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194)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194화(194/246)
194화 길 건너 친구들 (5)
어니스트 킹 해군참모총장.
그리고 체스터 니미츠 태평양 함대 사령관.
이 세기의 두 명장은 다른 무수한 미국의 제독들이 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니미, 좆됐다.’
‘좆됐군.’
남은 게 없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비열한 기습으로 진주만은 불바다가 됐다.
그들의 손에 남은 건 구식 전함 몇 척.
항공모함 레인저와 엔터프라이즈.
조만간 새 항공모함 와스프가 투입될 예정이긴 하지만, 고작 이 정도로 미 해군이 할 수 있는 건 사실상 아무것도 없었다.
일본 해군은 무슨 서커스 순회공연이라도 하듯 순차적으로 빙글빙글 온 태평양을 휘저으며 파괴의 행진을 이어나갔다.
베트남에 주둔하고 있던 소규모 프랑스 함대는 전함을 동원한 일본 해군의 또 다른 한 갈래 함대를 맞이해 개전과 함께 소멸당했다.
싱가포르만큼은 지키기 위해 투입되었던 영국 함대 또한 일본군의 무수한 항공기 공격을 받고 용궁으로 떠났다.
자바 섬이라도 지키기 위해 미국, 영국, 호주, 네덜란드, 프랑스가 전함 한 척 없이 미니미니 함선들을 긁어모아 항전을 시도했지만,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이 5개국이 뭉쳐본들 언어와 신호부터 모조리 다른데 제대로 팔다리가 움직일 리가 없었다.
자바 해전에서도 연합국은 완패했다.
필리핀? 대통령이 직접 명령을 내려 맥아더 장군 단 한 명만 무사히 빠져나왔을 뿐, 제해권을 잃은 마당에 필리핀을 지킬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1940년 초반.
일본군은 전 동남아시아를 석권하고 인도와 호주를 위협하고 있었다.
“태평양의 크고 작은 섬 중 전략적 요충지를 골라 그곳에 비행장을 닦으면 어떻습니까?”
“보급은 하늘에서 떨어집니까?”
일본의 무시무시한 잽스 펀치에 몇 대나 처맞은 끝에, 미군은 피로 쓴 교훈을 얻었다.
그리고 미군의 지휘관들은 한번 얻은 교훈을 잊지 않았다.
“정리하겠습니다. 대양에서의 해전은 이제 항공력을 얼마나 투사할 수 있느냐로 결판납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보유한 전함은 모두 하나같이 발이 느리고, 적들을 함포의 사정거리 안에 넣을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합니다.”
“하지만 잽스의 항공모함은 4척 이상. 우리는 다 끌어모아도 세 척에 불과합니다.”
“육상기지를 확보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육항의 엄호를 받지 못하는 대양으로 기어나가면 필패할 수밖에 없어요.”
“육상기지는 당연히 배로 보급을 실어 날라줘야 하고, 잽스의 저지 시도를 막으려면 당연히 함대의 엄호가 필요합니다. 이리된다면 필연적으로 잽스가 원하는 함대전이 연출됩니다.”
“신규 함선들이 건조될 때까지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군. 그 공백 기간 동안은 영국인들을 믿어야 하고.”
답은 나왔다.
잽스들이 원하는 전장에 결코 나가지 않는다.
“잠수함을 대거 동원해 놈들의 발을 묶어봅시다.”
“지원군은 언제쯤 온답니까?”
“낸들 알겠소?”
킹은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은 기분을 맛보며 투덜댔다.
“유럽 놈들도 발등에 불 떨어진 건 똑같으니, 아쉬우면 오겠지.”
아직 거인이 깨어나려면 시간이 더 많이 필요했다.
그리고.
“마셜 장군. 프라하에 다녀오셔야겠소. 라이트 특사가 교섭에 성공했다고 하오.”
“지금 자리를 비우기엔 그다지 적절치 않은 상황 같습니다만-”
“친구들도 붙여줄 테니 빨리 가서 조약군을 좀 빌려오시구려.”
“다녀오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명단에서 그 망나니만 빼주십시오. 제발.”
미 육군 대표단.
프라하 방문 확정.
***
일본군의 파상공세는 그들을 얕잡아보던 서양 열강들을 경악게 했다.
“이 빌어먹을 원숭이들이 집단으로 반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잽스 함대가 너무 강력합니다! 막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영국과 프랑스는 동일한 결론에 도달했다.
“함대 증파가 필요하다.”
“이대로 있다간 정말 아시아에서 축출당해버리고 만다.”
처칠이든 페탱이든, 애초에 얌전히 아시아에서 물러날 생각이었다면 진작에 손절했다.
하지만 식민지 유지하겠다고 120개월 할부까지 끊어버렸는데 그 식민지가 터져버린다? 장난하나?
뽑은 지 석 달 된 차가 교통사고로 폐차당해도 눈물이 도나우 강처럼 콸콸 흐를 텐데, 결제한 지 석 달 된 식민지에서 쫓겨난다니,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그리고 참으로 기이하게도.
처칠이나 페탱이나 두 나라에서 옹고집과 뚝심 하나로는 최강을 달리는 인간 유형에 속했다.
다만 두 사람의 차이가 있다면.
“우리 대영제국은 투입할 수 있는 모든 함선을 태평양 방면으로 투사할 계획입니다.”
“···솔직히 말하겠소, 총리. 프랑스 해군이 보유한 군함 중 전쟁 수행에 도움이 될 만한 함선은 없습니다.”
“뭐, 알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해군에서는 이제 항공력이야말로 해전의 승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로젠바움 전쟁> 당시엔 어디까지나 좁아터진 북해와 해협을 끼고 싸웠기 때문에 육상 발진 항공기의 힘이 강하게 미친다고 생각할 여지도 있었다.
하지만, 일본군의 항공함대가 진주만을 불바다로 만들고 연속뺨치기로 열강의 함대 어금니를 숨풍숨풍 뽑아주고 있는데도 구시대적 마인드를 유지하진 못했다.
항공기가 필요하다.
육상 기지에 올려 둘 지상 발진 항공기가 필요하다.
항공모함도 필요하다.
항공모함에 탑재시킬 함재기도 필요하다.
항모야말로 이제 알파이자 오메가였고, 제공권을 빼앗긴 함대는 적의 날파리들에게 개같이 두들겨 맞는 운명을 피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프랑스 해군의 항모는 단 한 척뿐입니다.”
“아쉬운 대로 그러면 육상용 항공기라도-”
“우리 프랑스에 항공기가 제법 많았었긴 한데, 로젠바움 총통이 전부 곱게 갈아버렸소. 남은 게 없는 걸 어쩌겠소.”
유럽에 있는 비행기를 무슨 수로 저 머나먼 동남아시아까지 로켓 배송하느냐는 일단 차치하고, 프랑스에 남은 항공기 자체가 그리 여유롭지 못하다.
사실 상황으로 치면 도찐개찐인 처칠 또한 식은땀을 흘렸다.
“우리 또한 지난 전쟁 때의 항공기 소모를 보충하려면 시간이 더 지나야 합니다. 그래도 항공모함은 조금 있지요. 네 척의 항공모함을 보낼 예정입니다.”
“전함이라도 좀 보태드리리까?”
“귀국이 위신을 세우기 위해 보내는 건 상관없습니다만, 우리 해군 각료들의 말로는 1차 대전 시절의 노후함을 보내봤자 잽스들에게 격침당할 가능성만 크다고 합니다.”
“안 물어봤소.”
늙어서 참을성이 줄어든 페탱은 짜증을 숨기지 못했다.
무조건 태평양 전쟁엔 개입해야 한다.
강력한 프랑스의 부활을 외치며 집권했는데, 섬나라 원숭이들에게 코가 깨지는 추태를 보이면 어떡하나.
나약하고 갈팡질팡하던 제3공화국의 문민정부와 다른, 압도적이고 위엄 있는 리더십을 보여줘야만 한다.
애초에 페탱 정권은 오로지 페탱의 권위와 명예에만 의지하는 기형적 형태였기에.
“거, 그러게 왜 그라프 체펠린을 격침시켰소?”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그라프 체펠린에 폭탄이 아니라 꽃다발을 보냈겠지요. 그러니까-”
그 순간.
처칠은 하던 말을 도로 삼키고 새로운 안건을 꺼냈다.
“로젠바움 총통에게 부탁하는 수밖에 없겠구려.”
“독일에 함대가 있다고? 그 알라리크 한 척?”
“그거 말고. 총통의 푸들이 가진 항모가 있잖소.”
“···그놈이 과연 보내줄까?”
그들은 ‘유럽에서 가장 짜증 나는 인간’을 상대할 생각에 절로 골머리를 감싸쥐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항모 가진 놈이 벼슬인 것을.
***
체코, 프라하.
프라하 조약기구 본부.
“음후하하하하핫!! 보았느냐! 나의 통찰력을! 이 두체의 영도에 따르면 결국 응당한 보상을 받는다는 것을!”
모든 의욕을 잃고, 사람이길 포기한 채 호두까기 인형이나 피규어 같은 무언가로 바뀌어 있던 두체 무솔리니가 부활했다.
“두체! 부디 태평양에 항모를 보내주시오!”
“로마의 후예인 이탈리아가 아니면 대체 누가 서구 기독교 문명을 수호하겠소?”
“더. 더더. 더 나를 찬양해 보시오. 나의 위엄에 경탄해 보시오!”
아!
감미로워라!
두체는 관현악단의 웅장한 연주를 감상하는 것처럼 처칠과 페탱의 간절한 요청에 귀를 기울였다.
나로서는 이게 뭔 개지랄이다냐 싶었지만··· 저놈의 몸에 생기가 돌아오는 걸 보니 뭐라 말리기도 그랬다.
원 역사의 이탈리아 해군은 항공모함이 없었다고 한다.
영국 해군의 항모에 쓴맛을 본 이후 부랴부랴 여객선을 개조해 항공모함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하긴 했지만, 그전에 연합군이 쳐들어와 두체의 행복 놀이동산을 짓밟아버렸다.
그러나 지금 무솔리니에겐 위풍당당한 대형 항공모함, <아퀼라>가 있었다.
사연인즉슨 간단하다.
본래 이탈리아 해군의 제1 경계 대상은 프랑스 해군이었고, 무솔리니는 프랑스 해군에 꿀리지 않는 전함을 증강하는 데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나라는 이레귤러로 인해 무솔리니의 행보 또한 크게 바뀌었다.
독일과 이탈리아, 민족혁명주의와 국가파시즘.
누가 진정 유럽을 이끌 검은 맛 파티 수장이냐를 놓고 벌어진 몇 년간의 치열한 경쟁.
– 독재자들 자존심 싸움이겠지.
어허. 검은셔츠 깡패 수천 명 끌고 가서 정권 쥔 저 조폭 두목이랑 국민 98%의 지지를 얻어 당선된 나를 동일시하지 말아줄래?
두체가 프랑스 대신 독일을 주적으로 지목하면서, 자연스레 해군의 중요성은 축소되었다. 무엇보다 전함은 뽑아봤자 독일 본토를 타격할 수 없잖은가?
‘독일 땅을 불태울 수 있는 강력한 항공모함을 건조하도록! 저 체펠린인지 뭔지 하는 장작개비보다 더 크고 아름답게!’
하나라도 지면 못 사는 비단결 같은 인성의 소유자 두체께서는 기어이 항공모함을 뽑았··· 지만, 이탈리아 해군이 유의미한 작전행동을 하기도 전에 전쟁은 한 달 컷이 나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라프 체펠린이 방사능 자욱하던 영불해협에서 성불한 이후.
놀랍게도, 저 항공모함 아퀼라는 현재 유럽 열강이 보유한 가장 크고 최신식의 항모라는 타이틀을 얻고 말았다.
“흐하하하하하!! 이탈리아 해군의 도움이 그토록 절실하다니! 이거 이거! 어쩔 수 없구만!”
···그래도 저건 좀 볼썽사나운데.
***
사담을 나누는 시간이 끝나고, 어느덧 조약기구 총회가 정해진 식순에 따라 진행되기 시작했다.
“가맹국 대표단께서는 착석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안건. 프랑스의 조약기구 가맹입니다.”
프라하 조약기구 최고결의는 만장일치제.
그 어떤 국가라도 거부한다면 조약 가맹국 전체에 적용되는 최고결의안은 발의될 수 없다. 이론상으로는.
“전 가맹국의 동의에 따라 현 시간부로 프랑스는 프라하 조약기구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잠시 박수와 포토 타임.
영국의 옵저버 자격 획득에 뒤이은 프랑스의 조약기구 가입.
이 모든 일들은 독일이 주도하는 유럽 질서가 확립되었음을 알리는 동시에, 하나 된 유럽이 일본제국을 응징하기 위한 군사작전에 나서리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어서 다른 결의안들도 한 번에 모아 진행되었다.
“유고슬라비아 공화국 평화유지군 파병안은 체코슬로바키아, 이스라엘, 스페인, 포르투갈의 반대로 부결되었습니다.”
“루마니아의 조약기구 가입 신청 제안은 불가리아, 그리스의 반대로 부결되었습니다.”
“프라하 조약기구 가맹국의 선제적 원자폭탄 투발 금지안은 전 가맹국의 동의에 따라 가결되었습니다.”
“육군에 한정되어 있던 조약군 편성에 해군을 추가하는 안건은 전 가맹국의 동의에 따라 가결되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하나씩 하나씩 모든 절차가 이루어진다.
유고는 아직 더, 죽고 죽이는 피비린내 나는 상황이 벌어질 때까지 뜸을 들여야 한다.
루마니아 또한 소련에게 땅을 뜯길 때까지 받아줄 수 없다.
그리고 어느새 마지막 안건.
“일본제국에 대한 선전포고 결의안은 전 가맹국의 동의에 따라 가결되었습니다.”
“신의 정의가 도래하기를!”
“거짓 로젠바움주의자들에게 죽음을!!”
“기독교 문명 만세! 유럽인들이여,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십자군이여, 도쿄로!”
내가 오래도록 키운 일본이라는 이름의 꿀돼지.
정성껏 육군 교리도 먹이고, 공군 교리도 먹이고, 산업 기술도 먹이고, 각종 군사 기술도 먹였다. 거기에 벌크업 좀 하라고 민족혁명주의라는 호르몬 주사도 부지런히 놔줬고.
드디어 수확의 시간이 왔다.
조약기구 초대 의장국, 체코의 베네시 대통령은 딱 봐도 화려해 보이는 검 한 자루를 들고 준비된 연단으로 올라갔다.
“브라우히치 조약군 총사령관.”
“예.”
“모든 조약기구 가맹국 국민의 의사를 받들어 귀하를 원정군 총사령관으로 임명합니다.”
지구인들이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역시 외계인 아니면 절대적인 악의 무리가 필요한 법.
모두가 손에 손잡고 잽스를 토벌함으로써, 마침내 제국주의 열강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삼극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모두의 열화와 같은 환호 속에서.
독일의 시대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