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198)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198화(198/246)
198화 열강을 위한 장송곡 (4)
전 세계 사방에 식민지가 가득한 대영제국.
호주와 뉴질랜드를 향해 사악한 잽스의 손아귀가 다가오고 있었다.
왕관의 보석, 인도 곳곳에서 시위와 폭동이 일어나고 민족혁명주의자, 공산주의자들이 곳곳에서 이합집산하고 있었다.
명백한 위기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유럽에서 핵몽둥이를 얻어맞고 패전을 맞이한 본국은 섬나라 미개인들의 침공에 전혀 제대로 대처하고 있지 못하는 듯했다.
단순히 패전 때문이라고 보기엔 너무 이상했다.
식민지 곳곳에 있던 영국 식민지 방위군은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고, 그토록 자랑하던 왕립함대 또한 모조리 격침당하거나 혹은 일본군을 피해 항구 깊숙한 어드메로 도망치고 있었다.
버마나 홍콩 같은 곳이면 또 모를까, 같은 앵글로색슨 동포들이 개척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의 자치령이 위협받는데도 지켜주질 못한다니?
“도대체 본국은 무얼 하고 있는 건가?”
“우리의 충성에 대한 대가가 고작 이 따위로 돌아온다고? 잽스들의 침략에 덜덜 떠는 거?”
“우리의 헌신은! 우리의 충성은 어째서 보답받지 못하는가!”
지난 대전쟁 당시, 자치령들은 기꺼이 그 아들들에게 총을 쥐여주어 불타는 유럽으로 보냈다.
그렇게 호주-뉴질랜드군이 다다른 땅은 현세에 나타난 지옥, 갈리폴리의 해변.
무능한 아군에 의해 내던져진 그들은 무수한 주검만을 남기고 퇴각해야만 했고, 어찌나 많은 이들이 죽었는지 바로 그 갈리폴리 상륙작전이 개시된 4월 25일을 앤잭 데이, 그들의 현충일로 지정해 추모할 정도였다.
그리고.
지금 영국의 총리는 바로 그 갈리폴리의 원흉이다.
그때 호주와 뉴질랜드 젊은이들을 차디찬 바닷가로, 기관총 앞으로 내몬 자가 이번에는 그들의 위기에 어떠한 대처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를 지켜주는 게 영국입니까?”
“아니다!! 아니다!!”
“우리를 지켜주는 게 누구입니까!!”
“미국!! 미국!!”
윈스턴 처칠은 그 어떤 희생을 감수해서라도 대영제국의 근간을 유지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모를 일이었다.
대영제국의 왕립함대가 일본군을 바닷속으로 처넣는데 성공한다 할지라도, 한번 엇갈린 그들이 영국의 그늘에 남아 있기를 원할까?
이미 대영제국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있었다.
일본군은 단지 불씨에 불과했다.
***
저 머나먼 이역만리에서 전쟁은 나날이 격화되고 있었지만, 독일인들의 머릿속에서 전쟁 관련 이야기는 대뇌피질 저 가장자리 어딘가로 쫓겨난 지 오래였다.
“그래도 지금이 전시인데-”
“지금 어디 붙었는지도 모를 아시아 전쟁 이야기가 중요해?!”
총통, 아니 독일민족혁명공화국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대국민 연설을 통해 로젠바움이 직접 공표한 바와 같이, 수천 명의 <민족혁명주체회의> 대의원단이 직간접적으로 선출되었다.
그리고 감히 불경스럽게도 빌헬름 뭐시기가 대선 후보로 입후보하자 점차 포스트 로젠바움 독일이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어째서 저 새낄 감방에 안 처넣는 거야?”
“저 자식들이 온 독일의 건아들을 참호에 처넣어서 시체도 못 찾게 만들었잖아!”
“진정들 하십시오.”
“허가되지 않은 집회는 불법이다! 즉시 해산하라!”
“공화국 수비대!! 니들이 이러고도 공화국을 지키는 거냐? 지금 제정이 복고되려고 하고 있잖아!!”
분위기는 그야말로 험악했다.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뛰쳐나온 공화국 수비대는 전례 없는 계란 세례를 얻어맞았다.
보통 같았으면 바로 진압 명령이 떨어져 시위대의 뚝배기가 깨졌으련만, 이들은 묵묵히 얼굴에 묻은 계란을 닦아낼 뿐 시위대를 무력으로 짓밟지는 않았다.
“민족혁명이 뭡니까? 외세에 부역한 매국 지배 계층을 몰아내고, 그들의 협조로 인해 사실상의 식민지 상태였던 바이마르 공화국을 대대적으로 개혁한 것이 바로 우리 독일의 민족혁명이었습니다. 그런데 황태자라니요? 이건 거대한 퇴보입니다! 힌덴부르크 시절이 한 걸음 후퇴였다면 이건 열 걸음쯤 뒤로 물러나는 셈입니다!”
“다하우에서 풀려난 자들은 틀림없이 정치 활동을 하지 않기로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어째서 저들은 일말의 염치조차 없이 거리를 활보하는가?”
“언론이 문제다! 대체 왜 시민 빌헬름에게 자꾸 이 나라에 존재하지도 않는 ‘황태자’라는 칭호를 붙여주냐!”
“솔직히 말해, 나는 민족혁명주의와 민족혁명당에 동조하지 않는다. 나는 그들을 뽑은 적이 없다.
하지만 민족혁명당은 최소한 대다수 국민들에게서 표를 받아냈기 때문에 이 나라의 정권을 잡았다. 카이저? 황가? 누가 그들을 뽑았던가? 아니, 그들이 제국의회를 존중한 적이 있긴 했던가?”
지식인 계층에서부터 거리 민심까지 하나같이 요동쳤음에도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리되자 이제 각지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시위가 뒤를 이었다.
“총통 각하! 부디 출마해 주십시오!!”
“전쟁이 이어지는 지금 시국에서는 말을 바꾸지 않는 법입니다!”
“전 국민은 각하를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부디 출마를 선언해 주시옵소서!!”
“선거라니! 기껏 각하께서 바로잡은 이 나라가 다시금 혼란과 도탄에 빠져 소돔과 고모라로 전락하는 모습을 방관하실 셈이십니까! 부탁드립니다! 아직은 각하가 필요합니다!”
아르민의 출마를 청하는 이 시위에는 아예 공화국 수비대가 출동조차 하지 않았다. 대신 각지의 경찰이 나서서 통제와 관리나 할 뿐.
이 난리가 벌어지고 있음에도.
황태자 빌헬름은 철벽과도 같았다.
“국민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결코 제정복고는 없을 것입니다!”
“저 빌헬름! 오직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자 할 따름입니다!”
“미워도 다시 한번! 검증된 인재! 준비된 재목! 저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그와 그를 따르는 이들이 전국 각지에서 유세를 개시한 지도 한참.
분노한 시민들이 슬슬 포기하고 ‘어디 당선되나 안 되나 구경이나 하자’라며 팔짱이나 낄 무렵.
“로젠바움 총통 각하의 첫 심복이자 민족혁명의 충실한 기수! 이 헤르만 괴링, 대통령이라는 막중한 직책에 도전하고자 합니다!”
괴링이 출마를 선언했다.
사실상 로젠바움의 은퇴가 확인사살당한 셈이었다.
***
소비에트 연방.
크렘린.
원 역사를 아는 아르민과 영혼의 파트너 귀신이 봤을 때, 로젠바움의 등장으로 인해 소련이 과연 이득을 봤는지 손해를 봤는지는 너무나도 계산하기 어려웠다.
우랄 산맥 서쪽, 수십 년에 걸쳐서 소련이 열심히 개발했던 거의 모든 땅은 피에 굶주린 나치 독일군에 의해 전쟁터가 되었다.
제아무리 유럽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자랑하던 소련이라 한들 독소전으로 희생된 수천만 명, 그것도 가장 열심히 일하고 가정을 꾸려야 할 젊은 계층에 집중된 피해는 너무나도 막대했다.
여기에 더불어 결국 소련을 파멸로 이끈 ‘전 세계가 우릴 멸망시키려 한다’라는 특유의 피해망상과 안보에 대한 집착까지 더하면 독소전은 결코 소련에게 이득이라고 말할 순 없었다.
물론 얻은 것도 있다.
소련은 나치를 갈아버리고 그 전리품으로 동유럽을 통째로 챙겨 그곳의 지배자가 되었다.
1차 대전에서의 졸전과 대가리 숫자만 많은 바보병신이반이라는 타이틀은 칫솔수염 총통의 영혼과 함께 영원히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만드는 붉은 군대의 명성을 확고히 굳혔다. 소련이 붕괴되는 바로 그 순간까지도 미국은 절대 선제 전쟁 같은 앙증맞은 망상을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하지만 스탈린과 소련 당국의 고관들은 원 역사의 존재를 모른다.
그들은 유물론자답게 철저히 자신들이 지금 발 디디고 있는 현세에만 집중했고, 어떻게 해야 자국의 이익과 공산주의 이념의 전파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를 밤낮없이 고민했다.
가장 먼저, 엄청난 피를 흘린 끝에 소련군은 핀란드를 무너뜨렸다.
인접국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는 독일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핀란드에 아무런 지원도 해주지 못했다. 오히려 독일은 체코라는 뒷구멍을 통해 은밀하게 소련에다가 군수물자를 팔아먹었다.
핀란드군이 제아무리 최선을 다해 싸워 소련군에 어마어마한 타격을 준다 한들, 기본적인 체급 차이가 워낙 컸고 겨울이라는 어드밴티지는 결국 시간이 지나며 끝나버렸다.
감당하지 못할 만큼 막대한 손실을 입은 핀란드는 결국 항복했고, 만네르하임은 남미로 망명했다.
소련은 일부 땅은 자신들이 꿀꺽했고 나머지 땅엔 <핀란드 인민공화국>이라는 괴뢰국을 설치하면서 지긋지긋한 겨울전쟁을 ‘아무튼 승리’라고 선언하는 데 성공했다.
그다음 타겟은 루마니아.
과거 러시아의 땅이었지만 1차 대전 이후 루마니아의 땅이 된 베사라비아(Bessarabia)를 내놓으라고 정중히 서한을 보내자, 프라하 조약기구에도 가입하지 못한 루마니아는 전 국토가 짓밟힌 뒤 빨갱이 나라로 세뇌당하느니 그냥 그 땅을 포기하기로 했다. 실로 현명한 판단이 아닐 수 없었다.
여기까지.
이제 유럽에서의 확장은 끝났다.
당초 독일과 약조했던 유럽 대분할이 완료되었다.
그러면 이제 무얼 해야 하는가?
그 고민의 결과가 바로 소-일 불가침 밀약.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그리고 중국 대륙으로 점차 영향력을 펼쳐나가고, 만에 하나 영국이 크게 망가져서 인도에 대한 지배권마저 흔들리게 된다면 인도 또한 목표로 잡는다.
이렇게 한다면 소련과 공산권은 가장 많은 인류가 살고 있는 두 땅덩이를 붉게 물들일 수 있다.
그리고 스탈린과 소련은 마냥 이게 망상이라고만 생각하진 않고 있었다.
식민 열강이라고 으스대던 놈들이 지금 일본 하나 감당 못 해서 온 아시아를 탈탈 털리고 있는데, 소련이라는 초강대국이 작심하고 아시아로 밀고 들어간다면 누가 그들을 막겠는가?
이 대업을 성공시키려면.
무엇보다도 이웃집 깡패의 상태를 유심히 확인해야만 했다.
“독일의 정세가 혼란스러운 지금, 우리가 적당히 불장난을 하면 어떻게 될까?”
“모름지기 외부의 위협이야말로 내부를 단결시키는 최고의 촉매 아니겠습니까. 독일의 정치적 혼란이 금세 수그러들 것이라 예상해 봅니다.”
“하지만 그 혼란이 의도된 것이라면?”
애초에 저딴 혼란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똑같이 독재 권력을 쥐고 있는 스탈린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저건 로젠바움이 허락한 혼란이다.
로젠바움이 마음만 먹으면 후보니 뭐니 설치는 얼치기들 다 찍어버리고 ‘후계자는 이놈이다’라고 지목할 수 있다. 그러면 혼란이고 나발이고 끝이다. 애초에 그러려고 직접선거 대신 대의원단을 통한 간접선거 체제를 만들지 않았나?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둔다?
유럽을 한 달 컷으로 짓밟아버린 저 악몽의 군세, 사탄에게 축성받은 듯한 흉측한 독일군 수십만이 아시아-태평양에 진출하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굴라크>라는 이름의 주소이전 스킬을 들숨날숨처럼 쓰는 스탈린이 봤을 때, 로젠바움도 이 스킬을 못 쓸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독일군이 얌전히 철군할 리 없네. 현지인 군대를 육성해준다거나 산업 협력 따위의 핑계를 대면서 아예 현지에 눌러앉을 게 뻔해.”
이렇게 된다면 빨갱이 라이징 빔으로 단숨에 식민지 출신 신생독립국을 모조리 낼름 삼키려는 스탈린의 대계는 시작부터 좌초하게 된다.
“그렇다면··· 최소한 파병 가는 인원수라도 줄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붉은 군대. 어떻게, 적당한 수준의 위협을 가해볼 수 있겠나?”
“동지께서 명하신다면 저희는 따릅니다. 하지만,. 만약 저희가 사소한 충돌을 일으켰는데 놈들이 그걸 기화 삼아 전면전을 일으킨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요?”
“그러지 않게 해야지. 애초에 그 용도로 쓰라고 깔아 놓은 좌판이 있잖은가.”
스탈린은 가볍게 지시했다.
“폴란드와 이스라엘의 국경 문제를 일으키게.”
로젠바움의 의도가 무엇일진 모르겠지만.
일단 사소하게 초인종부터 한번 눌려볼 심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