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ermany needs a Führer RAW novel - Chapter (210)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210화(210/246)
210화 신들의 전쟁 (6)
가짜 신 히로히토를 징벌하고 누가 진짜 현인신인지 증명하기 위한 트루-갓들의 공세.
다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 영락없는 헤파이스토스의 아바타, <민주주의 병기창>의 주인 휠체어맨은 자신이 고금제일 천하제일의 재능빨 – 방장사기맵지체라는 것을 깨우치고 압도적인 생산력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캡틴 아메리카가 비로소 자신의 힘에 눈을 떴으니 온 세계가 전율할 일만 남은 셈.
애초에 미국은 원 역사에서부터 제철소 하나가 독일 전체의 철강 생산량을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았던 동네다.
유럽 전선이 존재하지 않았는데도 어버버대던 건 순전히 루즈벨트가 <로젠바움 전쟁> 당시 떡락 연합국 코인에 베팅한 탓에 정치력에 심대한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해군이라는 건 결코 하루아침에 뚝딱뚝딱 게임처럼 배를 뽑아내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연 단위로 시간이 지났다.
태평양과 대서양의 모든 도크에서는 쇼미더머니의 은총이 함께하사 무수한 함선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고, 위대한 마술사 조지 마셜의 엄격근엄진지한 감독 아래 무수한 병기와 파릇파릇한 신병들이 저글링처럼 튀어나왔다.
“잽스를 죽여라!”
“일본어를 지옥에서만 들리게 만들자!”
“찢고 죽여라!!”
일본을 가상적국으로 염두하고 그들과의 전쟁을 상정해 놓았던 미 해군은 패배의 제1요인을 ‘국내 반전, 염전 여론 확산’으로 일찌감치 찍어놓았다. 그들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필리핀 함락은 기정사실이고 본격적인 반격은 2년 뒤부터 가능하리라 예상했었는데, 2년쯤 지나면 그냥 전쟁 그만하고 적당히 협상하자는 분위기가 깔리리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주만을 기억하라’라는 표어는 너무나도 막강했다.
감히 협상을 입에 담는 미국인들은 그 어디에도 없었고, 상처 입은 독수리는 반드시 일본의 간을 쪼아야만 만족할 태세였다.
한편, 일찌감치 본인 스스로 신의 경지에 다다르는 데 성공한 로젠바움의 군대는 버마 전역에서 고난의 연속을 겪고 있었다.
적이 너무 막강하다.
대자연이라는, 항거할 수 없는 적. 일본군? 그게 뭐지?
쉴 새 없이 내리는 비와 축축한 습기.
태어나서 정글의 ㅈ 자도 맛본 적 없는 독일군에게 버마는 조물주가 버린 땅처럼 느껴졌다.
“전차가 퍼졌슴다!”
“어우, 시발. 녹 좀 봐. 손 문지르니까 시뻘겋네.”
“잽의 포탄은 10발을 맞아도 멀쩡했는데, 비 한 번 맞으니까 바로 뒤져버리는 게 말이 됩니까?”
“잽스가 비를 뿌린다! 바다에 처박힌 놈들이 유령이 돼서 저주받은 비를 뿌리는 게 틀림없어!”
이 곡소리는 육군에서만 울려 퍼지는 것이 아니었다.
공군 또한 머리를 다 쥐어뜯으며 고통받고 있었다.
“우리 과부제조기, 이 동네에선 절대 못 써먹겠습니다.”
“한 대도?”
“솔직히 여쭤보겠습니다. 사령관님께서 이동하실 때 과부날틀 타고 움직이시겠습니까?”
“난 아직 죽기 싫어.”
슈발베(제비)라는 별명보다 더 흔히 불리는 명칭, 과부제조기.
이곳 버마 전선으로 파병된 공군 파일럿들은 다들 저 끔찍한 과부제조기를 타고 유럽에서 맹활약을 한 에이스 중의 에이스가 대부분이었다.
슈발베로 전과를 달성한 이들은 자기네 스스로를 가리켜 신의 아들이라고 불렀는데, 이딴 걸 타고 죽지 않았으니 신의 가호가 틀림없다는 자조와 자신감의 짬뽕 믹스였다. 운이 없었다면 엔진이 뻗어 그대로 추락해 죽었을 것이오, 실력이 없었다면 적의 공격에 죽었을 테니.
독일 공군의 자존심은 그야말로 거대했다.
붉은 남작, 리히트호펜은 무척 당당하게 독일 공군의 창설연도가 1900년이라고 주장했다. 저 전설적인 <아르민 로젠바움의 낡아빠진 헛간>에서부터 창공의 지배자 독일 공군이 시작되었다는 기적의 논리였다.
따라서 독일의 파일럿들은 모두 엔지니어로서의 소양을 갖출 것을 요구받았고, 유사시에는 파일럿 때려치우고 정비사로 전업해도 될 정도의 스킬을 익힐 것을 장려했다.
그런 그들조차 이 기후와 풍토는 완전히 상정 외였다.
“이건 우리가 손 못 대겠는데요.”
“그냥··· 오버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닦고 조이고 기름 치는 거야 일상이다 쳐도, 부품 자체가 맛이 가는 걸 뭐 어쩌겠습니까?”
이래서야 어떻게 전쟁 하겠는가?
그런 그들의 고통스러운 기도를 아는지 모르는지, 유일신 로젠바움께서는 그들의 애원에 응답했다.
“아아, 주목. 이곳 버마 독립군의 수장인 아웅 산이라는 자가 우리와 손을 잡기로 했다.”
“그는 얼마 전까지 일본과 한패 아니었습니까?”
“일본인들이 이 땅에서 야만적인 수탈과 잔혹행위를 너무 많이 해서 현지 민심이 돌아섰다고 한다. 그들이 후방을 어지럽힐 테니, 눈앞의 일본군을 빠르게 격파한 후 태국으로 진격하면 된다.”
정글에 짱박혀 농성하려던 일본군의 원대한 꿈은 또다시 도화지째로 찢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버마 다음 목표인 태국은.
“친애하는 국왕 전하. 일본군 연합함대가 우리 연합군의 손에 모조리 저 앞바다에 수장되었습니다.”
“그, 그, 그렇구려.”
“이제 여러분을 지켜줄 일본 함선은 단 한 척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 아름다운 수도가 우리의 함포 세례로 뒤덮인다면 얼마나 슬픈 일이겠습니까?”
“우, 우리는, 일본군의 강압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었소. 일본의 칼날이 코앞에 있어서 그들에게 협력했을 뿐, 일본에 선전포고하고 연합군과 함께하고 싶다고 항상 생각해 왔었소.”
“참으로 옳은 말씀이십니다.”
누구보다 공갈협박에 탁월한 영국 외교관들은 그들의 기본 스킬, 함포외교에 성공했다.
그 누구도 침몰하는 배 일본제국호에 남아 있고 싶지는 않았다.
***
세계를 이끌어나갈 중심축, 독일 – 미국 – 소련 3국.
이미 언론이나 정가 등지에서는 <빅 3>라거나 <3극 체제>라는 신조어가 알음알음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대영제국의 총리, 처칠의 행보가 바로 이 용어에 어마어마한 현실성을 불어넣어주었다.
“존경하는 샤흐트 장관님.”
“안 됩니다.”
“그러지 마시고 제 말 좀 들어주십시오. 유럽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선 결국 강력한 함대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저 돈만 좇는 양키들과 빨갱이놀음에 미친 소련이 저 방대한 시장으로 진출할 텐데, 제아무리 독일군이 정예하다 한들 결국 강력한 함대가 있어야 그들을 투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걸 제게 말씀하셔도, 저는 이제 국방부 장관이 아닙니다만.”
“대신 재무부 장관이시지요. 우리 영국이 독일군의 발이 되겠습니다! 그러니 부디-”
“그렇게 말씀하셔도 배상금 상환을 연기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샤흐트 장관은 놀랍게도··· 회춘하고 있었다.
주름살이 사라지고, 피부가 탱탱해지고, 피붓결엔 윤기마저 돈다. 항상 찡그리고 있던 얼굴엔 붓다의 은은한 미소가 배어 있어 재무부 관료들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같은 사람인가 의심할 지경이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샤흐트의 가장 핵심 업무는 나라가 파산하지 않도록 거짓 서류를 날조하고 부채를 은폐하는 일이었다. 심지어 총통 밀명에 따라 해외에서 금융 범죄도 몇 번 저질렀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거대한 정화조 같던 악몽의 부채덩어리들은 하나씩 성불하여 승천하고 있고, 나라 기둥뿌리를 뽑을 것만 같던 군비 확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승전을 통해 막대한 배상금을 챙겼고, 프라하 조약기구를 통한 안전보장비, 민족해방기구 운영기금 명목으로 또 뜯어먹고 있다.
전시 특수로 해외 각지에서 제발 무기와 물자 좀 팔아달라는 아우성이 가득했으니 이게 다 돈이었고, 라이센스비로도 거하게 해먹었다. 심지어 원자폭탄 제조법까지 팔아먹어 어마어마한 돈을 벌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총통의 사유재산에 가까웠던 로젠바움 그룹은 공기업화를 거쳐 개별로 쪼개 주식 일부를 민간에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는데, 전 세계의 돈 좀 있다는 사람들은 전부 이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로 대리인을 보내고 있었다. 샤흐트와 은행가들은 이번 기회에 시티 오브 런던의 드높은 위상을 프랑크푸르트로 뺏어 오려는 심산이었다.
“정 그러시다면 이건 어떻습니까?”
“무엇이오. 내 기꺼이 귀하의 고견을 경청하겠소.”
“프랑크푸르트에서 영국의 건함 재개를 위한 국채를 발행하는 겁니다. 제가 외교는 잘 모르지만, 프라하 조약기구의 보증이 있다면 틀림없이 많은 이들이 국채를 매입할 듯합니다만.”
저걸 덥석 콜했다간 코가 꿰인다. 영국 해군은 독일을 위한 여객선 선장쯤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땐가? 독일 여객선 선장이 되는 편이 함대 하나 없는 찐따 섬나라가 되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
“내··· 런던으로 돌아가서 적극 검토해 보리다.”
“그렇게 하시지요. 귀국의 건승을 기원하겠습니다.”
그는 재무장관 시절 거하게 똥볼을 찼다.
장관직에서 짤린 이후엔 전 재산을 미국 주식에 몰빵했다가 대공황을 정면으로 처맞고 빚더미에 앉았다. 그때 물린 타격으로 그는 아직도 빚쟁이들에게 시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건··· 개인적 부탁인데 말이오.”
“예.”
“혹시··· 나도 그, 주식 좀 살 수 없겠소? 영-독 우호를 위해 총리가 직접 로젠바움사 주식을 소유하면 무척 큰 어필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가즈아!
***
베를린.
총통 집무실.
“다시.”
“처음부터··· 말씀이십니까?”
“처음부터.”
내 앞자리 책상에 앉아 있던 괴링이 천장을 올려다보며 기나긴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도 안 돼, 이 자식아.
“내가 직접 개인과외까지 해주는데 불만인가?”
“옛날 생각 나는군요. 수학이랑 라틴어 가르쳐주지 않으셨습니까.”
“돌대가리에 정으로 새긴다고 고생깨나 했지.”
나는 괴링이 개발새발 쓴 서류를 집어 들어 그의 앞에 내려놓았다.
“이 자리에 앉을 사람은 임기 내내 외줄타기를 해야 해. 국내 경제를 성장시키고, 체제를 유지하고, 우리 영향력이 닿는 외국의 변심과 이반을 막아야 하고, 미국과 소련이라는 저 거대한 국가들과 줄다리기도 해야 하지.”
“그걸 제가 모르겠습니까.”
“그래. 아는 놈이 이러면 안 되지.”
그냥 지금이라도 말 번복할까? 얘가 잘할 수 있을까? 차라리 내가 하는 게 낫지 않을까?
– 전형적인 독재자 마인드 잘 봤습니다. 기왕 이리된 거 시신은 엠버밍 처리해서 영구 보존하고 상수시 궁전에 전시하자고. 초대형 황금상도 하나 만들고, 브란덴부르크 문에다가 초대형 초상화도 걸고···.
안 한다 안 해. 절대 안 해.
나는 다시 괴링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내가 없을 때쯤이면 무솔리니도 페탱도 없어. 영국인들은 음흉함이 본능 레벨이니까 우리 등 뒤에 칼을 꽂으면 꽂았지 체제 유지에 협력할 리도 없고.”
“그렇··· 겠지요.”
“이걸 일일이 다 탱크로 뭉개면 체제가 유지되겠어? 응? 우리를 진심으로 따르게 하든가, 이게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면 이 체제가 붕괴되었을 때 잃는 게 어마어마하다고 느껴지도록 만들든가, 그것도 아니면 우리가 최악은 아니고 차악쯤은 된다고 여겨지게 해야지. 무력개입은 최악의 수다. 명심해.”
적혈구에 <전>, 백혈구에 <쟁>이라고 써져 있을 독일인의 피를 무시하면 안 된다. 지금 괴링만 봐도 견적 나오지 않는가.
Q. 프랑스에서 민주화와 조약기구 탈퇴를 부르짖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궁지에 몰렸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조약에 의거해 탱크로 시위대를 뭉개야 하지? 않을? 까요?
갑갑하다. 이런 놈들을 이끌고 외교를 전담해 온 비스마르크가 존경스럽다. ‘이제 독일은 강해졌으니 주먹 좀 내질러도 됨’이라는 발상은 카이저 시절에 졸업했어야 하지 않을까? 으응?
당연한 말이지만 이건 학교 시험이 아닌 만큼, 괴링도 자기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인재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 결과물이 이따위니까 내가 두통이 오는 거고.
“복명복창한다. 독일은.”
“갑자기요?”
“따라 말하라니까. 독일은.”
“독일은.”
“개좆밥이다.”
“개··· 진짜로 말씀이십니까? 정말로?”
“이 병신아. 체급이 다르잖아, 체급이! 본국의 힘만으로 소련이나 미국이랑 비빌 수 있냐고!”
“신대륙 촌놈이나 시베리아 몽골로이드 놈들이나···.”
“틀렸어!”
이게 문제의 핵심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호로록 스킵되었다 보니 대다수 사람들이 미국과 소련의 힘에 대해 감을 못 잡고 있다.
괴링이 특출난 빡대가리가 아니다. 그냥 이게 현실이다. 미래 귀신이 붙은 나만이 제대로 판단하고 있는 것뿐.
“조약기구 가맹국이 모조리 단결해야 우리는 쟤네 본국의 힘과 비빌 수 있어. 조약기구가 분열되면 절대 대등하게 맞설 수 없다.”
“그 정도입니까···.”
“만약에 조약기구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말이다.”
나는 시가에 불을 붙인 뒤 다시 입을 열었다.
“포기해.”
“포기하란 말씀은-”
“유럽 패권을 포기하고 가진 것만 지켜.”
괴링은 경악했지만, 내 생각이 바뀌지는 않았다.
우리가 전쟁을 통해 무너뜨린 영국과 프랑스 식민 열강은 사실 스테로이드 꽂아서 근육 펌핑했을 뿐 제대로 격투기 수련은 안 한 놈들이다. 그걸 우리가 범석이 귀동냥으로 수련한 21세기 격투기로 줘팬 거고.
미국과 소련은 자신들이 순종 휴먼이 아니라 사이어인이라는 진실을 자각하지 못한 괴물이다.
지금은 ‘아니, 저 무시무시한 영국과 프랑스를 동시에 거꾸러트리다니!’ 하면서 깜짝 놀라고 있지만, 쟤들도 대가리가 여물고 나면 ‘사실 영프 걔들 허접 아니었을까?’라는 진실에 도달하리라.
지금의 저 착각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는 것.
그리고 그동안 조약기구를 운명공동체로 단단히 엮어 삼파전의 한 축으로 서는 것.
둘 중 하나라도 삐끗하면, 독일이라는 나라의 체급으로 저 둘을 상대하기는 힘들겠지.
“그래도 말입니다.”
“응.”
“각하께서 지시한 그 탄도미사일 개발을 완료하고 뉴욕이든 모스크바든 단추 한 발로 불태울 수 있다면, 체급이 작다 해도 비벼볼 여지가 있지 않을지-”
“안 되겠다. 너는 옛날처럼 맞으면서 공부해야겠어.”
틀린 말은 아니지.
틀린 말이 아니라서 더 문제지만.