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138)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138화(138/246)
자존심 강한… 시즌2 (3)
독일과 이탈리아의 군대가 오스트리아 국경 근방에서 군사훈련을 개시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또다시 유럽에서의 전쟁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이번이 대체 몇 번째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합니다. 과거 독일의 내전을 사주하던 시절부터 그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전쟁뿐입니다!”
“무언가 오해가 있나 본데, 프랑스는 언제나 유럽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힘써 왔습니다. 프랑스는 오스트리아의 정세 변화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 본뜻은 오스트리아인들의 평화와 안전에 있습니다.”
독일은 맹렬히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비난했고, 프랑스는 여기에 대해 다급히 진화 작업에 나섰다.
우습지만 프랑스가 생각하는 바야말로 모두가 바라는 사실 바로 그것이었다.
현상유지.
그냥 오스트리아 같은 작은 나라가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고 조용히 계속 그대로 있는 것.
하지만 오스트리아는 흔들리고 있었고, 바로 그 흔들림 때문에 다른 나라들이 움직이고 있는 상황.
영국이 침묵하는 와중, 프랑스 또한 명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일단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달랐다.
“다들 평화에 찌들어 나태해졌다. 지금 유럽의 평화를 해치는 망나니 독일에게 필요한 것은 울음을 멈추게 할 딸랑이가 아니라 엄격한 훈계의 회초리다.”
“어찌하여 유럽을 전쟁의 참화로 불태운 패전국이 저토록 목에 힘을 주고 다니고, 사악한 게르만으로부터 유럽을 지킨 이들이 핍박받는단 말인가?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통일이 불가능한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이 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패배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매일 밤마다 어떻게 하면 유럽을 지배할 수 있을까 꿈꾸며 천장에 유럽지도를 그리고 열심히 색칠놀이를 하는 어른이 무솔리니.
그는 이탈리아인 특유의 예술성을 십분 발휘해 새롭고 창의적이며 멋지기까지 한 마운팅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크고 아름답게! 당장!”
“뭐, 뭐를 만들라굽쇼?”
“동상 말이다, 동상! 끝내주는 기마상으로!”
그리하야 파쇼 정신으로 무장한 예술가들이 과거 로마의 장군들, 게르마니쿠스와 드루수스의 큼지막한 동상을 세워 광장 한복판에 박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게르만족을 토벌했다는 것.
이 품격과 격조를 모두 갖춘 우아한 도발에 대해, 미학이 부족하고 우악스럽기까지 한 독일의 반응은 실로 간단했다.
“꼬우면 한 판 붙고.”
전함 이름을 <아르미니우스>나 <알라리크>로 짓는 것도 충분히 중지 치켜들기로 취급될 수 있다는 건 깡그리 잊어버린 독재자의 명령.
총통의 명령에 언제나 총폭탄 정신으로 임하는 독일군답게, ‘군사훈련’에 참가하는 병력은 그날부로 즉각 더블로 불어났다.
이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던 오스트리아의 독재자 돌푸스와 그 졸개들은 반쯤 미쳐버리기 시작했다.
“으. 으아아.”
“이러다가 정말 전쟁 나는 거 아닙니까?”
“각하. 대책이 필요합니다.”
분노한 대중들은 정파를 막론하고 하나로 뭉쳤다.
독일과의 통일을 외치는 로젠바움주의자들에서부터 공산 혁명을 꿈꾸는 새빨간 좌익 공산주의자들까지.
돌푸스를 지지하던 이들조차도 경제위기와 체코의 번영이라는 더블 크로스를 보고는 정권에 대한 지지가 점차 시들시들해지니, 보통의 방법으로는 권좌를 유지하기가 너무나도 어려웠다.
그리고 언제나 유럽 대륙에서 위기가 벌어지면 정의를 위해 홀연히 떨쳐 일어나는 이들이 있었으니.
“우리가 중재하겠소. 다들 모입시다.”
그 이름도 찬란한 캡틴 브리튼 되시겠다.
사실 누구보다 전쟁이 싫었던 이들이 신속히 모이는 곳.
이번 회담장은 영세중립국 스위스의 제네바였다.
***
제네바가 회담장으로 선정된 덴 기나긴 우여곡절이 있었다.
“영국은 대체 누구 편인가. 영독 해군협정을 맺어 독일의 재무장을 용인한 건 어느 나라인가? 영국인들은 사실상 독일과 한패 아닌가!”
영국인들이 들으면 어처구니가 없다 못해 증발할 것만 같은 멘트였지만, 무솔리니는 너무나도 당당했다.
‘독일에는 유화책 내걸면서 왜 우리는 고작 깜둥이 나라 하나 잡아먹었다고 시빈데? 응?’
상식적으로 국제연맹에도 가입되어 있던 자주독립국을 침략한 것과 재무장이 동렬에 들 수는 없지만, 이탈리아에게 그러한 사실은 딱히 중요하지 않았다.
이탈리아의 최종 목표는 프랑스조차 인정해주지 않는 <에티오피아 황제> 타이틀을 인정받고 영국-프랑스-이탈리아의 삼국 동맹을 확실히 못 박는 것.
그러기 위해서라면 온갖 견강부회식 억지라도 부릴 용의가 있었다.
반면 독일은 철저하게 신사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우리 독일은 이번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무장관급 회담이 아닌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여깁니다. 다른 국가가 동의하기만 한다면, 기꺼이 참석할 의향이 있습니다.”
“이탈리아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영국이 아니라 역시 문제가 되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회담을 하는 편이 더 좋겠소만.”
“그럼 모두의 불만이 없도록 제3의 중립국에서 회담을 했으면 합니다.”
여기서도 또 기싸움이 벌어졌다. 스웨덴이냐 스위스냐를 놓고 기나긴 아가리 파이팅이 벌어진 것이다.
이렇게 허송세월을 하는 동안에도 독일과 이탈리아 양국은 착실하게 전쟁위기를 연출했다.
“위대한 이탈리아인! 로마의 후예들이여! 마침내 게르만을 토벌하고 우리가 세상의 주인임을 알릴 때가 왔노라!”
“친애하는 독일 국민 여러분. 새로운 시련이 우리 앞에 놓였습니다. 과거, 우리나라를 짓밟고 내란과 내분을 조장하던 자들은 이제 우리의 동포들을 인질로 잡아 새로운 전쟁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겁에 질렸다.
“당장 저들을 진정시켜야 합니다.”
“무슨 수로? 아니, 조금만 있으면 겨울인데 전쟁은 없지 않겠소?”
“반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겨울이 오기 전 두 나라 중 한 곳이라도 전쟁의 포화를 쏘아 올릴 가능성이 다대해졌습니다!”
“제기랄. 무솔리니 하자는 대로 해주시오. 소원대로 스위스에서 보자고 하자고!”
독일의 로젠바움.
이탈리아의 무솔리니.
영국의 볼드윈.
프랑스의 블룸.
그리고 당사자인 오스트리아의 돌푸스까지.
마침내 4+1 회담이 시작되었다.
***
1936년 11월 말.
다섯 국가의 수반들이 모였다.
“즉시 독일과 이탈리아 두 나라의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오스트리아 근방에서 군대를 철수합시다.”
“좋습니다.”
“그건 어렵겠소만.”
무솔리니는 단호하게 손사래 쳤고, 그 꼬라지를 보던 레옹 블룸 총리는 눈을 질끈 감고야 말았다.
“모든 가식과 위선을 집어치우고 현실을 바라봅시다. 핵심은 단 하나, 오스트리아의 정당한 지도자인 돌푸스가 내부로부터의 중상모략에 의해 통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오. 친애하는 돌푸스 씨의 절친한 친구인 우리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오스트리아 정권의 안정을 보장받기 전엔 결코! 결코 군대를 철수시킬 수 없소!”
“두체. 실례지만 당신은 프랑스군을 언급할 자격이 없습니다.”
“지금 그래서 프랑스는 손 떼겠단 게요?”
“···원론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프랑스 또한 현상유지를 바라고 있습니다.”
친구를 잘못 골라버린 프랑스는 폭주하는 이탈리아에 질질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두체의 말이 완전히 틀리지도 않았다.
결국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염려하는 바는 명확했다.
<오스트리아가 독일의 영향권에 잠식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그리고 현재 누가 보더라도 오스트리아는 강대해지는 독일의 힘 아래로 서서히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열강들이 개입하지 않는 한, 오스트리아가 비록 순서와 절차의 차이가 있을 뿐 안슐루스(독-오 통일)라는 결말에 당도하리란 사실은 누가 봐도 시간문제.
올림픽이 끝난 지 몇 달이 됐다고, 그사이에 완전히 쪼그라들어 사람인지 좀비인지 구분하기도 힘들어진 볼드윈 총리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로젠바움 총통.”
“경청하고 있습니다, 총리.”
“아무래도, 독일의 통 큰 결단이 필요한 듯합니다.”
“지금 저더러 ‘오스트리아엔 결코 침 바르지 않겠습니다’라고 두 번째 베르사유 조약에 서명하란 말씀이신지?”
“그건 아니고-”
“바로 그거요! 로젠바움! 다시 한번 전 국토가 불바다가 되는 꼴을 보기 싫다면 우리 연합국의 ‘힘’과 ‘지혜’ 앞에 무릎 꿇으시오!”
“이거 선전포고 전 최후통첩 같은데, 틀렸습니까?”
“잘 들어라, 로젠바움. 지금이라도 당장 남티롤의 영유권을 영구히 포기하고 오스트리아와의 통일을 영구적으로 금지한다고 맹세하면-”
“그만!! 그만!! 두체! 우린 당신의 남티롤을 위해 회담을 연 게 아니오!”
회담 첫날.
정상회담은 30분 만에 멋지게 파토 났다.
***
회담이 시작된 지 나흘이 지났고.
나는 피로와 짜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아악! 아아아악!! 마카로니!! 마시멜로 이 개새끼!!”
– 진정 좀 해라.
“뭐 저런 미친 새끼가 다 있지? 진짜 콱 전쟁해버려?”
붙으면 한 주먹감도 안 될 새끼가 미친놈처럼 나대는 걸 보니 죽여버리고 싶다.
무솔리니 일가를 다하우에 처박아 전시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내게 범석이가 일침을 날렸다.
– 그건 스페인 내전에서 힘 뺀 이후잖냐. 아직은 할만해. 알프스를 끼고 싸우면 이탈리아가 그렇게 쉽게 무너질까?
하. 시발. 그놈의 알프스.
나는 무솔리니의 개소리를 들은 체 만 체하며 프랑스를 설득하려고 노력했지만, 블룸은 뜻밖에도 무척 완강했다.
속았다.
굳 캅 배드 캅이나 매한가지였다.
마시멜로이니가 온갖 어그로를 끌며 헛소리를 신나게 떠들어대면서, 동시에 블룸은 합리적인 척 굴면서 ‘적당히 자존심 세워줄 테니 오스트리아에선 손 뗍시다.’라고 떠든다.
나는 두 나라 사이를 이간질하기 위해 이런저런 떡밥을 던져봤지만, 이놈들은 슬며시 폴란드와 헝가리를 판에 끌어들여 독일을 옥죄겠단 의도를 결코 숨기지 않았다.
주체의 핵탄··· 주체의 핵탄만 있으면 저놈들을 모조리 원자 단위로 분해해버릴 수 있을 텐데···.
– 정신 차려! 맛탱이가 가고 있잖아!
핫.
이제 전략을 바꿀 시점이 왔다.
블룸을 설득할 수 없다는 사실이 자명해진 지금, 내가 상대해야 할 인간은 결국 하나뿐인 셈.
그리고 문제의 인간이 도착했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별로 잘 지내지 못했습니다. 세계평화를 고민하다 보니 잠을 제대로 자질 못해서.”
미쳤나 봐.
무솔리니는 지극히 뻔뻔스럽게 대답하며 나를 슬며시 위아래로 스캔했다. 눈알 먹물을 쪽 빼놓을라.
우리는 푹신한 최고급 소파에 나란히 앉아 등을 기댔다.
“세계의 모든 시민들이 초조하게 우리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그만 성과를 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라니. 바로 당신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지요. 저토록 국가의 존망 앞에서 애걸복걸하는 돌푸스를 보고도 당신은 파렴치하게-”
“일단 제가 용납할 수 없는 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나는 두체의 장광설을 듣는 대신 곧장 그의 말을 잘랐다.
“오스트리아 민족혁명당을 합법화하고 야당으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허락하십시오.”
“또?”
“돌푸스가 그대로 저 자리에 앉아 있으면 오스트리아 국민들이 참을 리 없습니다. 이쯤에서 간판을 바꾸지요.”
“누구로?”
“친독 성향 인물은 용납 못 할 거 아닙니까. 슈슈니크(Kurt Schuschnigg)로 가시죠.”
“그럼 독일은 무엇을 양보하시겠소?”
“양보라니요?”
“설마 원하는 걸 다 들고 가려고 하셨소?”
피식 웃음이 터져나왔다.
“뭔가 오해하시나 본데, 이대로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으면 오스트리아 내부에서 혁명이 터져서 돌푸스는 거꾸로 대롱대롱 매달릴 테고 신정부는 독일과 하나가 되거나 그에 준하는 절차를 밟으려 할 겁니다. 내가 뭐가 아쉬워서 양보를 합니까?”
“그 순간 우리 이탈리아군이 돌푸스의 요청을 받아 오스트리아 영내에 입성할 것이오.”
“저 오스트리아 산골짜기에서 분노한 게르만 민중들을 모조리 적으로 돌리고?”
“파시즘을 위해서라면 소소한 희생은 무릅써야지. 오스트리아를 모조리 피로 물들이는 한이 있더라도, 당신네 독일인들은 오스트리아에서 그 무엇도 챙겨 갈 수 없을 것이오.”
– 미친 새끼.
이 새낀 진짜다. 히틀러와 광기 싸움을 하던 유럽 최악의 독재자가 보통 정신머리일 리가 없지.
“도대체 뭐 어쩌잔 겁니까? 똑같이 말 돌려드리지요. 설마 원하는 걸 모조리 다 챙겨 가려고 하십니까?”
“다들 무언가 심각하게 착각하고 있는 듯한데.”
무솔리니는 슬며시 내게로 더욱 몸을 기울였다.
“나는 전쟁을 원해.”
“······.”
“아무래도 시간을 주면 독일이 더 강대해질 것 같단 말이오. 차라리, 지금 저 어리벙벙한 프랑스를 강제로 전쟁의 불꽃에 밀어넣고 한판 붙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소만? 폴란드에게 체코를 맡기고,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힘을 모아 독일을 치는 그림은 지금이 아니면 안 나올 것 같거든.”
“미친 새끼신가.”
“칭찬으로 듣겠소, 로젠바움 총통.”
입이 바싹 마른다.
지금은 전쟁하기 좋은 시국이 아니다.
외교적으로는 내가 다소 우세를 점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 재무장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지금 가장 군비를 충실히 증강시킨 건 20년대부터 군대에 돈을 처바른 저 이탈리아 파스타 새끼들 아닌가?
“그럴 거였다면 이 회담장에 나오지 말았어야지.”
“······.”
일단 되는 대로 말을 지껄였지만, 의외로 이게 말이 맞는 듯했다.
나는 테이블에 두 다리를 턱 얹었고, 구둣발에 찍힌 찻잔이 빠그작대며 부서졌다.
“중재를 자임한 영국의 면전에 오물을 처바르면,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독-영 동맹, 아니, 영국의 중립을 끌어낼 수 있겠군. 해볼 만한데?”
“해볼 만하다! 좋소. 그럼 전쟁인가?”
“그렇소. 당신의 군대 태반이 저 멀리 에티오피아에 처박힌 지금. 오스트리아 산골짜기에는 적당히 10만쯤 박아놓고 프랑스와 운명을 건 전쟁을 벌이면 되겠군.”
무솔리니는 여전히 으르렁대고 있었지만, 그의 기세가 슬며시 약해지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 다리에 쭉 힘을 주고 테이블을 확 밀어버렸다. 집기가 박살 나고 사방으로 나뒹굴었다.
“회담은 여기까지요. 두체. 전쟁터에서 봅시다.”
벌떡 일어난 내가 그대로 방을 나서려 하는 순간.
“···독일이 오스트리아의 독립을 보장한다는 전제하에, 평화를 원하는 모든 민중의 소망에 응할 용의가 있소.”
진작 이랬어야지.
좆같은 새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