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142)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142화(142/246)
전초전 (3)
스페인이 내전의 불꽃으로 타오를 무렵.
지구 반대편 일본제국 또한 전쟁을 위한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내지의 황도파 머저리들은 조선군을 강대하게 키워 우리 관동군을 견제하려는 게 틀림없다.”
관동군 사령관 미나미 지로(南次郎)는 확신하고 있었다.
황도파는 쿠데타 직후,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유럽 시찰 직후 <소련과의 전쟁> 요소를 포기하고 심지어 친소련 정책까지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는 그들이 채택한 새로운 이념, 로젠바움주의 국가 독일과 공산 국가 소련의 관계가 제법 긴밀해 보인다는 점에 근간한 것이었지만, 로젠바움주의와 민족해방을 명분으로 전쟁을 일으키기엔 소련보단 중국이 훨씬 더 맛있어 보인다는 것 또한 큰 요인이었다.
사실상 괴뢰 국가 만주국의 주인이나 다름없는 관동군 입장에서 봤을 때, ‘조선군과 함께 중국 침략’보다는 ‘관동군의 힘만으로 중국 침략’이 훨씬 더 맛있는 이야기인 건 너무나도 당연지사.
“황도파 놈들은 대국을 보는 눈이 부족합니다. 3년 뒤 개전이라니. 그때면 장개석이 전쟁 준비를 끝내 놓을 것이 분명합니다. 게다가 조센징 동원? 조센징이 전투력으로 얼마나 의미가 있겠습니까. 우리 황군이 압도적인 전력 우위일 때 개전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을 겁니다.”
새로 부임한 관동군 참모장 도조 히데키 또한 미나미의 구미에 맞는 말만을 척척 던져주었다.
“그렇지. 장개석이 빨갱이들을 모조리 도륙내고 산업화도 완수하면 대체 무슨 수로 중국과 전쟁을 하겠나. 지금 더욱 바짝 조여야 해. 놈들에게서 화북을 완전히 분리하는 화북분리공작을 달성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지나인들을 완전히 끝장 내놔야지.”
그래도 하나 얼간이들의 주장 중 마음에 드는 게 있다면, 저 드넓은 대륙에 사는 소수민족들에게 모조리 독립을 ‘선물’해주자는 발상이었다.
어차피 독립을 받아도 인구에서 절대적으로 밀리는 소수민족들.
그들에게 독립은 사치품이다. 독립을 얻어도 저 대가리만 많은 바퀴벌레 같은 한족들에게서 어떻게 살아남으란 말인가. 결국 그들을 지켜줄 수 있는 존재는 오직 대일본제국뿐이다.
관동군 최상층부부터 이 모양이었으니, 예하 부대 지휘관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지금이라도 로젠바움주의를 공부하고 황도파에 붙어야 하나?”
“전공! 결코 다시 전공!”
“이번 기회에 전쟁을 일으켜서 진급해야 한다!”
“멍청한 놈들. 지나인 한 10만 명쯤 죽여버리면 그딴 공부 안 해도 알아서 진급인데, 군인이 군인 일을 똑바로 해야지 쯧쯧.”
어차피 황도파의 통제력은 보잘것없었다.
당장 조선 총독 우가키도, 관동군 사령관 미나미도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했고, 오히려 그들의 파벌 계열 사람들을 인사발령 냄으로써 사실상 숙청의 의사가 없음을 드러냈다.
당장 청년 장교 중심인 황도파로서는 그들을 밀어내고 요직을 차지하고 싶어도 딱히 인물이 없다는 걸 몇 차례의 정쟁을 통해 깨달은바, 차라리 본토에서의 입지에나 더욱더 집중해 향후 정권 장악력을 키우자는 게 이들의 결론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황도파 또한 전쟁이 필요하긴 했다.
자신들의 집권 정당성을 확보하고 개판 난 경제를 이륙시킬 방법은 전쟁 말고 도무지 떠오르지가 않았으니.
“일-중 우호선린을 위한 자유무역협정에 동의하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외다!”
“그것만이면··· 되겠소?”
“또한 지나인들은 수천 년간 수많은 소수민족들을 억압하고 수탈하는 등 무수한 업보를 쌓았으니, 지금이라도 그들에게 자유와 자치를 허하고 소수민족들이 제각기 국가를 세울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시오.”
“차라리 전쟁을 하자고 하지 그러나! 역시 너희 왜놈들의 머릿속에 평화란 글자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구나!”
“평화를 사랑하는 황국을 모독하다니. 역시 너희들은 처음부터 소수민족을 골수까지 빨아먹을 생각밖에 없었구나!”
마침내 협상은 결렬되었고, 일본군은 함대를 움직여 상해와 남경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훈련 중이던 우리 장병 한 명이 실종되었는데, 이는 필시 지나인들이 습격하여 살해했음이 틀림없다.”
“연대장님? 그 병사 돌아왔습니-”
“지나인이 감히 폐하의 장병을 살해하다니! 포격 준비! 놈들에게 쓴맛을 보여주자!! 덴노헤이카 반자아아아이!!”
일본군의 심연은 너무나도 깊었다.
전공과 출세에 미쳐버린 일본군 지휘관들이라 할지언정, 똥 싸느라 늦은 병사 한 명을 빌미로 대뜸 전쟁을 일으키는 대령이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중일전쟁의 막은 그렇게 어처구니없이 올랐다.
***
1937년.
마침내 전쟁의 불꽃이 세계 곳곳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다.
“총통 각하.”
그리고 나는.
“이 적자를 대체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버텨보게.”
아무리 로젠바움 그룹의 덩치가 어마어마하다 한들 국가에 비견될 수는 없다. 미래에는 정말 중소 규모 국가 예산에 육박하는 초거대기업이 등장한다고 하지만, 걔들도 독일 같은 대국의 예산 수준은 아니잖은가.
그리고 로젠바움 그룹은 그 이름 그대로 내 집권 명분이자 동시에 보증수표이기도 했다.
전 세계 사람들은 당연히 ‘독일이 멸망하지 않는 이상 로젠바움 그룹은 대마불사다’라고 믿고 있었고, 로젠바움 그룹은 대단히 저렴한 이자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었다.
국가의 핵심적인 복지나 행정 역할에까지 일부 손을 대고 있는 회사인 만큼 이미 로젠바움 그룹은 사실상 공기업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국가의 빚 상당수를 그룹의 무수한 자회사에 적당히 숨겨놓았다.
“하지만 각하. 돌려막기에도 한도가 있습니다!”
“5년, 아니, 3년도 못 버티겠나?”
“3년이라면··· 노력해 보겠습니다.”
사장단의 통곡과 징징을 들어준 뒤엔 샤흐트 장관이 쳐들어와 다시 한번 돌림노래를 불러댔다.
“각하. 군비에 소모되는 돈만 절약해도 경제 위기는 해결됩니다. 어째서 군사력에 이토록 많은 돈을 쓰십니까?”
“장관께선 지금 국방부 장관이라는 걸 기억하고 계시지요?”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말씀드리는 겁니다. 이미 우리 독일군은 스스로를 지킬 만큼은 재무장을 끝냈습니다!”
나는 그가 목에 핏대를 세우는 걸 슬며시 외면하고 시가 케이스에서 한 대를 꺼내 입에 장전했다.
“장관은 숫자는 알지만 정치는 모르는군요.”
“예. 저는 정치를 잘 모릅니다. 하지만 각하께서 원하시는 바가 결코··· 국민들에게 떠드는 것처럼 평화에 있는 것 같진 않아 보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정말 평화를 원할 것 같습니까?”
“예. 이 나라 국민 모두, 다시 한번 자식들을 저 지옥 같은 참호로 내모는 꼴은 원치 않을 겁니다.”
“그게 문제란 겁니다.”
입맛이 쓰다.
“자식들을 참호에 보내고 싶진 않지만, 국가의 영광은 원합니다. 뭐, 원래 사람이란 게 이기적인 짐승이잖습니까.”
“국민들은 개돼지가 아닙니다. 현실을 알려주고 헛된 영광보다는 훨씬 견실한 길이 있다고 선전한다면, 국민들은 각하의 영도를 납득할 겁니다.”
“다른 나라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다는 게 문제요. 장관. 이만 나가 보시오.”
“···알겠습니다.”
샤흐트를 슬슬 버려야 하나.
– 틀린 말이 아닌데 버리긴 왜 버려.
저건 알면서도 저렇게 말하니 참 악질이다.
대공황 극복.
경기 부양.
경제 활성화.
이거 전부 돈으로 해결했다.
눈알이 튀어나올 만한 적자 재정으로 뭔가 활황인 척, 극복한 척 가라친 셈이다.
국민연금.
실업급여.
해고수당.
공공근로 일자리 창출.
대규모 토목공사와 공공기관 발주.
각종 세금 감면.
이렇게 미래에나 통용되는 21세기식 툴을 총동원해서, 천신만고 끝에 간신히 나라 경제를 여기까지 끌어올린 게 지금의 독일이다.
여기서 나도 드러눕고 ‘아 우리 군대 안 키움’ 해버린 뒤 이코노믹 애니멀 메타를 채용하고 싶다. 그러면 괜찮을지도 모르지.
– 그런데?
불안요소가 너무 많잖아.
세상에서 가장 미친 독재자인 무솔리니는 전쟁을 원한다. 막판에 쫄긴 했지만 그 새낀 반드시 뭐라도 저지를 새끼다.
영국과 프랑스를 믿는 것만큼 저능한 짓은 없다. 아직도 쟤들 믿는 병신은 없지? 민주정인 저 두 나라가 군비 확충을 머뭇거리고 있으니 망정이지, 쟤들이 한번 군비를 늘리기 시작하면 우리는 물량에서 압도당할 수밖에 없다.
저놈들이 부족한 건 단순히 총 들고 전쟁터에 나올 사람 숫자지 돈이 아니다. 애초에 전 세계를 자기네 꼴리는 대로 색칠놀이한 놈들이 설마 돈이 없겠나?
소련이나 폴란드 같은 건 염두에 두지 않았는데도 그냥 이 나라 주변엔 위험 요소가 그득그득하다. 유럽의 화약고라는 호칭은 솔직히 독일에 줘도 된다.
– 끙··· <유럽의 화약고>가 아니라 <유럽이 화약고>였구만···.
그래. 유럽이 화약고지.
그리고 그 한가운데 앉아 있는 내가 군비 증강을 멈춘다? 어휴. 전쟁이 났는데 골판지 전차에 캔버스 전투기 끌고 나갈 생각 하면 속이 먹먹해진다.
그러면 여기서 다시 한번 유럽의 전통, 조별과제의 법칙이 작동한다.
저 혐성으로 가득 찬 제국주의자들이 무슨 듣도 보도 못한 희한한 명분으로 시비를 거는 꼴을 두고 볼 것이냐.
아니면 우리는 대담하게 군비를 증강했지만 저놈들이 머뭇거릴 그 짧은 순간에··· <예방전쟁>을 일으키느냐.
내 결론은 후자다.
내 한때의 은인, 카이저 빌헬름이 온몸으로 보여주지 않았나. 저놈들이랑은 외교가 성립되지 않는다. 밥 먹고 음모만 꾸미던 새끼들이랑 정정당당 외교하려고 해봤자 결국 사기도박장에 들어간 호구처럼 빤스 빼고 다 털린다고.
– 두 번째 보불전쟁 할 거라며? 세계대전은 피한다며?
그럼. 그렇고말고.
이제 제법 가능성이 올랐다.
영국이 손 뗄 가능성이.
프랑스는 독일을 막기 위해 이탈리아와 손잡았지만, 그 탓에 너무 돌출되고 있다.
조금만 더 외교적 평판을 관리하고, 영국의 이권을 보장해주겠노라 약속만 한다면 영국인들의 참전을 늦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려면 조금 더 우리 독일이 정의의 편으로 보여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
심심한데 폴란드나 더 때려볼까.
***
[국제법을 위반하는 폴란드. 대체 어디까지 폭주하는가?] [폴란드에서 포그롬 발생!] [폴란드 추기경, ‘가톨릭 교회는 쥬와 전쟁 중’ 충격발언]“대체 이게 무슨 일들이지?”
폴란드 정부의 첫 소감은 ‘당혹감’이었다.
대관절 뭘 잘못 먹어서 갑자기 유대인 좀 조지는 거로 이토록 기사가 쏟아진단 말인가? 그것도 미국, 영국,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 일제히?
베르사유 조약이 체결되고 폴란드라는 국가가 다시금 유럽에 부활할 때, 열강들은 폴란드에게 ‘소수민족 협약’을 강요했었다.
<폴란드인들이 독립을 되찾은 건 강대국들의 노력과 희생 덕분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자 한다. 우리가 당신들에게 주권을 돌려주었고, 영토를 정해주었으며, 그곳에 살던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폴란드 국민이 되었다.
따라서 폴란드는 국가 내부에서 어떠한 일이 있든, 그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보호를 해줘야만 할 영구적이며 피할 수 없는 의무가 있다.>
윌슨이 아니다.
무려 프랑스의 클레망소가 한 말이었다.
이 조약에 의해 신생국 폴란드는 국가 내의 소수민족들을 반드시 보호해야만 했고, 이것은 명백히 내정 간섭이었다. 세상에, 폴란드인이 되길 거부하는 반역자들을 싹 쓸어버리진 못할망정 그들을 보호해줘야 한다고? 저 더러운 유대인조차?
당장 독일이나 소련을 위시한 다른 나라에 사는 폴란드계는 온갖 차별을 받고 있는데, 폴란드인은 소수민족을 차별하지 못한다니. 뭔가 심각하게 잘못되어 있다.
그렇게 판단한 폴란드 정부는 독일, 소련과 불가침 조약을 체결한 1934년 저 문제의 소수민족 조약을 과감하게 파기했다. 개구리나 처먹는 프랑스 놈들에게 기대할 게 없다는 걸 확신한 직후였다.
그리고 폴란드 정부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유대인의 힘을 빼놓는 작업에 들어갔었다.
“바르샤바 인구 3분의 1이 유대인! 크라쿠프는 절반! 빌뉴스는 4분의 1! 유대인이 우리 폴란드의 대도시에 쥐새끼처럼 들끓고 있습니다!”
“우리 자식들의 교육 기회를 유대인이 갈취하고 있습니다. 전체 대학생의 20%가 유대인이라니, 폴란드 대학은 폴란드인의 것이어야만 합니다!”
“유대인이 볼셰비즘과 혁명을 선동하고 사기, 횡령, 매춘에 종사해 폴란드의 기풍을 파괴한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하게 유대인에 맞서야만 합니다.”
“폴란드에 사는 유대인들의 1인당 평균 소득은 폴란드인보다 무려 40% 높습니다. ‘우리의 피를 빨아먹는 유대인’은 음모론이 아닙니다. 현실입니다!”
하지만 갑자기 국제 사회에서 이토록 비난을 받다니.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언제부터 유럽 놈들이 유대인을 챙겨줬다고 이 지랄들인가?
머리가 있다면 이 모든 소란에 어느 나라가 있을지는 뻔할 뻔 자.
“독일?”
“로젠바움이?”
총통의 비공식 메신저 취급받는 리벤트로프가 깨랑까랑 유대인 인권 어쩌고를 떠드는 것만 봐도 명백하다.
독일이 갑자기 다시 폴란드를 향해 수작을 부리고 있다.
“대체 왜! 뭣 때문에 독일이 이 난리를 부리는 거지?”
“오스트리아 위기 때 우리가 이탈리아와 논의하던 게 들킨 것 아닙니까?”
“아냐. 그건 비밀이었다고.”
“그러면 이 난리가 날 이유가 없잖아!!”
이러다가 정말 국내 유대인들이 로젠바움을 위해 봉기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미 포섭되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로젠바움이 유대인이란 설은 몇십 년 전부터 파다하지 않았나?
“그렇지! 이게 전부 유대-볼셰비키의 세계정복 음모였어! 시온의정서가 진실이었다고!”
“세상에. 독일과 소련이 쥬의 손아귀에 있었다니.”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지만.
폴란드의 국민감정이 반유대주의로 폭발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