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174)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174화(174/246)
174화 결전 (2)
처음 핵 투발지로 고려한 곳은 당연히 런던이나 파리가 아니다.
남의 나라 수도에다 핵을 쏜다고? 혹시 독일군과 마왕군을 착각해서 하는 말인가?
– 나치 독일군이면 충분히 지상에 강림한 마왕군 맞지. 야. 그냥 다른 민족이 싫어서 전쟁물자 보급보다 더 급하게 가스를 실어날랐다는 게 말이 되냐? 틀림없이 그거 마왕 소환 의식이었다니까. 성공만 했으면 노스트라다무스가 말한 공포의 대왕이 Y2K와 함께 강림해서···.
Y2K가 뭔데 이 대머리야.
내가 제노사이드 같은 거 꿈꿨으면 이 지랄도 안 했다. 그냥 깔끔하게 나치 시즌2 했지. 전쟁도 지금 개전하는 대신 어금니 꽉 깨물고 원자폭탄 대여섯 발 정도 더 만든 뒤에 시원하게 영국과 프랑스 대도시에 반반무마니콜라1.25리터로 뿌려주고 개전했지?
민간인 피해는 최소화해야 한다.
내가 그만큼 애민정신과 생명존중이 투철해서··· 가 아니라, 그랬다간 정말 불구대천의 원수 확정이니까.
민간인을 배제하면서도 전쟁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곳.
여기서 나와 범석이는 똑같은 해답에 도달했다.
– 영국 왕립 함대를 날려버려야 한다.
로열 네이비.
브리튼을 불침요새로 만드는 최강의 전력이자 동시에 영국 최고의 자긍심.
그래서 가장 먼저 떠오른 방안은 영국 함대가 주둔한 곳이자 독일제국 해군이 모조리 자침한 곳, 스캐퍼 플로(Scapa Flow)에 핵공격을 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작전엔 두 가지 치명적 결함이 있었다.
첫 번째.
– 전시에 영국 함대가 얌전히 항구에 정박하고 있을 확률 몇 프로?
응. 0에 수렴해.
프로이센 육군이 땅 위의 전쟁기계라면 영국 로열 네이비는 해상의 전쟁기계. 전운이 무르익으면 십중팔구 로테이션을 돌려 가면서 일부만 항구에 정박하고 일부는 작전행동에 나설 게 분명했다.
유감스럽게도, 본토함대의 절반을 원자의 권능으로 먼지로 만든다고 쳐도 남은 절반으로도 독일의 목에 초크를 거는 덴 아무 문제가 없다.
– 결론만 요약하면, 어떠한 전쟁 분위기도 풍기지 않는 평화로운 상태에 날벼락처럼 핵을 쏘면서 전쟁을 시작해야 한단 셈이군.
그래서 포기했다. 저거 그냥 스케일만 다른 진주만 기습이잖아. 체임벌린이 ‘하하. 런던에 쏠 수도 있었을 원자폭탄을 스캐퍼 플로에 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역시 독일인들은 명예를 아는 신사였군요.’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일이 있을 턱이 있나.
야비하고 비열한 쓰레기 확정. 내가 원하는 유럽 패권은 저 멀리 요단강 너머로 떠날 게 분명하다.
물론 계획을 짤 땐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법.
내가 갑자기 동남풍을 빌기 위해 제단을 쌓아 마왕강림 의식을 치르고 이 세계를 누클리어 아포칼립스로 인도할 결심까지 했다 치자.
– 스캐퍼 플로를 날려버리고 싶으면 원자폭탄을 탑재한 채 브리튼 섬 최북단까지 날아갈 수 있는 장거리 폭격기를 개발하든가, 아니면 잠수함으로 발사할 수 있는 핵어뢰를 만들어야지.
이미 맨해튼 프로젝트 하나만으로도 나라 살림이 거덜날 지경이었고, 유감스럽게도 군사 기술이라는 건 총통이 까라고 해서 정말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까라고 해서 까졌으면 티거 중전차··· 아니, 티거가 뭐냐, 범석이의 애환이 담긴 M48 패튼 전차를 만들라고 시켰지. 어차피 개발 난이도는 저거나 이거나 오십보백보다.
결론은 포기.
저런 사악한 기습 작전을 벌이기로 결심했으면 스캐퍼 플로가 아니라 런던에 때리고 만다. 전혀 수지가 안 맞다.
우리가 끝없이 고민한 결과는 이렇다.
1. 핵의 타격력을 극대화하려면 최대한 영국 함대가 오밀조밀 뭉쳐야만 한다.
2. 영국인들은 핵무기의 존재를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함대를 사지로 밀어넣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전장.
– 됭케르크 철수 작전.
영국은 결코 고립되어 귀환을 애타게 갈망하는 장병들을 버리지 못한다. 그 순간 체임벌린 정권의 전쟁 수행 능력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될 게 뻔하니.
하지만 실제 됭케르크 철수 작전에서도 영국군이 전함을 영불해협에 밀어넣지는 않았다.
그럼 별수 있나.
오라고 해야지.
브리튼으로 돌아가려는 연합군을 물귀신으로 만들기 위해 독일의 모든 수상 전력이 총동원되어 달려든다면 어떨까?
– 잘 생각해. 그건 네 희망사항이야. 만약 내가 영국의 군 통수권자라면 전함을 보내겠다는 결단을 하긴 쉽지 않을 거야. 전함보다는 오히려 뇌격기와 폭격기를 긁어모아서 제압을 시도하지 않을까?
영국인들에게 함대 출격을 강요하려면 무엇보다도 영불해협의 제공권을 장악, 최소한 비등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어차피 항공력은 내 정권의 아이덴티티이기도 하니 망설일 필요가 없다. 독일 공군의 전투기는 원 역사보다 더욱 항속거리를 중시하고 그 수량 또한 늘렸다. 제트기는 말할 것도 없고.
그 뒤 나는 내가 거느리고 있는 사람 중 가장 해군에 정통한 사람 – 레더의 자문을 구했고, 레더는 오랜 고민 끝에 답했다.
“이성적으로 봤을 때, 본토함대는 존재하는 그 자체만으로 이미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합리적으로만 따진다면, 순양함까지는 몰라도 전함은 쉽사리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합리적으로만’이라는 전제가 흥미롭군요.”
“그렇습니다, 각하. 진정한 바다 사나이는 도전을 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들 본토함대가 상대해야 할 주적은 당연히 독일 함대.
그런데 독일 함대가 몽땅 다 튀어나와서, 자기네 앞마당인 도버 코앞에서 동포를 대학살하려고 하는데, ‘본연의 임무’를 위해 항구에서 럼주나 홀짝이며 논다? 독일 함대 격멸이라는 위업은 짹짹대는 참새 놈들에게 맡기고?
시민들이 참지 못한다.
바로 그 시민이기도 한 수병들 또한 견디지 못하리라.
심지어 장교들조차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울화가 치밀 것이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수백 년 동안 세계를 주름잡았던 최강의 함대라는 이름.
그 이름에 서린 명예와 무게의 문제다.
“만에 하나 그들이 전멸한다 하더라도, 여전히 영국은 해군 강국입니다. 상당수 함대가 극동 방면으로 재배치되긴 했지만, 지중해함대만 귀환해도 우리를 저지할 만한 전력이 됩니다.”
그러니 그들은 거리낌 없이 출정할 것이다.
레더의 추론엔 숫자라곤 없고 오직 직감, 자존심, 명예 같은 뜬구름 잡는 소리만 가득했지만.
“그렇다면 제독. 저들 본토함대와의 결전을 염두에 두고 해군을 훈련시키시오.”
“알겠습니다, 각하. 결코 조국과 민족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일절 내 말에 토 달지 않았다.
오히려 기쁘다는 듯 환히 웃었다.
아부라고는 한 점도 섞이지 않은 진심 그 자체.
레더의 모습을 보며, 나는 마음속으로 완전히 설득당하고 말았다.
왕립 함대는 도전을 피하지 않는다.
바다 사나이들은 해협으로 올 것이다.
***
영국원정군 사령관 고트 자작은 요 며칠간 이승과 저승의 경계 어드메를 헤맸다.
“제길··· 조금만,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영국원정군과 프랑스군의 합동 공세가 아라스에서 실패로 돌아간 이후.
고트는 공세를 속행하느냐 지금이라도 퇴각하느냐를 놓고 몇 분간 끝없는 번뇌에 시달렸다.
적 15군단을 순식간에 으깨버리지 못하고 치열한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치른 시점에서 포위망 파괴는 물 건너갔다. 이미 그들은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후의 순간까지 침략자를 몰아내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싸우느냐? 아니면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퇴각에 나설 것이냐?
군인답게 죽느냐.
병사들의 목숨을 맡은 이로써 발버둥 치느냐.
“모든 중화기를 방기해도 좋다. 칼레로 퇴각한다.”
고트는 후자를 택했다.
어떻게 해서든 이 병사들을 한 명이라도 더 본토로 돌려보내야 한다. 원정군이 전멸한다면 영국 육군의 숙련된 군인들은 말 그대로 씨가 말라버린다.
이들이 없으면 새롭게 군대를 편성하고 조직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군인을 만들려면 성인 남자를 잡아다가 군복과 총기만 주면 되지만, 군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도로 숙련된 부사관과 장교단, 선임병들이 있어야만 한다.
고트는 결사의 각오를 다지며 퇴각했지만.
뜻밖에도 독일군은 집요하게 달려들지는 않았다.
“이렇게 쉽게 놔준다고?”
“적들도 지친 것 아닐는지요?”
“사방에서 공세가 몰아치니 우리를 뒤쫓을 여유도 없었을 겁니다.”
“···그랬으면 좋겠군.”
영국원정군의 공세에 맞춰, 포위망 안쪽 프랑스군 또한 이른바 <페탱 공세>라고 명명된 자기파괴적 공세에 들어갔다.
당연한 말이지만, 모두 격퇴당했다.
일사불란하게 하나의 목표를 향해 유기적으로 수십, 수백만 대군이 공세를 벌여도 틀어막히기 십상인데 사단과 군단이 각개전투를 벌이니 막히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파리에 있는 페탱 또한 이 공세가 성공하리라는 야무진 기대 따위는 하지도 않았다.
그 대신 그는 시간을 벌었다고 믿었다.
마지노선에 있던 제2군이 파리로 돌아올 시간.
지형지물과 강을 방어선 삼고 도시 곳곳에 바리케이트를 쌓아 올릴 시간.
정부가 보르도로 이전하고 행정체계를 새로이 다질 시간.
조국을 지키기 위해 입대한 이들을 신병훈련소에서 얼치기 훈련만 마치고 곧장 군인으로 받아들일 시간.
조국의 모든 것을 불태우는 최후의 항전을 염두에 둔 그로서는 이들의 공세가 결코 무의미하지 않았다고 확신했다.
그렇게 파리가 요새로 거듭날 시간 동안.
포위망이 완성되었고.
연합군은 해안가로 내몰렸다.
***
오스트리아.
빈.
오스트리아의 독재자, 슈슈니크는 일생일대의 고민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인류가 하늘로부터 받은 최고의 선물, 위대한 지도자이자 어버이 로젠바움 총통 각하의 영도하에 거침없이 나아가는 우리 혁명공화국의 모습을 보라!식민 제국주의 연합국은 시계를 거꾸로 돌리기 위해 전쟁마저 서슴지 않았지만, 그들은 모조리 격퇴당해 애처로이 목숨만 구걸하는 신세로 전락했도다!] [포위망은 완성되었다. 백만 대군이 고립되어 해안가로 내몰리고 있고, 그들의 운명은 정해졌다. 신속한 항복만이 그들의 억울한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며 우수한 선도민족인 우리 독일 민족은 마침내 신의 힘을 거머쥐고 말았다! 토르의 망치, 묠니르라고 명명된 이 기적의 무기는 일격에 도시를 지우고 바다를 가르는 경이로운 힘을 발휘한다.
이 무기를 쓰지 않고 있는 이유는 오직 하나. 뭇 생명 하나하나에도 가슴 아파하시는 로젠바움 총통 각하의 의지이다.
우리는 이 무기를 쓰지 않았음에도 승리했다. 적들은 드넓은 평야에서 연전연패했으며, 정의를 위해 싸우는 우리를 대적할 군대는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대세가 판가름 났으니, 이 무기를 사용하기 전에 신속히 투항하여-]
라디오 소리를 못 들은 체하며, 그의 눈앞에 있던 이탈리아 대사가 연신 그에게 잔소리를 퍼부었다.
“괴벨스 장관이 다리가 병신이라더니, 다리를 잃은 대가로 혓바닥이 남들보다 두 배는 더 매끌매끌하게 돌아가는 모양입니다.”
“······.”
“각하. 우리 이탈리아는 오스트리아의 자주 독립을 위해 독일과의 일전마저 감수했습니다. 이제 오스트리아가 우리를 도와야 합니다!”
“그, 그렇구려.”
“각하께서 제명에 죽고 싶으시다면 지금 당장 독일을 막아야 합니다. 독일군이 빈에 당도하는 순간 각하는 죽은 목숨이고 오스트리아라는 나라는 지도상에서 사라질 겁니다.”
어지간히 다급해졌는지 대사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연합국이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곳곳에서 들리는 패전 소식을 모두 숨길 수는 없었다.
독일군 부스러기와 체코군으로 구성된 D집단군이 이탈리아군을 말 그대로 갈아버렸다는 소식은 이미 온 사방에 전해졌고, 오스트리아 국내 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흉흉해져 있었다.
[우리는 안슐루스를 원한다!]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우리는 오스트리아를 원했지, 이탈리아령 오스트리아 자치구를 원하지 않았다!] [로젠바움 총통 만세! 민족혁명 만세!]이제 더 이상 이탈리아군들은 군중을 향해 총탄을 갈기지 않았다.
참는 것이 아니다.
못 쏘는 것이다.
한 번의 유혈사태가 곧장 나라 전체를 뒤집어버릴 거대한 폭풍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은, 굳이 <피의 일요일> 같은 역사를 참고하지 않아도 누구나 다 아는 일.
그래서 이탈리아는 슈슈니크를 설득하기 위해 온 정성을 기울였다. 오스트리아군이 합세해주기만 한다면 다시 남독일 전선은 원점으로 돌아간다. 아니, 그냥 오스트리아 국내에 이탈리아군 아닌 다른 군대가 있는 것 자체가 거슬렸다.
한참을 닦달당하던 슈슈니크는 결국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내··· 그러도록 하지요.”
“참말이십니까?”
“뮌헨 방면으로 군을 내겠소. 그렇지··· 로젠바움이 날 살려둘 리가 없지.”
그는 흐리멍텅해진 눈으로 대사를 올려다보았다.
“그러니 약조해 주시오. 그 어떠한 경우에도 오스트리아의 주권을 침해하지 않겠다고.”
“약조하겠습니다.”
마침내 설득에 성공한 대사는 희희낙락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자리를 떠났고, 그 뒷모습을 멍하니 보던 슈슈니크는 곧장 참모총장을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전쟁을 준비하시오.”
“적은 누구입니까?”
총장조차 적이 누군지 묻는다.
이 행간에 담긴 의미를 정치인인 그가 모를 리 없었다.
“국내에 있는 모든 이탈리아인들의 무장을 해제하고 그들을 억류하시오.”
“각하의 영단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모든 도로와 철도를 봉쇄하고 통신을 끊으시오. 우리는 형제국 독일과 함께 침략자 이탈리아에 맞서야 합니다.”
그동안 두체가 뿌린 무수한 업보와 부도수표를 보면서도 오스트리아의 자주독립이 존중되리라 믿는 건 원숭이도 하지 않을 발상.
차라리 독일이 비밀리에 전한 ‘신변 안전 보장, 재산을 지참한 망명 허용.’이라는 로젠바움의 전언이 훨씬 더 믿을 만해 보였다.
“무솔리니를 믿느니 차라리 이웃집 개를 믿고 말지.”
“그렇습니다, 각하.”
“오늘 0시를 기해 시작하시오.”
독일군의 낫질이 영국과 프랑스의 목을 베던 바로 그 순간.
오스트리아군이 무기를 거꾸로 들고 이탈리아군을 공격했다.
그리고 아라스에서의 대전투가 마무리 지어질 무렵.
독일을 침공한 이탈리아군은 전원 독일군에 항복했고, D집단군의 일부가 차출되어 빈에 입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