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190)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190화(190/246)
190화 길 건너 친구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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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젠바움 총통 각하께서는 일본제국의 군사 행동을 비열한 침략 행위로 정의 내리셨으며, 마침내 야만스러운 식민 제국주의 국가의 본성이 발현되었다고 선언하셨습니다.] [“일본인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야만적이고 잔혹한 민족으로, 자신들에게 문명과 도리를 전파한 문명을 파괴하고 멸망시키는 데서 쾌감을 얻는 카니발리즘적 국가입니다.고대와 중세에 걸쳐 그들에게 문명을 전달한 중국을 멸망시키고자 전쟁을 진행 중이던 이들은, 마침내 서구 기독교 문명을 멸망시키기 위해 하와이를 기습 공격했습니다.”] [선전포고조차 없는 일방적인 기습공격에 미국은 큰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놀랍게도 그들 나라의 역사에서 단 한 번도 선전포고를 한 적이 없으며, 기습을 통한 승리를 대단히 자랑스러워하는 전통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랜 평화에 나태해진 미국인들이 잠재적 적대국에 대한 조사에 태만했던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워집니다.] [일본군은 베트남, 필리핀, 홍콩 등 모든 곳에서 일제히 비열한 기습을 개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독일이 해방을 약속했던 모든 곳이 지금 살육과 강간에 굶주린 일본군의 공격 목표가 되어 있습니다.] [총통 각하께서는 “비상 사태를 재발효할 생각은 없다”라고 선을 그으셨으며, 질서를 어지럽히거나 혼란을 일으킬 목적으로 타인을 선동하는 자는 엄정한 심판을 내릴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다음 뉴스입니다. 영국과 프랑스는-]
***
임기 연장은 없다.
나는 개헌과 대통령 선거는 반드시 일정에 맞춰서 진행하도록 지시했지만, 은근슬쩍 불출마 의사 발표에 대해서는 말을 흐렸다.
깔끔하게 7년만 더하고 물러나자.
7년이면 뭐라도 정리가 되겠지.
태평양 전쟁을 맞이한 내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전쟁 준비 따위가 아닌 국내 정리였다.
“각하! 소인에게 이토록 크나큰 대업을 맡겨주시다니, 소관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장군이 아니면 대체 누가 이만한 큰일을 감당하겠습니까?”
프라하 조약군 초대 총사령관엔 영원한 딸랑이, 1일치 용기의 소유자 브라우히치가 임명되었다. 조약 가맹국은 만장일치로 이 위대한 군인이 임명되는 데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이미 육군참모총장 겸 합참의장이었던 브라우히치가 조약군 총사령관까지 겸해버리면 그냥 물리적으로 일감에 깔려 죽어버릴 게 뻔하다.
나는 다음 합참의장을 지명했다.
“소, 소관 말씀이십니까.”
“그렇소.”
“저는 바닷바람만 벗 삼아 살던 늙은 선원인지라, 이만한 일을 해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대영제국 왕립해군을 수장시킨 독일 최고의 군인이 겨우 이 정도에 벌벌 떤단 말이오?”
에리히 레더.
이 영감도 해군의 톱까지 올라온 만큼 속에 능구렁이 수십 마리는 기르고 있는 게 당연하지만, 겸양인지 뭔지 일단은 난색을 표했다.
“각하. 소관을 합참의장이라는 명예로운 직위에 임명하시려는 것은 혹 유럽의 패권을 장악한 독일의 해군을 대대적으로 육성하기 위함이십니까?”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순식간에 레더의 얼굴이 침울해졌다.
“그렇다면 최소한, 지난 전쟁 때 상실한 함선이라도 복구를-”
“그건 차차 진행할 예정이오. 무엇보다 지금 태평양에서 거대한 전쟁이 일어났으니, 내가 가만히 생각하기로 저 전쟁이야말로 향후 해전 교리를 다시 쓰게 될 것 같단 말이지요. 해군의 강화는 미국과 일본의 전쟁에서 얻을 교훈을 보고 나서 진행해도 늦지 않으리라 봅니다.”
지금 또 에펠탑을 뽑으라고? 농담이지? 돈 아깝다.
태평양 전쟁이 끝나고 나면 기존의 전략전술이 완전히 묻혀버리고 새로운 교리가 도입될 게 뻔하지 않은가. 그걸 알면서도 구시대적 전함 건조에 돈을 쓰고 싶진 않았다.
“내가 해군을 천시한다는 건 절대 아니오. 다만, 국가를 다스리는 입장에서 훨씬 효율적으로 자금을 집행하고 싶을 뿐이지. 제독의 말마따나 우리의 패권을 확립하고 전 세계의 민족혁명주의자들을 돕기 위해서 지금보다 더욱 해군을 크게 육성해야 한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소관, 각하의 명을 받들어 퇴임하는 그 날까지 조국의 해군을 위해 한목숨 바치겠습니다.”
“좋습니다.”
합참의장 자리는 육해공 로테이션으로 돌릴 계획이다.
레더가 물러나면 공군 출신으로 합참의장을 뽑고, 그다음은 육군··· 같은 순서가 되겠지.
말은 이렇게 해도, 결국 독일군은 육군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프라하 조약군 총사령관 자리가 육군의 것이니까.
합참의장 인선을 끝냈으니 그다음은 육군참모총장 인선.
이 자리도 주인은 정해져 있는 셈이었다.
“키, 키히히히. 히히히힛!”
“자네, 항상 그러고 사나?”
“아닙니다, 각하. 소관은 언제나 제정신입니다.”
“···그럼 방금 전까지의 그 기괴한 웃음은 무엇이었소?”
혹시 브란덴슈타인 백작의 말대로 사실 만슈타인은 진즉 미쳐버렸는데 저 뛰어난 두뇌의 힘으로 정상인을 연기하는 건가?
하지만 만슈타인은 언제 그랬냐는 듯 승전 장군의 근엄한 모습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장막을 걷고 미래를 들춰본 제가 구시대에 얽매여 있는 어리석은 이들을 손가락질 한 번에 물리치는 것은 실로 당연한 일. 각하께 불타는 모스크바를 바치고 독일의 위대한 영광을 떨치기 위해서라면-”
“그딴 미친 생각을 하고 있다면 인선을 지금이라도 바꿔야겠는데.”
“그냥 해본 말입니다. 전쟁도 잘 못하는 놈들이 승전 좀 주워먹었다고 허파에 바람이 가득 차 있는 것이 지금 육군의 실상입니다. 각하와 같은 빛나는 혜안의 소유자와 신이 내린 군략의 대가인 소관이 전력을 다해도 어려운 것이 소련과의 전쟁이거늘, 우매한 놈들을 다독이고 또 혼쭐내며 육군을 단속하라는 것이 각하의 뜻 아니겠습니까?”
– 뭐지, 이놈.
뭐긴 뭐야. 네가 만든 끔찍한 괴물이잖아. 범석아, 너는 이 죗값 하나로도 뜨끈뜨끈한 지옥행 확정이다.
나는 ‘만슈타인은 대중교통을 탈 때마다 자신이 언제나 총통 각하와 함께한다고 외치며 2인분 요금을 지불한다.’라는 괴담이 슬슬 진짜가 아닌가 의심하고 말았다. 미치겠네 진짜. 하는 말은 또 그윽한 통찰이 담겨 있는데 하는 행동은 그냥 광인이란 말이지.
“이런 말씀 드리긴 참으로 뭣하지만, 육군에 제대로 된 인재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같이 자신들이 프리드리히 대왕이나 블뤼허 장군에 비견될 만한 인재라고 믿고 있으니 후환이 두렵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장군은 그 두 사람에 비하면 어떻소?”
“당연히 제가 훨씬 잘났습니다. 이 지구상에 소관과 싸워 동수를 이룰 만한 이는 오직 총통 각하 한 분 아니겠습니까?”
– 아, 예. 그러시군요.
만슈타인에게 원수봉을 하사했다가 독일 육군에 미치광이와 정신병자만 드글드글하게 되면 뒷감당을 어떻게 하지? 지금이라도 진급은 없던 일로 하고 그냥 직책만 참모총장으로 해도 괜찮지 않을까?
나는 짐짓 모르는 척, 전혀 다른 질문을 꺼냈다.
“내가 얼마 전 카이저 빌헬름을 다시 모시고 와 옛 궁전에 거하게 하였는데, 혹시 그에 대한 반응 같은 것 들으신 것 있으시오?”
“아직도 본인들이 1900년 즈음에 살고 있는 줄 아는 몇몇 멍청한 늙은이들과, 실력 대신 아부로 출세하고픈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애송이들이 있는 힘껏 설치고 있습니다.”
조금 전 키히힛대던 인간은 어디로 갔지.
만슈타인은 무겁게 고개를 저었다.
“각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밝혀 주신다면, 감히 하늘에 태양이 둘인 줄 아는 머저리들을 잘 타일러 올바른 길을 걷도록 계도하거나··· 아니면 모조리 사지로 던져버리겠습니다.”
“내 뜻이 후자에 있다면?”
“육군은 한 번쯤 그 거만한 에고가 박살 날 때가 되었습니다. 다만 부디 육군 전체가 아닌 쭉정이만 걸러주시길 청할 따름입니다.”
“내 뜻도 그와 같소.”
“그럼 찬찬히 시간을 두어 그 멍청이들을 요직에 임명하겠습니다.”
그렇지. 그래야 죽을죄가 늘어나니까.
“혹시, 일본의 전쟁에 대해서는 어찌하실 생각이신지 각하의 뜻을 여쭈어봐도 괜찮겠습니까?”
“1년 정도는 우리가 참전할 일은 없을 게요.”
나는 딱 선을 그었다.
일단 우리 함대를 지구 반대편 태평양까지 보낸다는 계획은 절대 불가. 레더가 울고불고 질질 짜도 절대 허가해줄 수 없다.
전함 아르미니우스는 중파, 항공모함 그라프 체펠린 격침. 그 외 순양함과 구축함 다수 손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전함 알라리크는 기관이 맛이 가서 최소 1년은 환자 신세.
겨우 한 대뿐인 전함을 대강 수선해서 파견한다? 행여나 일본군에게 격침당하면 역대급 개망신이 된다.
내가 노리는 건 육군의 파병이었다.
만슈타인도 이 부분 때문에 물어보는 걸 테고.
“사람은 모름지기 아쉬운 처지가 되어야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는 법이오. 일본군의 패악이 하늘을 찌른 뒤에야, 그들을 해방시켜 줄 우리 독일군에 대한 은혜를 뼈저리게 느끼겠지.”
“그 말씀은··· 영국과 프랑스 같은 열강들이 일본군에게 패하리란 뜻입니까?”
“우리가 그들을 반병신으로 만들어놨잖소. 개도 제 집 앞마당에선 먹고 들어가는데, 지구 반대편에서 착취나 해대던 놈들이 무슨 용빼는 재주가 있어서 승리를 거머쥐겠소?”
식민지 수비 병력이라고 해봤자 개판 오 분 전. 독기 가득 품고 덤벼들 일본군을 저지해내면 그게 더 기적이다.
우리의 개입 시점은 무척이나 섬세하게 조율되어야만 한다.
일본군이 남방작전을 성공리에 완수하고 식민지 주둔군이 개박살 난 뒤.
그리고 영국, 프랑스가 무기 수출 요청 수준이 아니라 제발 전쟁기계 독일군의 참전을 애걸할 때.
마지막으로, 일본 함대가 크게 패배해 제해권을 상실한 뒤.
이 정도 조건이 갖춰져야 비로소 우리가 육군을 파병해 일본군을 쥐 잡듯 때려잡고 식민지 원주민들에게 우리의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각이 나온다.
내가 봤을 때 아직 그 어떤 나라도 그렇게 급하지 않다. 잽스에 대한 멸시와 얕잡아 보는 태도가 순식간에 고쳐질 리가 없거든.
하지만 그 일본군이 잘 싸우라고 몇 년간에 걸쳐서 각종 기술을 교류하고 그들의 전략전술을 다듬어주지 않았나?
그럼 어디 한번 지금부터 서로 죽여봐라.
독일의 영광스러운 미래를 위해.
남은 시간 동안엔···
내 독일에 숨어 사는 빈대부터 좀 잡아 족쳐볼까.
***
1939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는 일요일이었다.
그리고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예수 따위 믿지 않는 이교도라는 걸 친절히 공지라도 해주듯, 어뢰와 폭탄으로 하와이 진주만의 모든 함선을 때려부쉈다.
세계 최고의 항공산업 국가 독일의 기술력.
전함을 비롯한 해군 기술의 정수를 넘겨주는 대가로 받아온 이 기술을 최대한 활용한 일본 해군항공대는 전무후무한 <대규모 항공모함 전단을 동원한 공습 작전>이라는 발상을 실행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일본군의 공세는 단순히 진주만 공습으로 끝나지 않았다.
영국령 홍콩이 공격받았다.
프랑스령 인도차이나가 공격받았다.
미국의 필리핀과 서태평양 여러 섬들이 공격받았다.
그리고 1940년의 1월이 밝았을 때.
서구 제국(諸國)들은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게, 이게 말이 되나?”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어째서 잽스를 물리치지 못하는 거냐! 우리 군대는 죄다 병신과 머저리밖에 없냐고!!”
물론 그들이라 한들 식민지 주둔군 따위에 많은 기대를 하진 않았다.
하지만 상대가 일본군이잖은가?
인간보다는 유인원에 가까운 하등 동물들의 군대잖은가?
원숭이가 말을 배우고 총기를 들었다고 해서 만물의 영장인 인간을 상대할 수 없듯, 야만족이 얼치기로 문명개화를 자칭한다 한들 서구 기독교 문명의 정수를 깨우치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확신했다.
그렇다면 최소한 식민지 주둔군과 일전일퇴의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리라고 믿었는데.
“태국이 항복하고 일본군과 동맹을 체결했습니다.”
“홍콩이 무너졌습니다!”
“우리 군대가 모조리 궤주하고 있습니다. 일본군이 오기도 전에 병력들이 뿔뿔이 도망치고 있습니다!”
믿을 수 없었다.
이럴 리가 없었다.
신임 총리 핼리팩스 자작은 한껏 침울해진 의회 분위기를 전해듣고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당연히 비열한 잽스들의 공격을 성토하고 피의 복수를 해야 한다는 격앙된 외침이 울려 퍼질 줄 알았건만···
이 끔찍한 침묵과 좌절감은 무어란 말인가?
지금 대영제국의 의회가 이토록 패배감에 절어 있다고?
“여러분. 선전포고조차 없이 일방적인 침공을 개시한 일본군에 맞서 동양의 평화를 지켜야 합니다.”
“무슨 수로 말이오?”
“당연히 우리의 군대로 적들을 막아야지요!”
“올해 부채가 대체 얼마인 줄은 압니까?”
“지금··· 침략을 당하고 있는데 빚이 중요합니까?”
“반대로 묻겠습니다, 총리님. 귀하께서는 그러면 대체 얼마나 많은 병력과 함대를 파병할 계획이십니까?”
그는 연신 매서운 질문을 날려대는 노동당의 애틀리를 향해 눈빛을 쏴댔다.
‘전쟁 안 할 겁니까? 지금 이게 무슨 짓입니까?’
이건 아니잖은가.
거국적으로 뭉쳐서 일단 전쟁부터 이기고 봐야 하는 건 당연한 상식 아닌가?
하지만 놀랍게도, 노동당은 그 상식을 거역하려는 듯했다.
“일본군의 침략으로부터 저 드넓은 동양 식민지를 모두 지키고 나아가 저들을 격퇴하려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30만? 50만은 투입해야겠지요? 일본군은 아무리 적게 잡아도 백만은 넘게 병력을 동원할 테니까요.”
“프랑스, 네덜란드, 포르투갈, 미국 등 일본의 침략을 받은 국가들은 한둘이 아닙니다. 이들과 공조해 전쟁을 수행한다면 훨씬 그 짐이 가벼워질 겝니다.”
“30만! 30만 명을 처음부터 다시 재무장시키고, 수송선단을 수배하고, 함대를 이곳 브리튼에서부터 극동으로 파병하고! 식민지가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까? 예?”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심지어 보수당 의원들 중에서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자들이 곳곳에 있었다.
“전쟁을 하지 말자고까지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전비를 어떻게 마련할지는 물어보겠습니다! 시민들에게 대체 얼마나 더 증세를 할지! 이역만리 빌어먹을 식민지를 위해 얼마나 많은 우리 아들들이 군대에 다시 가야 하는지 대답 좀 해보란 말입니다!”
“지금 그 말은 인도를 포기하겠단 뜻입니까?”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 시민들에게 알려달라는 말을 그런 식으로 곡해하지 마십시오. 지금 우리는 정당한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패전의 책임을 물기도 전에 지금 또다시 전쟁을 하자고 말하고 있잖소!”
“야 이 개자식들아! 전쟁 끝난 지 몇 달 됐냐!”
“군대는 너나 가라!!”
“식민지 착취를 그만두고 세금이나 좀 내려라!!”
“정숙! 정숙! 정수우욱!!”
영국이 분열되고 있었다.
끔찍한 혼란이 런던을 뒤덮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