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157)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157화(157/246)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7)
소련 참전.
유럽의 전투민족 폴란드인들이라 한들.
마지막 저항의지가 조각조각나기엔 충분한 시련이었다.
“동부 국경 전역에서 소련군이 파상공세를 개시했습니다!”
“일부 도시가 무저항을 선언했습니다.”
“각하, 우크라이나인들이 봉기했습니다!”
“좌익 용공 무리들이 소련군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각하! 내부에 배신자들이 있습니다!”
건국 이래, 폴란드는 항상 소련을 제1 가상적국으로 지목하고 전쟁 준비를 해왔었다. 패전국 독일은 베르사유 조약이라는 쇠사슬에 꽁꽁 묶여 있었으니까.
하지만 수십 년에 걸쳐 준비한 방어선이라 한들.
병력의 상당수가 독일을 막기 위해 빠진 상태에선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이제 동남쪽 끄트머리에 아주 살짝 국경을 인접한 루마니아를 빼면, 폴란드의 모든 땅이 전쟁터가 되었다.
이틀.
48시간.
밭에서 이반을 캐내기로 명성 자자한 소련의 대군이 기나긴 소련-폴란드 국경 전체에 걸쳐 망치를 내려치고.
실로 영웅적으로 항전하던 폴란드가 포기하기까지에 걸린 시간.
그러나.
“유대 독립 국가? 유우우대?”
“전부 죽여! 쥬를 다 죽여버려!!”
“놈들이 폴란드를 멸망시키고 그 자리에 이스라엘을 세우려 한다! 최후의 한 명까지 맞서 싸우자!”
도저히 참고 들어줄 수 없는 굴욕적 조항들.
전쟁은 1주일 더 연장되었다.
물론 피와 목숨만 흩뿌려졌을 뿐, 폴란드에겐 일방적 수용 외의 다른 선택지 따위는 없었다.
***
독일-체코-리투아니아 삼국이 폴란드를 유린하고 점령지에 태연스레 군정청까지 열기까지 2주.
소련이 새롭게 동부 전선을 열고 이틀.
원 역사와 비교했을 때, 폴란드에게는 악재인 요소가 너무나도 많았다.
첫째.
나의 독일은 칫솔수염 정신병자 따위와는 차원이 다르다. 순수하게 병력의 대가리 숫자만 따지고 본다면 나치 독일이 더 많은 병력을 동원했겠지만··· 전쟁을 숫자로 하던가?
– 응. 전쟁은 곧 숫자야, 이 군알못아.
어허. 대신 더 빵빵한 무기체계, 보급, 화력이 있잖느냐. 사소한 데 꼬투리 잡기는.
둘째.
사실 폴란드는 지금 원 역사로 치면 <뮌헨협상> 당하는 체코슬로바키아 처지다.
모두의 방임 속에서 외롭게 고군분투하지만, 사실 폴란드가 자력으로 소련을 포함한 4개국 군대를 모조리 격퇴하는 것 외엔 승리할 방법이 없다.
그냥.
저들은 그냥 무의미하게 죽고 있는 셈이다.
오로지 국가의 자존심을 위해서.
나치 독일과 맞서던 폴란드는 ‘영국과 프랑스가 도와줄 때까지 버틴다’라는 승리 목표가 있었고, 결국 멸망이 다가오자 최대한 많은 병력을 바다로 보내거나 중립국 루마니아로 탈출시켰다. 그리고 이들은 망명정부를 결성해 전쟁이 끝날 때까지 독일과 맞서 싸웠다.
하지만 지금 폴란드인을 받아줄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 모두가 평화를 구걸하기에 급급하다.
주데텐란트를 잃고 무기력하게 히틀러의 손에 잡아뜯긴 원 역사의 체코.
단치히를 잃고 엄청난 피를 흘리며 내 손에 해체당하는 지금의 폴란드.
과연 어떤 게 더 ‘올바른’ 판단일지는 모르겠다만··· 어느 쪽이든 약소국의 결말은 비참할 뿐이다.
어쨌든.
폴란드는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협상을 하려고 시도했다.
“유대 민족 국가라니, 이건 어불성설 아닙니까! 명백한 내정간섭이에요!”
“폴란드는 폴란드에 사는 소수민족들을 단 한 번도 폴란?드인으로 대접해준 적이 없다. 너희는 모든 곳에서 소수민족들을 윽박지르며 ‘폴란드인이 되거나 죽어라’라고 외쳤지. 이제 너희들에겐 어떠한 권한도 없어. 모든 걸 내놓거나 죽어라.”
리투아니아에게 빌뉴스를 비롯한 땅 한 움큼.
독일도 큼지막하게 땅 한 덩이.
소련은 욕심도 많게 커즌 라인(Curzon Line)과 거의 유사한 동쪽의 거대한 땅을 와그작와그작.
독일이 먹기는 싫지만 폴란드에게 남겨놓고 싶지 않은 땅 일부를 또 잘라서 유대인들에게.
이번 전쟁에 중립을 선언했지만 신나게 기름을 팔아먹어 준 루마니아에게도 크게 한 입.
“저희 체코슬로바키아는 폴란드와 영토 분쟁이 벌어지던 국경 지대 이외의 추가적인 영토 확장을 원치 않습니다.”
“그래도 좀 챙겨 가는 게 어떻겠습니까?”
“아닙니다. 총통의 호의에는 대단히 감사드리지만, 욕심은 화를 부르는 법이지요.”
체코의 위정자들은 머리가 잘 돌아갔다.
이미 인구 1,300만의 나라에 300만이 독일계여서 하마터면 나라가 결딴날 뻔하지 않았나? 저들은 굳이 <폴란드계>라는 폭탄을 집어삼키는 모험을 하고 싶지 않아 했다.
일주일.
폴란드 외교관들이 필사적으로 타국에 중재를 요청하면서 애걸복걸하다가, 결국 체념하고 도장을 찍기까지 걸린 시간이었다.
아주 만족스럽다.
더할 나위 없이.
나는 새롭게 칠해지는 유럽 전도를 안주 삼아 우아하게 와인을 음미했다. 무려 카이저의 창고에 들어 있던 물건이지만, 지금이라면 충분히 이놈의 뚜껑을 따고도 남았다.
이제 내 시선은 이 아름다운 유럽 전도 한복판에 새겨진 흉물스러운 흠집으로 옮겨졌다.
내가 폴란드를 야무지게 5갈죽하는 동안 벌어진 끔찍한 침략행위.
무솔리니가 오스트리아를 장악했다.
***
연합국은 멍청한 이들이 아니다.
2주 만에 폴란드가 멸망 직전에 내몰렸고, 독일군은 온갖 최첨단 신무기를 동원해 폴란드를 유린하고 있었다.
“놈들이 우릴 속이고 있었다!”
“로젠바움은 오래전부터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단순한 재무장 따위가 아니었어. 저건, 저건··· 집권 직후부터 군비를 증강했어도 저만큼 무장하는 건 불가능해!”
“독일 놈들이 복수를 꿈꾸고 있었다! 두 번째 대전쟁이 다가온다!”
폴란드에 있던 주재 무관과 외교관들은 독일군이 동원한 기기묘묘한 군사 장비들에 대해 미친 듯이 전보를 날렸고, 이를 받아 든 각국 관료들과 정치인들은 뇌에 전기 충격을 받는 듯한 고통에 시달렸다.
기만당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러기에 내가 뭐랬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소. 당장 움직여야 합니다.”
“좋습니다. 찬성하지요!”
개전 1주일째.
무솔리니는 돌푸스를 대신해 오스트리아를 통치하고 있던 슈슈니크에게 협박을 날렸다.
<사악한 독일인들이 폴란드를 침공했다. 이제 다음은 오스트리아 차례가 분명하다.>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3개국은 유럽의 평화를 위해 오스트리아가 독일의 위협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확신한다.>
요구 조건은 심플했다.
이탈리아군의 진주를 받아들일 것.
국제 질서 따위는 눈 씻고 봐도 찾아보기 힘든 폭거였지만, 프랑스는 이미 충분히 절박했다.
“이제 독일의 다음 공격 목표는 우리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탈리아가 독일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해야만 한다.”
이탈리아 육군이 배를 타거나 알프스를 건너 남프랑스로 오고, 거기서 또 주전장이 될 마지노선이나 벨기에까지 육로로 온다? 장난하나?
가믈랭을 위시한 프랑스 군부는 ‘이탈리아가 오스트리아를 확보하고 독일 남부와 체코를 위협하는 양상’이 자국의 전략에 가장 이롭다고 진언했고, 정부는 기꺼이 오스트리아를 협박하는 데 한 손 거들기로 했다.
그렇기에 슈슈니크는 이 시점에서 오스트리아의 종말이 다가왔음을 깨달았다.
독일과 한 편이 되든가.
연합국과 한 편이 되든가.
하지만 독일과 한 편이 된다면 최후는 정해져 있었다.
안슐루스 – 두 국가의 합병.
무솔리니는 오스트리아를 괴뢰국으로 삼길 원했지만, 그는 결코 오스트리아를 통째로 합병할 수 없다. 무엇보다 합병만큼은 프랑스가 결코 용납하지 않으리라.
오스트리아라는 국체의 존속을 원하던 슈슈니크는 결국 팔다리 잘리기 vs 사망하기 중 전자를 택했고, 이탈리아군은 그 어떠한 저지도 받지 않고 빈에 입성했다.
그다음?
“서명하시오!”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는··· 공수동맹을 체결한다···.”
국민적 분노가 들끓었고, 달걀이나 돌멩이는 물론 총알까지 이들 이탈리아군을 향해 날아들었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눈꼽만큼도 개의치 않았다.
“오스트리아인들이 반항한다고? 다 쳐죽이면 되지 않나?”
자국민도 심심하면 패죽이던 파시스트들이 잠재적 친독 부역자들을 가만히 둘 리가 없다.
서기 1939년이 절반도 지나기 전이건만.
이미 사람들은 다음 전쟁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오스트리아가 짓밟히는 것을 확인한 독일 또한 다음 수를 두었다.
폴란드 처벌 전쟁에서 승리한 독일 총통 아르민 로젠바움, 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 에드바르트 베네시, 리투아니아 총통(그는 로젠바움주의로 개종하고 스스로를 총통으로 선포했다) 안타나스 스메토나 3인은 베를린에서 만나 기자들 앞에서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마침내 유럽에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암살, 방화, 테러, 살인, 전쟁을 통해 힘과 정복을 추구하던 사악한 폴란드의 야욕은 정의와 민족자결주의의 이름 앞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와아아아아!!”
“로젠바움!! 로젠바움!! 로젠바움!!”
“민족혁명 만세! 로젠바움주의 만세!!”
“우리는 앞으로도 평화를 해치는 모든 이들에 맞설 것입니다! 자유, 평화, 정의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투쟁할 것입니다!”
체코는 빠지고 싶었지만 뒤가 없었다. 영국과 프랑스가 독일을 죽여버린다면 체코도 거스름돈 신세.
정신 차리고 보니 체코는 너무나도 독일과 밀착해 있었다.
독일의 재무장? 체코 공장에서 무기와 탄약이 쏟아져나왔다.
독일의 전비? 그동안 알차게 국가를 운영해 온 체코가 독일 국채를 열심히 사들였다.
확실하다.
전쟁이 또 터진다면 체코슬로바키아라는 나라는 존재 자체가 지워지리라.
리투아니아의 독재자 스메토나는 이번 회합에서 ‘어떠한 조건 없이 순수한 민족혁명주의 정신과 정의를 위해’ 독일에 메멜 일대를 돌려주겠노라 선언했고, 로젠바움 총통은 화들짝 놀라 세 번 이를 사양했으나 스메토나의 강력한 권고에 어쩔 수 없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 회합을 둘러싸고 무수한 기사가 쏟아졌고, 그중 하나의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베를린 – 프라하 – 빌뉴스를 잇는 민족혁명주의의 축(Axis)이 세워지다!]사람들은 곧 이들 삼국의 연합을 가리켜 <추축국>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편.
패전국 폴란드에서는.
“이제 깨달았다. 이 사악한 놈들! 다 조작이었어! 처음부터 침략을 준비하면서 조작했던 거야!”
“······.”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우린 속고 있었어! 저 비열한 독일 놈들이 어째서 저런 신무기로 무장하고 있었겠나? 전부 다 이번 침략을 준비했다는 증거야!”
“리츠시미그위 원수. 조국을 파멸로 이끌고도 모자라 추하게 변명을 늘어놓고 계시오?”
“언젠가 복수해야지! 지금은 저 간악한 놈들의 요구사항을 어쩔 수 없이 수용하더라도, 언젠가 기회가 온단 말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반드시 독일을 저지해야만 해. 그들이 베를린을 불태울 때 우리에게는 다시 재기의 기회가 온다! 그러니-”
리츠시미그위의 시대는 끝났다.
폴란드 역사에 길이 남을 굴욕적 패전을 겪었으니, 그에게 뒤는 없었다.
독재자는 모든 권한을 가지고 모든 권력을 독점하지만, 당연히 책임 또한 모두 그에게 쏠리는 법.
지금은 패전으로 인해 전 국민이 넋이 나가 있었지만, 정신을 차린다면 가장 먼저 이 졸렬한 전쟁을 이끈 군부 정권을 불태울 게 분명하다.
한 무리의 군인들이 즉각 바르샤바에서 궐기했고.
한때 폴란드군의 위대한 원수로 불리던 리츠시미그위는 침대에서 온몸이 벌집이 되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그리고.
“이럴 수가. 이럴 수가. 이럴 수가.”
“주여!! 주여!!”
1939년 7월 26일.
“친애하는 세계만방의 유대 민족 여러분.
히브리력 5699년의 티샤 바브(예루살렘 성전 파괴를 애도하는 유대교 금식일)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마침내 세 번째 성전을 세우는 대업을 시작할 것입니다.
나라 잃고 떠돌아다니는 민족!
쥐새끼 같은 민족!
수천 년간 핍박받고 살아온 우리에게, 마침내 보습 대일 땅이 주어졌습니다!
이제 우리는 나라 없는 민족이 아닙니다.
이제 우리는! 이스라엘 공화국의 시민입니다!”
이스라엘 공화국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열강들은 모두 이 낯선 나라를 인정하는 것을 거부했지만, 세계 각국의 유대인들은 물론 타 민족들마저도 난데없이 폴란드 국토에 출몰한 이 신생 국가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 모든 급격한 변화가 알려주는 바는 명백했다.
“처칠 의원님.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대체 뭘 말해야 할까요. 폴란드가 비참한 패배를 맞이하는 동안 우리는 이를 외면하고 있었습니다. 저들을 지켜줘야만 했습니다. 우리는 비겁한 평화와 전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고, 비겁한 평화를 골랐습니다.”
“그러면-”
“그러니 이제 전쟁이 다가올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