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137)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137화(137/246)
자존심 강한… 시즌2 (2)
독재 정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독재자의 의지.
오직 단 한 명에게 모든 힘이 집중되어 있는 만큼, 그 아래에서 일하는 부하들은 필연적으로 정책의 옳고 그름이나 타당성, 민의 수렴보다는 독재자의 심기를 헤아리는 데 더 열중하며··· 실제로 그것이 더 수명연장과 출세에도 도움이 된다.
그런 점에서는 독일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었다.
아르민 또한 이 부분을 크게 염려했고, 권력을 잡은 뒤 오히려 그는 사적인 친분을 자제하고 최대한 공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위에 정책이 있다면 아래엔 대책이 있다고 하던가?
‘로젠바움 총통과 얼마나 사적으로 친하냐’는 곧 하나의 훈장이자 권력의 지표가 되었고, 그가 공적인 태도 대신 사적으로 살갑게 맞이한다는 사실 자체가 과시할 거리가 되었다.
이 ‘친분 서열’로 따졌을 때 가장 꼭대기에 있는 자들은 당연히 총통조차 공손한 태도를 보이는 로젠바움사 원년 멤버들, 일명 헛간파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하나둘 나이가 들어 묫자리에 들어가거나 은퇴했고, 마지막으로 현역으로 뛰고 있는 이는 이제 오일러 장관 정도에 불과했다.
이들을 제외하고 실질적인 친분 서열 1위는 항상 그림자처럼 옆에 붙어다니는 비서실장 콘라드 슈미트.
“그 친구가 참 사람이 진국이지.”
“독해. 참 독해. 내가 봤을 땐 거의 성인(聖人)이야. 슈미트 말고 다른 이상한 잡놈이 문고리 권력 붙들고 설쳤다고 생각해 봐. 난리 났을걸?”
하지만 슈미트는 자신의 권력 확대는커녕 사실상 관저에서 숙식할 정도로 지독하게 본인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을 꺼렸고, ‘나는 총통의 뜻을 대행할 뿐 내겐 어떠한 생각도 없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다녔다.
그다음으로는 당연히.
“바로 이 몸이지.”
“나야말로 각하의 은혜를 입은 몸인데 나 아닐까?”
“나는 각하의 집에서 한솥밥을 먹었는데 쯧쯧. 용쓴다 용써.”
브라우히치와 괴벨스, 그리고 괴링이 총통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쓰리톱이었다.
학교 선후배 사이라는 점을 자랑하는 브라우히치로 말할 것 같으면 ‘밤새도록 술 처먹다가 총통의 뺨을 갈기고도 살아남은 남자’라는 괴담이 떠돌았다.
이 루머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은 무척 많았고, 브라우히치는 그 건에 관한 질문만 들으면 손사래를 치며 ‘그런 일은 없었다!’라고 빼액 고함을 질러대 오히려 진위여부에 신빙성을 더해주었다.
괴벨스는 루머가 아니라 그냥 사실이었다.
“야!! 파울 요제프 괴벨스!! 이 개- 새끼야! 니가 사람이야? 응? 니가 짐승이지 사람 새끼냐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각하! 한 번만 봐주십시오! 제가 잠깐 홀렸습니다. 그 여자가 저를 유혹해서 그만-”
“바람을 피워? 니 조강지처 내팽개치고 아주 질펀하게 놀아나? 야! 먹여주고 재워주고, 걷어차일 뻔한 거 사람 보내고 편지 보내고 쌩지랄을 다 해서 결혼까지 도와줬더니 내 면상에 똥칠을 해! 너 오늘 내 손에 뒈져봐라. 야!!”
대성통곡하며 총통 관저에서 나오는 괴벨스 부인을 본 사람은 너무나 많았고, 집무실에서 피를 철철 흘리며 기어나온 그를 본 사람은 훨씬 더 많았다.
하지만 저러고도 살아남았다.
괴벨스는 저 난리가 났음에도 오히려 베를린 올림픽 준비를 맡아 훌륭히 일을 해냈고, 그는 이마빡에 난 상처를 ‘총통 각하께서 베푼 총애를 보여주는 성흔’이라며 자랑까지 해댔다.
헤르만 괴링은 굳이 따지자면 이 두 사람의 설레발을 보며 지그시 미소만 짓는 유형에 속했다.
“그 사람들이야 그런 거라도 자랑해야 뭐라도 있는 거고, 나는 내 인생, 내 목숨을 각하께 바쳤는데 내 삶의 궤적이 곧 각하의 궤적 아니겠나?”
“역시!”
“이것만 명심들 하게. 각하께서 편히 대하다가 어느 날부터 선을 긋고 다시 공대하기 시작한다? 당장 살려달라고 무릎부터 꿇게. 아니면 슈미트 그 친구한테 가서 목숨만 구명해 달라고 매달리든가.”
“비서실장 말씀이십니까?”
“당연히 내 한마디가 최고의 명약이긴 한데, 나는 베를린에 자주 없잖나? 좆됐다 싶으면 그냥 비서실 가서 눈물부터 뿌려. 그 친구가 마음이 여려서 누가 죽거나 다하우 끌려가는 건 일단 말리고 봐.”
“영부인께 읍소하는 건 어떤지요?”
“그거 하면 죽어. 절대 하지 마.”
괴링은 정색했다.
“총통의 가족을 건드릴 바에야 그냥 아가리에 권총 넣고 쏴. 공화국 수비대 만나고 끝날 일, 슈타지 갈 일로 키우지 말고.”
첫째를 시베리아에 보내더니 둘째는 극동으로 보내버렸다.
결코 후계 구도에 잡음을 내지 않겠다, 혈족이 국정에 개입하는 일은 반드시 차단하겠다는 그 강철 같은 의지를 거스르려는 순간··· 빠르든 늦든 비참한 최후가 기다리고 있었다.
커피를 입에 털어넣던 괴링은 문득 한 사람이 떠올랐다.
“리벤트로프 그 친구, 무슨 일 있나?”
“요즘 절정가도잖습니까. 조만간 외무부 장관 자리도 자기 거라고 떠들고 다니던데.”
“쯧쯧.”
커피가 참 따스했지만, 어째 얼음장을 삼키는 것처럼 몸서리가 쳐졌다.
“그러다 죽지. 옆에서 누가 좀 말려야 할 텐데.”
***
솔직해지자.
오스트리아 문제에 휘말리는 건 내 의도가 아니었다.
나의 거대하고도 아름다운 대계에 따르면, 오스트리아는 지금 상태 그대로를 유지하며 적절한 간보기 모드를 수행해야만 한다.
어차피 답은 나와 있다.
이 나약한 패배민족 게르만이 정신나간 미대 입시 실패자 칫솔수염 대신 위대한 영도자 아르민 로젠바움을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에서 패했다면, 그건 이놈들이 그냥 답이 없단 뜻이다. 오스트리아 같은 작은 나라 하나 안 먹었다고 해서 바뀔 미래가 아니다.
반면, 내가 승리한다면?
프랑스를 노예로 삼은 시점에서 어차피 나는 유럽의 지배자, 나폴레옹을 뛰어넘어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와 비슷하거나 더 윗 레벨에서 놀게 된다. 그때 가서 오스트리아를 합병하든 괴뢰화하든 거수기로 삼든 내 마음이다.
그러니 오스트리아는 현상 유지가 가장 좋다.
하지만 세상일이라는 게 어디 그렇게 쉽게 되던가.
“올림픽 특수를 맛보는 체코를 보고 저 난리가 났다고?”
“정확히는 그동안 돌푸스 독재정권에 쌓여 있던 불만이 올림픽을 기화로 터져나왔다고 봐야 할 듯합니다.”
“돌푸스는?”
“살려달라고 연일 난립니다.”
“각하. 명령만 내리시면 지하에서 은인자중하고 있는 오스트리아 민족혁명당원들이 일제히 궐기해 돌푸스를 걸레쪼가리로 만들어버리고 단숨에 대독일의 통일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당신 미쳤어?”
“각하의 웅대한 뜻도 모르는 어리석은 놈! 이러니까 외무부가 반로젠바움주의자로 가득하단 소리나 듣지!”
“조용히 하세요.”
얼굴을 딱딱하게 굳힌 노이라트와, 제 충심을 표현 못 해 안달이 난 듯한 리벤트로프를 보고 있던 아르민이 한 손을 슬며시 들어 올렸다.
“리벤트로프 씨.”
“예, 각하!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지금 당장 각하께서 거두어주기만을 애타게 바라고 있는 저 오스트리아의 우리 동포들을-”
“그만 설치세요.”
리벤트로프의 입이 합죽이가 되었다.
아르민의 손이 재떨이로 향하는 듯하다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커피잔으로 향했다. 리벤트로프는 안도했다.
“언제부터 당신이 외무부 장관이 되었습니까? 아니, 당신이 총통입니까?”
“아닙니다. 아닙니다. 각하. 살려만 주십시오. 제가 각하의 심기를 거슬렀습니다. 각하!!”
“언제부터 우리나라에 내 뜻을 멋대로 곡해하고, 자신만이 꼭 내 심중의 대계를 이해한 듯 설치고, 타 부처에 관여하는 게 정당화되었습니까?”
“저, 저는.”
“당신은 부외자였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습니다. 아시겠어요? 결코 국가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닌 백채널이었기 때문에 외무부와는 다른 당신만의 가치가 존재했던 겁니다. 어째서 당신이 정부부처가 아니라 민족혁명당 소속인지 이해를 못 하십니까? 아니면 이해했음에도 일부러 그렇게 행동하신 겁니까?”
리벤트로프는 대답도 하지 못한 채 축축한 걸레처럼 땀을 후두두 쏟아냈다.
“당신의 대체자는 많습니다, 리벤트로프 씨.”
“예, 옙.”
“런던으로 가서 영국인들에게 우리의 의도를 설명하십시오.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전쟁 위협을 가하고 있고, 독일은 결코 오스트리아와의 통일을 원하지 않지만 자꾸 민족주의 정서가 자극당하면 우리가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다. 똑바로 설명하고 영국의 지지를 받아내세요.”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각하.”
“가세요. 당장.”
리벤트로프는 반쯤 네 발로 기다시피 하며 집무실을 나섰다.
“장관님.”
“예, 각하.”
“아직 외무부에 대한 제 믿음은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노이라트의 귀에는 ‘아직’이라는 말만이 메아리쳤다.
“각하의 의도를 알려주시면 저희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돌푸스를 우리 편으로 만들 수 있을 듯합니까?”
“어렵지만 불가능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를 그 자리에 계속 두는 것보단, 우리의 뜻을 따르는 새 지도자를 옹립하는 편이 오스트리아인들의 민심을 수습하는 데 유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탈리아의 후원으로 집권한 돌푸스를 우리 편으로 매수하는 것보다는, 그냥 개차반이 된 현 상황에 대한 죄를 모조리 돌푸스에게 떠넘기고 우리 말 잘 듣는 새 친구를 앉히자. 전문가다운 소견이었다.
딱 하나만 뺀다면.
“무솔리니가 그걸 가만히 지켜보고 있겠습니까?”
“돌푸스가 우리 편에 붙는다고 해서 무솔리니가 가만히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입니다만··· 이탈리아는 우리가 포기하는 것 외의 다른 모든 선택지를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도 그렇군요.”
그 뒤, 다른 각료들과 군부에서도 사람이 하나둘 도착하자 회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합참의장.”
“예, 각하.”
“만약 오스트리아에서 이탈리아군과 충돌한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
“오스트리아가 누구 편을 드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입니다.”
본인의 전공분야인 전쟁 이야기가 나오자 브라우히치는 즉답했다.
“우리와 오스트리아가 함께 알프스를 건너는 침략자 이탈리아군을 막는다면 낙승이고, 이탈리아-오스트리아 연합군을 우리가 상대해야 한다면 막대한 희생을 감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 정말 전쟁을 무릅쓸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입니다.”
샤흐트 국방 장관이 곧바로 그의 말을 받았다.
“에티오피아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무솔리니의 허풍과 별개로 아직 아프리카에선 잔당들을 상대로 한 교전이 계속되고 있는 듯합니다. 이 와중 스페인도 지원하고, 우리와 군사적 충돌까지? 이탈리아가 열강이라지만 이건 물리적으로 힘듭니다.”
“국방부의 소견입니까?”
“그렇습니다.”
이탈리아가 스페인에서 힘을 빼주지 않으면 곤란하다.
하지만 이 민족주의의 시대에, 같은 민족인 오스트리아를 맥없이 이탈리아-프랑스 동맹에게 내주는 모습이 연출됐다간 절대 재미없다.
“협상을 하기에 적당한 때 같습니다.”
결국 이거, ‘흥, 마시멜로이니 삐졌어. 올림픽 성공 배 아프니까 뭐라도 내놔’라는 뜻 아닌가.
그리고 내겐 밥과 고기를 달라고 땡깡부리는 이웃을 상대한 경험이 대단히 풍부한 귀신이 붙어 있다.
– 응? 아, 그렇지. 윗집 독재자 에미나이들도 땡깡부리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지. 거긴 무려 삼 대째 내려오는 맛집이라고. 할매족발 같은 느낌이랄까.
그렇지.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 또한 시꺼멓기로는 비슷한 처지. 무솔리니에게 굴복하는 모양새는 절대 사양이다.
협상 전.
독일군 또한 오스트리아 국경 인근에서 기동훈련을 개시했다.
“독일이 전쟁을 준비한다!!”
“키아아악!!”
“또 오스트리아가 세계대전을 일으킨다!! 전쟁이다!!”
그리고 전 세계가 두 독재자들의 자존심 단두대 매치에 휘말리기 시작했다.
‘쫄?’
‘쫄?’
둘 다 전쟁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