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156)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156화(156/246)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6)
유대 민족 국가라니!
이게 대체 무슨 근본 없는 단어의 나열인가. 세상에, 유대 민족 국가? 아, 있긴 있다. 구약성경에!
마치 ‘침팬지 독립국’이나 ‘불의한 독재자 로젠바움’ 같은 기이한 단어를 들은 것처럼 에러를 내뿜던 대사들이었지만, 그들은 이내 프로페셔널의 자세로 돌아와 신중하게 이해득실을 머릿속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민족자결주의에 유대인만 예외라는 법은 또 없다.’
‘저 더럽고 불결한 유대 종족을 한 곳에 모으자는 이야기는 수백 년 전부터 나왔었다. 독일이 폴란드 영토를 직접 합병하는 대신 유대인들에게 땅을 떼준다면···?’
손해 볼 게 없다?
과연 그럴까?
유대인들은 어디에나 있다.
세계 각국의 유대인들이 유대 민족 국가를 세워준 독일에 호감을 품게 된다면, 이것은 명백한 실(失).
그렇다고 해서 반대한다? 반대해도 어차피 로젠바움은 저 말을 꺼낸 것 자체로 유대인들의 지지를 얻을 텐데?
새삼스럽게 이미 유대-볼셰비키-로젠바움주의자들이 판치는 건 어제오늘 일도 아닌데, 그럴 거라면 차라리 유대 독립 국가에 적극적으로 찬동해서 국내 유대계의 민심이나 가라앉히는 게 더 낫지 않나? 유대 국가가 세워지지 않는다고 해서 로젠바움이 폴란드 땅을 안 먹을 리도 없잖아?
“저 개인의 의견이라는 점을 우선해서 말씀드리자면, 민족자결주의를 적극 지지하는 우리 대영제국이 유대 민족 국가의 설립을 반대하진 않을 듯합니다.”
“음?”
이래서 프랑스가 영국을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이다, 애송이!
프랑스 대사가 당황하거나 말거나 영국 대사는 청산유수처럼 재빨리 말을 이어나갔다.
“유대 민족 국가는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분명합니다. 제가 본국을 설득해 이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잠깐!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비록 폴란드가 도발을 하긴 했다지만 타국의 영토를 마음대로 가를 순 없습니다! 우리는 평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멀리 보면 드레퓌스 사건, 가까이는 전 총리였던 레옹 블룸 등 유대인 문제가 이슈화될 때마다 나라가 개판이 되기 일쑤였던 프랑스 대사는 당연히 본능적으로 유대 국가 어쩌고 하는 이야기를 덮길 원했다. 굳이 그 건이 아니더라도, 아무튼 프랑스의 국익을 위해서는 독일이 조금이라도 이득을 얻을 만하다면 일단 막고 봐야 했다.
하지만 영국은 처지가 다르다.
당장 지금도 실시간으로 팔레스타인 일대는 유대인과 아랍인의 대립으로 유혈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물론 폴란드 땅에 유대 국가가 세워지면 당연히 원주인인 폴란드인들과 유대인이 다시 끝없는 살육의 고리에 빠질 것이다.
그런데 어쩌라고? 거긴 영국 식민지가 아닌데?
그리고 로젠바움은 영국과 프랑스 대사가 충돌한 틈을 놓치지 않았다.
“프랑스 대사께선 지금 억울하게 침략당한 우리가 민족의 고토를 되찾는 것조차 반대하신단 뜻입니까? 어차피 반대할 생각이었다면 차라리 잘됐군. 포젠(Posen)도 우리가 가져가겠소.”
“각하.”
“오늘은 여기까지 합시다. 폴란드엔 우리의 요구 조건을 전달하겠소.”
저 ‘전달’이라는 게 정말 순수하게 폴란드 정부에게만 말한다는 뜻일 린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로젠바움 총통 사자후를 발하다!] [독립된 유대 민족 국가!] [“평화를 위한 최종 해결책”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다!] [이제부터 바르샤바는 뉴 예루살렘]전 세계 여론이 대폭발했다.
***
이제 폴란드의 운명은 경각에 달렸다.
모든 전선이 무너져내리고 있었다.
“폴란드 돼지들을 찢어 죽이자!”
“우리의 국토를 되찾자! 가자, 병사들이여!”
폴란드 군부는 리투아니아군을 우습게 봤지만, 이들은 하나같이 독기로 가득 차 있었다.
게다가 이들의 장비는 약소국에 걸맞지 않게 제법 괜찮은 편이었다.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 알뜰살뜰 긁어모았던 독일군의 무기와 장비 중, 새로 개발된 로젠바움제 무기에 자리를 내주고 만 것들.
비록 독일군에서는 2선급으로 밀려나 치장창고로 들어갈 아이템들이었지만, 여전히 사람 죽이는 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독일로서는 인구도 그리 많지 않은 리투아니아 군대를 완전무장시키는 건 참으로 쉬운 일이었다.
여기에 체코가 폴란드의 부드러운 아랫배를 쿡쿡 찔러대기 시작했다.
체코군은 전투 의지가 철철 흘러넘치지는 않았지만, 폴란드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적군이란 점에서 그들의 존재 자체가 일선 군인들의 사기를 깎아먹었다.
“퇴각! 퇴각한다!”
“후퇴해서 반격을 준비한다! 일단 물러난다!”
그리고.
독일.
“사단 본부, 응답하라! 사단 본부!”
“통신 케이블이 끊어졌나 봅니다.”
“남아나는 게 없습니다. 독일 놈들의 항공기가 도로, 철도, 전선, 전신 등 모든 것들을 때려부수고 있습니다.”
“우리 공군은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독일 공군은 마치 저희 집 안방이라도 되는 것처럼 폴란드 국토 중심부까지 쓰윽 파고들어 폭탄을 떨구어댔다.
단순히 전투가 아니라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선 국토 내륙 공업지대를 지켜야만 한다. 안 그래도 숫자가 부족한 폴란드 공군은 바르샤바 상공을 지키기 위해 악전고투했다.
“또 옵니다! 빠른 놈!”
“제기랄! 제발! 제발 저 새끼들 좀 잡게 해주십시오 주님!”
바르샤바 곳곳에 배치된 대공포가 불을 뿜었지만 무리.
수효는 얼마 되지 않지만 폴란드 공군의 모든 파일럿들은 저 ‘프로펠러 없는 빠른 놈’들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에 시달렸다. 만나면 죽는 셈인데 대체 어이하란 말인가?
하늘을 거머쥔 독일 육군은 끊임없는 지상 폭격의 엄호를 받으며 역사에 길이 남을 신속한 기동을 선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란드의 병사들은 전의가 드높았다.
“또 독일 놈들이 우리를 멸망시키려 한다!”
“이번에 지면 정말 노예 확정이다! 이 한 몸 바쳐 조국을 지키자!”
무기의 성능이 차이 나고 병력의 숫자가 모자라지만 그게 무어가 대수랴.
폴란드인들의 가슴속에 애국심이 불타는 한, 조국을 짓밟으려는 침략자에겐 오직 죽음만이 있을지니!
하지만 며칠 간 교전하자 순식간에 피아의 강약이 판가름났다.
폴란드군은 약했다.
그들의 산업 역량은 아직 충분히 완숙해지지 못했다.
그들의 장비는 작심하고 군비를 증강한 독일을 당해내지 못했다.
“아군이 퇴각하는 동안 기병여단이 적을 저지한다.”
“알겠습니다.”
폴란드군이 보유한 서류상의 기갑 장비는 약 1천여 대.
하지만 그중 약 700대가 시대에 걸맞지 않은 도태 직전의 병기.
타타탕! 탕!!
쾅!!
“크아아악!”
“엄마!! 엄마아아악!!”
폴란드군이 가장 많이 보유한 TKS는 경전차라고도 말하기 민망한 탱켓.
기관총 한 자루가 무기 전부에, 장갑 두께는 가장 두툼한 곳이래봤자 고작 10mm.
독일군 소총이 철갑탄을 내뿜으면 심심찮게 꿰뚫려 승무원이 죽어나갔고, 판처파우스트가 화염을 토해내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전차와 승무원 두 사람 모두 끔찍한 통구이 신세가 되었다.
폴란드군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국산 전차 7TP라고 해서 별반 다를 것은 없었다.
독일군의 강력한 창끝, 기갑사단의 전차 부대를 상대로 교전한 폴란드 기갑부대는 뜨거운 커피에 던져진 각설탕처럼 앗 하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렸다.
적 기갑 세력을 꺾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하다못해 보병을 상대로 전차는 무적이 아닐까?
그렇지 않았다.
독일군 보병은 말단 분대까지도 저 저주받을 총통의 지팡이로 무장하고 있었고, TKS든 7TP든 아차 하는 순간 강철제 관짝으로 전락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적 화력이 너무 압도적입니다!”
“저걸 대체 어떻게 이기란 말이냐!!”
말 그대로 시간벌이.
폴란드군은 용맹했으며 전우가 물러날 시간 동안 죽음을 각오하고 버티라는 명령에도 기꺼이 응했다.
하지만 속절없이 독일군의 흉탄에 쓰러지는 동안.
폴란드 장병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생각을 떠올려야만 했다.
‘후퇴한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가?’
‘물러난다고 해서 저 괴물 같은 놈들을 어떻게 물리친단 건가?’
그리고.
“나는 천재다.”
이번 작전의 핵심, 독일 육군 북부집단군.
집단군 사령관 페도어 폰 보크(Fedor von Bock)의 적극적인 서포트 아래, 그의 참모장 에리히 폰 만슈타인 중장은 마음껏 자신의 재능을 뽐내고 있었다.
“아시겠습니까? 이번 전쟁을 끝내는 건 우리 북부집단군의 역할입니다. 그리고 신조차 모독하고 미래를 엿본 이 소관이 있는 이상, 그건 너무나 손쉬운 일입니다!”
“미쳐버렸군.”
“총통 관저에 들어갔다 나온 뒤로 정신이 그만··· 대체 어떤 곳일까.”
“전도유망하던 친구가 저렇게 훼까닥할 줄 누가 알았겠어.”
“언성을··· 언성을 높이지 마십시오, 여러분. 이 만슈타인이 여러분들에게 요청드리는 바는 단 하나. 길가의 자갈처럼 널브러진 <승리>를 주워오는 것뿐이니!”
미쳤다니? 독일 최고의 엘리트들만 모이는 독일 육군 상층부조차 시대에 하나뿐인 천재를 바라보는 덴 비뚤어진 시선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사령관님. 참모장이 매독에 걸린 것 같은데 혹시 위에다 말해서 사람 좀 바꿔달라고 하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내가 부임하고 나서 오래도록 저 친구와 이야기를 해봤는데, 미치긴 했지만 군사적 재능은 탁월한 친구일세. 그··· 태양을 향해 날아간 이카로스처럼 태양빛을 너무 쫴서 날개 밀랍 대신 머리가 조금 녹아버린 것뿐이야.”
만슈타인은 거기다 대고 “나는 봤단 말입니다! 미래를! 저 머나먼 내일을!” 같은 소리를 해서 소문에 확정 도장을 찍을 만큼 돌아버리진 않았다.
그는 다만 약간 참을성이 줄어든 것뿐이다.
자신이 깨달아버린 ‘진실’을 온 사방팔방에 떠들고 다니지 않기 위해 참고 견디는 것만으로도 세기의 천재 만슈타인은 이미 엄청난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째서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사람들이 한참 마음고생을 하다가 숲으로 달려갔겠는가? 그만큼 그 고통이 어마어마하기 때문!
“기동, 화력, 마비.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들입니다.”
“‘마비’라고? 적을 섬멸하지 않겠단 뜻인가?”
“섬멸전을 벌였다간 바르샤바에 도달하는 시간이 촉박해집니다. 상부제대와 하부제대가 모든 연락수단을 잃고 제각기 뿔뿔이 흩어진 폴란드군에게 무슨 전투력이 남아 있겠습니까?”
그리고 북부집단군이란 거대한 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이 움직이자.
만슈타인은 쇼팽의 나라를 상대로 피와 화약 내음 가득한 교향곡을 신들린 듯 연주하기 시작했다.
독일 본토와 단치히 일대, 양방향으로 짓쳐들어온 북부집단군이 거대한 아가리를 쩍 벌려 폴란드군 수십만을 단숨에 씹어 삼켜버렸다.
“만슈타인, 설마 시베리아에서 악마라도 만났었나?”
“이 정도였다고? 이성을 저당잡히는 대신 신의 재능을 받아 왔나?”
“참으로 아쉽구나! ‘그분’께서 나를 보면 비웃을까, 아니면 경악할까? 제자 된 몸으로 그분의 강평을 듣고 싶건만 성적표가 너무나 초라하도다!”
그들의 눈앞에 바르샤바가 있었다.
“총통 각하께선 저 바르샤바의 절반을 유대인들에게 줄 작정이시다.”
“역시 각하께선 참으로 자비롭습니다.”
“유대인들이 각하를 키루스 대왕이라 칭송하는 덴 다 이유가 있는 법이지요.”
“수백만 유대인들이 일제히 봉기해서 폴란드 돼지들을 쓸어버리면 좋으련만.”
폴란드는 안 그래도 부족한 전력의 일부를 국내 유대인을 경계하는 용도로 묶어놔야만 했다.
저들을 믿을 수 없다.
언제 독일에 부역해 총을 거꾸로 쥘지 모른다.
그리고 독일군은 폴란드의 저러한 의심과 공포를 현실로 만들어주고자 동분서주했다.
베를린에서 총통이 유대 국가 건설을 선언한 직후부터, 사전에 미리 귀띔을 받았었던 독일군은 점령지에 살던 유대인들에게 아낌없이 무기와 탄약을 뿌려줬다.
“너희 유대인들이여! 이 땅에 솔로몬 제3성전을 세우라!”
“폴란드인들이 너희를 모조리 비누로 만들 때까지 참고 있을 셈이냐? 우리와 같이 총을 들어라! 스스로의 손으로 너희의 나라를 만들어라!”
그 무기를 들고 폴란드군에 맞설 의용군에 입대하든 아니면 이웃집 폴란드인을 쏴 죽이든 아무튼 좋은 일.
폴란드인과 유대인이 서로 증오하면 할수록 한 명이라도 더 많은 독일인이 밤에 편히 잠을 청할 수 있다.
그렇게 모든 설계가 무르익을 때쯤.
“현 시간을 기해 폴란드 내 소수민족을 보호하고 노동자와 농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폴란드 제2공화국에 전쟁을 선언하는 바이다.”
스탈린이 움직였다.
***
소련의 선전포고 이틀 뒤.
폴란드는 항복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