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207)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207화(207/246)
207화 신들의 전쟁 (3)
인도에서 하와이에 걸친 방대한 아시아-태평양에서의 대전쟁.
이 전쟁에 휘말린 모든 국가들은 위풍당당했다.
“시간이 흐르면 우리가 이긴다!”
“장기전으로 끌고 가면 적들은 결국 말라비틀어질 운명입니다.”
“프랑스의 모든 건아들은 조국의 영광을 위해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 우리는 모든 식민지를 탈환하고 영광스러운 삼색기를 펄럭이리라.”
“우리의 모든 조선소와 도크는 신규 건조되는 함선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시간은 우리의 편입니다.”
그러나 그 속알맹이는 전혀 달랐다.
“미국인들이 핵개발에 성공하는 순간 황국은 멸망한다··· 대체 무슨 수로 분노에 가득 차 있을 저들의 원자폭탄을 막아야 한단 말인가?”
“총리. 우리 예산이 찢어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더 전쟁을 지속했다간 파산 확정입니다! 당장 전쟁 좀 끝내 봐요!”
“각하. 불온분자들이 판치고 있습니다. 각하의 영도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자들이-”
“내가 재선 실패하면 당신네 군인들도 모가지 보전하긴 힘들걸? 진짜 승전보 좀 안 보내줄 게요?”
모두가 단기 결전을 원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간절히 기도를 올리는 자는 바로 백악관 휠체어맨.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민주당 내부의 반대파들과 이런저런 타협을 한 끝에 대선 후보로 출마했지만, 1940년 대통령 선거는 그야말로 위험천만했다.
“각하. 아직은 조금 더 힘을 기를 때라고 봅니다.”
“이 머저리들은 지금 각하를 속이고 있습니다. 뉴기니의 전황은 분명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해군의 비협조와 손실을 두려워하는 호주, 뉴질랜드의 태업 때문에 승리가 다시 멀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루즈벨트는 맥아더와 손을 잡았다. 주전론을 외치는 인물이 맥아더뿐이었기 때문이다.
[뉴기니에서의 승리!] [“나는 돌아갈 것이다” 맥아더 원수, 뉴기니 공방전에서 잽스를 격파!]뉴기니의 지옥 같은 정글을 배경으로 벌어진 연합군과 일본군의 대결은 사실 <인간과 자연의 대결>이라 봐도 무방했다.
양 군대는 적군과 교전할 때보다 식인 악어, 정체불명의 독충, 늪지대, 모기떼, 미쳐버린 날씨와 투쟁할 때가 훨씬 많았고, 오직 인력의 힘만으로 기어코 대포를 끌어다 쏴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기의 병림픽은 미군 최초의 승리로 자리매김했고, 사실 승리라고 보기엔 어폐가 있었지만 아무튼 미국 정부는 이를 승리로 선언함으로써 루즈벨트의 3선을 달성시킬 수 있었다.
전시가 아니었다면 그의 3선은 명백히 무리수였다.
반대로 말해, <전시에는 말을 갈아타지 않는다>라는 불문율이 있었기에 그는 그야말로 아슬아슬하게 연임에 성공해 8년을 넘기고도 백악관을 그대로 자신의 집으로 쓰게 되었다. 마침내 반신불수 요괴가 인간의 탈을 벗어 던지고 반인반신으로 진화하는 순간이었다.
1941년.
이제 모든 나라들의 정치인들은 이구동성으로 한 방의 대규모 결전을 요청했다.
“우리 군은 지금부터 버마 공략전에 착수한다.”
마침내 프라하 조약군(사실상 독일군)이 버마 국경으로 진격하면서 본격적인 버마 전역의 막이 올랐다.
사실상 전쟁의 향방을 결정 지을 중대한 작전.
육상으로는 조약군과 인도군이 버마를 향해 진격.
그리고 이와 동시에 유럽 연합 함대는 제해권을 확보하고 원활한 물자 수송을 위해 벵골만 일대로 나아간다.
이들의 의중은 일본군 또한 당연히 꿰뚫어보았고.
“유럽인들의 함대를 모조리 저 바다에 수장시킨다! 전 함대, 출격하라!”
태평양의 지배자, 연합함대가 출격했다.
***
일본군의 힘의 근원이자 제해권의 상징, 연합함대.
항공모함 아카기, 카가, 히류, 소류. 여기에 새롭게 부랴부랴 전력화 과정을 날림으로 진행해 새로이 합류시킨 쇼카쿠와 즈이카쿠. 덤으로 경항모 쇼호까지.
무려 6+1의 압도적 항공모함 수량에서 비롯되는 수백 대의 항공기 웨이브에 맞설 세력은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
반면 여기에 맞서는 유럽 함대는?
영국 해군 항공모함 글로리어스, 커레이저스, 퓨리어스, 헤르메스, 이글.
프랑스 해군 항공모함 베아른.
그리고 이탈리아 해군 항공모함 아퀼라.
문제는 아퀼라를 빼면 하나같이 느려터졌고, 작고 아담한 데다가, 만든 지 오래되어 나사 하나쯤은 빠져도 단단히 빠져 있다는 것.
순수하게 항공모함 숫자로만 비교한다면 7 대 7이지만, 동원할 수 있는 함재기 숫자를 비교한다면 압도적 열세였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믿는 구석은 있었다.
정확히는 믿어야만 했다.
“양키가 합류하기만 하면 된다.”
“어차피 우리와 태평양 함대가 정상적인 방법으로 합류할 방법은 없어. 지금은··· 도박수라도 던져야 한다.”
미국 해군 태평양 함대.
그중에서도 미군이 신줏단지처럼 모시며 악착같이 굴리던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 와스프, 호넷 세 척.
보통의 경우, ‘호주에 있는 미 함대를 인도로 보냅시다’라는 소릴 지껄이는 제독이 있다면 이들은 진지하게 정신과를 찾아가보라고 조언해 줄 것이다. 호주 남부를 빙 둘러오든 호주 북쪽, 티모르해를 거치든 둘 모두 단순히 도박수를 뛰어넘어 맛이 간 발상이니까.
그러나 문제는.
“이 방법밖에 없으면 해야지.”
“뉴기니 일대에 기만작전을 벌이면서 최대한 호주 해안가에 바짝 붙어 간다면 해볼만할지도 모릅니다.”
“개좆같은 맥아더 새끼만 영웅이라고 빨리고, 그 새끼 보급품 대준다고 우리 애들이 바다에서 뒈져나가는 건 주목받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다간 일본군이 아니라 속이 터져서 죽게 생겼어요.”
미 해군은 이미 애초부터 다 함께 돌아버렸다는 사실.
이들은 일본군의 암호 해독에 성공해 그들의 움직임을 훤히 꿰뚫고 있었고, 육군과 해군 모두 버마 방면으로 신경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 또한 파악했다.
1941년 4월 11일.
벵골만 함대결전의 막이 올랐다.
“이번 전투로 대동아공영권이 완성된다! 전 함선, 임무에 매진하라!”
“이 싸움이야말로 20세기 십자군! 우리의 자유를 위해, 우리의 명예를 위해! 피에 굶주린 잽스를 끝장내고 이 전쟁을 끝내야만 한다!”
연합군에게는 실로 유감스럽게도, 미 해군 태평양 함대가 도착하기 전 먼저 일본 연합함대가 나타났다.
새벽 동틀 무렵부터 양 함대는 분주히 정찰기를 띄우며 적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혈안이 되었고, 해가 중천에 뜰 때쯤엔 수백 대의 함재기가 프로펠러 소음을 미친 듯이 내뿜으며 하늘을 가득 메웠다.
“적기! 옵니다!”
“요격기 띄워! 상대는 여태까지 승리만 해오던 잽스다! 원숭이라고 얕잡아보지 마라!!”
사방에 대공 포화 소리가 가득 찼다.
거대한 전함들의 주포는 이 압도적인 함재기 대결에서 오직 침묵만을 지켰고, 그들의 역할은 날아오는 적 기체를 요격할 방공-에펠탑-포대에 불과했다.
전함의 시대는 끝났다.
전통적인 해군 사관들은 자신들이 방관자로 전락했다는 현실을 뼈저리게 깨달은 채 탄식만을 토해냈다.
그리고.
“어뢰! 옵니다!!”
“베아른 피격! 베아른 피격!!”
쾅!!
함재기 대수에서 현저히 열세였던 유럽 함대는 쏟아지는 일본기를 모두 막지 못했다.
가장 먼저 프랑스의 유일한 항공모함 베아른이 일본 뇌격기의 어뢰 세례를 맞고 순식간에 격침.
그 뒤를 이어 영국의 소형 항공모함들 또한 일본군의 먹잇감이 되어 무자비한 폭격 세례를 받았다.
“아퀼라가 침몰하면 살아 돌아가도 우린 두체의 손에 죽는다! 지켜! 무조건 지켜!!”
“저 빌어먹을 마카로니 새끼들의 항모가 우리 목숨줄이다! 적에게 당해도 우리가 당해야지, 파스타 놈들은 지켜줘야 한다!”
항공모함 세 척 격침, 한 척 대파.
유럽 함대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러나 그렇게 두들겨 맞는 동안 유럽 함대의 폭격기와 뇌격기는 놀고 있지만은 않았다.
“적 뇌격대 접근 중!”
“우리 직엄기는 대체 어디 처박혀 있는 거냐!! 당장 막아!”
“적 급폭을 막고 있습니다! 항모를 엄호하지 못합니다!!”
슬프게도 이탈리아 항공대는 제대로 킬 마크를 새기는덴 실패했다. 그들은 가장 먼저 적 함대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 대가로 벌떼처럼 날아드는 무수한 일본 요격기들을 만나 처절한 공중전을 벌여야만 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항공대의 사투는 보답을 받았다.
돌아갈 집이 사라진 프랑스 뇌격기들은 기어코 일본 항공모함 쇼카쿠의 배때기에 어뢰를 꽂아 넣었고, 피에 굶주린 영국 항공대 또한 히류의 덜미를 잡아 용궁으로 신속히 배달해주었다.
4월 11일 하루 동안, 유럽 함대의 항공모함 네 척이 작전불능이 되었고 일본 함대는 두 척을 손실했다.
“이겼다!!”
“이제 야간전의 시간입니다.”
“사령장관님! 명령을!”
“수뢰전대, 그리고 공고급 네 척을 모두 투입하라. 야전에서 유럽 함대에 심대한 타격을 준 뒤, 내일 해가 떠오르는 즉시 최후의 일격을 가한다!”
일본 해군이 수십 년간 갈고닦아온 대작전.
오직 이 결전을 위해 그들의 구축함과 순양함은 훨씬 많은 어뢰를 주렁주렁 장착했고, 야간전에 대비해 별도의 견시수를 훈련시키기까지 했다.
무수한 함대가 밤바다에 항적을 그리며 순항한 끝에, 그들은 목표를 포착했고.
“놈들의 머리를 붙잡아라! 야간전에선 우리 황군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뇌격 개시!”
그들이 철석같이 믿던 ‘야간전엔 일본군 압승’이라는 이론을 마침내 검증할 시간.
그러나.
“레이더에 대규모 음영 포착! 적 함대입니다!”
“이 미치광이들이 정말 야간전을 시도한다고?!”
유럽 함대엔 야간전을 상정한 견시 따위는 없었다.
대신 그들에겐 레이더라는 문명의 이기가 있었다.
달밤에 취한 늑대인간 떼처럼 몰려드는 무수한 일본 함선을 상대로, 낮에는 에펠탑에 불과했던 유럽 함대의 전함은 그 크고 웅장한 주포를 우뚝 세운 채 응전에 돌입했다.
“한 놈도 남겨 두지 마라!”
“달려드는 놈들은 모조리 적이다!”
“적 전함 접근 중!!”
“주포 발사!!”
당연히 혼란에 빠져 어쩔 줄 몰라 하는 적들을 기대하고 왔건만, 유럽 함대는 오와 열을 맞춘 채 침착하게 일본군 수뢰전대를 맞아 포화를 교환했다.
모든 것이 암흑천지인 달밤, 서치라이트의 불빛은 곳곳에서 불타오르는 함선의 불꽃과 번뜩이는 포화에 잡아먹히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음을 틈타 날아오는 산소어뢰는 제아무리 거대한 전함이라 한들 심대한 타격을 주기에 충분했고.
4월 11일 밤에서 새벽까지 계속된 교전 결과 양 함대는 사실상 양패구상이라는 결과를 맞이했다.
“전과는? 전과는 어찌 되었나?”
“적 항공모함에 타격을 주는 덴 실패했지만, 적 전함들은 거의 대부분 우리의 수뢰전에 휘말려 크고작은 타격을 입었다고 합니다!”
“유럽 놈들은 이제 상처 입고 너덜너덜해졌습니다! 최후의 일격만 먹이면 됩니다!”
“놈들의 목을 칠 때로군. 항공대를 출격시킨다! 이것으로 우리의 승리를 확정 짓는다!”
4월 12일 새벽.
다시 한번 다섯 척의 항공모함에서 무수한 함재기가 쏟아졌다.
유럽 함대의 운명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그러나.
“견시로부터 보고!”
“적도 가만히 있진 않겠지. 공습인가?”
“그, 그런데. 방위가 이상합니다. 방위 180! 대규모! 대규모 항공기 본 함으로 지속 접근 중입니다!!”
“그 방향엔 아무것도 없어! 대체 뭘 본 거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항공기의 파도가 일본 함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운명은 결정되었다.
***
연합함대의 항공모함 7척엔 함재기가 약 350대.
그리고 유럽 함대의 항공모함 7척엔 약 250대의 함재기.
4월 11일의 격렬한 충돌로 양쪽의 함재기가 상당한 손실을 입었을 때, 전속력으로 달려온 미 태평양 함대가 약 200대의 함재기를 일제히 쏟아냈다.
“잽스 항모다!!”
“갑판에 과녁까지 칠해놓다니, 아주 좋구나!”
“끼-얏-호우!!”
오전 10시경.
너덜너덜해진 일본군 요격기들의 어설프고 난잡한 디펜스를 뿌리친 미 해군기들이 완벽한 포지션을 선점해 어뢰를 투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30분.
가장 먼저 즈이카쿠가 여덟 대의 어뢰를 맞고 단 5분 만에 바닷속 비키니시티로 입항.
진주만의 원수 중 하나인 카가 또한 수십 대의 급강하폭격기에 둘러싸여 철판 하나하나까지 갈기갈기 찢어지며 폭발.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들은 천상에서 승리를 노래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그들이 향할 곳은 지옥밖에 없었다.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세상의 바다를 호령하던 연합함대의 항공모함들이 하나둘씩 지옥으로 사출당했다.
전장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 연합함대 총기함 나가토에서 승리를 기념하는 사케를 나누어 마시던 이들은 보고를 듣자마자 안색이 허얘졌다.
“대체 그게 무슨 개같은 소리야!!”
“저, 적기가, 우리 항모 전대를-”
“유럽 놈들에게 더 이상 우리 항전을 타격할 역량이 뭐가 남아 있단 말이야!!”
“새로운 적입니다! 남쪽에서부터 정체불명의 적이 출현해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고 합니다!”
“대체 누가··· 미 해군이? 미 해군이 인도네시아를 지나쳐 여기 인도까지 왔다고! 장난하나!! 포커도 이따위로 하면 칼 맞는다고!!”
1941년 4월 12일 오후 3시.
일본 해군에 남은 항공모함은 아카기 단 한 척뿐.
이 순간 황국의 패망은 확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