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201)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201화(201/246)
201화 인간에서 신으로 (1)
정치적 해빙 분위기.
빌헬름 황태자의 출마.
다시 폭주의 기미를 보이는 군부.
이 일련의 모든 흐름은 전부,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되어 있었다.
현 정권의 모든 불안요소를 일격에 모조리 쓸어버리기 위한 숙청 계획.
아직 표출되지는 않았지만, 승리자로서의 여유를 갖게 된 국민들이 차츰차츰 더 자유로운 권리를 갈망하게 되기 전 다시 한번 ‘이 체제가 차악이다’라고 믿게 만들기 위한 공안정국.
이 비정상적 체제를 안정적으로 연착륙시키고 유지하기 위해, 전쟁에서 승리한 직후부터 밥 먹고 이것만 고민해 왔다.
“비밀리에 여론조사를 시행한 결과, 직접선거를 시행했을 경우 각하께서는 약 80%가량 득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게 높을 리가 없는데.”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회 분위기와 함부로 입밖으로 불만을 꺼내기 힘든 제반환경을 고려했을 때, 실질적으로 각하께서는 60에서 70퍼센트 사이로 득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슈타지의 보고는 더더욱 내게 경종을 울렸다.
– 7할 득표도 엄청난 거야, 미친놈아. 정상적인 민주 국가에서도 그 지지율이면 헌법도 갈아치울 수 있다고?
하지만 나는 국민투표에서 98%의 지지를 받은 몸이다.
아직도 모르겠어? 일반적인 직업 정치인이 70%를 득표했으면 그는 신의 영역으로 승천하는 셈이지만, 이전 선거에서 98%를 받았던 놈이 70%가 되면 ‘어? 지지율이 떨어졌네?’가 되어버린다고.
“비밀선거 조항을 폐지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투표함에 표를 넣기 전 선거 관리원들에게 누구에게 기표했는지를 보여주면-”
“기각.”
누가 비밀경찰 수장 아니랄까 봐 백작은 가끔 내 상식을 아득히 초월하는 초강경 레벨을 제시하곤 한다. 봐봐. 나는 정상인이라니까.
그 대신 나는 체육관 선거라는 아주 훌륭한 제도를 도입했다.
민주주의에 꼭 직접선거를 할 필요가 있는가? 당장 미국조차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간접선거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고.
그래도 자신들의 권리를 상실했다고 불만을 품을 여지가 있으니, 그 대신 <이제 우리를 추종하는 타국의 민족혁명당도 투표권을 행사한다. 저들 또한 사실상 우리의 다스림을 받는다!>라는 일종의 국뽕을 주입해줬다. 절대로 국민들의 투표권을 압수하고 싶은 극악무도한 독재자라서가 아니라, 세계를 선도하는 민족혁명의 수장 국가이기 때문에 보다 ‘합리적’인 방식으로 선거 제도를 개편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99% 득표라는 아름다운 숫자가 나올 수 있었다. 통상적인 직접선거였으면 절대 이 숫자 못 나오지.
“각하께서 출마를 선언하셨으니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은 그분의 은혜를 7년 동안 더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기꺼운 마음으로 후보직을 사퇴하겠습니다.”
괴링은 내가 출마를 발표하고 며칠 안 되어 곧장 후보를 때려치웠고.
마지막 남은 후보 전직 황태자 빌헬름 폰 프로이센 씨는?
“당신을 반역 혐의로 긴급 체포합니다.”
“나를? 나를 체포한다고?!”
당연한 말이지만 쿠데타를 꿈꾸던 발칙한 친구가 독일을 이끌어나갈 후보가 될 수는 없다.
그의 집에서는 (우리가 미리 숨겨 둔) 명명백백한 반역을 암시하는 증거들이 무수히 쏟아져나왔고, (우리가 회유하거나 미리 박아 둔) 황태자 선거 캠프에 있던 인사들이 속속 <플랜 B>에 관한 논의가 오갔었다고 증언했다.
누가 봐도 황태자 빌헬름은 이번 기회에 제정복고를 실현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아, 무서워라!
그리고 군부 또한 마찬가지.
군부 인사들 중 진심으로 제정복고를 꿈꾸는 왕당파는 몇 없다. 그런 미치광이의 상당수는 이미 신나는 바이마르 내전놀이에서 제거되었다.
하지만 누누이 말하지만, 반역죄는 반역을 꿈꿔서 반역죄가 아니다. 이 나라의 최고존엄인 내 심기를 거스르면 그게 곧 반역이다. 다만 ‘심기거스름죄’는 조금 없어 보이니까 때깔나고 어쩐지 강해 보이는 반역죄라는 타이틀을 달아줄 뿐.
“어째서 각하께서는 러시아를 정벌하지 않으시는 게지?”
“마음이 약해. 당장 패배한 나라들에게도 어처구니없이 관대한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던가?”
“근본적으로 사업가라서 눈앞의 이득만 추구하는 게 뻔하잖소. 조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지금 약간 허리띠를 졸라맬 각오를 해서라도 소련을 날려버리는 게 맞는 일인데!”
얼마 전까지는 군바리 놈들이 저딴 소릴 감히 지껄이지 못했다. 그토록 철저하게 콱콱 짓밟아 놨는데.
하지만 이놈들이 <유럽 정복>이라는 어마어마한 타이틀을 다니까 슬슬 긴장이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원활한 전쟁 수행을 위해 공화국 수비대를 통한 통제도 좀 풀어주고, 감시도 완화했으면 알아서 사려야 하지 않는가?
– 그러니까 네 의도는 전혀 없었다?
지금처럼 대대적인 발골 작업을 벌이진 않겠지. 상식이 통용되는 곳이었다면.
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유화책을 펴다 보니 이놈들까지 같이 긴장이 슬슬 풀린 듯한데, 남들이 자유로워져도 손에 총을 쥐고 있는 너희들은 더더욱 사려야 한다니까? 왜 남들보다 더 신나게 날뛰고 있냐고. 뒤질라고.
만슈타인이나 브라우히치를 비롯해 군 내 총통의 복심으로 불리우는 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소련이랑 전쟁 안 할 거야? 지금이 각인데?’라는 청원과 압력을 받았다. 개개인의 단순한 호오가 아니라, ‘총통 각하께 우리의 뜻을 전달해달라’라는 군 일각의 의견을 청취했다.
그리고 나는 여태껏 젝트, 슐라이허, 블롬베르크, 하머슈타인, 브라우히치, 모델, 만슈타인에 이르기까지 감히 군복을 입고 ‘판단’을 하려 드는 모든 놈들을 모조리 짓밟았다. 판단을 하고 싶으면 최소한 군복부터 벗어라, 멍청이들. 간이 배 밖으로 나왔으면 당연히 죽어야지.
그 결과가 바로.
지금의 숙청이다.
“꼼짝 마!”
“파당을 형성해 국정 운영에 간섭하려던 죄로 널 체포한다!”
“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 단순한 의견 표현을 무슨-”
“이미 너희가 빌헬름, 퇴역 장성들과 결탁해 전쟁을 도모한 정황이 명백히 밝혀졌다. 순순히 따라와라!”
“이··· 이 무슨···.”
이번 숙청의 특징.
타깃이 대체로 영관급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미 별을 단 놈들은 크게 출세에 목을 매지 않았다.
위관급 하급 장교들은 ‘군인은 판단하지 않는다’라는 현 정권의 방침을 입대 전부터 이미 숙지하고 있다.
자신의 진급과 출세에 대한 욕구를 ‘의견 표명’이라는 탈을 쓰고 분출했던 이들.
밑져야 본전 심정으로 복권 사듯이 황태자 지지에 나선 이들.
예전에 모셨던 어르신이 좀 도와달래서 아무 생각 없이 응한 이들.
이들은 자고 일어났더니 자신들이 <대소 개전 주전론 쿠데타 음모 조직>의 일원으로 분류되어 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깨달았다.
“죽여라!”
“남의 아들들을 참호의 시체로 만들어서 진급이나 하려던 새끼들을 모조리 죽여라!!”
“이제 군인은 지긋지긋하다! 너희들은 좀 꺼져라!!”
시위대의 분노가 보기에 참으로 흡족했다.
***
내가 당선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카이저 빌헬름이 죽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지금 이 시국에서 그의 죽음을 국장으로 치른다거나 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사실 이 시국이 아니었어도 절대로 국장은 불가능한 소리지만··· 아무튼 그렇다.
결국 인간은 죽는다.
제아무리 권력이 강했든 말든, 관짝에 들어가고 나면 다 똑같다.
나는 빌헬름의 장례에 참석하지 않았다. 내 장례 참석 자체가 이상한 시그널이 될지도 모르니까. 대신 하루 날을 잡고 그를 위해 술잔을 비웠을 뿐.
하지만 빌헬름의 죽음이 그 아들들에겐 전혀 다른 신호를 전달해 준 모양이었다.
“너희가 죽였지?”
“무슨 미친 소리를 하고 있습니까?”
“다 안다! 아버님이 방해가 되니 죽여버린 것 아니냐! 이 악마 같은 놈들!”
“우리는 그 늙은이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나라 말아먹고 쫓겨난 노인네가 대체 무슨 방해가 된답니까? 당신네를 죽여버리고 싶어 하는 시민들로부터 경호해줬더니 이 싸가지 없는 새끼들이···.”
황태자를 비롯한 몇몇은 정권 차원에서 늙고 병든 카이저를 죽여버린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장남이 반역 미수로 체포되니 늙은 심장에 무리가 가서 죽었다는 게 차라리 더 가능성 있지 않은가?
그리고 부친의 장례를 위해 잠시 풀려났던 황태자는 사람이 확 달라졌다.
“그래. 내가 처음부터 꾸몄다.”
법정에 선 그는 위풍당당하게 외쳤다.
“애초에 이 나라는 아버님의 것이었고, 내 것이 될 예정이었다. 이 나라는 호엔촐레른이 전제(專制)하는 나라였지만 공산 폭도들에 의해 전복되었을 뿐! 충의지사들이 궐기하여 나라를 돌려받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
아마도 그는 이제서야 자신이 무조건 죽는다는 걸 깨달은 모양이었다.
추하게 울며불며 자신은 추호도 죄를 짓지 않았고 억울한 누명이라고 발악하는 것과 최후까지 황실의 장남으로서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
그는 후자를 택한 듯했다.
“아르민 로젠바움! 제 아비는 길바닥에서 얼어죽게 만들고, 충성을 맹세했던 옛 주인은 독살해버리는 이 사갈 같은 작자! 고결한 귀족들을 남의 피로 전공을 세운다며 모독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 누구보다 전쟁으로 치부(致富)한 추악한 자! 남의 피로 떼돈을 벌어 전쟁통에도 호의호식한 주제에 제 어미는 곤궁해져 비참하게 병 걸려 죽을 때까지 방치한 후레자식! 네놈에겐 충성심도, 측은지심도, 최소한의 인정도, 그 어떠한 고결한 미덕조차 없다는 사실이 마침내 까발려졌다!”
“피고는 입 다무시오!”
“제국의 그 어떠한 재판관도 이토록 노골적으로 권력자에 부역한 적은 없다! 나라에 위아래가 사라지니 천박하게 윗전에 아첨하고 하민을 멸시하는 세태만 판치는구나! 너희들에게 저주 있으라! 신께서 불의한 너희들을 심판하리!”
갑자기 불후의 명연설가라도 빙의한 건가. 아니면 혹시 미래의 정치인 귀신이라도 영접했나.
하지만 저 사자후를 듣고 있노라니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원래는 국적 박탈과 추방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역시 수백 년 묵은 핏줄에 경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확실하게 죽여버려야 할 것 같단 말이지.
– 진정해. 엄마 욕했다고 발끈해서 사람을 사형 때리기엔 조금···.
무슨 소리니, 범석아. 그렇게 말하면 꼭 내가 사심으로 정치하는 놈 같잖아.
죽이는 건 멍청한 빌헬름 씨가 아니다.
호엔촐레른의 망령 그 자체라고.
나는 기꺼운 마음으로 처형 명령서에 서명하··· 려다가, 마음을 바꿨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데.”
– 그렇지? 그건 좀 아니지?
“이래서야 순교자가 될 뿐 아냐. 저 지긋지긋한 황가와 신분제에 환장한 놈들을 국민의 이름으로 심판해야 하는데.”
“그러면 이 방법은 어떻겠습니까?”
“호오.”
– 틀렸어. 이 새끼들은 이미 뿌리부터 싯누렇구만···.
나는 ‘그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범은 사형에 처하지 않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문을 발표했고, 황태자 빌헬름은 석방 없는 평생 다하우 이용권을 발급받았다.
하지만 그는 다하우의 문턱조차 구경해보지 못했다.
“빌어먹을 황태자 새끼가 다하우에서 평생 호의호식한다고?”
“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 우리 가족은 다 너희 손가락질 한 번에 전쟁터에서 못 돌아오게 됐는데!”
“정지! 멈춰라! 이 이상 다가오면- 컥!”
베를린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얼마 뒤.
다하우로 호송되려던 그를 분노한 폭도들이 습격했고, 빌헬름 폰 프로이센 씨는 온몸이 곤죽이 되어 너덜너덜해지는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다.
그와 같은 죄목으로 체포되어 있던 무수한 군인들이 군법에 의해 총살당했고, 모든 호엔촐레른 일가는 국적 박탈, 재산 몰수와 함께 추방령이 선고되었으며, 의회는 <사람 이름에 폰von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새 법령을 통과시켰다.
마침내 지긋지긋한 융커들이 지상에서 모조리 일소되는 순간이었다.
***
독일이 핫하게 불타오를 무렵.
이 화려한 숙청쑈를 보면서 속이 타들어가는 이들이 있었으니.
“이보시오. 아무리 그래도 이러는 법이 뭐가 있소?”
“무엇이 말씀이십니까?”
“일본을 상대로 한 원정군을 파병하기로 했잖습니까! 귀국의 사정은 알겠으나-”
“지금 까딱하다간 민족혁명의 대의에는 관심없고 오직 나라를 뒤집고픈 반역도들에게 군권을 맡겨 출병할 판인데 어쩌겠습니까?”
독일군의 출병만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던 연합국.
틀림없이 1940년 여름에서 가을쯤에는 출발할 예정이라더니, 갑자기 어어 하는 순간 공안정국이 벌어지고 대숙청이 벌어지더니 영관급과 장성급이 줄줄이 총살당하거나 감방으로 끌려가는 게 아닌가.
“총통 각하! 제발 부탁드립니다!”
“으음. 하지만 이스라엘을 먼저 지켜줘야 하는데···.”
“제가 이렇게 무릎을 꿇고 빌면 되겠습니까?”
“이건 어떻습니까. 깔끔하게 10만 명 규모로만 파병하는 겁니다. 추후에 상황을 봐서-”
“하일 로젠바움!! 이토록 제가 진심입니다! 부디!!”
그들은 오늘도 파리처럼 열심히 양손을 비벼댔다.
‘시발. 독재는 좆같은 게 맞구나.’
‘출병이 무슨 엿장수 마음대로야? 장난해?’
그러나 그들의 애달픈 바람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았다.
새로운 7년 임기를 시작한 총통 각하께선 결코 이 숙청 정국을 멈추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파울 요제프 괴벨스! 당장 나와!!”
“나··· 나를? 평생 각하만을 보고 산 내가 숙청 대상이라고?”
“지랄하고 있다! 네가 여자 엉덩이 보고 살았지 언제 각하만을 보고 살았느냐!”
“넌 끝이다, 이 개자식아. 그렇게 많이 상납을 처먹어놓고 무사할성싶더냐?”
“각하를!! 각하를 뵙게 해주시오!! 제발!!”
오히려 더 깊고 거칠게 헤집을 작정이었다.
(작가의 말)
어어 하는 사이에 벌써 200화가 지나가버렸네요.
모두 여러분 덕택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까지, 그리고 다음 작품에서도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즐겁게 보실 수 있는 글이 될 수 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