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181)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181화(181/246)
181화 옛 질서의 종말 (4)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감히 현인신 로젠바움 총통께서 다스리는 정의로운 국가 독일에 대적하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다 패배한 제국주의 국가들.
하지만 놀랍게도, 불세출의 위대한 지도자 아르민 로젠바움 총통께서는 이들에게 <두 번째 베르사유>를 강요해 증오를 되풀이하는 대신 한없이 온건한 평화 제안을 건네셨다.
배상금.
식민지 해방.
독일계 주민들의 처우 개선.
군축과 경제 협력을 통한 반영구적 평화 체제 수립!
어지간한 위정자들조차 복수심을 참고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일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만약 1919년 연합국도 이러한 이성이 남아 있었다면 두 번째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는 불행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리라!
하지만 총통께서는 해내셨다.
얄팍한 복수심을 충족하는 대신, 우리의 아들딸들에게 영원한 평화의 길을 열어주셨다!
우리 독일이 거둔 승리는 단순히 우리가 잘 싸웠기 때문이 아니라, 전 국민이 하나 되어 의로운 분노로 단합했기 때문이다. 연합국의 식민 통치에 신음한 우리였기에 가능한 일이다!
저들을 잔혹하게 짓밟고, 무자비하게 수탈하고, 아비는 죽이고 과부와 고아를 희롱하는 일.
1919년에 저들이 저지른 업보를 총통께서는 단호하게 끊어내셨다! 우리 인류가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음을 증명하셨도다!
독일인들이여, 감사해할지어다!
우리에게 총통 각하 아르민 로젠바움을 내려주신 주님의 은혜를 찬송할지어다!
우리 스스로 총통 각하께 한 표를 행사해, 우리 스스로 구원을 거머쥔 독일인의 지혜를 찬양할지어다!
***
패전국과 승전국, 그리고 전쟁에 참여치 않은 몇몇 나라들까지 하나 되어 가칭 <세계민족해방기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국제연맹? 뭔지 모르겠는데요. 그런 나약하고 쓸모없는 기구 따위 사라지든 말든 알 게 뭐야.
민족해방기구의 목적은 단 하나.
식민지배에 신음하며 착취당하던 민족들에게 올바른 나라를 세울 기회를 주는 것.
민족해방기구는 기존의 식민 통치 기관으로부터 통치권을 이양받은 후 현지 독립운동가, 유력자, 지식인, 종교지도자 등 현지 민심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들을 선발하고, 과도 정부의 수립과 경제 재건을 지원한다.
상당수 식민지는 침략자들에 의해 경제 구조가 왜곡되어 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독립을 한다 쳐도, 이 기형적인 경제 구조상 자립하려면 반드시 생산되는 제품을 팔 시장이 필요하다. 전국이 모조리 플랜테이션 농장으로 개조당했는데 이걸 어쩐단 말인가?
– 만약 현지에서 신탁통치가 아니라 즉시 독립을 요구한다면?
요구하면 뭐 어쩔 건데. 자기들이 독립전쟁 승리해서 독립하는 거야?
우리 말 듣고 지원받고 싶어 할 놈들은 차고 넘친다. 그래봤자 게릴라나 테러리스트로 전직할 뿐이지. 그런 놈들까지 일일이 다 포섭 어떻게 하냐.
이제부터가 진짜다.
독일은 돈 없는 거지다. 배상금으로는 그동안 온갖 기발한 금융기법으로-
– 금융사기겠지.
21세기형 선진 금융 스킬로 대량 생산해둔 빚부터 털어야 한다.
해외에 퍼줄 돈? 그런 게 어딨어. 식민지 자립에 쓸 돈 대신 주체의 핵탄을 만들어야 한다고.
그러니 패전국들의 돈으로 식민지 경제를 이륙시킨다.
어차피 손 떼고 쫓겨날 팔자인 패전국들이 영향력이라도 남겨놓으려면 현지에 투자를 좀 해야 한다. 그들은 기를 쓰고 투자할 게 분명하다.
여기에 미국인들까지 끌어들이면? 꺼어억.
– 그럼 도대체 독일은 뭘 한다는 거냐?
뭐냐니. 내가 그들에게 자유를 주는데 이 이상으로 더 필요해?
– 아니, 그 말뜻이 아닌 거 알잖아. 신생 독립국에 독일 영향력을 확보하려고 이 난장판을 피운 거 아니었냐? 패전국 식민지에 빨대를 꽂는 건 꽂는 거고, 결국 앞으로의 이념 전쟁은 세계 각지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느냐로 결정될 텐데?
아아. 그거 말인가.
그거라면 독일의 1티어 효자상품이 있지.
– 뭔데?
신생 독립국도 당연히 군대를 새로 건설해야지? 아무리 식민지인들이 처지가 궁하다 쳐도 식민 정부에 부역해 독립군 쏴죽이던 군대를 그대로 인수해서 쓰긴 쫌 그렇지?
우리는 그들에게 <독일군>을 제공해준다.
세계 삼대 열강을 모조리 무릎 꿇린 최강의 군대.
민족해방의 기수이자 세계 최강의 육군.
이들이 신생 독립국의 건군을 후원하고, 지도하고, 고문단이 되어주리라.
– 군대··· 그래. 확실히 독일군이 발벗고 나서서 도와준다고 하면 거절할 놈들은 없겠네. 그래도 군대는 결국 소비 집단이야?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치면···.
크.
크흐흐흐.
멍청한 놈. 이 아둔한 놈. 이래서 군바리들이란!
– 잠깐. 이 새끼, 이 새끼!
왜 그래. 새삼스럽게.
쿠데타 전과자가 이제 와서 왜 화들짝 놀라고 그러시나. 흐핫핫핫핫!
– 그걸 다 쿠데타를 일으킨다고?
신생 독립국 중 군사혁명 일어나지 않은 나라가 얼마나 있다고?
지극히 당연한 논리적 귀결.
고급교육을 받을 문은 비좁고 경제는 엉망.
전도유망한 젊은이가 출세와 영달을 위해 선택할 만한 입지로 군대만 한 것이 없다.
이 독립국들의 군대는 당연히 자신들이 독립한 근거이자 자신들을 가르쳐주고 후원해주는 민족혁명주의에 심취할 테고.
나라가 어지럽고 위기에 처해 있다 여기면, 기꺼이 민족혁명을 위해 몸을 일으키리라.
어차피 식민 열강들의 민주정을 고르든가 아니면 공산주의잖아.
민족혁명주의 정도면 아주 합리적인 선택지지.
권력은 총부리에서 나온다.
우리 독일은 신생국의 군대를 거머쥐리라.
***
미합중국의 분위기는 참으로 복잡미묘했다.
[한 달 만에 끝난 로젠바움 전쟁!] [나폴레옹의 뒤를 잇는 유럽 정복자 로젠바움!] [민족해방 전쟁, 추축국의 완승!] [평화 협정문, 포츠담 상수시 궁전에서 체결 예정··· 독일의 관대한 제안, 세계를 놀라게 하다!]뭘 반응하고 자시고 할 틈도 없이 전쟁이 시작되었고, 끝나버렸다.
루즈벨트 행정부는 어떻게든 연합국 편으로 참전하기 위해 여러 물밑 작업을 준비하고 군비 증강에 착수했지만, 고립주의자들이 행정부의 독단적 행동에 한소리를 하기도 전에 모든 것이 끝났다.
“거 봐라! 정의는 승리한다!”
“노예제를 폐지하기 위해 전쟁까지 치른 우리 미합중국이 식민 열강의 편을 들어야 하는가? 만약 참전했다면 시민들만 피를 했을 게 뻔하지 않은가!”
“바야흐로 로젠바움의 시대가 왔다!”
무슨 명목으로든 모조리 체포하려 했던 로젠바움주의자들은 더욱 기세를 떨쳤고, 특히나 협상의 주요 안건이 공개되자 평화주의자들과 고립주의자들까지도 여기에 가세했다.
“우리 정부가 독단적으로 영국과 프랑스에 막대한 전쟁 물자를 팔아치웠다고 들었습니다. 독일이 여기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항의했다고도 들었고요. 맞습니까?”
“정부의 독단이라는 말에는 다소 어폐가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민간의 자유로운 무역에 불과했습니다.”
“식량이나 군장류뿐만 아니라 무기까지 대규모로 팔아치웠는데 정부의 의사가 없었다고요? 지금 장난합니까?!”
“그거 몇 푼 벌겠다고 유럽이라는 거대한 시장에서 불이익을 받게 생겼습니다! 대통령님. 귀하께선 로젠바움과 친밀한 관계 아니었습니까? 지금 어째서 국익을 깎아먹고 계십니까!”
행정부가 매일마다 끌려나와 두들겨 맞는 건 정례 행사처럼 자리 잡았다.
편을 잘못 들었다.
애초에 남의 전쟁에 멋대로 끼어들지 말라고 의회에서 <중립법>까지 제정했는데, 법률적 허점을 파고들어 멋대로 연합국의 전쟁 수행을 도와준 대가는 외교적 입지 축소 아닌가? 대통령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건가?
뉴딜 반대파와 당내 루즈벨트 반대파, 공화당, 로젠바움주의자, 친독 자본가와 금융인, 독일계와 유대계 등 별별 이들이 뛰쳐나와 정부를 규탄했다. 지은 죄가 크나큰 정부로서는 입을 봉한 채 맞는 것 외엔 도리가 없었다.
호모 폴리티쿠스, 휠체어에 앉은 정치 괴물 루즈벨트라 한들 뾰족한 수가 없다.
‘옘병, 어떻게 이겼지.’
귀신에 홀린 기분이었다.
아니, 너무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터져나올 지경이었다.
지금 억 하고 죽어버리고 유령이 되어 석 달 전의 자신에게 돌아가 ‘야, 로젠바움이 한 달 만에 유럽을 정복한대.’라고 말하면 과거의 루즈벨트가 그 말을 믿겠나? 웬 잡귀냐 하면서 엑소시스트라도 불러오겠지.
아무리 생각해도 해결책이 없다.
패전국 신세가 된 영국과 프랑스는 당분간 돈을 떼먹으려 들 게 뻔했고, 이제 와서 독일에 구애의 댄스를 춘다고 한들 로젠바움이 그를 어여삐 여겨 문호를 활짝 개방할 것 같지도 않았다.
백악관 방 빼야 한다.
그래. 8년 해먹었으면 됐지.
그런데.
“식민지에··· 뭐라고요?”
“로젠바움 총통 각하께서는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미합중국이 식민지의 자주독립과 안정된 정부 수립에 도움을 주리라 믿고 있습니다. 이번에 유럽에서 새로운 국제기구를 설립해 각 식민지의 신탁통치 방향에 대해 정하고자 하는데, 혹시 미국에서 도움을 줄 생각이 있으시다면-”
“나는 항상 독일인들이 로젠바움 총통을 얻게 된 게 다 하나님의 섭리가 틀림없다고 여겼습니다. 개인적으로 따져봐도 총통은 나와 막역한 사이 아니오? 기꺼이 내 직접 베를린으로 가겠습니다.”
루즈벨트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유럽행을 택했다.
‘이번에도 안 오면 알지?’
로젠바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감히 적국의 편을 든 죄를 사함받기 위해서라면 돈, 아주 많은 돈이 필요하리라.
그리고 미국이 가진 건 돈밖에 없다.
***
생각도 없었는데 초대를 받고 희희낙락한 루즈벨트와 달리.
정반대로, 당연히 초대받을 줄 알았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어 잔뜩 달아오른 나라도 있었다.
“총통 각하! 승리를 경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용건만 짧게 말해주시면 고맙겠군요.”
“저희 대일본제국은 아시아의 유일한 로젠바움주의 국가로서, 각하께서 이루어낸 위대한 업적을 진심으로 칭송하고 있습니다. 선도민족의 위업을 후발민족이 본받는 것이 곧 민족혁명의 이치이니, 독일이 이루어낸 위업을 아시아에서 되풀이하는 것 또한 민족혁명의 또다른 쾌거 아니겠습니까?”
일본은 급했다.
중일전쟁을 통해 손쉽게 중국 대륙을 정복하고 아시아의 맹주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저 미개한 지나인들은 선도민족인 야마토 민족에게 복종하긴커녕 더욱더 맹렬히 투쟁에 나서고 있었다.
로젠바움주의라는 마법의 키워드를 꺼내 들면 중국인들의 숫자에 깔려 있던 소수민족들이 당연히 일본군의 편을 들어줄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았고, 독일은 오히려 일본 대신 중국이 로젠바움주의 국가라고 선언해버리기까지 했다.
이럴 수는 없었다.
어떻게! 어떻게 이리 헌신짝처럼 나라 하나를 버릴 수 있단 말인가! 전쟁 중에 약간의 소소한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자신들을 내쳐? 농담인가?
그러던 와중 유럽에서 전쟁이 터졌다.
‘두 번째 세계대전’이 되리라 예상했던 <로젠바움 전쟁>은 한 달 만에 독일의 압승으로 끝났고, 일본인들이 예상했던 대로 역시 민족혁명주의야말로 진정으로 올바른 가르침이 맞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주었다.
“아시아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건 당연히 같은 아시아인입니다. 저희 일본이 세계민족해방기구에 참여해 아시아의 식민지를 돕는다면 그들의 재건 또한 매우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겁니다.”
“거절하지.”
“대체 어째서입니까?”
“전쟁이랍시고 민간인과 포로를 붙들어 목 베기 시합이나 하는 또라이들이 무슨 놈의 민족해방인가? 당신이 외교관이라는 입장이기에 내가 이번에 얼굴을 들이밀었을 뿐, 역겨운 일본인들과는 말을 섞기도 싫소. 너희들은 민족혁명이 아니야. 대체 어느 근본 없는 민족혁명주의가 ‘신성한 혈통’ 따위를 섬긴다고?”
“천황 폐하야말로 일본의 특수성에서 비롯된 민족혁명의 산 증거입니다! 메이지 유신이 야마토 민족혁명이 아니면 또 무엇이며, 나아가 쇼와 유신으로 말하자면 누가 봐도 진정한 의미의 민족혁명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너희는 이단이라고, 이단. 창시자인 내가 아니라는데 자꾸 왜 악을 쓰는지 모르겠군.”
로젠바움은 기이할 정도로 날카롭게 대사를 향해 응수했다.
“너희들은 민족혁명주의를 따르는 나라가 아니야. 그냥 식민 착취국이다. 만약 너희가 진정으로 민족혁명주의를 추구하는 국가라면, 만주국과 조선, 대만에 대한 통치권도 모두 조만간 설립될 세계민족해방기구에 이관시켜라.”
“그건 내정 간섭입니다! 그들은 우리 대일본제국의 번영을 흠모해-”
“그러면 꺼지시오.”
그리고 그날 밤.
대사는 자신이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선언되었음을 통보받았고, 최대한 빨리 독일에서 철수할 것을 권고받았다.
그리고 홀로 남은 로젠바움 총통은 거울을 바라보며 샴페인을 땄다.
동남아 모든 나라들이 신탁통치를 거쳐 해방되는데, 뜬금없이 독일과 미국 같은 나라들이 숟가락을 올리고 일본은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한다?
일본은 반드시 군사를 일으킨다.
여기서 참을 리가 없다.
그리고 그 군사행동은 – 무척이나 난폭하고 기습적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