 젖는 법.
“그래도 독일 살린 거 하나는 맞잖아?”
“저런 대통령이 나와서 시끄러운 놈들 다 때려잡고 경제 살렸으면 찬양할 만도 하지.”
“부럽구만.”
“그래서 로젠바움주의가 뭔데 저 난린데?”
상당수 사람들은 희망과 열정으로 가득한 독일을 보며 ‘우리나라는 몰라도 독일엔 저 로젠바움주의라는 게 알맞았나 보다’라고 무심코 여기게 되었다.
그리고 그중 일부는 ‘우리나라에도 저런 지도자 없나’라고 한 발 더 나아간 생각도 종종 하게 되었다.
그리고 소수의 사람들은 온 사방에 가득한 선전물이나 배포용 소책자, 거저나 다름없는 가격에 살 수 있는 로젠바움주의 서적을 읽으며 조금 더 이 기묘한 이념에 대해 알아보고자 했다.
로젠바움 정권이 원하던 그대로였다.
그리고 이들이 의도했던 바는 하나 더 있었다.
“관광객 여러분! 독일까지 오셨는데 그냥 가시렵니까? 세계 최고의 관광지! 프라하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프라하··· 는 체코 땅이잖아요?”
“독일과 체코는 세계 최초로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나라입니다! 자, 체코 관광 어떠십니까? 지금이라면 단 10분만 투자하면 체코로 가는 길이 열립니다!”
체코슬로바키아는 공업으로도 유명하지만.
세계 전역을 통틀어서도 이름난 관광 대국이기도 하다. 프라하라는 글자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었으니.
“독일 오실 때 발급받은 여권과 비자! 그리고 이 신청서만 작성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들은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
베를린에서 침대칸을 끊고 프라하행 열차를 탔는데.
어떠한 검문도 입국심사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게··· 말이 돼?”
“당연히 말이 됩니다! 이것이 자유무역이니까요!”
프라하의 문이 활짝 열렸다.
저 머나먼 곳에서부터 독일까지 온 관광객들, 특히 미국 같은 곳의 관광객들은 주저 없이 프라하행 열차에 올라탔고 독일과 체코 사이 국경이 없는 것 같은 착시현상에 시달렸다.
올림픽이 끝났음에도, 오히려 독일 관광이나 올림픽 관람을 끝낸 사람들이 삼삼오오 체코로 몰리면서 바야흐로 프라하는 역대급 관광 특수를 맞이했다.
“이게··· 자유무역협정인가.”
“믿을 수가 없네요. 이런 날이 오다니.”
“우리나라는 이런 거 못 하나?”
물론 21세기 EU의 시대가 와서야 가능해진 일이 1936년에 단숨에 뚝딱 될 리는 없다.
올림픽 관광 목적으로 비자를 발급받은 이. 그중에서도 사전에 협의해 독일로 파견 나온 체코 공무원들이 상주하면서 관련 절차를 처리했기에 이 기적 같은 일이 가능했다.
체코 정부는 ‘주권 없는 나라로 보일 위험성’과 ‘기대되는 막대한 관광객의 단꿀’을 저울질한 끝에 후자를 선택했고, 리스크 가득한 선택지를 고른 대가는 잭팟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세상엔 상상도 못 한 나비효과라는 게 존재하는 법.
“씨발.”
베를린을 거쳐 프라하에 무정차 프리패스 입국을 맛본 이들 중, 분노나 허탈감 같은 감정을 느끼는 이들도 있었다.
“우리는 같은 민족인데 독일 입국하려면 심사받아야 하고, 체코 놈들은 슬라브족인데 이게 뭐야?”
“돌푸스는 뭐 하고 있는 거지? 프라하에 오는 사람들 중 절반, 아니 반의반만이라도 빈에 오면 대체 경제가 얼마나 살아나겠어?”
“돌푸스 그 새낀 제 자리 지키기에 급급한데 그 새끼가 자유무역협정? 하이고, 꿈 깨라. 그 개자식은 마시멜로이니 구두굽 핥는다고 바빠요.”
올림픽 기간 한정 무정차 입국 쇼를 맛본 오스트리아인들의 분노.
그리고 오스트리아 언론이 이를 소재로 떠들기 시작하며, 오스트리아 정국은 다시금 요동치기 시작했다.
“일자리를 내놔라!!”
“독일은 저렇게 잘사는데 우린 대체 이게 뭐냐!!”
“돌푸스는 야당 탄압을 중지하라!”
“로젠바움 만세!! 로젠바움주의 만만세!!”
“통일! 게르만족의 통일! 우리는 하나가 되길 원한다!!”
1936년 9월 말.
오스트리아에서는 대대적인 반정부, 반독재 시위가 터져나왔다.
그들은 분노했다.
고작 몇 년 전인 1931년, 오스트리아는 독일과 관세동맹을 체결하기 일 보 직전까지 갔었다.
그때 그걸 맹렬히 비난하며 파토낸 일등공신이 프랑스였고, 그다음으로 격렬하게 반대했던 놈들이 바로 체코슬로바키아였다.
그런 체코 놈들이 인제 와서 관세동맹보다 더 달달해 보이는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고 꿀이란 꿀은 다 빨아?
원래 사람은 내 것이라고 생각했던 걸 빼앗겼을 때 가장 분노하는 법.
돌푸스 독재 정권의 억압은 오히려 이들의 반발심을 불태우는 연료가 되었고, 하루가 멀다 하고 비엔나에서는 기마경찰의 말발굽 소리와 총성이 줄을 이었다.
“오스트리아 정국 혼란엔 외세의 개입이 있는 게 아닌가? 만약 그렇다면, 정의를 실현하고 억압당하는 오스트리아 국민들을 위해 이탈리아가 도울 용의가 있다.”
“독일-오스트리아 결합은 베르사유 조약과 생제르맹 조약 위반입니다. 프랑스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스트리아의 독재자 돌푸스는 다시 한번 독일로 가 위기를 타개하고 싶었다.
그는 저번 올림픽 기간 중 독일에 갔으나, 로젠바움 총통과 일대일 대면은 성사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노이라트 외무 장관으로부터 ‘독일은 오스트리아의 주권을 존중함’이라는 약속을 받아냈으니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여겼던 터.
‘독일 정부가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한마디만 해준다면!’
이것이 돌푸스가 원하는 바였지만.
“각하. 두체께서는 각하께서 로마보다 베를린을 훨씬 더 자주 방문하시는 것에 대해 약간의 서운함을 표하셨습니다.”
이탈리아 대사는 뻔뻔스럽게 찾아와 공갈을 쳤고, 프랑스 놈들까지 은근히 이탈리아에 동조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리고 10월 초.
독일은 조용히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는 외세에 의해 오스트리아 동포들이 고통을 겪는 모습을 차마 바라만 보고 있기 힘듭니다. 오스트리아인들은 스스로의 미래를 결정할 권리가 있습니다.”
다음 날.
이탈리아군은 오스트리아 국경 근방, 알프스에서 군사 훈련을 개시했다.
또다시 전쟁 위기가 시작되었다.
시즌··· 아무튼 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