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150)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150화(150/246)
단치히냐 전쟁이냐 (5)
[독일 뮌헨에서 폭탄 테러!] [독일 로젠바움 총통 연설 도중 폭발!] [로젠바움 생사 여부 불투명] [“총통 각하 목숨에 지장 없어” 공식 발표, 믿을 수 있는가?] [회담 긴급 중단] [각국 정상 긴급히 귀국] [로젠바움 칩거 중. 사망설 대두] [독일 전역 계엄령 발령] [5인 이상의 사적 모임 전면 금지] [스페인 파견 ‘자원병’ 부대 급거 귀국 개시··· 내전의 공포?] [호외! 용의자 긴급 체포!] [27세 스타니슬라우스 시엔케비츠(Stanislaus Sienkewitz) 외 3명, 총통 암살 미수 혐의로 긴급 체포.] [국가안전부 발표 요약] [용의자들은 반국가단체 <검은 훗사르>의 멤버. 6명 전원 체포, 모두 폴란드계 독일인.] [“세르비아인들이 페르디난트 황태자를 처단한 결과 대세르비아 – 현 유고슬라비아를 이룩해냈듯, 로젠바움을 처단한다면 독일은 자중지란에 빠져 무너지고 폴란드는 다시 옛 영광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라고 진술.] [속보] [로젠바움 총통 회복세] [전 국민은 일요일 정오 라디오 방송을 경청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름부터가 폴란드 냄새 물씬 풍기는 시엔케비츠 씨의 인생 궤적은 경찰, 슈타지, 공화국 수비대에 의해 낱낱이 해부되었다.
이 친구는 어려서부터 폴란드계라는 이유만으로 알게 모르게 많은 핍박을 받았고, 일찌감치 공부도 때려치우고 뮌헨으로 올라와 공장 노동자로 일했다. 다만 취직 이후에도 한 곳에서 그리 오래 일하진 못했고 이곳저곳을 전전한 모양이다.
뮌헨에서 근근이 생계를 잇던 그는 자신이 왜 이렇게 인생이 고달픈가에 대해 고민하다가 아주 매력적인 해답을 주는 정당에 들어간다.
바로 나치당이다.
하지만 나치가 듣보잡 시절일 땐 몰라도, 가면 갈수록 무럭무럭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는 또 그놈의 폴란드계라는 점 때문에 당에서도 백안시당하고, 마침내 어느 순간 나치당 활동도 그만두고 골수 폴란드 민족주의자로 각성해버리고 만다.
슈타지가 자랑스럽게 발표한 <검은 훗사르>라는 조직은 사실 이름이 없었다. 그냥 폴란드계 날품팔이 투덜이들의 모임에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줬을 뿐.
술집에 처박혀 사회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던 중, 가면 갈수록 에스컬레이트된 불만은 마침내 ‘로젠바움을 폭탄으로 날려버리면 되지 않는가?’라는 결론에 도달했다(술집 주인은 이들을 몰래 슈타지에 신고했다).
그리고 그야말로 천운이 도래했다.
로젠바움이 뮌헨에 와 대국민 연설을 할 예정이라며 급히 방송국에 추가 공사가 시행되었는데, 시엔케비츠가 공사장 인부로 고용된 것이다.
잃을 것 딱히 없는 이들은 빠꾸도 없었다.
공사장에서 폭약을 빼돌렸고, 소싯적 빨갱이 활동 좀 해본 공범이 시한장치를 만들었다.
시엔케비츠는 로젠바움이 연설을 할 방구석에 벽돌로 위장한 시한폭탄을 설치해두고.
조용히 빠져나왔다.
그리고- 쾅!
여기까지는 공식적인 내용.
공사장에서 얻은 폭약? 슈타지가 몰래 제공해주었다.
총통의 TV 방송? 사실 생방송이 아닌 녹화였다.
벽돌로 위장한 시한폭탄? 진작 발각되어 제거되었다. 대신 슈타지가 미리 준비해 둔, 엄선된 폭탄이 폭발했다. 헬멧이 없었다면 즉사였다···.
– 이제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구라를 치네.
그래, 구라다. 사실 헬멧도 가면도 다 필요 없었다.
내가 미쳤다고 폭발 현장에서 스턴트를 하겠는가? 애초에 폭발이 일어난 곳이 아닌 다른 곳에 대기하고 있었으니 당연하게도 나는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다. 대신 폭발이 일어나자마자 얼른 달려가 돌쪼가리와 먼지 휘날리는 곳에 뒹굴긴 했다. 아무래도 카게무샤를 하나 키우든가 해야겠어.
신중하게 가짜 상처를 분장하고, 붕대를 감고, 피도 좀 칠하고, 일부러 멍도 만들고.
그다음부터는 오직 나의 턴이었다.
“친애하는 독일 국민 여러분.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암살자의 폭탄은 저를 해치지 못했습니다.
사악한 폴란드의 검은 손이 우리의 코앞까지 다가와 독일이 자중지란을 일으켜 멸망하길 기원했습니다. 저는 그들의 음모에 노출되어 목숨을 위협받았지만, 주님의 가호가 함께하여 천우신조로 생명을 부지하였습니다.”
“죽여라!!”
“전부 죽여라!!”
“폴란드 돼지를 찢어 죽이자!”
전국 모든 도시에서 시위와 폭동, 궐기대회가 일어났다.
독일인들의 분노 아래엔 두려움이 깔려 있었다.
기껏 찾아온 이 평화와 안정이 무너질 뻔했다는 공포.
‘독일은 외세로부터 공격받고 있다’라는 민족혁명당의 주장이 사실이었다는 공포.
그리고 나는 교묘히 ‘폴란드계 독일인’이라는 긴 단어를 지워버리고 오직 폴란드라는 말만을 반복했다.
“국민 여러분. 평화를 원하십니까?”
“Nein!!”
“테러리스트에게 굴종해서라도, 폴란드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저들의 요구를 수용하기를 원하십니까?”
“아니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동안의 인내에 종지부를 찍고, 저 비열하고 사악한 폴란드인들에게, 합당한 대가를 청구할 것을 원하십니까?”
“Ja!! Ja!!”
“그렇다! 그렇다!!”
“그것이 여러분들의, 국민의 의지라면 저는 따르겠습니다. 반드시! 우리의 적들에게 피의 대가를 청구하여! 두 번 다시 독일이 불의에 굴종하지 않는 나라임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겠습니다!”
아직 연결고리를 날조하는 과정이 완료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치인은 모름지기 때를 맞춰서 움직여야 하는 법.
지도자란 저들의 요망을 들어줘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나는 무수히 환호하며 전쟁을 부르짖는 대중들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저는 전쟁이 두렵습니다. 우리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한 가정의 아버지와 아들이 죽는 것이 두렵습니다. 폴란드의 죄가 깊다 한들, 결국 전쟁터에 나올 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선량한 이들입니다.
나는 저들에게 최후의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저들에게 평화를 지킬 의지가 있는지, 혹은 오직 피와 죽음만을 원하는지 마지막으로 묻고자 합니다.”
지금이 폴란드의 뺨을 갈길 시간이었다.
“단치히냐, 전쟁이냐! 폴란드는 응답하라!”
“단치히!!”
“단치히!!”
“단치히가 아니면 죽음을!!”
“단치히가 아니면 죽음을!!”
최후통첩이 전해졌다.
***
“독일 외교부는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입니다.
첫째. 로젠바움 총통 암살 미수 음모와 폴란드의 연관 관계에 대해 독일 당국이 수사하도록 허용하고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
둘째. 이번 암살 미수 음모는 명백히 폴란드의 거국적인 반-독일 분위기 조성과 민족에 대한 차별적 태도에 의한 결과이므로, 폴란드 정부는 즉시 반-독일, 반-민족적 교육과 선동을 중단할 것.
셋째. 폴란드는 자국 내 소수민족인 독일계, 리투아니아계, 체코계, 루테니아계, 벨라루스계, 우크라이나계, 유대계를 말살하고 민족 문화를 짓밟으려는 모든 정책을 중단하고 그들의 안위를 보장할 것.
넷째. 단치히 자유시에서 주민투표를 시행하여 독일로의 귀속 여부를 묻고, 투표 결과에 승복할 것.
다섯째. 독일 본토와 단치히를 잇는 <폴란드 회랑>의 철도와 도로 이용을 전면적으로 허하고 치외법권을 인정할 것.
48시간 내 본 통첩에 대한 답변을 접수받지 못할 경우, 독일민족혁명공화국은 해당 시간부로 폴란드와 전쟁 상태에 들어가게 됨을 선언하는 바입니다.”
전쟁!
폴란드 외교관들과 고관들은 말 그대로 미친 듯이 뛰어다니고 전화통을 붙든 채 괴성을 질러댔다.
“이건 내정 간섭이에요! 독일이 이럴 권리가 어디 있답니까!”
“원칙적으로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폴란드계가 이번 암살 미수를 저지른 건 틀림없잖습니까?”
“폴란드인이 아니라 독일인이오! 저들이 폴란드계를 탄압한 결과 벌어진 업보에 불과한데 어째서 우리에게 덤티기를 씌우려 든단 말입니까!”
“······.”
“업보라는 말은 취소하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명백히 잘못된 일입니다. 생각 좀 해보십시오. 독일계 미국인이 미국 대통령을 암살하면 미국이 독일에 선전포고합니까? 아니잖습니까!”
“둘은 굉장히 다른 사례 같군요.”
참으로 치가 떨렸다.
영국과 프랑스는 ‘빨리 독일의 요구를 수용하라’라고 남 일처럼 떠들어대고 있었다. 기가 막힌 일이었다.
“그단스크(단치히의 폴란드식 명칭) 자유시가 왜 자유시입니까. 베르사유 조약에 의거해 패전국 독일로부터 분리된 곳입니다. 지금 독일 놈들이 얼토당토않게도 국내에서의 범죄를 꼬투리 삼아 또다시 베르사유 조약을 파괴하려 드는데, 독일에 맞서 싸웠던 여러분이 어째서 이를 좌시하려고 합니까?”
“그래서 전쟁을 하자는 겁니까?”
이번 테러를 보며 모두가 사라예보에서 울려 퍼졌던 총성을 겹쳐 보고 있었고, 당연히 그 뒤에 끔찍했던 지난 대전쟁의 기억이 플래시백되었다.
게다가 폴란드인은 아일랜드인과 함께 유럽에서도 차별받기로 유명한 ‘하얀 니그로’들.
‘폴란드 따위를 위해 우리가 전쟁을 불사해야 하나?’
‘남의 나라 국가원수를 죽이려다 실패했잖아. 그러면 대가를 치러야지.’
‘이 엿같은 세상을 바꾸기 위해 온몸을 불태우는 사람이 로젠바움이다. 그런 그를 암살하려 하다니, 폴란드 놈들은 참으로 반동적인 민족이다!’
여론은 전혀 폴란드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유일하게 그들에게 호의적인 곳이 있기는 했다.
“우리 이탈리아는 폴란드가 전쟁을 결의한다면 즉시 세계 평화를 어지럽히는 악적 독일을 상대로 싸울 준비가 되어 있소.”
“······혹시 프랑스는 따로 이야기 없었습니까?”
“걱정들 마시오. 우리가 선전포고한다면 프랑스도 선전포고하지 않고는 못 배길 테니. 우선 당신들이 독일을 전면 기습하고 동프로이센을 모조리 불사르면 우리가 독일의 뒤통수에 짱돌을 콱-”
“귀국의 호의에 감사드리지만 국론을 좀 모아보겠습니다.”
믿을 새끼가 없다.
이탈리아는 누가 봐도 독일과 폴란드가 피 터지게 싸워 국력을 소진하길 원하고 있다. 이득만 날름 처먹겠다는 발상을 딱히 숨기지도 않고 있는데, ‘그래서 발등에 불 떨어진 게 우리야 너희야?’라고 뻔뻔하게 나오니 오히려 할 말이 사라졌다.
주어진 48시간은 주먹에 쥐고 있던 모래알처럼 순식간에 흩날려 사라지고 있었다.
“전쟁을 준비해야 합니다.”
“미쳤어요? 그 어떤 열강도 개입하지 않겠다고 팔짱 끼고 있는데 독일과 전쟁이라고?”
“그러면 어쩌잔 말이오!”
뚜렷한 독재자 없이 얼기설기 굴러가던 군부 정권의 난맥상은 국가적 위기에 봉착하자 끔찍한 파열음을 뿜어냈다.
“그단스크. 그리고 그 옆의 신도시 그디니아. 이 두 곳을 상실한다면 우리 폴란드는 내륙국이 돼버려. 알겠소? 경제적 망국이나 마찬가지요!”
“전쟁도 건국 이래 20여 년간 일궈온 우리의 경제를 잿더미로 만들긴 매한가지입니다.”
“어째서? 독일을 전장으로 삼아 우리가 승리하면 잿더미가 될 일도 없소! 패배주의자!”
군부의 의지는 점차 전쟁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대외적 위기에서 굴복해버리면 대체 군부가 나라를 다스릴 명분이 어디에 있는가?
하지만 그조차도 쉽지 않았다.
“우리 프랑스는 본 최후통첩이 결렬되어 전쟁이 발발한다면, 전쟁에 참여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배신자들!”
“그냥 통첩을 수용하십시오. 최대한 원만한 협상이 되도록 제안해보겠습니다.”
“이, 이이익.”
바로 얼마 전까지 리투아니아가 했던 고민을 이제 폴란드가 똑같이 하고 있었다.
“각국의 비난 성명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폴란드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결코 두 번째 대전쟁으로 커지도록 두지 않겠다고··· 다른 나라들이···.”
“영국 대사가 조금 전 외무부를 방문했습니다. 당장 최후통첩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단교마저 불사하겠다고 합니다.”
“국제사회가 이토록 비정하구나. 독일을 막는 방파제가 되면 온갖 도움을 주겠다더니! 이제 와서 우리를 이렇게 외면하다니!”
1938년 10월 29일.
48시간 중 40시간이 경과했을 무렵.
“폴란드 정부는, 아르민 로젠바움 독일 총통 암살 미수 음모에 어떠한 연관도 없으나-”
“세계 평화를 위해, 일부 조건을, 수락할 의사가 있음을 통지합니다.”
단치히냐, 전쟁이냐.
폴란드는 단치히를 포기했다.
***
“이 새끼들이 여기서 포기하면 안 되는데. 폴란드가 인내심이라는 게 있었다고? 진짜?”
– 어어. 임마 인중에 수염 자라난다! 콧수염이 막!
집무실에 있던 로젠바움은 잠시 거울을 노려보더니, 전화기를 들었다.
“브란덴슈타인 백작. 이미 들었겠지만 폴란드가 백기를 들었습니다.”
[각하의 영도 덕택에 마침내 민족의 땅 단치히가 독일의 품으로 되돌아왔습니다. 경하드립니다.]“아니, 경하고 나발이고 이러면 안 되지. 당장 총력을 기울여서 폴란드의 정세를 최대한 흔드세요. 반정부 시위든, 테러든, 소수민족 린치든 뭐든.”
[알겠습니다.]이렇게 끝낼 순 없지.
영프가 머뭇거리는 지금 폴란드의 팔다리를 모조리 잘라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