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197)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197화(197/246)
197화 열강을 위한 장송곡 (3)
1940년 여름.
태평양 아열대 지방의 날씨는 한껏 부글부글 달아올라 전차 철판에 계란을 까면 맛있게 익을 수준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군의 파상공세는 계속되었다.
“호주를 고립시켜 항복을 받아내고 태평양에서 귀축영미의 세력을 일소한다!”
인도양에서 영불 연합군을 격파했지만, 여전히 한때 전 세계 바다를 지배하던 영국군의 대함대가 지중해를 거쳐 태평양으로 다가오리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거기에 덤으로 이탈리아, 프랑스까지.
그 대부분이 구형 전함이었지만, 그래도 항공모함까지 여러 척 딸려 있는 만큼 결코 경시할 수는 없었다.
“잔존한 미 해군과 유럽 연합 해군이 접선할 경우, 적들의 항공모함 숫자는 우리의 배 이상으로 커지게 됩니다.”
“지금 반드시 미국과 함대결전을 벌여 놈들의 항모 전단을 말소해야만 하네.”
따라서 일본군의 다음 목표는 뉴기니의 핵심 요충지인 포트모르즈비(Fort Moresby)와 과달카날 섬이 되었다.
사실상 ‘니가 와’라는 협박.
만약 미군이 결전에 응하지 않는다면? 요충지를 날로 먹을 수 있으니 일본군은 큰 어드밴티지를 얻게 된다.
반면 미 해군이 여길 지키기 위해 출격한다면?
그때야말로 일본군이 애타게 부르짖던 함대결전의 막이 오르게 된다.
한편, 이에 맞설 연합군의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원 역사에서 호주-뉴질랜드(ANZAC)군의 정예들은 저 유명한 사막의 여우 롬멜을 막기 위해 북아프리카 전선으로 떠났고, 일본군의 침략에 맞서 민병대까지 동원하며 맞서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유럽에서의 전쟁이 없었으니 영 연방군은 만전의 태세로 일본군에 맞설 수 있었다. 이건 분명 큰 이점이었다.
그들에게 불행이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뉴기니를 지켜야 한다.”
남서태평양 일대 모든 연합군의 총사령관 자격을 달게 된 이는 바로 저 유명한 필리핀의 영웅, 더글라스 맥아더.
하지만 실로 불행하게도.
필리핀에서 홀로 탈주해 호주로 도망친 맥아더는 그 거대한 에고에 어마어마한 상처를 입고 정신적으로 한번 무너졌다.
지난 대전쟁의 명장 맥아더가 사악한 맥가놈에게 몸을 빼앗기고 만 것이다···!
“잽스를 막는다. 반드시!”
“각하. 뉴기니 일대는 지형이 대단히 험준해 게릴라 전술이 제격입니다.”
“아니!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일본군을 이 일대에서 완벽히 축출해야 하네!”
맥가놈으로 암흑진화해버린 맥아더는 그 탁월하던 총기는 감퇴하고 그 빈자리에 거대한 아집이 들어차버렸다. 실로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누구보다 미국의 지원이 절실했기에 자신들의 군권까지 양보한 호주와 뉴질랜드였지만, 그 미국의 전쟁영웅이 저렇게 망가졌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일본군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 작전에 나서지.”
“저희는 아직 제대로 된 보급선을 확충하지도 못했고, 병력이 전개되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제해권을 장악하지 못했는데 가능하겠습니까?”
“지형지물에 대한 숙지도 부족합니다. 먼저 현지인들을 포섭하고 정찰부터-”
“아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투지야! 잽스에게 굴복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보내야만 한다고. 즉시 공세를 준비하게!”
아니, 이제부터 몸으로 알게 될 예정이었다.
***
맥가놈에 의해 앤잭 군단이 뉴기니의 정글지옥에 내던져질 무렵.
미 해군은 또다시 시련을 맛보고 있었다.
“확실히 알았습니다.”
“현 전력으로 잽스의 제1항공함대와 절대 교전해서는 안 됩니다.”
진주만의 원수이자 온 태평양과 인도양을 파멸시킨 일본 연합함대의 정수, 제1항공함대.
항공모함 아카기, 카가, 히류, 소류. 거기에 경항모 류조와 쇼호까지 합쳐진 이 강력한 함대를 저지하기 위해 출격했던 미군은 이번에도 결국 눈물을 머금고 한발 물러나야만 했다.
포트모르즈비 근방 산호해 일대에서 벌어진 치열한 해전은 대부분 양측 항공모함 간 공중전으로 이루어졌고, 미 해군은 항모 레인저(USS Ranger)를 잃고 대신 적 경항모 쇼호를 격침시켰다.
여기까진 좋다.
이들 지휘관들도 어차피 대승을 거두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다만 뉴기니와 과달카날 일대를 무기력하게 내줄 순 없었기에 목숨을 건 도박에 나섰을 뿐.
하지만 필드에서 뛰는 일선 장병들의 불만은 임계점에 도달하고 말았다.
“우리 어뢰 만든 새끼 당장 나오라고 해!”
“이 개새끼들아! 내가 어뢰를 쏘는지 나무 막대기를 쏘는지 모르겠다!”
“죽창을 쏴도 어뢰보다는 더 낫겠네!”
용맹한 잠수함 한 척이 아카기를 향해 어뢰를 쐈고, 무려 6발을 갈겼음에도 전부 다 제멋대로 빗나가거나, 불발되거나, 너무 일찍 터졌다. 아카기는 유유히 잠수함에게서 도망쳤다.
엔터프라이즈와 와스프의 뇌격기 편대가 적 항모 대함대를 발견하고 완벽한 각도에서 뇌격을 퍼부었지만, 이번에도 어뢰는 어떠한 타격도 주지 못하고 애꿎은 조종사들만 떼죽음당했다.
“어뢰엔 이상이 없습니다. 당신들의 무능을 왜 애꿎은 어뢰 탓 합니까?”
“지랄하지 마라. 그럼 이렇게 하자고. 내가 배에 타고 있을 테니까 그 잘난 어뢰를 나한테 쏴 봐. 내가 살아남으면 내 손에 니가 죽는 거야. 참 쉽지?”
이른바 <어뢰 스캔들>이라고 명명될 미 해군 내 최악의 갈등이 터졌고, 사실상 유일하게 공적을 올리는 잠수함대가 집단 항명까지 불사하며 덤벼들자 이 싸움은 워싱턴 D.C. 정가로까지 확대되었다.
하지만 이 개싸움은 너무나 뜻밖의 방식으로 막을 내렸다.
“귀국의 해군이 또 패배했다고 들었습니다.”
“해군의 일이지만 참으로 면목이 없습니다. 하지만 걱정 마시지요.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본격적으로 저희 육군이 조련되고 강력한 독일군까지 파병된다면 일본군을 밀어내는 건 시간문제일 겁니다.”
“내가 듣기로, 귀국 해군이 쓰는 어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들었소만···.”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조지 마셜은 예의를 아는 인간이었으므로 남의 나라 총통이 자국군 무기를 폄하했음에도 조용히 넘어갔다.
하지만 그 뒷말은 조금 예상 외였다.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지난 유럽에서의 전쟁 당시 미 해군의 참전은 우리에게도 중대한 변수였습니다. 미 해군에 대해서는 우리도 알음알음 정보를 수집했었는데, 어뢰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할 바가 없다고 그러더군요.”
“···누가 그런 말을 하였습니까?”
“일본군이오. 아시다시피, 한때 우리의 교류가 꽤 돈독했었소.”
로젠바움 총통은 전쟁 전 일본 해군이 독일 해군에 보내준 다양한 자료를 건네주었다.
일본군이 신줏단지처럼 모시는 산소어뢰의 설계도에서부터 그들이 진행한 적성병기 분석에 관한 자료까지.
“잽스 새끼들도 우리 어뢰가 병신인 걸 다 알고 있다더라!”
“쏴도 안 맞으니 쫄지 말라고 걔네 교범에 적혀 있다더라!”
“야 이 새끼야! 나와!!”
여기에 참견 좋아하는 처칠과 영국 해군이 슬며시 끼어들어 ‘님들 어뢰 왜 이따위로 만들어요? 품질관리 개판인데 그냥 우리가 만들어줄 테니까 수입할래?’라며 복장을 벅벅 긁자 마침내 미 해군 병기국은 피의 대숙청 시간을 맞이했다.
“우리도 할 만큼 했습니다!”
“예산을 1만 달러 줘놓고 제대로 된 물건이 튀어나오길 바라는 게 도둑놈들이지!”
“변명은 지옥에서나 듣도록 하지.”
여기에 더불어.
마침내 미국 소재의 라이트-로젠바움 항공기 회사와 유럽의 공장에서 신형 항공기가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반격의 시간이 무르익고 있었다.
***
독일인들은 권위에 복종하는 민족이다.
그들에게 규칙, 규율이란 철칙과 같다.
법을 어기면 처벌받기 때문에 지킨다? 적어도 대다수 독일 남아에겐 그렇지 않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청소년이면 또 모를까, ‘탈선’이라는 행위 자체가 남자답지 못하고 굉장히 체면을 깎아먹는 짓이기 때문에 지킨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법을 숭배한다는 뜻은 아니다.
만약 정부에서 <로젠바움 동상을 지나갈 땐 모자를 벗고 인사를 올려야만 한다>라는 법을 제정해 반포한다면, 일단 법은 법이니 지킬 것이고, 그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최대한 동상을 피해다니리라. 그리고 그날부로 독일의 모든 호프집과 파티장은 술자리 안줏거리로 ‘총통 각하께서는 왜 갑자기 장님이 되었을까? 대머리들의 인사를 하도 많이 받아서 그 반사광에 눈이 멀었기 때문’ 같은 개그를 떠들기 시작하리라.
전 유럽으로부터 노잼의 민족이라는 비아냥을 듣는 독일인들이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개그 센스에 관한 기묘한 철학이 있었다. 모름지기 권위주의적 독재 정권이 위에서 짓누를수록 풍자와 해학이 꽃 피는 법 아니겠는가?
로젠바움 정권이 제아무리 빛나는 무훈을 쌓고 무수한 발전상을 이룩했을지라도, 혈관에 피 대신 맥주가 도는 독일인들의 드립 욕심을 막을 순 없었다.
“반민족혁명죄로 슈타지에 잡혀갔을 때 풀려나는 가장 쉬운 방법이 뭔 줄 아나?”
“‘나는 유대인입니다’라고 하면 되는 거 아냐?”
“틀렸어. ‘제 친부는 사실 괴벨스 장관입니다’라고 하면 제기랄 또야? 라고 하면서 풀어준다더군.”
“푸하하! 그럼 내가 묻지. 내 옆집 사는 바우어가 전화로 프러포즈를 하는데 실로 병신같이 했다더군. 그런데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아나?”
“모르겠는데.”
“그 순간 도청 중이던 슈타지 요원이 ‘이 병신아. 프러포즈를 왜 전화로 해!’라면서 훈수를 뒀다더군.”
이들의 풍자 대상 1위는 단연코 국가안전부, 슈타지.
“세상에서 가장 에덴동산에 가까운 땅이 어딘 줄 아나?”
“어딘데?”
“다하우. 스테이크와 와인이 흐르고 불경기엔 직장도 알선해 준다네.”
“아, 총통의 은혜 하늘과 같아라!”
“요원님 저희는 반혁명분자가 아닙니다!”
정부의 말을 믿지 않는 나쁜 독일인은 없다. 그런 흉악한 놈은 진작 다 잡혀갔으니까.
하지만 정부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독일인도 없다. 그런 멍청한 놈은 진작 굶어 죽었을 게 뻔하니까.
공식적으로는 슈타지는 결코 도청도 하지 않고, 비밀 요원을 뿌려놓지도 않았으며, 편지를 열어보지도 않는다. 암, 그렇고말고. 그런 유언비어를 믿는 흉참한 자는 얼른 가까운 슈타지에 신고해야 한다.
그리고 마찬가지 이유에서, <다하우에 수용된 반체제분자는 그 어떠한 고문과 학대도 받고 있지 않으며 풍족한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라는 정부의 주장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믿는 척하는 놈과 민족혁명당 입당하고 싶어서 껄떡대는 놈만 가득할 뿐.
다하우 제1수용소 재소자 석방이 대대적으로 발표된 이후, 풀려난 이들이 혈색 좋고 고문의 흔적이라곤 보이지 않자 깜짝 놀란 독일인들이 정부에 대한 신뢰를 한층 더 높이··· 는 일 또한 마찬가지로 일어나지 않았다.
“풀어주기 전 몇 달간은 덜 조졌겠지.”
“내가 듣기로 다하우에 수감되면 용광로에서 목욕을 시키고 거꾸로 매달아서 잠을 자게 한다는군.”
“원자폭탄을 만들려면 산제물을 바쳐야 하는데 다하우에서 공출해 간다더라고.”
실로 신뢰 가득한 사회가 아닐 수 없었다.
다만 이런 독일인들조차 드립 욕심을 끄고 진지해지는 화제가 있었으니.
“그래서 총통 각하께선 정말 불출마하실까?”
“괴링에게 물려주려는 것 같은데.”
“부자 상속 대신 형제 상속인가?”
“아냐 멍청이들아. 문고리 권력이 무섭다는 말도 모르나? 슈미트 비서실장의 서랍에 유언장과 살생부가 있다는데, 각하께서 영면에 드시는 그날 공화국 수비대가 거기 이름 적힌 자들을 모조리 처형할 거라 카더군.”
“그럼 괴링도 죽나?”
“낸들 아나.”
“슈미트가 괴링이 싼 똥을 치운 날이면 그 집 안방에서 저주인형에 못 박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던데, 죽겠지.”
프레첼을 입에 털어넣던 이들도.
몇 잔째 맥주를 마시던 이들도.
대개 생각은 비슷했다.
“그, 뭐, 독재자 아니라고 인정해줄 테니까, 깔끔하게 7년만 더해도 되지 않을까?”
“구관이 명관이라고, 이미 잘하는 사람 있는데 왜 굳이 또 선거를 해야 해?”
“선거라니. 어우, 무서워라. 선거날 다가오면 또 부랑배들이 완장 차고 몽둥이 휘둘러대는 거 아냐.”
“이력서 받아도 이건 너무 뻔한 거 아냐? 아르민 로젠바움. 경력, 유럽 정복. 합격, 땅땅!”
일 잘하는 사람을 굳이 바꿔야 하는가? 그 지옥 같던 시절이 아직 잊혀질 만큼 먼 과거도 아닌데.
민족혁명당의 이런저런 부정부패나 슈타지의 과잉감시, 심심하면 계도니 캠페인이니 하면서 완장 차고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왱알앵알대는 공화국 수비대, 점점 오르는 물가와 끝없이 계속되는 전쟁 등 까려면 깔 구석은 얼마든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젠바움이 영걸은 영걸이지.”
“대단한 사람은 맞아. 대단하고말고.”
다른 총통이라는 미답의 세계로 나아가고 싶진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빌헬름 전 황태자, 대통령 출마 선언!] [“이제 총통 각하가 짊어진 무거운 짐 모두가 나누어 들어야”] [“노란 위협과 붉은 위협, 여기에 맞설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 강변!]“황태자? 화앙태자?”
“이 새낀 뭔데 출마고 지랄이야!”
“불경죄다!! 불경죄야!!”
“나라 말아먹은 융커 새끼들이 풀려나자마자 기어나온다!! 나라 망한다!!”
순식간에 전쟁 소식조차 신문 2면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대폭발의 징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